2014년 우크라이나는 정말 국제적으로 큰 화제였다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인 빅토르 야누코비치(Viktor Yanukovych)에 반대하는 시위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까지, 2014 ISIS가 갑자기 세계뉴스에서 화제가 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거리였다특히나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푸틴(Putin) 정권이 주된 비판거리가 되었고우크라이나의 반러시위는 민주화 시위 독재정치에 맞선 시위로 옹호됐다그러나 이러한 서방의 시각에 크게 문제를 제시하고자 한 미국의 영화감독이 있다그는 한국에서도 영화 <플래툰(Platoon)>이나 7 4일생(Born On The Forth Of July) 그리고 <JFK>로 유명한 영화감독인 올리버 스톤(Oliver Stone)이다.

 

2013년 제주도 미해군 기지 건설 반대시위에도 참가했던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특히나 그는 러시아의 푸틴 정권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한 미국의 제국주의적이고 신자유주의적인 모습에 비판적이다현재 우리가 많이 이용하는 동영상 사이트 넷플릭스(Netflix)에 들어가 우크라이나를 검색하면유로마이단 사태에 옹호적 스텐스를 취한 윈터 온파이어우크라이나의 자유 투쟁(Winter On Fire: Ukraine's Fight For Freedom)’ 다큐멘터리가 있지만올리버 스톤이 2016년에 제작한 ‘Ukraine On Fire’나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을 인터뷰한 푸틴은 존재하지 않는다나는 이점부터 현재 대중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얼마나 제1세계적 즉 친미주의적으로 보고 있는지를 내심 느끼게 된다.

 

올해 3월 나는 올리버 스톤의 다큐멘터리 Ukraine On Fire를 유튜브에서 봤다이 1시간 30분짜리의 다큐멘터리는 우크라이나의 근현대사와 2004년 소위 오렌지 혁명’ 그리고 2013년과 2014년의 유로마이단 시위까지를 아주 심층적으로 분석한 명작이다특히나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들이 이 시위에서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이 과정에서 미국이 또 어떻게 개입했는지도 아주 낱낱이 밝혔다그리고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이 상당히 합리적인 명분과 이유가 있었다는 것도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 수 있었다개인적으로 이 다큐멘터리에서 소위 우크라이나의 민족영웅으로 알려진 스테판 반데라(Stepan Bandera)와 그의 조직 OUN이 얼마나 잔혹하고 끔찍한 범죄 집단인지도 아주 상세히 알 수 있었다.

 

Ukraine On Fire를 보고난 이후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올리버 스톤이 2019년에 제작한 다큐멘터리 Revealing Ukraine의 존재를 알게 됐다사실 이런 명작 다큐멘터리들의 경우 국내에서는 번역하는 사람이 없기에 영어로만 알아들어야 한다는 큰 한계가 있다사실 Ukraine On Fire도 어쩔 수 없이 무자막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따라서 나는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면서도 막상 감상하기를 다소 주저했던 것 같다하지만 나는 그 이후의 내용이 궁금했기에 이번에 용기를 내서 Ukraine On Fire의 후속작인 Revealing Ukraine을 감상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Revealing Ukraine은 Ukraine On Fire의 후속작이다전작에서는 친러 우크라이나 인사과 특히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초점에 맞추어 다큐멘터리를 전개했던 것과는 달리이번 다큐멘터리는 빅토르 메드베추크(Victor Medvedchuk)와의 인터뷰에 가장 큰 초점을 두고다른 인사들과의 인터뷰 자료를 부차적으로 사용하며 전개했다이 다큐멘터리에서 사실상 주인공과도 같은 빅토르 메드베추크는 러시아에서 태어나 우크라이나인이 된 인물이다그의 부모님은 스탈린 시절 시베리아로 추방되었고, 1954년에 빅토르 메드베추크를 낳았다그는 1978년 현재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 키예프 대학을 졸업했고법학학위를 딴 인재였으며아이러니 하게도 1991년 소련 연방이 해체될 때까지 소련 공산당에 절대로 입당하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소련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가 독립 국가가 되자 그는 우크라이나 국회에 진출했고우크라이나 경제정책에도 상당한 공로를 세웠던 인물로 보인다다만 차이가 있다면그는 소련해체 이후 탄생한 러시아연방과 친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친러파였고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도 사실상 절친일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인물이었다그의 어린 딸은 푸틴을 God Father(대부)라 불릴 정도로 푸틴이 지극히 아끼는 관계다친소주의자이거나 공산주의자는 절대로 아니다오히려 우크라이나가 소련에서 떨어져 나온 것을 찬성하는 인물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았을 때그는 친러성향의 우크라이나 정치인이다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유로마이단 사건 이후 그는 급부상하는 반러주의 반소주의 그리고 반러주의적 인종차별과 더불어 우크라이나에서 탄압과 폭력에 노출된 상태다그의 아내인 옥시나 마르첸코(Oksana Marchenko) 또한 이러한 삶을 견디지 못해서 가족과 같이 아예 우크라이나를 떠날 생각까지 진지하게 고려했을 정도였다메드베추크의 증언에 따르면실제로 반데라를 찬양하는 네오나치 그룹이 자신의 살던 집 중 하나를 불태우고사무실에 쳐들어가 파괴 및 방화를 한 적이 있었다그러나 소위 유로 마이단으로 탄생한 정권은 이런 짓거리를 한 이들의 주동자를 절대로 처벌하지 않았다이들이 메드베추크에게 이런 짓을 한 이유는 분명했다그가 바로 친러성향의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는 정말 충격적인 진실즉 서방의 언론과 국내의 언론에서 일체 보도되지 않았던 부정할 수 없는 진실들을 잘 정리해서 설명해준다그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가 마이단 학살(Maidan Massacre)이다이 사건은 유로마이단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인데몇 명이 누가 쏜 총(시위대 측에선 경찰이 쏜 것이라고 주장)에 맞아 죽으면서 문제가 커진 사건이다그러나 이 사건에는 서방과 국내 언론에 보도되지 않고 맥락 무시된 숨겨진 진실이 있다이 사건에서 총을 쏜 주체는 경찰이 아니라는 주장과 더불어반정부 시위대측의 선동 및 주장과는 달리 물러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시위대에게 총을 쏠 것을 단 한번도 명령한 적이 없었고시위대에게 사격하기를 진심으로 원하지 않던 인물이었다.

 

충격적이게도 이 시위를 주도한 세력은 바로 우크라이나의 극우성향의 네오나치(Neo Nazi)들이었다여기서 끔찍한 현장을 고의적으로 계획한 것은 올레크 타니복(Oleg Tyahnybok)이 이끄는 스보보다(Svoboda)와 같은 반유대주의적이고 친나치적 친반데라 성향의 인사들과 그 시위대였다그리고 더 충격적인 것은 이들은 애초에 희생자를 만들어 서방의 지원을 받으며 반러시아 쿠데타를 획책했었다는 사실이다즉 마이단 학살이 이들이 고의적으로 계획한 시발점이었던 것이다또한 이 과정에서 이들은 미국의 지원도 전폭적으로 받았다소위 민주주의라는 위선적인 포장을 쓰고세계 언론까지 자신들의 편을 들게 만들었다쉽게 말해 나치주의자가 민주주의자로 포장되는 순간이었다이런 행위를 통해 이 극우주의자들은 이른바 친러성향의 야누코비치를 몰아내고새로운 친서방 반러성향의 정권을 탄생시켰다.

 

이렇게 해서 2014년에 정권을 잡게 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바로 페트로 포로셴코(Petro Poroshenko)였다. 2014년에 동부 우크라이나를 기점으로 시작된 돈바스 내전(Donbas Civil War)도 사실상 전쟁을 시작한 주체는 러시아가 아니라 서방의 지원을 받은 포로셴코 정권이었다올리버 스톤은 푸틴과의 인터뷰를 보여주며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침공할 생각과 점령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없다는 사실을 누누이 밝힌다놀랍게도 내전에서 포로셴코가 보낸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아조프 부대와 같은 네오나치 군대가 기계화된 군대를 동원해 포격과 폭격으로 자신들의 나라를 파괴하고적잖은 인명피해를 만들었다.

 

그럴 때 마다 포로셴코가 동원하는 방법은 참으로 계산적이고 노회하다내전의 모든 인명피해와 파괴를 전부다 푸틴과 러시아의 탓으로 국내 언론과 세계 언론을 통해 전가시키는 것이다여기에는 러시아에 적대적인 서방이 이를 전적으로 지원해준다내전 기간에 우크라이나측 군함이 크림반도 영해를 침범하여 러시아를 자극했었다물론 이것은 포로셴코가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한 행위였다나는 이런 사실에서 1964년 통킹만 사건을 조작하여 베트남 전쟁을 일으켰던 미국이 생각나기까지 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사태는 서방의 입장에서 철저하게 각색되고 지극히 왜곡된 정보만이 대중들에게 퍼져있다진실을 알려고 하는 이들에게 포로셴코가 이끄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친러주의자라는 프레임을 씌었다마치 한국 정치상황에서 뭐만하면 종북이니 중국몽이니 친중이니 하는 극우주의자들이랑 오버랩된다심지어 이 우크라이나 정권은 자신들의 역사적 배경과 정체성마져도 무시하는 행위를 저지른다포로셴코 의회는 러시아어계 주민들이 다수인 지역에서 러시아어를 제2공식어로 한다는 법령을 폐기했으며러시아어보다 영어를 더 가르치는 쪽으로 추진했다이것은 포로셴코의 우크라이나 정부가 마치 우크라이나 고유의 민족 정체성만을 고집하면서 벌어진 문제다사실 우크라이나는 리투아니아폴란드러시아오스만트루크 등의 민족들이 섞이게 되면서 여러 다민족 국가가 되었는데즉 그러한 역사적인 맥락과 다민족의 정체성을 부정한 것이다다큐멘터리 상에서 빅토르 메드베추크는 올리버 스톤에게 이에 대해 아주 명확한 역사적인 근거를 들어 알기 쉽게 정리해준다.

 

우크라이나 포로셴코 정부는 놀랍게도 자신들의 국가적 이익에 따라 2016년 미국 대선기간 동안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푸틴과 협잡한 인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민주당을 도왔다그 이유는 바로 이들이 오바마 시기부터 미국의 지원을 받았고따라서 힐러리 클린턴이 정권을 잡으면 자신들에게 더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에 의거한 것이었다실제로 미국 민주당에는 우크라이나 출신들이 꽤나 관여했고이들이 트럼프와 푸틴을 묶어서 이미지 메이킹을 아주 적극적으로 시도했다즉 푸틴이 트럼프를 지원하고 돕는다는 이야기는 이렇게 만들어진 이야기였다.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 경제에 대해 얘기하겠다. 1991년 소련 연방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의 경제는 많이 어려웠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들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며잘나갈때는 연 경제 성장률이 11%까지 찍었었다그러나 2014년 유로마이단 이후 우크라이나 경제는 내전과 더불어 급격히 악화되면서다시 마이너스 성장률을 찍었다우크라이나는 소련시기 자원과 군사기술 외에 여러 과학기술이 있던 나라인데 2014년 마이단 이후로는 경제가 악화되면서 그 모든 것들이 다 나락을 찍게 됐다거기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라는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해나갔으며대표적으로 석탄산업이 그러했다그리고 이런 경제잠식에는 현재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과 그 일가가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며 자신들의 경제적 이윤을 얻고 있다빅토르 메드베추크는 다큐멘터리에서 어떤식으로 마이단 사건 이후에 경제가 악회되고 미국이 우크라이나 자원 및 경제 분야를 잠식해나가는지를 아주 상세히 언급한다.

 

올리버 스톤의 2016년작 Ukraine On Fire를 감상한 이후로 정말 훌륭한 명작 다큐멘터리를 감상했다특히나 한국 사회와 서방 사회가 외면하거나 숨기는 진실을 이 다큐멘터리가 있는 그대로 알려줘서 정말 고맙다서방에 의해 각색되고 왜곡된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실 즉 유로마이단의 쿠데타와 미국의 공작질 그리고 우크라이나 극우주의의 실체를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제대로 알 수 있다이것이 바로 다큐 Revealing Ukraine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많은 사람들에게 이 다큐멘터리의 시청을 적극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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