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1991년 소련이 해체된 이후 미국이 냉전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소련의 해체를 생각해 보았을 때, 이는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냉전에서 승리했다.”라는 식의 논리는 사회주의는 실패했고 자본주의가 승리했다.”다는 미국 우익 중심적인 시각에 매몰되기 쉬운 듯하다. 공산주의 이론의 아버지인 칼 마르크스(Karl Marx)는 당시 산업혁명을 통해 확산된 자본주의에 대해 아주 강도 높은 비판을 했었다. 자본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의 비판은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과도 연결이 된다.

 

당시 마르크스가 했던 주장을 쉽게 말하자면 바로 이렇다. 소수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작동하는 것이 자본주의인데,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존재한다. 무산자 계급인 프롤레타리아트들을 착취하고 학대해서라도 자본주의는 이윤이라는 가치를 만들고자 하는데, 여기서 이른바 과잉 생산이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쉽게 말하면 예를 들어 신발이나 양말이 100개만 필요한데 200개 그리고 300개가 생산되어 남아도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잉여생산을 팔아 치우기 위해서 19세기 당시 필요했던 것이 바로 제국주의 팽창을 통한 식민지였고,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이런 자본주의를 토대로 제국주의 팽창에 나섰다. 물론 여기에는 제국주의 국가들끼리의 세력다툼도 있었고, 미국 또한 뒤늦게나마 이 대열에 합류했었다.

 

19세기 말기 미국 또한 식민주의적인 제국주의 국가로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국주의 국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되면서 영향력을 상실한 구제국주의 국가로 전락했고, 이 과정에서 미국이 신제국주의로 급부상했다. 신제국주의 국가인 미국은 소련과의 경쟁을 핑계로 반공주의를 내세우며 자신들의 제국주의적 이익과 야욕아 아주 충실했다. 그리스, 한반도, 베트남, 그 외의 여러 중남미 국가들에서 이런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보는 아주 극명하게 드러났었다. 따지고 보면, 냉전은 제국주의 대 사회주의의 대결이었으며, 그런 구도에서 냉전기 여러 분쟁들을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다시 이야기를 원점으로 돌려 얘기하자면, 마르크스가 지적한 제국주의는 현재 미국이 유지하고 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시작된 미국의 신제국주의는 1991년 냉전이 종결된 이후에도 시퍼렇게 살아있다. 오늘은 21세기 미국의 신제국주의의 사례들을 얘기해볼까 한다.

 

21세기는 20019.11 테러와 함께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미국의 신제국주의는 1999년 유고슬라비아 내전 중 하나인 코소보 내전에 개입하여 대량 살상을 벌이며 20세기를 종결시켰지만, 21세기가 시작되기 무섭게 20019월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하면서 지금까지도 그 전쟁을 치르고 있다. 또한 2003년에는 후세인 정부가 신무기가 있다는 거짓말을 빌미로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으며, 이라크인 60만을 대량 학살했다. 당연히 이라크에는 신무기는 없었으며, 이라크 침공의 진짜 목적은 중동의 석유를 독점하겠다는 제국주의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실제로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딕 체니(Dick Cheney)는 자신이 CEO로 있는 헬리버튼 회사를 통해 막대한 자본을 벌어들였다.

 

한반도 문제에서도 미국은 제국주의적인 위선을 보였었다. 북한이 핵무장을 한 이유에는 결정적으로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있었으며,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게 되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트럼프가 북미회담을 하기 전까지 적어도 21세기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나 버락 오바마 등은 북한의 지도자와 진지하게 대화를 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군사적 도발만 앞세웠다. 특히 이런 군사적 도발은 민주당 정권이었던 오바마 정부에서 더 강력하게 표출됐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또한 화염과 분노라는 도발적인 언행을 하긴 했으나, 이유가 어찌됐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두 번씩이나 만나 최소한 대화하는 노력이라도 보였었다. 트럼프 이전까지의 미국 대통령들은 대화보다는 진지하게 대립과 압도적인 군사적 도발만을 추구했었다. 그리고 이러한 대결적 구도는 엄밀히 따지자면 친미제국주의자인 이승만부터 내려오는 대결주의적인 한반도관에 입각한 성질의 것이었다.

 

베네수엘라 문제 또한 미국은 아주 제국주의적으로 대처했다. 우선 베네수엘라에 우고 차베스를 중심으로 사회주의를 세우려 하자, 미국은 석유가지고 경제적인 장난질을 일삼았으며, 베네수엘라가 사회주의를 하지 못하도록 온갖 추잡한 악행들을 저질러왔다. 심지어 2019년에는 친미주의자 후안 과이도를 내세워 쿠데타를 일으켰으며, 차베스를 이은 마두로 정권을 붕괴시키려 했었다. 실제로 미국은 이런 제국주의적인 개입을 통해 이른바 레짐 체인지를 성공시키기도 했었다. 대표적으로 2011년 리비아의 반카다피 시위가 그러했다. 사실 이 리비아 폭동은 정부군의 힘이 강했지만, 미국은 NATO라는 자신의 제국주의적 군사동맹을 끌어들여, 친서방 폭도들에게 공중지원을 해줬다. 물론 리비아 내전 개입에도 역시 석유를 포함한 미국 기업의 이권이 주된 원인이었다.

 

미국은 현재는 자본주의가 되어버린 러시아와 맞서는 것에도 각을 세우고 있다. 폴란드나 발트삼국 그리고 루마니아 등에다 자신들의 무기들을 배치하는 것은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압박하기 위함이다. 또한 미국은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기 위해 반러시아 시위에 개입하기도 했으며, 그 사례가 바로 우크라이나의 유로마이단 사태다. 미국은 의도적으로 친서방 반공주의적인 세력들을 도왔으며, 여기에는 아조프 부대와 같이 대놓고 나치즘을 찬양하는 이들도 있으며, 친나치 협력자인 스테판 반데라를 영웅으로 치켜세우는 이들도 상당수 포함하고 있다. 2019년 홍콩 사태때도 미국이 조슈아 웡과 같은 친서방 인사와 일종에 커넥션을 만든 것 또한 이런 레짐 체인지나 대중정책의 일환이라 봐야한다. 물론 홍콩 시위 자체의 성격은 친서방으로만 해석하긴 힘들다 하더라도 그 세력의 주류인 조슈아 웡과 같은 이들이 지원을 받는 이유에는 미국이 자주하는 레짐 체인지의 목적이 분명히 있다.

 

최근에 쿠바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 또한 미국의 제국주의적 레짐 체인지의 일환이며, 이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반정부 폭동일 뿐이다. 사회주의 쿠바는 체제 전복의 목적이 아닌 이상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 그 자체를 탄압하지 않는 사회다. 실제로 동성애의 권리가 인정받은 것이나, 쿠바사회에서 동물권 투쟁이 일어났다는 사실에서 사회주의 쿠바 또한 소위 다양성이 나름 보장되는 사회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일어난 반정부 시위는 말 그대로 미국 정부와 플로리다 쪽에 거주하는 친미 반공주의적인 쿠바계 미국인들의 지원을 받아 일어났으며, 쿠바 정부의 훌륭하고 신속한 대처로 사상자 거의 없이 진압됐다. 오히려 쿠바 사회주의를 수호하려는 친정부 시위는 반정부 시위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제국주의는 21세기에도 반복되고 있다. 내가 미국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현재 나는 전적으로 쿠바 정부편이며, 반혁명 폭동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 생각한다. 미국의 제국주의가 무너지기를 바라며, 졸문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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