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People : 케네디 Why? 인물탐구학습만화
박민정 지음, 이두원 그림, 윤재웅 감수 / 예림당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에 미국의 대통령 존 F. 케네디에 대해 제법 관심이 생겨 Why 시리즈에서 출간한 어린이 위인전을 읽었다. 물론 케네디에 대해 알기 위해선 푸른숲 출판사에서 출간한 케네디 평전 I,II권을 읽는게 맞지만, 그냥 입문하는 차원에서 읽어보게 되었다.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지금까지도 인기가 많은 인물이다. 비록 그는 2년이라는 아주 짧은 재임 기간을 가진 대통령이지만, 그가 추구했던 뉴프론티어 정신은 현재 미국인들에게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지금이야 코로나 바이러스로 항로가 차단되어 가기 힘들지만, 뉴욕의 국제공항 이름이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이다. 나 또한 3년전 미국여행을 여기서 시작하여 1달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처럼 케네디는 현재 미국에서도 인기가 많다.

우선 이 책에 대해 얘기하자면, 뭐 전형적인 스트레오타입의 위인전이라 할 수 있다. 성실함, 독서를 좋아하고 꾸준함, 배려심 깊음, 도전적 인물 그리고 공부잘하고 똑똑한 인물 등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그려지는 위인전이니 솔직히 전형적이다 못해 다소 지겨운 레파토리를 보는 느낌이었다. 위인전이니 당연히 부정적인 행적은 언급이 안되거나 각색되어 표시되는데, 특히 케네디에 대한 위인전은 그것이 더더욱 많이 느껴졌다.

우선 그의 가족에 대한 얘기가 그렇다. 위인전에선 성실한 리더십의 지도자형 생애를 각색하기 위해 케네디의 9남매 부모님이 엄청나게 자상하고 헌신적으로만 그려진다. 물론 똑똑한 케네디의 남매들에게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예전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나왔듯이, 이는 로즈마리 케네디의 이야기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케네디의 아버지는 그의 여동생 로즈마리 케네디를 지적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가문의 수치로 여겼다. 그리고 그를 정신병원에 강제로 가두어 버렸다. 심지어 가문의 수치로 여겨 학교도 안보냈고,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 1940년대 전두엽 절제술을 했다가 그나마 갖고 있던 지능과 언어능력을 모두 상실했다. 결국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계의 길을 걸었던 케네디를 위해 가족은 로즈마리를 정신병원에 보냈고, 이 사실을 철저히 숨겼다. 가족에게도 버림받은 로즈마리는 2005년 1월에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사실은 이 책에서 0.1%도 언급되지 않으며, 여동생을 표현한 그림은 나와도 자세히 소개되지 않는다.

케네디의 아내 재클린 케네디에 대한 각색도 너무 우습기 짝이 없었다. 재클린 케네디는 화려한 미모와는 달리, 사치행각이 어마무시한 인물이었다. 그녀의 사치행각은 태생적으로 부유한 집안인 케네디마저도 경악을 했을 정도였다. 이러한 이야기는 ‘차트를 달리는 남자‘에서도 아주 상세히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이 위인전에선 화려한 패션감각과 문화예술의 확산으로 각색되어 나온다.

마지막으로 더 비판할 것을 뽑자면, 어린시절에 대한 필요이상의 내용 할애와 반공주의 미화를 들 수 있다. 우선 이 위인전은 필요이상의 어린시절 내용을 할애했다. 그냥 책의 절반이상이 어린시절 내용이다. 물론 위인전이니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각색되어 많이 포함할 수 있다. 그러나 케네디의 중요한 내용은 그가 정치를 하던 시절과 대통령이 된 시절이다. 대통령때 했던 행적과 정치인 당시 그의 내용은 너무 축약된 느낌이다. 즉 찬양하는 책을 만드려면 그의 정치행적을 보다 강화해야 했는데, 이 책은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공주의에 대한 지적은 여기서 언급하자면, 그의 실책과 과오가 은근슬쩍 덮어진다. 대표적으로 쿠바 침공과 미사일 위기에 대한 내용이다. 1961년 피그스만 침공은 미국의 제국주의적인 침략행위였다. 책에서 정상적인 집단으로 규정되는 쿠바 망명자들은 바티스타 정권 시기 미국에 부역하여 인민을 착취하던 압제자들이었다. 이들이 쿠바 혁명 이후 피델 카스트로가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하자, 이들은 미국으로 도망쳐 CIA로부터 훈련을 받아 쿠바 전복을 위해 준비했었다.

케네디의 전임인 아이젠 하워는 실제로 쿠바 사회주의 정권 전복 훈련을 실행했고, 실제로 시도할 계획이었다. 이는 케네디 또한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그 또한 미국의 자유주의를 숭배했고, 반공주의자였기 때문이다. 거기다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실질적인 군사적 위협은 소련이 아니라 미국이 보여줬다.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한건, 카스트로의 도움 요청도 있었지만 미국이 소련의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하기 위해 이탈리아와 터키에 핵미사일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즉 이것이 쿠바 미사일 위기의 핵심이다. 그러나 이 위인전에선 이런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나는 한국 사회에서 여러 인물들에 대해 위인전을 쓰는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위인전에 나온 인물들이 과연 실질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사람인지는 객관적인 평가가 요구되는 작업이다. 나 자신은 사회주의자이지만, 한국에서 백범 김구나 안창호 혹은 한국전쟁에서 활약한 김영옥과 같은 우익 계열 인물이 위인전이나 평전이 나오는거 자체엔 반대하지 않지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위인이라고 생각할지에 대한 문제는 별개라 생각한다.

즉 그러한 입장에서 미국의 대통령 케네디나 닉슨, 레이건, 클린턴, 부시 그리고 오바마와 같은 인물을 평가한다면, 나는 이들이 매우 잘못된 인물이고 비판받아 마땅한 제국주의자들이라 생각하며, 따라서 위인전에 등장하기에 너무나도 부끄러운 인물들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비판이 필연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책에서 미화되는 케네디의 정책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정책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케네디는 미국 민주당 계열에게 부강한 미국과 약자를 위한 미국을 꿈꿨던 걸로 극찬받지만, 대외정책에 있어선 침략자였고 범죄자였다 생각한다. 우선 앞에서 언급한 쿠바의 사태가 그렇고, 책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은 베트남 개입이 그렇다. 케네디는 베트남에서 반민중적인 친미정권인 응오딘지엠 정권을 지원하다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온갖 반인륜적 전쟁범죄가 베트남 민중들을 대상으로 자행됐다.

이 응오딘지엠 정권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처형하고 구금했으며, 조금이라도 자신의 정치견해와 맞지 않으면 탄압했다. 1963년 사이공에서 한 승려의 분신자살은 그 체제가 얼마나 타락하고 부패한 체제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은 사건이다.

책에선 전혀 언급되지 않은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도 사실 케네디의 작품이었다. 일제시기에는 친일 해방 이후 남로당 경력이 있던 박정희의 경력을 알았던 케네디는 그를 의심했지만, 박정희의 신하적 충성을 보고 한국을 반공주의 국가의 보루로 만들었다. 그 악랄한 박정희를 이용해서 말이다. 그 결과 한국은 극단적 반공주의라는 후유증에서 못벗어난 사회가 되어 버렸으며, 공산주의의 ‘공‘자와 사회주의의 ‘사‘자만 나와도 탄압과 검열이 들어가는 매카시즘 국가가 되고 말았다.

이제 케네디에 대해 결론 내릴 차례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생각해보았을때, 전쟁범죄자이자 반공주의자인 케네디는 아이들에게 위인으로서 존경받기에는 너무나도 낯부끄러운 인물이다. 이 책은 그런 인물을 리더십이나 근면성실 그리고 인재인 정치인 및 대통령으로 미화한 책이다. 그렇다고 미화를 하면서 인물을 제대로 다룬 것도 아니라 부족한점도 많다. 이런 점을 생각했을때, 이 책은 그냥 입문서로도 부족한 삼류위인전일 뿐이다. 뉘른베르크법이 적용된다면 전범으로서 재판에 서야할 인물 미화는 그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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