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아프팍 전쟁 오늘날의 마르크스주의 5
조너선 닐 외 지음, 차승일 옮김 / 책갈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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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전쟁

COVID-19가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에선 전쟁이 사실상 종결됐다. 아프가니스탄인들이 20년간 치렀던 미국과의 전쟁은 그 이전 미국이 치렀던 베트남 전쟁보다도 긴 시간이었다. 그런 전쟁이 올해 2월 29일 도하합의를 성사시키며 미국의 패배로 끝난 것이다.

사실 아프가니스탄인들은 20세기 후반부터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러왔다. 1979년 소련의 침공으로 시작된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은 10년간 전개됐다.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7~8년 동안의 내전 즉 종족분쟁과 세력분쟁이 1990년대 아프가니스탄을 휩쓸었다. 그런 내전이 얼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아프가니스탄은 2001년 미국과의 전쟁을 치르게 된 것이었다.

2001년 9.11 테러로 인해 미국인 3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1941년 진주만 기습 공격 이후 단 한번도 자국 영토가 공격받아본 적이 없던 미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그것도 테러리즘에 바탕을 둔 단 한번의 공격으로 진주만 기습 공격 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나왔으니 미국사회는 충격과 공포 그리고 이슬람에 대한 공포에 휩싸였다.

9.11 테러를 시작으로 미국이 일반적인 침공을 감행했던 나라가 있다. 하나는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였고 다른 하나가 아프가니스탄이었다. 위에서 상술했듯이 아프가니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에 속한다. 이들은 미국에게 침략 받던 시점에서 이미 20년동안 전쟁을 치른 상태였다. 즉 2001년 9월 미국이 침략해서 일으킨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세계 최강의 경제국이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를 공격한 것이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할때 내세운 명분은 크게 나눠 두가지다. 첫번째는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가 아프가니스탄에 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여성억압적이고 비민주적인 국가라는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미국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명분이었지, 아프가니스탄에 개입한진정한 목적은 아니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개입한 진정한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동 사이의 패권경쟁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함이었다.

9.11 테러 이후부터 미국 네오콘의 상징인 도널드 럼즈펠트 국방장관과 부통령 딕 체니는 9.11의 희생양으로써 이라크를 침공하고 싶어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지리적으로 이란과 붙어있어 미국이 장악했을시 그들이 소위 ‘악의축‘이라 부르던 이란을 압박하는데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따라서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거 이라크에 들어가면 이란을 견제하는데 미국이 매우 유리해진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간 진짜 이유였다.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미국은 개전 초기 큰 저항을 받지 않았다. 아프가니스탄 농촌에서 저항이 일어나긴 했지만, 초반에 들어간 미군이 한 것은 지역을 다스리며 통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2004년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선 탈레반이 주도하는 게릴라전이 미군 점령 지역에서 거세게 일어났다. 여기에 미군이 대응하는 방식은 간단했다. 과거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했던 게릴라 소탕 방법 그대로였다.

그 결과 오히려 아프가니스탄인들이 미국을 더 지지하지 않게 되었다. 미군이 얘기하는 소위 부수적 피해는 민간인들이 많이 죽게되는 이유였다. 과거 베트남에서 그랬듯이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 병력 증강을 감행했고, 이것은 부시 행정부를 이어받은 오바마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오바마는 부시 행정부 보다 더 나갔다. 그들은 탈레반이 있을거라 예상되는 파기스탄까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드론 공격은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횟수가 더 늘어났다. 오바마 또한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수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것이다.

이 책은 오바마 집권 초기인 2009년에 출간된 책이다. 책에서 언급하듯이 실제로 오바마는 2010년 아프가니스탄의 주둔 병력을 10만 명 이상까지 증강했다. 10만 명까지 증강하던 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미군은 최소 500명을 넘겼었다. 2009년에 집필한 책이기에 그 이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 점이 조금 아쉽다.

지난 12월 필자가 읽었던 ‘아프가니스탄 왜?‘라는 책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이 그것보다 더 났다. 왜냐하면 전자는 아프가니스탄 지원사업에 나섰던 인물이 쓴거라 미국에 대한 비판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오바마의 아프팍 전쟁‘은 미제국주의에 대한 고찰이 있다.

미국이 침략해서 일으킨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과거 베트남 전쟁에서 보였던 미국의 실책과 과오 그 자체다. 미국은 애초에 가망이 없는 전쟁을 일으켰다. 이게 바로 베트남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연결고리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왜 미국의 패배로 끝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고 싶은 이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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