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나는 관대하다라는 패러디 대사로 인터넷 네티즌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영화 하나가 있다. 영화는 2500년 전 페르시아 제국이 그리스를 정벌하기 위해 제2차 원정을 갔을 당시 있었던 테르모필레 전투(Battle of Thermopylae)’를 소재로 한 영화로 페르시아의 침략에 맞서 그리스를 지켜낸 300명의 스파르타 전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 영화가 바로 300이다.

 

영화 300에서 나온 스파르타 군대를 보면 삼각팬티를 입고 강철 방패와 창을 든 근육빵빵 보디빌더 몸매의 전사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조국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혀 있고, 가장으로서의 가족에 대한 의무감도 강하며, 군대 내에서의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당연히 다 백인이다.

 

반면에 300명의 스파르타 정예부대가 상대하는 페르시아군은 전부다 피부가 갈색과 검정색 사이이고, 스파르타에다 보낸 페르시아 전령은 흑인이며, 병사들은 그저 머릿수에 의존한 전투를 전개한다. 그들 중 일부는 아프리카나 아시아 지역에서 대려왔을 법한 코뿔소와 그 사이에서 깃털 문양의 장식을 쓰고 있는 일부 원주민들이고, 거대한 코끼리도 있으며, 이모탈이라는 부대는 사람이 아닌 오크부대다. 300에 나오는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 또한 현실적 고증과는 전혀 동떨어진 인물이고, 무슨 팬티만 입고 다니며, “나는 관대하다를 외친다. 그리고 그가 있는 왕국에는 미노타우르스 얼굴을 한 괴생명체도 존재한다.

 

이렇듯 영화 300은 페르시아 제국에 대한 엄청난 왜곡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당연히 이 영화는 미국에서 만들어졌고, 오리엔탈리즘이라는 큰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 그렇다면 영화 300에서 나온 페르시아의 후손들은 과연 누구일까? 그 후손들이 세운나라고 바로 이란이다. 냉전시대부터 미국은 이란과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 1979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터졌을 시기 미국은 이란을 적대시하는 정책을 폈었고, 그 이후에도 이란에 대한 각종 제제를 비롯하여 제국주의적 처사를 일삼았었다. 냉전이 끝난 이후부터 현재까지 미국은 대략 30년간 중동에서 끊임없는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다시 영화 300으로 얘기를 돌리자면, 영화 300은 현재 미국이 중동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온갖 편견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게 있어서 이란을 포함한 중동의 국가들은 그저 이슬람이나 믿고, 여성들의 인권은 바닥이며, 자살폭탄 테러나 일삼는 야만족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미제국주의적 오만과 편견이 2020년 새해에 이란의 특수부대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를 폭격으로 살해하고 미국-이란 사이의 전쟁 위협으로 내몬 것이다. 물론 필자는 현재의 이란과 미국의 갈등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갈 거라 믿지는 않지만, 곧 머지않아 적어도 군사적 충돌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0년 새해 시작과 더불어 300에서 나왔던 미국의 오만과 편견을 이란 사태를 통해 볼 수 있었다. 멀고 험한 길이지만 중동에 평화가 오기를 기원한다. 미국은 중동에서 물러나야 한다. 안그러면 그 대가는 미국 자신이 받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