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정부가 수립된 지 70주년이 넘었다. 현재 한반도는 평화를 향해 가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북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특히 역사의 경우 그러하다. 가까운 곳에 있지만, 아직 잘 알지 못하는 북한의 역사에 대해 필자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다. 최근 북한을 공부하기 위해 김성보 교수가 쓴 북한의 역사를 읽었다.

 

1. 과연 북한은 적화통일론을 포기하지 않았는가?

 

북한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은 네이버 뉴스 기사에 북한에 대한 기사가 나올 때 마다 북한은 한국을 적화통일 하고 싶어 한다.”라고 주장하며, 반북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그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북한이라는 나라는 믿을 만한 세력이 아니고, 적화야욕이 가득 찼기에,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남북평화 노선은 적국 북한에게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행위”(그러나 트럼프가 남북 평화를 얘기하면 입을 다문다.)라고 한다.

 

이와 같은 주장들은 북한의 역사를 모르고서 하는 일종의 반공주의적인 프로파간다다. 물론 1960년대나 1970년대 까지만 해도 북한이 남한보다 잘살았던 것은 맞는 말이다. 따라서 북한은 1968년 김신조를 비롯한 31명을 남한에 침투시켜 박정희를 사살하려 했던 것과, 울진 삼척 지역에 120명을 침투시켰던 모험을 감행했던 것이다. 미국의 함선을 북한이 나포했던 푸에블루호 사건도 그때 일어났다. 물론 이 이면에는 6.25 전쟁 당시 빨치산 투쟁과 베트남 전쟁에서의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의 투쟁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대실패였고, 오히려 역으로 대한민국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에게 피해망상적인 반공주의를 강화시키는 역효과를 만들었다. 그 전략에 실패를 맞본 북한은 이 전략을 버리고, 1970년대 들어서 7.4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함으로써 노선을 수정했다. 소위 대한민국의 극우세력들이 말하는 적화통일노선은 1960년대 북한이 스스로 폐기했다는 얘기다. 거기다 남북한의 경제력과 군사력의 차이는 1980년대 남한이 앞섰다. 즉 현재 대한민국의 반북주의자들이 얘기하는 적화통일론은 1950,60년대 북한을 바라보던 관점에서 바라본 시대역행적인 관점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말했듯이 한국도 변하듯이 북한도 변한다. 따라서 우리는 극우세력들이 주장하는 적화통일론에 1도 공감할 필요가 없다.

 

2. 북한의 경제

 

위에서 상술했듯이 한국전쟁과 1960년대 시점에서 남북한을 놓고 보자면 북한은 분명히 남한보다 잘살았었다. 한국전쟁 시기 미군의 폭격을 전쟁 끝날 때 까지 받았던 북한은 전쟁이 끝난 뒤, 경제재건에 앞장섰다. 1950년대 후반에는 천리마 운동이라 하여 경제를 발전시켰고, 그 덕분에 당시 남한의 이승만 박정희 정권 시기의 한국보다 잘살았다.

 

그 뿐만 아니라 1960년대 북한은 군대를 현대화시키는데, 많이 투자했고, 군사적인 면에 있어서 남한을 압도했다. 1970년대 까지만 해도 북한의 경제력이 그리 낙후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북한의 경제가 위태로워 진 것은 1980년대부터다. 1980년대의 북한은 경공업과 식량 생산에 있어서, 국가가 제시한 할당량에 못 미치는 생산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1989년 베를린 장벽을 시작으로 동구권의 몰락으로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과의 무역이 끊겼고, 소련 해체 이후 탄생한 러시아연방의 옐친정권은 북한을 독재정권으로 보며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홍수를 비롯한 자연재해가 덮쳤고, 이로 인한 경제적인 피해는 극심했으며, 국가에서 실시하던 배급제가 끊겨 인민들이 아사하는 일이 일어났다.

 

동유럽 해체 이후 북한이 동유럽이나 소련처럼 붕괴될 거라 믿었던 미국은 북한이 망하도록 고립시켰다. 그 결과 1990년대 북한이 겪어야 했던, 경제난은 상상을 초월했다. 특히 김일성 사후 김정일 집권 기간인 1990년대 중후반 북한에서 발생한 대규모 기근 사태로 인하여 200만 명의 북한 인민들이 아사했다.

 

3. 북한의 체제는 사회주의를 따랐는가?

 

북한에 대해 얘기하다보면 항상 나오는 말이 있다. 북한은 과연 사회주의 국가가 맞냐 아니냐 하는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일제 패망 이후 소련 군정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북한은 분명 소련식 사회주의 노선을 따랐었다.

 

그러나 1956년 흐루쇼프의 스탈린 비판을 기점으로 중국과 소련의 관계가 악화되고, 그해 8월에는 몇몇 파벌세력들이 김일성을 축출하려는 시도가 일어나면서부터 북한의 체제는 점차 인민민주주의에서 스탈린주의로 바뀌었고, 더 나아가 김일성은 1960년대 중소분쟁시기 마오이즘의 영향을 받은 주체사상을 만들어 자신의 통치에 이를 적용했다.

 

그 주체사상의 폐해가 극에 달한 것이 1972년 사회주의 헌법을 개정하면서 부터다. 이때부터 북한 체제는 일당권력에서 더 나아가 일인권력을 구축했고, 1980년에는 그의 아들 김정일 까지 가세하여, 권력 세습의 틀을 마련했다. 마오쩌둥과 스탈린 그리고 차우셰스쿠도 해내지 못한 권력 세습을 북한이 해냈다.

 

따라서 북한은 1972년 주체사상이라는 것을 완벽히 적용하면서 사회주의적인 요소를 버린 거라 볼 수 있으나, 그 이전의 북한사회는 사회주의적인 요소가 담긴 체제였던 것은 맞는 말이다.

 

4. 한국전쟁

 

한국전쟁은 2차세계대전 이후 세계최초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초래한 전쟁이다. 3년간의 전쟁 기간 동안, 3백만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100만 이상의 양측 군인들이 사망했다. 세계최강대국인 미국도 이 전쟁에서 3만 명 이상의 병사가 전사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전쟁에 대한 시각은 극우적인 시각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전쟁이라는 전쟁을 대한민국을 지킨 전쟁 혹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전쟁이라는 관점에서 봄으로써, 전쟁 시기 있었던 많은 것들을 외면하고,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의식을 갖는다.

 

물론 한국전쟁은 북한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되었고, 전쟁시기 인민군에 의한 학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전쟁을 자유민주수호로 미화하는 세력들은, 북한에 대한 적대의 식을 부추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반북주의로 인하여 감춰진 한국전쟁의 진실은 인민군이 했던 양민학살 보다 대한민국 국군과 극우청년단체에 의하여 벌어진 양민학살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인민군 학살이 1이면 국군의 학살은 6,7이다. 이는 진실화해조사위원회에서 조사한 거라 빼도 박도 못하는 팩트다.), 전쟁 기간 동안 미국의 야만적인 폭격으로 100만 이상의 북한 민간인들이 학살당했다. 한국전쟁을 대한민국의 관점 즉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관점에서 보다보면, 이러한 것들은 외면하게 된다.

 

정리하자면 한국전쟁은 분명 북한이 일으킨 것이 명백한 사실이기는 하나, 잔인성이나 비인간성에 있어서 우리 측이 더 했고, 이를 토대로 하여 한국전쟁을 단순히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관점에서만 보아서는 안된다.

 

5. 미국이냐 소련이냐 분단의 책임에 대하여

 

극우주의자들은 해방 이후 분단의 책임은 미국보다 소련에게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해방 이후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창설된 건국준비위원회나 인민위원회를 탄압한 쪽은 소련이 아니라 미국이었다. 당시 해방군으로 들어온 소련군은 조만식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건국준비위원회와 인민위원회의 자치활동을 인정했고, 자신들이 지원하던 김일성과 협력하도록 했다. 즉 들어오자마자 남에서 활동하던 여운형의 건국준비위원회와 인민위원회를 죄다 해산시켜 버리고, 총독부 행정기관을 그대로 유지하여 친일세력들을 앞세웠던 미국의 처사하고는 달랐다.

 

굳이 소련의 한계를 뽑자면 신의주 학생 사건과 신탁통치 논쟁으로 인하여, 반탁을 주장하던 조만식을 구금해버린 사건일 것이다. 이를 잘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건 소련은 초기에 인민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조만식을 중심으로 모인 부르주아 민족주의 세력하고 협력하고자 했었다.

 

거기다 소련은 한반도를 집어 삼키겠다는 욕심에 차있지 않았다. 왜냐하면 당시 소련은 동유럽에서의 세력확장을 더 중시했기 때문이다. 즉 소련의 한반도 적화의 야욕에 차있었다느니 혹은 분단 최대의 원흉이 소련이니 하는 주장은 역사를 왜곡한 주장이다.

 

6. 현재의 북한을 바라보며

 

김일성 사망 이후 북한은 그의 아들 김정일이 통치했고, 김정일 사망 이후 그의 아들 김정은이 통치하게 되며, 현재까지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고, 경제를 조금씩 회복해 나갔고, 김정은 정권 들어서면서, 경제성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물론 지금도 시골 가면 많이 낙후된 도시들이 있긴 하지만, 최소한의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됐다.

 

발전하고 있는 북한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앞으로의 북한이 얼마나 발전하고, 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는, 북한을 얼 만큼 더 잘 아느냐 에서 시작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을 알아 가는데 있어서 북한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북한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던 필자로선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몇몇 부분은 필자의 견해하고는 안 맞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대체로 저자의 글에 공감하며 읽었다. 이 책을 통해서 북한에 대한 공부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다음에는 작년에 출판된 김정은이라는 책을 읽어보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북한의 역사를 좀 알았으면 한다.

 

북한을 바르게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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