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워 솔저스 : 리마스터링
랜달 월레스 감독, 멜 깁슨 외 출연 / 다일리컴퍼니 / 201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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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워 솔저스 감상평>



(주의 이 감상평은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65년 미군과 북베트남군이 정규전으로서 처음 맞붙었던 이아드랑 전투(Battle of Ia Drang)을 배경으로 한 영화 위 워 솔저스(We Were Soldiers)를 봤다. 영화 위 워 솔져스는 이아드랑 전투에 파병되어 미군을 지휘했던 할 무어(Hal Moore)가 쓴 책을 기반으로 제작되었고 영화에서 주연 혹은 조연으로 비중있게 출연하는 병사들은 대부분 실존인물이다. 헐리우드사가 1998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했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의 영향을 받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위 워 솔저스의 전투씬은 현실에 가까울 정도로 참 리얼하다. 네이팜 폭탄에 맞아 죽어가는 북베트남군, 헬기에서 내려 작전에 투입되는 미군 병사들, 서로가 죽고 죽이는 미군과 북베트남군과의 교전 등 전투 장면과 리얼함에 있어선 위 워 솔져스는 정말 잘 만든 영화다. 실제 있었던 전투와 당시 전투에서 싸웠던 참전용사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 스토리도 실화에 매우 가까울 정도로 잘 만들었다는 점에선 분명 호평 받을 만 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줄거리와 연출을 제치고 이 영화는 매우 비판적으로 보고 비판해야할 영화다. 영화를 보는 2시간 내내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던 장면들이 매우 많았다. 영화의 첫 시작은 1954년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1954년 이아드랑 주변 지역을 정찰하던 소규모의 프랑스 군대가 베트민군에 기습공격을 받아 순식간에 괴멸되고 살아남은 프랑스 병사들은 베트민군의 포로로 붙잡힌다. 영화 위 워 솔져스는 프랑스군을 포로로 붙잡힌 베트민군이 프랑스군을 학살해버리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일부러 반 베트남 감정을 심은 뒤 11년 후 미군이 대규모 헬리콥터 작전을 구상하는 장면으로 바꾼다. 미군부대가 이아드랑 전투에 투입한 군대는 주인공 할무어 중령이 이끄는 제1기병사단 제7연대였다. 제1기병사단은 1876년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 장군이 지휘아래 <리틀 빅혼 전투>에서 아메리카 원주민을 무차별 학살하였던 군대였다. 그리고 제1기병사단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노근리에서 수백 명의 민간인을 학살했던 군대이기도 하다. 영화 위 워 솔저스에선 이아드랑 전투에 참전한 제1기병사단의 미군을 마치 “적의 끊임없는 공격으로부터 전우들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미군”으로 묘사했다. 마지막 전투에서 미군이 승리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미국식 영웅주의 결말을 보여줬다.



즉 위 워 솔져스는 이와같은 장면을 통해서 베트남군을 마치 죄 없는 병사나 학살해대는 군대로 만들었고 미군은 그런 병사들에 맞서 싸우는 훌륭한 군대로 만들었다. 마지막에는 통킹만 사건을 조작하여 베트남을 침략한 미군을 침략자 미군을 승리한 영웅으로 만들어버리기 까지 했다. 이런 모든 점을 봤을 때 영화 위 워 솔져스는 1970,80년대 나왔던 <지옥의 묵시록>, <플래툰>, <풀 메탈 자켓>과 같은 베트남 전 반전 영화들이 만든 기존의 반전성향을 없애고 미국식 애국주의와 국가주의를 강조하기 위해 만든 미군 선전용 영화다. 추가적으로 더 얘기하자면 <풀 메탈 자켓>이나 <플래툰>과 같은 영화들은 1968년 구정공세(Tet Offensive)를 다뤘다. 위 워 솔저스는 이런 반전 성향을 희석시켜야 했고 따라서 영화 위 워 솔저스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전성향을 희석시키기위해 1965년에 있었던 미군이 승리한 이아드랑 전투까지 거슬러 올라간 것이다.



역사는 정직한 것이다. 1965년 미군과 북베트남군이 맞붙었던 이아드랑 전투는 미군의 승리로 끝났다. 전사자 측면에서 봐도 이아드랑 전투에서 미군은 300명이 죽었고 북베트남군은 1700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이아드랑 전투는 베트남 전쟁에서 대규모의 미군과 북베트남군 처음으로 맞붙었던 전투였을 뿐이다. 미군은 이아드랑 전투에서 승리한 것이지 베트남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 아니다. 역사책에서 보면 알다시피 베트남 전쟁의 승리자는 미제국주의에 맞서 싸웠던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의 승리다. 따라서 이아드랑 전투에서 역사적 의의를 찾자면 미군이 승리한 위대한 전투가 아니라 호치민과 공산당이 이끄는 북베트남 군대가 최신식 군대와 야만적인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에 맞서 영웅적으로 투쟁하여 최신식 무기가 베트남 인민의 저항을 꺽지 못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여준 전투일 것이다.



영화 점수는 10점 만점에 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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