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 화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3시 42분, 바깥 기온은 11도입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이제 진짜 겨울 시작인걸까요. 오늘 아침에 서울에는 0도였다고 하고, 0도보다 낮은 기온인 곳도 있었습니다. 여긴 2도 였다고 하는데, 아침이 아니라 오전 11시쯤 되었을 때에도 바깥이 무척 차가워보였어요. 그렇긴 하지만, 지금 기온은 어제보다 1도 높다고 나오는데, 진짜? 하는 기분이 듭니다. 날씨도 맑다고 나오지만, 오늘 여기는 흐린 날씨였고요. 그리고 계속 찾아오는 미세먼지가 오늘은 조금 덜 한 것 같긴 한데, 바깥 날씨를 보면 회색빛 느낌이 드는 그냥 그런 화요일인걸,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직 4시도 되지 않았는데, 실내로 들어오는 빛이 적어서, 잘 보이지 않아요. 앞부분 문장까지 쓰고는 형광등을 켜고 이어서 씁니다. 네이버 날씨에서는 오늘 동그란 해가 나오는 걸보고 생각해보니, 조금 전에 그러니까 12시 조금 지난 1시에서 2시 정도 되는 시간에는 햇볕이 지금 보다는 잘 들어왔던 것 같아요. 네, 그 때는 조금 밝았는데, 지금은 흐려진 걸까요. 오전에 창문 밖을 보는데 살짝 하얀 것들이 날려서, 오늘 눈이 오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지난 일요일인 11월 18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연한 보라색에 가까운 작은 꽃들인데, 그 날도 날씨가 차가워서 손이 아주 차가워지는 날이었지만,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렇게 차갑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그래도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어딘가에서 날아온 낙엽이 조금 보이니까, 계절감이라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꽃들이 많은 봄과 여름이 좋았는데, 공기도 조금 나았고, ... 하면서 좋은 것들을 찾다가 올 여름 무척 더웠지, 하는 생각에 이르면, 가을도 좋았어, 같은 좋은 것과 좋지 않았던 것들은 평균에 가까워집니다.^^;
요즘 알라딘 북플에서는 작년의 오늘 썼던 글을 보여주는 기능이 생겼습니다. 한 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모르겠어요, 라는 말을 몇 년 전부터 자주 합니다만, 작년의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하지 못해요. 지도를 보면 중요한 부분에는 조금 더 잘 보이는 표시를 해주는 것처럼, 조금 더 많이 기억하는 날이 있고, 조금 덜 기억이 나는 날도 있는데, 그 날 찍었던 사진과 간단한 메모를 보니까, 아, 그날 눈이 왔었고, 어디서 저 사진을 찍었는지, 그런 것들이 조금 떠올릅니다. 하지만 기억나는 건 그 정도이고, 그 날 무슨 기분이었는지, 점심은 어떤 걸 먹었고, 무슨 옷을 입었고, 얼마나 추웠고, 그런 것들은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비슷비슷한 것들을 모두 다 기억하려고 하면, 이번에는 중요한 것들을 찾는 것도 어려워집니다. 어떤 하나를 잘 할 수 있는데, 그래서 다른 하나는 잘 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이 찾아보면 꽤 많다는 것을 가끔 여러 가지를 통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작년의 페이퍼도 올해의 페이퍼도 실은 모두 잡담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마음 속 거리의 작년은 그렇게 멀지 않은데, 페이퍼를 통해서 다시 만나는 작년은 그보다 조금 더 멀게 느껴집니다. 내년에도 만약 이 기능이 계속된다면, 올해의 이 페이퍼를 통해서 작년의 나와 오늘의 나를 다시 비교해볼 수 있겠지요. 그 때가 되어서 오늘 쓴 페이퍼를 본다면, 아, 그 때 그런 마음이었어, 하는 것들을 기억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어제의 일들도 멀어지면 너무 멀게 느껴지고, 또 잘 아는 것 같은데, 잘 모르는 게 자기 마음인 것 같거든요.
내년에 이 페이퍼를 읽을지도 모르니까, 요즘 이야기를 조금만 써보자면, 작년보다는 좋아하는 것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어요. 소소한 것들,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좋아하지 않는 것들은 이런 것들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기 시작했다고 하면 될까요. 아니면 전에도 그런 것들이 있었지만, 새롭게 좋아하게 된 것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고 하는 게 더 가까운 의미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 작년과 비교한다면, 눈에 보이는 것들은 아직 달라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좋아하는 것들이 하나 둘 생기고, 좋아하지 않는 것들도 하나 둘 늘었습니다. 좋아하는 것들,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면, 반대쪽에는 좋아하지 않는 것들과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생깁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하고 싶지 않은 것들만 늘어나는 건 아니라는 거지? 하다가,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잘 고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그런 마음도 되어봅니다. 주변의 많은 것들은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들로 구분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선택이나 결정을 할 수 있는 것들은 많지 않고, 그리고 그 중에서 좋은 선택을 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때로는 잘 선택한다는 것에 많은 부담을 느낄 것들도 있지만, 모든 것들을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할 수는 없고, 어떤 것들은 초코맛과 딸기맛 우유처럼 어느 쪽이든 좋은 것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경쟁자 바나나 우유가 있으면 다시 셋 중 하나를 골라야 하지만, 그 중 어느 것을 골라도 좋은 거라면, 더 좋은 것과 좋은 것 사이의 만족감 차이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 같아요.
늘 만나는 일들이, 늘 다가오는 일들이 그렇게 좋은 것과 더 좋은 것 사이의 선택만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만 어느 것도 고르고 싶지 않을 때도 있고, 둘 중 하나 어느 것을 골라도 힘든 것을 피할 수 없을 때도 있으니까요. 때로는 좋은 거라고 골랐는데, 저쪽이 더 좋은 것일 때도 있고,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면, 어느 때에는 그런 선택을, 그런 고민을 하는 것도 큰 의미 없어서, 이만큼 왔는데 다시 돌아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플러스 방향을 기대하지만, 마이너스가 기다리고 있을 때, 가장 좋은 것은 마이너스가 적은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때로는 심리적으로 마이너스를 견딜 수 없을 때까지는 낙관적인 전망을 지속할 때도 있어요. 때로는 플러스일 때와 마이너스 어느 쪽으로 움직일 지 잘 모를 때도 있고요. 그러니까 잘 모르는 것들은 늘 많고, 불확실하고, 그래서 어렵지만, 매일 매일 좋은 것들이 그 안에서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오늘은 그런 이야기를 남기고 싶습니다.
내년의 내가 되었을 때, 또는 한달 뒤의 내가 되었을 때, 지금보다 그 때는 조금 더 플러스 방향으로 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마음같아서는 지금 이 순간부터 플러스 방향으로 시작하고 싶어요. 잘 모르지만, 그런 마음을 갖고 싶습니다.^^
날씨가 점점 차가워지고 있어요. 이러다 어느 날 갑자기 비가 오면 더 기온이 내려가고, 어느 날에는 눈이 올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영하로 내려가는 날들이 아침마다 올지도 모릅니다. 인플루엔자가 유행을 시작했다는 뉴스를 본 것 같기도 해요. 정말 차가워지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 듭니다.
오늘도 조금 있으면 저녁이 가까워질 거예요.
따뜻한 하루, 좋은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