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조 사코 지음, 함규진 옮김 / 글논그림밭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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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만약 당신이 투명인간이 된다면?"

 

  많이 들어 본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 중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여탕에 들어가 보겠다." "김태희(연예인의 이름만 바뀔뿐) 집 주소를 알아서 무조건 들어가겠다."라는 것이다. 할로우 맨이라는 영화에 이와 유사한 장면이 나온다. 투명인간이 된 남자 배우가 맞은편에 사는 여자(물론 외모와 몸매가 남다른)의 집에 들어가 화학적 거세가 필요한 행동을 한다. 흔히 투명인간이 된다는 것은 인간의 욕망을 제어하는 윤리라는 시스템으로부터 해방되는 초인처럼 취급된다. 폴 베호번 감독의 할로우맨에서는 다만 악역으로 나올 뿐이지 원래 투명인간도 슈퍼 히어로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기가 원해서, 혹은 인간 이상의 존재로 투명인간이 되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반대의 경우로 투명인간이 되는 경우에는 투명인간이 된다는 것은 인간 이하의 존재가 된다는 것, 그 존재감이 공기보다 더 가벼운 존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초등학생이 지은 시가 있다. 한번은 들어봤을 법한 시이다.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예버해 주셔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내용이 씁쓸한 것은 둘째 치고 이 아이에게 아빠는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는 존재이냐를 따져보자. 엄마와 경쟁하는 것은 둘째치고, 강아지나 냉장고보다 못한 존재가 아빠인 것이다. 이 아이의 일상에서 아빠는 투명인간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아빠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왕따라는 현상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냥 한 아이를 다수의 사람들이 투명인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의 몸이 실제로 투명해 진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모임 속에서 무시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존재하지만 그 존재를 인정맏지 못하는 존재! 이 얼마나 폭력적인 상황인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탄인에 대한 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투명인간 만들기"라고 하겠다. 분명히 오랜 세월 동안 그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그들을 인정하지 않았다. "땅이 없는 민족에게 땅을, 민족이 없는 땅에게 민족을"이라는 슬로건은 이러한 이스라엘의 생각을 대변한다. 사람들이 살고 있을지라도 집을 허물어 뜨리고, 올리브 나무를 스스로 베어 버리게 만들고, 팔레스탄인의 역사를 전혀 가르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팔레스타인을 세상에서 지워버리려는 의도가 아닌가? 물론 그들이 완전히 지워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다. 다만 그들과 직접적인 접촉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우리와 같이) 팔레스타인의 존재감을 아주 희박하게 만드는데에는 성공했다.

 

  이스라엘과 영토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 외에, 실제로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들은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왜 영토 분쟁을 일으키는지, 유엔은 그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등등 자세한 내용은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 것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우리의 모습이 아니던가? 그러면서도 교회에서는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이스라엘을 편들고 있으며, 미국이 편드는 이스라엘을 편드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고수하고 있지 않는가? 게다가 조갑제나 지만원 같은 이들에게 이스라엘은 한국이 닮고 싶고 닮아야 하는 국가로 예찬받지 않았는가? 작지만 주변 아랍국들을 앞도하는 전투력, 잘 정비된 예비군 제도, 국가를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애국심 등 이스라엘에 대한 예찬은 그렇게 낯선 것들이 아니다. 거기다 더하여 탈무드가 자녀교육의 대안으로 대두되고 보니 이스라엘은 우리에게 절대 선이요, 닮고 싶은 존재가 되었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고 이스라엘을 절대 악으로 규정하면서 프리메이슨의 음모론을 외치는 이들에게 있어서도 이스라엘은 그렇게 낯선 존재는 아니다. 그렇지만 그 어디에도 팔레스타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영토 분쟁을 일으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은 투명인간이 되어 버렸다.

 

  존 사코는 이렇게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팔레스타인의 존재감을 소환한다. 팔레스타인이라는 제목만 보고 존 사코가 팔레스타인을 일방적으로 편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다. 그의 책을 읽다보면 팔레스타인 소년들에게 삥 뜯기는 장면이라든지, 내가 봐도 한심스러운 팔레스타인 남자라든지, 무시되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여성 인권의 현주소가 있는 그대로 표현되고 있다. 그가 걷어다닌 팔레스타인 땅은 지저분하고, 초라하며 도로 한복판에 물 웅덩이가 생기기 일쑤이다. 가는 곳마다 대접하는 설탕 범벅 차는 보는 내 속도 니글거리게 만든다. 감옥 다녀온 사실을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다른 이들을 우습게 보는 사람들의 오만과 편견, 떠벌림은 그저 웃음만 나오게 만든다. 그렇지만 바로 이런 부분들 때문에 나는 이 책을 꽤나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상당 부분 신뢰하게 되었다. 왜? 존 사코는 이스라엘에 의하여 투명인간이 되어 버린 팔레스탄의 일상을 담담하게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분쟁지역, 그래서 사람들에게 아마겟돈이라고 불리는 이스라엘!

  분쟁과 갈등, 민족주의, 폭력, 인간의 존엄에 대한 무시 등등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악한 것들이 뒤범벅되어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평화의 성이라를 이름을 가진 예루살렘!

  과연 우리는 이곳에 대해서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 얼마나 알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어느 한편을 편들기 전에 먼저 이곳을 알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특히 이스라엘을 편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혹은 지금 이스라엘을 편들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이스라엘의 논리에 빠져서 팔레스타인을 투명인간 취급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한번 살펴보자.그리고 난 후에 조심스럽게 판단해 보자. 이것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이 지역에 대해 가져야할 최소한의 양심이 아니겠는가?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울지마 팔레스타인(시대의창/홍미정,서정환)"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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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젠의 로마사]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몸젠의 로마사 1 - 로마 왕정의 철폐까지 몸젠의 로마사 1
테오도르 몸젠 지음, 김남우.김동훈.성중모 옮김 / 푸른역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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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은 철 지난 이야기지만 지난 정권의 화룡정점은 뭐니뭐니해도 셀프 사면이 아니었나 싶다. 셀프 훈장이네, 셀프 빅엿이네 등등 여러가지 셀프가 들어가는 말이 많았지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셀프 사면이다. 다른 것이야 자기 기분이 내키는 대로(속어로 꼴리는대로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하겠지만) 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셀프 사면은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자기의 권력을 이용해서 자기의 잇속을 차리다가 감옥에 간 사람들을 자기 스스로 사면을 하는 행위는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대변인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나서서 사과해야 한다는 판에 자기 가신(멘토라고 하지만 가신 내지는 패거리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겠나?)의 비리를, 그리고 그 비리가 자기에게까지 연류되지 않았을까 의혹을 받는(각하는 절대로 그러실 분이 아니라 소설을 써본다.^^;) 마당에 대통령의 직권으로 사면을 한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게다가 BBK 저격수 정봉주 전 의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본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대통령이 자기에 주어진 특권을 사용하는데 그게 무슨 대수냐, 법대로 해라는 말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 법대로라는 것도 상식 안에서 법대로이다. 법이라는 것이 상식 선에서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래서 법치의 근간을 흔들어 버린다면 그것은 곧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행이 우리 나라가 아직은 미국처럼 대놓고 다민족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라면 핵폭탄급의 후폭풍을 불러왔을 일이다. 미국과 같은 다민족, 다종교 국가에서는 법치라는 것이 민족과 종교를 떠나서 그나마 만인에게 평등하게 적용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흔히 미국을 일컬어서 로마와 가장 가까운 나라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팍스 로마나를 빗대어서 팍스 아메리카나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한 단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왜 미국을 로마에 빗대는가? 두 나라 모두 다양한 공동체 구성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법치를 통하여 그들을 하나로 묶었고 제국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몸젠의 로마사는 이 부분을 확실하게 집고 넘어간다.

 

  그 뒷부분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몸젠의 로마사 1권은 매우 지루하다. 시오노 나나미처럼 흥미진진한 맛이 없어서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는 매우 느리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하여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시오오 나나미를 역사 소설가로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야 몸젠의 로마사는 매우 훌륭한 책이겠지만 1권을 읽어나간다는 것은 꽤나 지루한 일이다. 그라쿠스의 개혁이나, 제정의 형성을 서술하는 부분이 되면 모르겠지만 로마의 왕정을 다루는 1권은 특히 더 지루하다. 어떤 민족들이 어떤 품습과 종교를 가졌는지, 어떻게 도시를 건설했고,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에 대해서 상당히 건조하게 서술하고 있다. 건조한 서술이 한두페이지라면 참고 읽을만하지만 거의 300p에 달하는 내용이 건조함 일색이라면 책을 읽는 것이 꽤나 고역이다.

 

  더 고역인 것은 그렇게 고역을 참고 읽어낸 결과가 "그래서 로마는 다양한 민족과 문화로 이루어진 집단이었다."라는 한문장으로 요약이 된다는 것이다. 고작 내가 이것을 위해서 그 많은 부분을 인내로 버텨왔던가라는 생각이 들어 허무하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몸젠은 "독일 사람"이구나라는 것이다. 독일 사람 특유의 간단한 것을 자세하게 늘려쓰는 좋으면 좋다고 할 수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무척이나 고약한 습관을 몸젠도 보여주고 있다.

 

  1권의 결론은 "로마는 다양성으로 이루어진 공동체이며 이것을 법을 통하여 하나로 통합해 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서 로마가 제국으로 성장한 것을 살펴 보는 것이 뒷권의 내용이 될 것이다.

 

  로마에 대한 책들을 읽으면서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그들이 얼마나 법에 투철한 민족인가라는 것이다. 그들은 법과 계약에 관련된 항목들까지 신들로 섬기고 있을 정도이다. 그만큼 계약과 법이라는 것을 신성시하였고, 그 이유는 법만이 로마라는 공동체를 유지하는 기준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그렇기 때문에 황제라고 할지라도 법을 어길 수 없었고, 설령 법을 어기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모르도록, 혹은 현행 법을 바꾼 다음에 실행하는 번거로움을 감당했다. 만약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로마 시대에도 일어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마도 "왔노라, 보았노라, 사면하였노라"라는 카피를 남발하다가 "servant 초이 너마저"라는 카피로 끝나지 않을까? 로마사를 공부하면서 그들이 법을 어떻게 만들었고, 기본적으로 법을 어떻게 대했는지 살펴봤으면 좋겠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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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3-05-31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카의 셀프훈장질은 회고록 준비로 이어지고 있죠.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절대로 돈주고 사서 볼 일은 없겠습니다만...저는 개인적으로 공직자 비리사건으로 투옥된 인간들은 사면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봐요. 순수하게 저질스럽고 뻔뻔스러운 가카, 부정선거로 그 뒤를 이은 그네꼬...진정한 잃어버린 십년이 뭔지 알게 될 듯 합니다.

saint236 2013-06-01 17:24   좋아요 0 | URL
그거 아직 모르시나요? 공생발전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대통령비서실인가에서 만든 책으로 가카의 귀하신 말씀을 모아놓은 어록집입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지금도 검색해보면 나올겁니다.

transient-guest 2013-06-03 03:03   좋아요 0 | URL
가카의 롤모델은 역시 재벌이네요...이건희처럼 어록을 남기시는군요..

saint236 2013-06-03 10:06   좋아요 0 | URL
재벌좋아하다가 한대 얻어맞을텐데 말입니다. 아마 재벌을 영어로 chaebol이라고 쓴다죠. 왜 전 저게 체벌로 보이는지..^^

transient-guest 2013-06-20 02:05   좋아요 0 | URL
chaebol은 이상하게 저에게는 잡채를 연상시키는군요..ㅎ

saint236 2013-06-20 15:54   좋아요 0 | URL
잡채라...글자 소리상 연관은 잘 안되지만 하는 짓은 같죠. 있는대로 다 모아서 채로 만들어 드시는 그들의 대단한 식성....아..이러고 보니 잡채를 비하한 꼴이 되었군요. 잡채에게 미안합니다.
 

  군생활하면서 후회한 적은 없었다.

 

  제대하고나서도 그렇게 후회가 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제대한 것을 후회한 적이 지금까지 6번 있었다.

 

  언제냐구? 예비군 훈련 통지를 받을 때이다.

 

  장교로 간 덕에 매번 2박 3일 동원 훈련을 들어간다. 처음에는 힐링으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너무 힘들다. 시간을 죽이는 것도 힘들고, 뭔가를 하는 것도 힘들다. 그나마 책이라도 읽을 틈을 주면 좋지만 그마저도 안주면 슬슬 짜증이 몰려 온다. 어쩔수 없이 잠으로 화를 달랜다. 이러기를 5년! 드디어 마지막 동원을 들어갔다. 그런데 군생활했던 부대로 들어갔다. 갔더니 반가운 얼굴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 군에서 6년 전은 거의 조선시절과 맞먹는다. 1년 고참이 아버지고, 2년 고참이 할아버지니 6년이면...^^;;

 

  체면이 있어서 함부로 할수도 없고, 6년차라는 마음으로 마음 속에 참을 인자를 새기면서 2박 3일을 마치고 동원 필증을 받았다. 드디어 배터리 6칸 완충했다. 내년에는 편제에만 들어가니 이젠 끝이다.

 

  대한민국의 많은 예비군들이여 예비군 7년차는 언젠가 오니 희망을 잃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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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교양강의 돌베개 동양고전강의 9
가이즈카 시게키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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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이 한비자 열품에 휩싸여 있다. 기껏해야 한길 그레이트 북스의 한비자밖에 모르던 내가 돌베개에서 한비자 교양강의가 나오면서 한비자에 관한 책들을 검색해보다 말 그대로 깜놀했다.

 

  "한비자/인간사랑, 글항하리, 베이직북스, 한길사, 북팜, 풀빛, 신원문화사, 새벽이슬, 홍신문화원" "한비자의 관계술" "한비자의 권력기술" "한비자 피도 눈물도 없는 생존전략" "노자와 한비자의 제황학 후흑학" "세상의 이치를 담은 한비자" "만화 한비자" "한비자의 인간경영" "한비자가 나라를 살린다" "성공하는 CEO" "한비자가 들려주는 상과 벌 이야기" "왜 원하는대로 살지 않는가" 대충 뽑은 것이 이 정도이다.

 

  이 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깨닫는 놀라운 사실은 한비자를 주로 다루는 곳은 처세술 혹은 자기계발 분야이다. 이들은 한비자를 통하여 세상에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서 무언가 대단한 것을 가르쳐 주는 것처럼 책을 찍어낸다. "왜 원하는 대로 살지 않는가, 성공하는 CEO"처럼 제목만 봐도 자극적인 책들이 넘쳐난다. 이런 책들은 한비자를 동양의 마키아밸리라고 정의내린다. 어떤 책에서는 마키아밸리보다 한비자가 앞서니 한비자를 동양의 마키아밸리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마키아밸리를 서양의 한비자로 부르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엎어치나 메치나, 하얀 말 엉덩이나 White Horse' hip이나 매한가지다.

 

  한비자를 권력을 얻기 위한 냉혹한 지침서 혹은 마키아밸리즘의 연장선에서 읽는다면 한비자를 제대로 오해하게 된다. 요즘 대한민국의 한비자 열풍을 바라보면서 이건 아닌데라면서 걱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키아밸리즘의 연장선에서 한비자를 읽고, 그것을 장려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한줌의 권력을 얻기 위하여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장려하고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한비자 교양 강의는 한비자에게서 음습한 마키아밸리즘을 걷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한비자를 일컬어 법가의 철학을 집대성한 사람이라 한다. 사마천의 사기를 통하여 한비자는 순자의 문하요, 이사와 동문수학한 사람으로 이해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 부분에 대하여 의문을 표하면서 그들이 동문수학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비자는 순자의 문하라기 보다는 노자에게서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한비자 사상의 핵심은 법과 술과 세라고 하겠다. 한비자는 상앙으로부터 법철학을, 신불해로부터 법을 운용하는 술의 철학을, 신도로부터 법과 술을 유지하는 세의 철학을 배웠고 발전시켰다. 법이란 원칙을 말하며, 술이란 원칙을 운영하는 기술을 의미하고, 세란 법과 술을 유지하고 운용하는 권세와 권력을 뜻한다. 법과 술과 세라는 것이 따로 독립된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고 집행이 되어야 국가가 강대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한비가 한비자를 통하여 하고 싶은 말이다. 흔히 한비가 말했던 신하를 다스리는 방법, 국가를 부강하게 하는 방법같은 것들은 술에 속하는 것으로 법을 바로 세우기 위한 단편적인 방편일뿐이다.

 

  한국에서 한비자가 열광적으로 읽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엔 두 가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첫번째는 우리 사회가 무한경쟁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홉스가 이야기했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그리고 그 안에서 승리하는 것이 미덕이 되는 사회 속에서 남보다 한발 앞서기 위해서 한비자만한 것이 없다. 한비자의 술이라는 부분, 특히 군주가 신하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라는 부분에 집중하게 되면 이보다 더 효과적인 처세술은 없다. 나의 마음을 숨기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다면 상대방을 조종하고 이용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비자에 대해 오해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 부류에 속한다. 아마 한비자를 열독하는 사람들 가운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부류에 속할 것이다.

 

  두번째는 현실의 문제에 대한 대안을 한비자에게서 찾는 것이다. 한비는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약해져만 가는 조국 한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들기 위한 대안으로 법치를 주장한다. 한비의 법치는 위에서 이야기한대로 법과 술과 세가 균형을 이루는 고도의 정치적인 행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비의 법철학을 따라가다보면 도라는 종착점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법과 술과 세, 즉 원칙과 운용 기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권력, 이것이 어우러질 때 국가는 비로소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순리에 맞게 통치가 된다. 한비의 이야기가 너무 이상적이니 비현실적이니 하는 이야기는 뒤로 미뤄두자. 원래 학자들의 이야기는 이상적인 것이 당연하니 말이다. 한비의 법치라는 것을 오늘 한국에 가져와보자. 법을 강조하지만 세만 있는 새누리, 법도 술도 없고 세만 있는 민주당, 법만 있는 통진당, 진보 정의당, 진보신당, 법도 술도 세도 없는 안철수(이제 막 정치에 입문한 그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기에 판단을 잠시 유보한다.)! 어디에 대안이 있을까? 도대체 우리는 어디에서 대안을 찾아야 하는가? 소수의 사람들은 아마도 이런 고민으로 한비자를 열독하는 것이리라.

 

  한비자가, 고전이 대중들에게 많이 읽힌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 없어서 몇자 끄적여 본다. 한비자의 내용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한비자를 읽을 것을(개인적으로는 한길사의 한비자를 선호한다.)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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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5월에 군침을 흘리며 가장 먼저 집어보는 책이다. 세계의 절대 빈곤은 어떻게 분포하고 있는가를 살펴 보는 것은 이 시대에 꽤나 유의미한 작업일 것 같다.

 

 

 

 

 

 

 

 

 

 

 

 

  인류의 역사는 물과 불가분의 관계인데 묘하게도 이 부분에 집중했던 책들이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물의 세계사는 그 제목만으로도 꽤나 흥미롭지 않겠나?

 

 

 

 

 

 

 

 

 

 

 

 

계속 이런 주제의 책이 나오는 것이 불행임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것이 이 시대에 가장 관심을 가져야할 주제임 또한 분명하다. 

 

 

 

 

 

 

 

 

 

 

 

 

 

 

  일본에서 조선사람만큼이나 차별을 받아온 오키나와! 그렇지만 철저하게 외면받아온 그 역사를 살펴보자.

 

 

 

 

 

 

 

4월은 이상하게 책의 빈곤 시대인가? 아니면 내가 사고 싶은 책들을 구매해서 더 이상 관심 가질 만한 책들이 없는가? 5권의 책을 뽑는 것도 유달리 힘들어서 4권만 뽑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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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3-05-08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키나와는 다른 나라였지요. 독자적으로 중국 남방의 문화를 전수받았고, 옷도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일본 가라테의 원류인 오키나와테의 발상지이기도 하죠. 당나라의 권법이라는 뜻으로 당수라고 불리다가 나중에 후나코시 키친의 송도관 가라테로 본토에 도입되면서 공수로 바뀌었다죠. 일제시대 유학생들이 배워온 이 송도관 가라테가 태권도의 원류가 되기도 했지요. 흥미가 가는 책이네요.

saint236 2013-05-08 23:02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당수와 가라테에 관한 내용은 처음 듣는 내용입니다. 태권도의 원류가 가라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고요. 강제로 합병된 다음에 철저하게 차별받는 오키나와에 대한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흥미가 가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