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를 리뷰해주세요.
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6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세상이 참 좋아졌단 생각이 든다. 내가 사춘기 시절엔 따로 '청소년 문학'이란 장르가 없거나 있어도 극히 미미했던 것 같다.  있다면 <얄개전>이나 <내 이름은 마야> 정도랄까? 그나마 그런 책들은 절판된지 워낙 오래라 잘 검색도 되지 않는다.  

그것을 다른 말로 '성장 문학'이라고도 한다지.  그 시절 그런 장르가 활성화 되지 않았던 시절엔 으레 <데미안>을 읽었어야 했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고전을 읽어야 했다. 그런데 요즘은 시절이 좋아 당당히 문학의 한 장르로 인정을 받고 이 분야의 작가도 심심찮게 배출되고 있으니 그야말로 청소년 만세!다.   

기회가 좋아 청소년 시절을 보낸지 한참 된 나로선 웬간해서 읽지 않을 책을 읽었다. 구병모라. 작년에 알게된 전아리나 <완득이>의 김려령과 함께 차세대 청소년 문학의 트로이카는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어찌보면 순수라게 성장 문학으로만 하기도 모호하다. 그러기엔 환상적인 요소도 갖추고 있어서 환상 문학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긴 요즘에는 수순한 한 가지 장르만을 표방하지 않는 장르도 많고 그렇다면 이 작품도 역시 그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또 환상 문학이 가지고 있는 힘을 온전히 갖추고 있다고도 볼 수 없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기도 하다. 

그것은 이 작품이 성장 문학으로보든 환상 문학으로 보든 삶의 진지한 성찰까지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사춘기에 무슨 삶의 진지한 성찰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사춘기도 삶은 삶이다. 왜 진지한 성찰이 없겠는가? 

특별히 이 작품은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있는 액자 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는 것 같은데  주인공이 위저드 베이커리에 숨어들어 겪는 에피소드는 그 나름의 좋은 구성과 이야기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주인공을 그다지 힘있게 바꿔 놓지는 못하고 있어서 종반에 가까울수록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고 자조하듯 끝나버리는 것도 별로 신통치가 않아 보였다. 안타까운 것은 작가가 처음부터 주인공의 욕망이나 인생관에 대해 잘 드러내주지 못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다 보니 주인공이라고는 해도 소극적이고 목격자 또는 관망하는 인물로 밖엔 보여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끝도 별로 특별한 전망 없이 아, 얘는 이러면서 크고 역시나 소시민답게 기성 세대에 편입해 살겠구나 하는 생각밖엔 들지 않았다. 

작년에 문학계를 온통 들썽이게 만든 <완득이>를 보라.(개인적으로 난 이 작품이 아주 많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완득이가 가지고 있는 확실한 욕망 때문에 독자 역시도 읽는 맛을 느꼈고 함께 흥분했었다. 이전에 이런 이야기가 흔했던 것이 아니었기에 독자들은 어쩌면 이런 책에 목말라 했었을 것이고 그 목마름을 <완득이>가 정확히 스트라이크를 날려준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작년, 올해 우린 얼마나 전망 없는 세상을 살고 있는가? 말에 의하면 내년은 올해보다 더 어려울거라고 말한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위로 받고 싶고, 무엇인가로부터 힘을 얻고 싶어한다. 주위엔 안 되는 사람만 봐왔기 때문에 누구라도 힘 있게 도전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픽션이던 논픽션이든 말이다. 언제까지 작가는 독자들의 바람을 외면한 채 독야청청할 수 있을거라고 보는가? 물론 작가는 잘 아는 이야기를 써야하고 스스로재미를 느껴야 한다. 하지만 독자를 외면하고 쓸 수는 없을 것이다. 독자를 사로잡는 획기적인 이야기를 쓰거나 그럴 수 없다면 독자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을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시도는 좋았으나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성장 문학의 틀은 갖췄으돼 주인공을 전망있게 그리지 못했으며, 환상 문학을 시도했으나 그 이야기의 힘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작가의 다음 작품은 어떨지 기대하고 싶어지기는 한다. 다음 차기작은 좀 더 농익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패쓰^^)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그림자를 판 사나이> 환상 문학의 계보를 잇는다면...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환상 문학이나  청소년 문학에 관심있는 이.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못 오지. 인간의 몸은 그 자체가 우주이지만, 사랑을 위해서조차 내놓기에 턱없이 작고 모자라. 그런데 고작 증오를 위해 내놓을 수 있을 리가 없지."(1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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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터>를 리뷰해주세요.
스웨터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글렌 벡 지음, 김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읽는 내내 과연 제목이 '스웨터'가 맞느냐고 묻고 싶었다.

책은 너무나 예뻤다.  

글쎄, 편견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예쁘게 꾸민 책들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그런 책은 예쁘기만하지 내용이 별로 없다는 게 평소 나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럴까, 이 책은 그런 나의 생각을 조금도 비껴가지 않았다.  

물론 이 책이 씌여진 의도는 짐작이 간다. 자전적 성격을 띄고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쓴 것 같다.  

하지만 제목이 '스웨터'라면 그것과 얽힌 특별한 사연 또는 책 전체를 아우르는 뭔가의 아우라가 있을 법도한데 난 도무지 그것을 찾을 수가 있었다.  

물론 그것은 알겠다. 사실 엄마도 아들이 원하는대로 자전거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 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가난했기 때문에 아들은 엄마가 떠 준 스웨터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건 정말 반갑지 않은 선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 심술도 부려보고 짜증도 내고 싶었으리라.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교통사고로 즉사를 하고 만다. 그 아들이 엄마가 선물한 그 스웨터를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어떻겠는가?  

하지만 그것이 갖는 진정한 의미 보다는 엄마로부터 스웨터 선물을 받기 까지의 상황 설명이 너무 길고(물론 저자 자신이 그 어린 시절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건 힘들었을 것이다), 스웨터가 나오고도 그것에 촛점을 맞추기 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어떤 삶을 살아왔나가 또 장황하다. 그러니 도대체 스웨터가 뭐 어쨌단 말인가? 그리고 알듯 모를 듯한 할아버지가 등장에 이야기의 신비감을 안겨 주려고 했지만 그의 존재도 너무 미미 해 오히려 이야기의 흐름에 그다지 기여를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의미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차라리 제목을 '스웨터'라는 명사를 붙이기 보다 동사나 형용사로 표현될 수 있는 제목이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실망스러운 것이 반감이 될 것 같는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생뚱맞지는 않을 것 같다. 도대체 이 책의 원제도 '스웨터'였을까? 의문을 가져 본다. 가끔은 번역되는 과정에서 원제와 상관없는 제목이 붙여지는 경우고 있는데 그럴 경우 편집자의 실수(?)는 결코 가볍게 용서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원제 그대로 씌여졌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럴 경우 잘못을 탓해 뭐하겠는가? 태평양 건너 생명부지의 사람을. 

그런데 이 책의 홍보 문구와 수식어가 생각보다 화려하다. 이 책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나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에 버금가는 걸로 말하고 있다니. 좀 심하다 싶다. 그래도 그건 용서한다고 치자. 디킨즈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거론하면서 이걸 고전의 반열에 올리고 싶어한다는 건 너무 도가 지나치다 싶다. 아무리 저작권과 상관없는 작품이라고 해도 <크리스마스 캐럴>은 정말 고전이다. 그렇다면 이 책도 50년, 70년 후에도 독자들한테 회자될 거라고 보는가? 돌아오는 크리스마스까지 버틸 수나 있다면 다행 아닐까? 지금은 3월인데?  

솔직히 출판사의 이 근거없는 과장광고에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우롱당하는 것 같아 적잖이 불쾌했다.  

너무 지루해 (미안한 일이지만) 결국 읽다 읽다 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아, 물론 말을 조심하자. 나에게 안 좋게 읽힌 책이 넘에게도 안 좋을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책이 다 좋은 것도 다 나쁜 것도 아닌 것처럼, 책도 궁합이 맞는 책이 있고 안 맞는 책이 있을 것이다. 유감스럽지만 이 책은 나에게 맞지 않는 책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독자들의 입맛은 까다롭다. 이젠 책이 하도 많아 책을 보는 안목도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을 저자나 출판 관계자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아무 책이나 갖다 붙이지 말고.  

부언하자면, 영화의 경우 관객이 5분 이내에 이 영화가 제미있을 건지? 내가 끝까지 봐도 좋을 영화인지를 안다고 한다. 책의 경우는 어떨까? 책의 두께마다 다르겠지만, 그 책의 처음 3분의 1이나 4분의 1쯤을 읽어보고 이 책이 끝까지 읽혀질 수 있는 책인지 아닌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나도 그렇다. 그래도 서평단이라 책의 마지막 5분의 1을 놔두고 접고 말았다. 서평단 아무나 할 거 아닌 듯 싶다.ㅋ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평이하게 읽힌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옵션이니 통과하자.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세상 사는 용기를 잃은 사람에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세상은 적이 아니야, 굳이 세상과 맞서 싸울 필요는 없단 말이다." 할아버지는 계속 말씀을 이어갔다. "너의 적은 너 자신 일 뿐이다.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지고 가야만 하는 사람은 없어.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거야. 옆에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만 한다면 세상은 아주 달라 보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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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3-1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런 책도 한국에 나오는군요. 원제는 christmas sweater에요. 여기서는 크리스마스마다 유명인들이 이렇게 잔잔한 이야기 써서 책으로 많이 내는데요, 사실 내용보다 저자 이름보고 사는거에 가깝죠. (그리고 미국애들이 이렇게 별거 아닌 이야기에 약하기도 하고 ^^;;) Glenn beck은 유명한 CNN 진행자에다가 상당히 보수 논객이거든요. 저자에 대한 아무런 배경지식이나 관련이 없는 한국 독자들이 보기에는 매우매우 쌩뚱맞을 듯;;; 그것도 그렇고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니 좀 오바가 많이 심하네요 ㅎㅎ 마음에 들지 않는 책 읽고 리뷰까지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려 ㅎㅎ 추천은 책이 아닌 스텔라님 노고에 드립니다 ^^

stella.K 2009-03-16 11:30   좋아요 0 | URL
아, 그랬군요. 키티님 설명 듣고보니 이제야 이해가 되네요.
내내 읽으면서 도대체 왜 내가 이책을 읽어야 하나 한심하게 느껴졌다는...ㅜ
아마도 우리나라 작가가 썼다면 좋아라 읽었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작품이 외국에 번역되서 나왔으면 저 같은 생각
똑같이 할 사람이 있겠네요.
어떤 작품을 번역할건가 신중하게 고민해서 낭비를 막아야 할텐데
너무 생각들이 없네요.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우리나라에도 먹히는 거 아니거든요.
알라딘 서평 도서도 좀 신중해졌으면 하는데, 연타 두 번 때리고 나니
기운이 빠지네요. 앞으로 보내주는 책들 이런 수준이면 어쩌나 해서요.
암튼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키티님.^^

2009-03-17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니시에인션 러브>를 리뷰해주세요.
이니시에이션 러브
이누이 구루미 지음, 서수지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명백히 연애 소설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소개하는데 있어서 '연애 소설과 미스테리의 완벽한 조화'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무슨 근거를 가지고 그렇게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요즘엔 영화를 봐도 순수한 한가지 장르만을 표방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섹스 코미디니 해서 한 가지 이상을 섞는 장르가 나온지 오래다. 그러니 소설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어딨겠는가? 하지만 감히 말하건데 이 작품은 연예 소설은 맞지만 미스테리라고 하기엔 그 미스테리적 요소는 너무나 미약하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그럼에도 그렇게 어필하고 싶은 건 소설 요소 요소에 트릭을 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트릭이라는 것도 그다지 트릭이란 느낌도 들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그 시대 일본을 풍미했던 음악이나 드라마의 이름을 차용했다는 것인데 과연 이걸 가지고 트릭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안타까운 건 나는 2009년을 사는 독자이고 나 역시 80년대를 살아왔지만 내가 왜 오늘 날 그 시대 일본에서 어떤 드라마가 히트를 쳤고, 어떤 음악이 인기를 끌었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인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제와 이 책을 읽음으로 해서 일본에 대한 없던 관심이 생길리는 없지 않은가? 관심이 있다면 그 나라의 역사나 현재의 문화겠지. 지나간 문화 콘텐츠를 아는 것은 차후의 문제고.  

게다가 이런 지극히 평이한 책을 과연 내가 서평단에 뽑혔다는 이유만으로 꾸역 꾸역 읽어야 한다는 것이 화가났다. 그래도 끝까지 다 읽었다. 정말 꾸역 꾸역.  왜 읽었을까? 

지나간 시절의 일본에 문화 콘텐츠를 알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것은 80년 대 일본 젊은이들이 사랑을 나눴던 방식이 우리나라의 그것과 너무 닮아 있어서다. 읽으면서 '어미, 일본애들도 이랬네. 후후' 사람 사는 방식이 비슷비슷 할텐데도 이상하게도 일본이나 중국이 그런다고 하면 괜히 호기심이 발동하고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에 놀라곤 한다. 그런 마음으로 난 이 책을 다 읽었다.  

그런데 이 책 아무리 봐도 좀 심하다 싶다. 한 번 읽고나면 다시 읽고 싶어질거란다. 그리고 한 번 읽고 땡치면 이 책을 읽는 진정한 맛을 모르는 거라고 조소 아닌 조소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미안한 얘기지만 난 이 책 한 번 이상 읽을 마음이 없다. 왜냐구? 두 번 읽고 싶으리만치 특이한 점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책을 보는 안목이 없다고 조소하려면 해라. 까짓 거.   

이미 밝혔지만 책 내용은 지극히 평이하다.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부분은 그 어느 한군데도 발견하지 못했다. 일본 사람도 이렇구나를 빼면, 주인공 이름에 우리나라 이름을 갖다 붙여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단지 두번 읽고 싶게 만든다면 그것은 일본 독자들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80년대 청춘을 보낸 오늘 날의 40대 일본 독자는 옛 일을 반추하며 아련한 추억엔 젖어들 수는 있겠지.   

그만큼 이 책은 우라나라 독자들에게 액면 그대로 먹힐 책은 아니라고 본다. 그나마 먹힐려면 번역이 아닌 번안을 했어야겠지. 주인공 이름을 일본식 이름에서 한국식으로 바꾸고, 그 시대 우리나라에 유행시켰던 음악과 드라마는 뭐가 있었을까? 암튼 그런 것으로 대치시킨다면 그나마 우리 독자도 아련한 향수에 빠져서 트릭을 찾아내는 재미도 있을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야기의 흐름이 너무 평이해 "누가 이런 걸 몰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소설의 번안이 흔한 일도 아니고. 아마도 없지 싶다. 누가 이것을 소설을 번안으로 보겠는가? 표절로 보지.  

하지만 연극이나 영화는 거기서 조금은  자유롭지 않을까? 예를 들어 뮤지컬 '지하철 1호선' 같은 경우는 독일 작가의 작품을 번안했다고 한다. 소설도 이처럼 좀 자유로와져야 하지 않을까? 꼭 창작만을 고집해서 표절시비 붙지말고 가끔 모작도 하고 번안도하고 그럴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당당하게 원작 밝히고 모작했고 번안했다고 밝히고 하는데 누가 뭐라겠는가?  

작가를 보니 63년 생이다. 과연 그렇구나 싶다. 그랬으니 80년대 연예를 썼지.  

실제로 일본에선 이 책이 어떤 반응이었을지 궁금하다.  출판 관계자들은 책을 보는 자국 독자와 타국 독자가 어떻게 다를 수 있을지를 잘 판단해서 책을 내야할 것 같다. 무조건 일본작가의 작품이라고 번역하는 건 좀 그렇지 않은가?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평이한 쉬운 독서?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80년대 일본의 문화 콘텐츠와 젊은 남녀의 사랑을 알고 싶다면.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딱히 마음에 남는 글은 발견되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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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5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15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16 0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15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G 2009-03-16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
스텔라님 의견에 동의하구요.
인물들 이름으로 장난쳐놓은 게 신선하긴 했지만,
그것도 제가 추리나 미스터리 쪽으로는 완전 문외한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제가 '나 미스터리 좀 읽은 여자야~' 요랬다면 읽다가 때려쳤을지도 모르죠.
알라딘 서평단 도서가 연속으로 두 권씩이나!! 요따구인것도 동감합니다.
가뜩이나 글솜씨가 없어 서평쓰는데 하루종일이 걸리는 저인데...
그 시간을 들여 서평을 쓸만한 가치가 있는 책들을 보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ㅜㅜ
그래도 이번에 받은 <대한민국 표류기>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와우~^^ 만족스럽습니다. 이번주는 서평 쓸 맛이 날 것 같아요.
종종 서평 감상하러 놀러오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stella.K 2009-03-16 21:32   좋아요 0 | URL
주르주아님 이제 봤더니 여자 분?ㅎㅎ
저 비 때문에 속았네요.
저는 남자 분인가 했다는...ㅜ

저 같은 경우 <벤자민...>은 이미 읽은 책이구요,
것도 나쁘진 않은데 제 취향은 아니었지요.
<대한민국 표류기>는 나름 괜찮은 것 같은데 굳이 꼭 읽어야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시간 없을 땐 굳이 시간에 쫓기며 읽고 싶지 않다는 거죠.
그래도 뭐 전반적으로 1차분 보단 저도 좀 낫다 싶네요.
암튼 반갑구요, 저 비 사진 귀엽다능.^^
 
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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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읽으면서 이게 과연 나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으려나 의심하면서 읽었더랬다.  

사실 이런 형식의 소설을 안 읽어본 것은 아니다. 등장인물이 여럿이어서 시점을 달리에서 각자 자기 고백을 하는 뭐 그렇고 그런 소설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그런 소설들이 나름의 독특함을 가지고 있어서 나는 대체로 좋아하는 편이다. 솔직히 한 사람의 싯점 가지고는 그것을 다 표현해 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전지적 싯점을 견지하지만 내밀하지는 않다.  

그런데 이 소설은 그런 형식을 지나치게 많이 차용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좀 안타까운 건 등장인물만 해도 꽤 여럿이고 그 사람의 관점에서 타인을 바라보고 느끼는 감정이 좀 더 뚜렷했으면 좋겠는데 어느 누구의 이야기를 하더라도 비슷한 관점을 유지하고 있어 인물의 특성이 사장되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차라리 그럴 것 같으면 중요한 몇 사람만을 중점적으로 그 사람의 관점을 다뤄 볼 일이지 누구의 몇번째 이야기란 형식이 과연 필요했던 걸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어쩌면 작가는 자신이 다룰려고 했던 것을 충분히 표현해내지 못하고 지레 마무리를 한 것은 아닐까 하는 느낌이 있었다. 조금 더 깊이 파 보았더라면... 

등장인물도 특별히 악하지도 그렇다고 선하지도 않다. 대체로 그럴 땐 작가의 성향을 반영하던가, 스킬의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저 뭔가의 아쉬움, 안타까움, 한 같은 것을 한 가지씩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아지고 있는 아우라가 약해 보인다. 근친상간이라고 하는 사랑의 치명성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하는데 개연성이 약해 보인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끝까지 읽혔던 건 시대적 배경 즉 그 시대의 풍속을 최대한 녹아내는 지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노력에 나도 박수를 쳐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정작 앞에서 지적했던 것들을 놓치고 갔던가, 버거웠던 것은 아닐까? 그렇게 시대적 배경은 좋은데 정서를 표현함에 있어서는 약간의 미흡함이 보이기도 했다. 특히 초두에서 배경은 조선 양반 사회를 말하는 것 같긴한데 그 흐름은 요즘을 얘기해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조금은 어리둥절했다. 물론 뒤로 갈수록 익숙해져서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안정적인 느낌이 들긴했다.  

좀 건방진 소리겠지만, 그래도 문학동네가 사람은 볼 줄 아는구나 싶기도 했다. 이만하면 상을 줄만도 하다싶게 작가의 노력의 흔적이 보였기 때문이다.  

습작기간 없이 단숨에 소설상을 거머졌다. 작가로선 부담스럽긴 할 것 같긴다. 그래도 지켜볼만한 작가는 아닌가 싶다.  

최근 작가의 새 책이 나온 걸로 알고 있다. 내용이 어떨지 궁금하긴 하지만 후속작이기 보단 문장에 관한 책을 낸 것 같아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다. 작가는 언제나 작품으로 승부를 봐야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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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리뷰해주세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늙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사실 없진 않은 것 같다. 솔직히 나는 늙는 것이 두려웠다. 갓 스물이 되고부터.  그 전까지는 시간이 참 안 간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스물이 되고보니 나이 먹는 것이 두려워진 것이다. 그때 나는 생각했었다. 스물 다섯이 되면 정말 나이들어 보일 거라고. 하지만 지금은 그 나이 보다 훨씬 더 많은 나이를 살고 있고, 돌이켜 보면 그 나이도 얼마나 젊은 나이었나 생각하면 그런 나 자신이 우스워 피식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그런데 어쨌거나 그 무렵, 나의 지인중 하나는 빨리 나이 먹었으면 좋겠다고 한 사람이 있어 살짝 충격을 먹었더랬다. 그녀는 어찌나 평화롭고 온화한 얼굴로 스스럼 없이 말하던지 세상엔 나 같은 사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표제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을 읽었을 때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우선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을리 없겠지만, 만약 있다면 이 사람은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일까를 생각해 봤다. 시작이야 늙은 모습으로 시작하는 거지만 그는 가면 갈수록 젊어지는 것이 아닌가. 늙기 싫고 나이 먹기 싫은 나 같은 사람에겐 얼마나 근사한 일이겠는가.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니, 누구든 인생을 말할 때 정점에 이르는 과정과 그 정점에 이르렀을 때와 그 정점에서 하강을 말하곤 한다. 그러면서 누구의 인생이든 다 똑같다고 한다. 그렇다면 벤자민 역시도 우리의 인생의 그라프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비록 시작은 우리와 다르지만 그의 인생의 그라프나 우리의 그것이다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그는 거꾸로 유년 시절을 맞았을 때 겉은 어린 아이의 모습이지만 관절염에 치매까지 걸려 골골하고 있지 않은가? 단지 좋았던 것이 있다면 그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 아기의 모습으로 너무나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인간들의 죽음의 모습은 그닥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이야기는 또 달리 생각해 보면, 늙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요즘의 세태에 경종을 울릴만 하다. 차라리 늙은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아름다운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내 세상은 좀 더 풍요롭고 여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늙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을 보면 정신적 성숙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아 안타깝다. 또한 시각적 효과를 얼마나 강조하는가? 그것이 사람을 얼마나 기만하게 만드는지 알면서도 말이다. 그런다고 죽음이 안 오는 것도 아닌데...   

어쨌든 읽다보면 의외로 마음이 넓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인생 별거 있어?" 하며 나이 드는 것을 싫어하며, 두려움이 많고, 안으로 숨어들려고만 하는 나에게 뭔가를 일깨우고 앞으로의 생에 용기를 갖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독특하지만 사랑스러운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애석하게도 피츠제럴드의 작품은 유명함과 달리 그동안 나와는 별 인연이 없는 작가였다. 오래 전 혹자는 그의 작품이 잘 안 읽혀진다고 토로한 글을 읽어 본적이 있는데, 나 역시 그의 말에 공감할 수 밖엔 없었다. 그나마 이 표제작이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 이 독특하고도 위트가 넘치는 작품에 나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비록 피츠제럴드는 죽고 없을지라도. 

마침 때를 같이하여 영화도 같이 볼 기회를 가졌는데 그렇게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요즘엔 문학과 영화가 공생을 하다보니 눈이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좋은 현상이라고 해야겠지? 이 작품의 경우 나 개인적으론 영화가 원작을 훨씬 능가하지 않았나 싶다. 좀 지루할 수도 있지만 잘 만들었단 생각했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피츠제럴드란 이름 만으로도 관심이 가지 않을까?  '위대한 개츠비' 외에 우리가 이 사람의 작품에 대해 뭘 알았겠는가?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인생의 의미를 알고 싶어하는  또는 우린 너무나 시간을 허비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란 자성의 목소리를 가진 자라면 한 번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전에 읽고 리뷰 써 놨던 것을 서평단 리뷰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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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2-17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영화 보셨군요. 저도 어쩌다보니 영화부터 봤네요.
영화와 원작을 비교하는 건 별로 의미있진 않지만요..
의견이 분분하더군요. 이 책 찜해뒀어요.

stella.K 2009-02-17 11:06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런가요? 전 시나리오 공부를 해 봐서 그런지 관심이 가더라구요.
영화가 더 잘 만들어졌단 느낌이 들어 책은 오히려 밋밋하단 느낌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영화와 원작이 공생하는 건 앞으로 더 심화되면 심화됐지
줄어들진 않을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