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시에인션 러브>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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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시에이션 러브
이누이 구루미 지음, 서수지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명백히 연애 소설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소개하는데 있어서 '연애 소설과 미스테리의 완벽한 조화'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무슨 근거를 가지고 그렇게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요즘엔 영화를 봐도 순수한 한가지 장르만을 표방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섹스 코미디니 해서 한 가지 이상을 섞는 장르가 나온지 오래다. 그러니 소설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어딨겠는가? 하지만 감히 말하건데 이 작품은 연예 소설은 맞지만 미스테리라고 하기엔 그 미스테리적 요소는 너무나 미약하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그럼에도 그렇게 어필하고 싶은 건 소설 요소 요소에 트릭을 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트릭이라는 것도 그다지 트릭이란 느낌도 들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그 시대 일본을 풍미했던 음악이나 드라마의 이름을 차용했다는 것인데 과연 이걸 가지고 트릭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안타까운 건 나는 2009년을 사는 독자이고 나 역시 80년대를 살아왔지만 내가 왜 오늘 날 그 시대 일본에서 어떤 드라마가 히트를 쳤고, 어떤 음악이 인기를 끌었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인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제와 이 책을 읽음으로 해서 일본에 대한 없던 관심이 생길리는 없지 않은가? 관심이 있다면 그 나라의 역사나 현재의 문화겠지. 지나간 문화 콘텐츠를 아는 것은 차후의 문제고.
게다가 이런 지극히 평이한 책을 과연 내가 서평단에 뽑혔다는 이유만으로 꾸역 꾸역 읽어야 한다는 것이 화가났다. 그래도 끝까지 다 읽었다. 정말 꾸역 꾸역. 왜 읽었을까?
지나간 시절의 일본에 문화 콘텐츠를 알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것은 80년 대 일본 젊은이들이 사랑을 나눴던 방식이 우리나라의 그것과 너무 닮아 있어서다. 읽으면서 '어미, 일본애들도 이랬네. 후후' 사람 사는 방식이 비슷비슷 할텐데도 이상하게도 일본이나 중국이 그런다고 하면 괜히 호기심이 발동하고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에 놀라곤 한다. 그런 마음으로 난 이 책을 다 읽었다.
그런데 이 책 아무리 봐도 좀 심하다 싶다. 한 번 읽고나면 다시 읽고 싶어질거란다. 그리고 한 번 읽고 땡치면 이 책을 읽는 진정한 맛을 모르는 거라고 조소 아닌 조소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미안한 얘기지만 난 이 책 한 번 이상 읽을 마음이 없다. 왜냐구? 두 번 읽고 싶으리만치 특이한 점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책을 보는 안목이 없다고 조소하려면 해라. 까짓 거.
이미 밝혔지만 책 내용은 지극히 평이하다.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부분은 그 어느 한군데도 발견하지 못했다. 일본 사람도 이렇구나를 빼면, 주인공 이름에 우리나라 이름을 갖다 붙여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단지 두번 읽고 싶게 만든다면 그것은 일본 독자들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80년대 청춘을 보낸 오늘 날의 40대 일본 독자는 옛 일을 반추하며 아련한 추억엔 젖어들 수는 있겠지.
그만큼 이 책은 우라나라 독자들에게 액면 그대로 먹힐 책은 아니라고 본다. 그나마 먹힐려면 번역이 아닌 번안을 했어야겠지. 주인공 이름을 일본식 이름에서 한국식으로 바꾸고, 그 시대 우리나라에 유행시켰던 음악과 드라마는 뭐가 있었을까? 암튼 그런 것으로 대치시킨다면 그나마 우리 독자도 아련한 향수에 빠져서 트릭을 찾아내는 재미도 있을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야기의 흐름이 너무 평이해 "누가 이런 걸 몰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소설의 번안이 흔한 일도 아니고. 아마도 없지 싶다. 누가 이것을 소설을 번안으로 보겠는가? 표절로 보지.
하지만 연극이나 영화는 거기서 조금은 자유롭지 않을까? 예를 들어 뮤지컬 '지하철 1호선' 같은 경우는 독일 작가의 작품을 번안했다고 한다. 소설도 이처럼 좀 자유로와져야 하지 않을까? 꼭 창작만을 고집해서 표절시비 붙지말고 가끔 모작도 하고 번안도하고 그럴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당당하게 원작 밝히고 모작했고 번안했다고 밝히고 하는데 누가 뭐라겠는가?
작가를 보니 63년 생이다. 과연 그렇구나 싶다. 그랬으니 80년대 연예를 썼지.
실제로 일본에선 이 책이 어떤 반응이었을지 궁금하다. 출판 관계자들은 책을 보는 자국 독자와 타국 독자가 어떻게 다를 수 있을지를 잘 판단해서 책을 내야할 것 같다. 무조건 일본작가의 작품이라고 번역하는 건 좀 그렇지 않은가?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평이한 쉬운 독서?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80년대 일본의 문화 콘텐츠와 젊은 남녀의 사랑을 알고 싶다면.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딱히 마음에 남는 글은 발견되지 않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