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터>를 리뷰해주세요.
스웨터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글렌 벡 지음, 김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읽는 내내 과연 제목이 '스웨터'가 맞느냐고 묻고 싶었다.

책은 너무나 예뻤다.  

글쎄, 편견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예쁘게 꾸민 책들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그런 책은 예쁘기만하지 내용이 별로 없다는 게 평소 나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럴까, 이 책은 그런 나의 생각을 조금도 비껴가지 않았다.  

물론 이 책이 씌여진 의도는 짐작이 간다. 자전적 성격을 띄고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쓴 것 같다.  

하지만 제목이 '스웨터'라면 그것과 얽힌 특별한 사연 또는 책 전체를 아우르는 뭔가의 아우라가 있을 법도한데 난 도무지 그것을 찾을 수가 있었다.  

물론 그것은 알겠다. 사실 엄마도 아들이 원하는대로 자전거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 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가난했기 때문에 아들은 엄마가 떠 준 스웨터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건 정말 반갑지 않은 선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 심술도 부려보고 짜증도 내고 싶었으리라.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교통사고로 즉사를 하고 만다. 그 아들이 엄마가 선물한 그 스웨터를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어떻겠는가?  

하지만 그것이 갖는 진정한 의미 보다는 엄마로부터 스웨터 선물을 받기 까지의 상황 설명이 너무 길고(물론 저자 자신이 그 어린 시절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건 힘들었을 것이다), 스웨터가 나오고도 그것에 촛점을 맞추기 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어떤 삶을 살아왔나가 또 장황하다. 그러니 도대체 스웨터가 뭐 어쨌단 말인가? 그리고 알듯 모를 듯한 할아버지가 등장에 이야기의 신비감을 안겨 주려고 했지만 그의 존재도 너무 미미 해 오히려 이야기의 흐름에 그다지 기여를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의미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차라리 제목을 '스웨터'라는 명사를 붙이기 보다 동사나 형용사로 표현될 수 있는 제목이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실망스러운 것이 반감이 될 것 같는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생뚱맞지는 않을 것 같다. 도대체 이 책의 원제도 '스웨터'였을까? 의문을 가져 본다. 가끔은 번역되는 과정에서 원제와 상관없는 제목이 붙여지는 경우고 있는데 그럴 경우 편집자의 실수(?)는 결코 가볍게 용서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원제 그대로 씌여졌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럴 경우 잘못을 탓해 뭐하겠는가? 태평양 건너 생명부지의 사람을. 

그런데 이 책의 홍보 문구와 수식어가 생각보다 화려하다. 이 책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나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에 버금가는 걸로 말하고 있다니. 좀 심하다 싶다. 그래도 그건 용서한다고 치자. 디킨즈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거론하면서 이걸 고전의 반열에 올리고 싶어한다는 건 너무 도가 지나치다 싶다. 아무리 저작권과 상관없는 작품이라고 해도 <크리스마스 캐럴>은 정말 고전이다. 그렇다면 이 책도 50년, 70년 후에도 독자들한테 회자될 거라고 보는가? 돌아오는 크리스마스까지 버틸 수나 있다면 다행 아닐까? 지금은 3월인데?  

솔직히 출판사의 이 근거없는 과장광고에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우롱당하는 것 같아 적잖이 불쾌했다.  

너무 지루해 (미안한 일이지만) 결국 읽다 읽다 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아, 물론 말을 조심하자. 나에게 안 좋게 읽힌 책이 넘에게도 안 좋을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책이 다 좋은 것도 다 나쁜 것도 아닌 것처럼, 책도 궁합이 맞는 책이 있고 안 맞는 책이 있을 것이다. 유감스럽지만 이 책은 나에게 맞지 않는 책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독자들의 입맛은 까다롭다. 이젠 책이 하도 많아 책을 보는 안목도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을 저자나 출판 관계자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아무 책이나 갖다 붙이지 말고.  

부언하자면, 영화의 경우 관객이 5분 이내에 이 영화가 제미있을 건지? 내가 끝까지 봐도 좋을 영화인지를 안다고 한다. 책의 경우는 어떨까? 책의 두께마다 다르겠지만, 그 책의 처음 3분의 1이나 4분의 1쯤을 읽어보고 이 책이 끝까지 읽혀질 수 있는 책인지 아닌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나도 그렇다. 그래도 서평단이라 책의 마지막 5분의 1을 놔두고 접고 말았다. 서평단 아무나 할 거 아닌 듯 싶다.ㅋ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평이하게 읽힌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옵션이니 통과하자.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세상 사는 용기를 잃은 사람에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세상은 적이 아니야, 굳이 세상과 맞서 싸울 필요는 없단 말이다." 할아버지는 계속 말씀을 이어갔다. "너의 적은 너 자신 일 뿐이다.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지고 가야만 하는 사람은 없어.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거야. 옆에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만 한다면 세상은 아주 달라 보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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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3-1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런 책도 한국에 나오는군요. 원제는 christmas sweater에요. 여기서는 크리스마스마다 유명인들이 이렇게 잔잔한 이야기 써서 책으로 많이 내는데요, 사실 내용보다 저자 이름보고 사는거에 가깝죠. (그리고 미국애들이 이렇게 별거 아닌 이야기에 약하기도 하고 ^^;;) Glenn beck은 유명한 CNN 진행자에다가 상당히 보수 논객이거든요. 저자에 대한 아무런 배경지식이나 관련이 없는 한국 독자들이 보기에는 매우매우 쌩뚱맞을 듯;;; 그것도 그렇고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니 좀 오바가 많이 심하네요 ㅎㅎ 마음에 들지 않는 책 읽고 리뷰까지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려 ㅎㅎ 추천은 책이 아닌 스텔라님 노고에 드립니다 ^^

stella.K 2009-03-16 11:30   좋아요 0 | URL
아, 그랬군요. 키티님 설명 듣고보니 이제야 이해가 되네요.
내내 읽으면서 도대체 왜 내가 이책을 읽어야 하나 한심하게 느껴졌다는...ㅜ
아마도 우리나라 작가가 썼다면 좋아라 읽었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작품이 외국에 번역되서 나왔으면 저 같은 생각
똑같이 할 사람이 있겠네요.
어떤 작품을 번역할건가 신중하게 고민해서 낭비를 막아야 할텐데
너무 생각들이 없네요.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우리나라에도 먹히는 거 아니거든요.
알라딘 서평 도서도 좀 신중해졌으면 하는데, 연타 두 번 때리고 나니
기운이 빠지네요. 앞으로 보내주는 책들 이런 수준이면 어쩌나 해서요.
암튼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키티님.^^

2009-03-17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