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마음의 빛이다. 차갑고 행성처럼 떠도는.

마음의 나무들은 검다. 그 빛은 파랗고.

풀들은 내가 신이라도 되는 듯 내 발 위에 그들의 슬픔을

풀어놓는다.

......

다다를 곳이 어디인지 나는 전혀 알 수 없다. 「달과 주목나무」




사랑이 너를 통통한 금시계처럼 가도록 맞춰놓았지.
산파가 네 발바닥을 찰싹 때리자, 너의 꾸밈없는 울음소리는 세상의 원소들 사이에 제자리를 잡았다.

우리의 목소리가 메아리치며, 너의 도착을 널리 퍼뜨린다.
새로운 조각상
찬바람 들어오는 박물관에서, 네 알몸이 우리의 안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우리는 벽처럼 우두커니 둘러서 있다.

나는 네 엄마가 아니란다 바람의 손에 자신이 서서히 지워지는 것을 비추기 위해 거울을 증류시키는 구름이 그러하듯.

밤새 네나방 같은 숨결이 벽지의 분홍 장미들 사이에서 나풀거린다. 나는 깨어나듣는다:
먼바다가 내 귓속에서 출렁인다.

한 번의 울음, 나는 침대에서 휘청거리며 일어난다, 암소처럼 무겁고 꽃같이 빅토리아풍 잠옷을 입고서.


네 입은 고양이 입처럼 가득 열린다. 창문의 네모

하얗게 되며 흐릿한 별들을 삼키는구나. 그리고 이제 너는 몇 개의 음들로 소리를 내려고 한다;
선명한 모음들이 풍선처럼 솟아오른다.  「아침 노래」



차가운 겨울날 어느 방향에선가 불어닥친 바람.

한껏 들이 마시다 숨이 가빠 올 때처럼

실비아 플라스의 강렬한 시들을 주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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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2-17 2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은영 시인이 번역한 실비아 플라스 시 좋죠
저도 아침노래 좋아합니다 😍

미미 2022-12-17 23:35   좋아요 3 | URL
자러 가기 전에 살짝 들춰봤다가 놀라서
잠이 다 깼습니다😳

독서괭 2022-12-18 05: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 “아침 노래” 시 정말 좋네요! 실비아 플라스 시 처음 읽은 것 같아요. 멋진 사진과도 잘 어울리네요^^

미미 2022-12-18 08:56   좋아요 4 | URL
그쵸! ‘어떻게 이런 문장을 써내지?‘ 감탄합니다. 서문을 자녀가 썼는데 역시 잘쓰더군요^^*

유부만두 2022-12-18 0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어리얼... 인어공주 이름으로만 생각했는데요 ^^

미미 2022-12-18 08:58   좋아요 3 | URL
서문에서 보니 키우던 말의 이름이 에어리얼이었대요^^*

새파랑 2022-12-18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 노래의 화자는 산파일까요? 아님 옆에 있는 할머니? ㅋ 이젠 시인 미미님~!!

미미 2022-12-18 18:38   좋아요 4 | URL
엄마가 아니라고 했지만 엄마인 실비아 플라스의 감정을 시로 담은 것 아닐까요?ㅋㅋ
요즘 시에 꽂힙니다. 도서관에서 잠시 읽어봤는데 레이먼드 카버 시집도 좋더군요^^*

페넬로페 2022-12-20 16: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어리얼은 요정, 정령, 이런 뜻인가요?
아! 키우던 말의 이름이군요~~
어쩐지 이 시들이 지금 차가운 겨울과 어울리는 것 같아요~~

미미 2022-12-20 17:01   좋아요 3 | URL
그렇죠~♡ 저도 겨울에 맞는 시집이라 생각했어요 폐부를 찌르는 어휘들이 가득해요^^*

mini74 2022-12-21 1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려운데 좋은건 뭐죠. 작가의 삶을 알아서일까요 슬프게 느껴집니다.
시 읽는 미미님도 참 좋은데요.

미미 2022-12-21 14:02   좋아요 2 | URL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다가 보니 다 관련되어 보이고 더 슬프게 느껴져요. 저도 시가 난해한데 가끔 이렇게 무모하게 덤비고 있어요 미니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