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전 시청 앞 광장에서 그들을 마주쳤다
태극기를 감싸고 ‘계엄령을 선포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그들을 보며 내안에 분노와 경멸과 조롱이 휘몰아쳤다
이 감정은 나를 상하게 했다..
왜 저들은 저렇게 지독하고 광기어린 사랑을 마음에 품게 되었을까?
이 영화는 그들을 비웃지도, 비난하지도, 우스개로 만들지도 않는다
한국 현대사에 그 뿌리가 너무 깊어 그늘이 짙은 박정희 신화를 그저 담담하게 바라본다
마냥 행복한 어린 영애 시절
부모를 잃고 집을 떠난 영애
다시 대통령으로 집에 돌아온 그녀
탄핵으로 집을 떠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이 장면들이 겹쳐지면서
‘즐거운 나의 집‘이 나즈막히 흐른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기괴하고 무서웠다
대한민국은 우리 아버지가 만든 ‘나의 나라‘였고
이 나라 국민은 아버지가 궁휼히 여긴 ‘나의 국민‘이고
물론 청와대는 ‘나의 집‘이고
그리고 대통령은 바로 ‘가업‘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