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이 존경하는 거예요. 저는 연민으로 잘
못 움직여요. 저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존경심이고 감탄이에요. 그들은 슬프기는 하지만, 불쌍한 사람들은 아니에요. 저보다 훨씬 괜찮고 위대한 사람들이에요
영화 <벌새>에서 “함부로 동정하면 안 돼.
알 수 없으니까”라는 대사가 있다. 이는 동정이나 연민이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엔 나를 위한 행위가 될 수도 있음을 이야기 한다
정혜윤 PD도 또한 누구도 동정하지 않고 함부로 연민을 가지지 않는다. 그는 슬픔의 힘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려는 이들을 깨끗이 존경하며 그 힘으로 움직인다
정혜윤 PD는 세월호, 대구 지하철 참사, 이태원 참사 등 수 많은 유가족 분들을 만나며 많은 라디오 프로그램과 책을 써낸 인물이다. 그는 시선의 이동과 연대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자신의 시선이 오로지 나 자신에게만 향해 있는 것을 정혜윤 PD는 견디지 못한다. 그는 시선의 이동을 통해 연대를 이루어 낸다
‘깨끗한 존경’ 에서 정혜윤 PD는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 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든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포함해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들을 전달했다. 정혜윤 PD가 들려준 이야기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세월호 유가족, 화성 씨랜드 화재 참사 유가족,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 이분들이 절대로 입 밖으로 내지 않는 말이 있다고 한다
“너도 한번 당해 봐” 다
자신들이 겪은 그 상실감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알기 때문이란다
나는 이 대목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지옥 같은 그리움을 꽃처럼 들고 살아가는 유족들의 이야기가 지금보다 더 귀하게 여겨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상실 이후에도 무엇이 가능한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결국 서로를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