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들 벌써 27개월 되었는데

 

아들과함께책읽기 페이퍼를 계속 미루는 중.

 

요즘 뜨개홀릭이고 지난달엔 이사도 해서 완전 무신경 ㅠㅠ

 

그래도 마음 가다듬고 정리를 해봐야겠다.

 

나를 위해서도 우리 아들을 위해서도 ~ 둘째를 위해서도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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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에서 커피잔 세트를 내왔다. 결혼할때 큰어머니께서 선물로 주신건데 그동안 나의 무심함 때문인지 정신없이 흘러간 시간때문인지 창고속에 고이 있던 물건이다. 

8개월된 우리 아들을 재우면서 아침방송을 보는데 "여자들의 커피잔 사랑" 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어떤 이는 13년간 커피잔을 수집했는데 무려 200개가 넘는다. 

그 여자를 보고 있자니 결혼할때 엄마가 사준 커피잔 + 받침 2세트만 가지고 커피 , 녹차, 주스, 물 등등을 우려먹는 내가 왠지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나마 커피잔 1개는 청소하다가 깨뜨리고 말았다. 

200개의 커피잔세트가 뭐라고.. 

아들을 재워놓고 창고에서 커피잔세트를 내왔다. 선물받았을때는 참 유치하고 촌스러워 보이던 그 그림도 오늘 아침엔 왠지 그럴싸해 보인다. 

5개나 들어있어서 부자가 된 듯하다. 

찬장에 나름대로 정리를 하고 그 중 하나에 커피를 탔다. 커피잔 받침도 함께 책상에 내려놓으니 피로도 풀리는 것 같고 방안 가득 퍼지는 커피향에 기분이 좋아진다. 

TV를 보며 '나도 커피잔이나 모아볼까' 하는 생각은 이 새로운 커피잔과 커피향에 어느새 날아갔다. 

이렇게 여자는 작은 것 하나에 민감하고 자존심도 상하나보다. 

또 모르지.. 어느날 마트나 백화점에 갔는데 이쁘다며 커피잔 세트를 충동구매할지.. 

 

 

이 글을 일기장에 써놓고 며칠이 지난 후, 참 아이러니하게도 난 법정스님의 책을 읽으며 감탄을 하고 있고 모든 욕심에 대해 깨우침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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