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옆에 나무, 나무 뒤에도 나무, 그런 곳에서  피톤치드에 절어지고 싶었는데, "거실구석"에서  [방구석미술관]을 읽으며 쉰다.

예고, 예대, 유학, 입상, 개인전이라는 엘리트 코스 밟은 예술가도 아니고 미술계에 밝은 "인싸"도 아닌 자가 썼는데, 2019년 예술 분야 베스트 셀러라 한다. 실은 온라인 서점 시작 페이지에 팝업으로 뜨는 정보는 일단 "홍보성"인지 의심한다. "홍보성"을 가려내려면 직접 읽어보는 수 밖에 없다.



 [방구석미술관]의 저자 "조원재"는 경영학 전공자인데 미술이 좋아서 독학하다가, 현재 온라인 채널 미술 평론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조원재 자신이 미술에 흠뻑 매료되다 보니, 미술 작품 직접 보겠다는 일념으로 독일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체류하기도 했다. 그 돈으로 미술관 순례를 했다 한다. "미술은 누구나 쉽고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는 그의 팟캐스트 모토처럼 [방구석미술관]은 쉽고 재밌다. 저자 자신이, 정통 미술 엘리트 코스 교육과 거리가 먼 애호가여서 그런지 이책은 예술가들의 뒷담화, 연예뉴스처럼 자극적이면서 스캔달스러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베스트셀러 될 만 하다. 총 14인의 예술가를 주로 소개하는데, 내 생각엔 그가 가장 감정이입하며 소개했을 이가 "폴 고갱"이다. 소챕터 제목을 아예 이렇게 지었다. "알고 보니 원조 퇴사학교 선배?" 그 시대 잘나가던 증권맨이었던 폴 고갱이 그림에 끌려 이중 생활을 하다가 나중엔 아예 확 인생 전향한 스토리는 어찌보면 조원재 자신과도 닿아있지 않을까? 


프리다 칼로나 빈센트 반 고흐, 피카소, 마르크 샤갈에 대해서는 이미 자서전 혹은 평전을 읽어본지라 새롭지 않았는데,  [방구석미술관]을 통해 재발견한 예술가는 바로 구스타프 클림프와 에곤 쉴레였다. 조원재는 이들에게 각각 "반항아," "순수지존"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툴레즈 로트렉은 이 책에서 따로 다뤄지지 않는다. 다만, 빈센트 반 고흐가 중독되었다는 "압생트," 일명 녹색요정을 소개하며 등장한다. 로트렉 역시 19세기 파리에서 소문난 주당이자 알콜 중독자였다는데, 1887년 반 고흐의 초상을 직접 그렸다. 



로트렉은 왠지 주연보다는 비중 있는 조연처럼 다뤄지는 경향이 있지 않나, 미술계 문외한으로서 생각했는데 이번에 예술의 전당에서 단독 전시를 기획했다 한다. 2020년 1월 14일부터 5월 3일까지. 

"물랭루즈의 작은 거인"이라는 전시명이 툴루즈 로트랙과 왠지 어울린다. 



진품 150점은 국내 최초 소개되는 작품이라 한다. 



이번에는 로트렉이 조연이 아니라 주연이다. 그것도 단독 주연. 




꽤 할인 받을 수 있는 "early bird"용 티켓 1차, 2차분은 이미 마감이다. 2020년 1월 13일까지 30% 할인해주는 3차분이 열려있다. 로트렉의 진품 150점을 직접 보는 재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19세기 파리의 보헤미안 스타일, 예술과 삶이 따로 가지 않았던 이들의 향기를 느껴보고 싶다. 


그나저나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기획팀은 도대체 금손 어벤져스 집합인가. 매 전시마다 안 갈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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