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Book] 박경리 에디션 (토지 전20권) ㅣ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우리나라 소설중 가장 자주 드라마화한 작품이 박경리 선생의 토지가 아닐까?
그만큼 스토리가 방대하면서도 탄탄하고 드라마틱한 작품은 많지않기에 늘 드라마가 만들어지면 관심과 인기를 끄는 요인인것 같다.
드라마에서의 주인공은 늘 최참판댁의 `서희`이기에 그 역활을 누가 맡는지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를만큼 여자연기자라면 누구라도 욕심내서 맡고 싶은 역활인것 같다.
서늘하면서도 당당하고 자존심이 강한 당찬 여인.
조선시대 그렇게 남존여비 사상이 강하고 양반과 상놈의 신분의 차별이 엄했던 나라에서 여자의 몸으로 기울어져버린 가문을 일으켜세운 당찬 여인의 굴곡진 삶을 맛깔나는 남도의 사투리와 당시의 민초들의 생활상을 함께 그려내고 있는 토지는 그래서 더욱 자랑할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때는 조선후기 나라의 명운이 이미 기울대로 기울어서 외세의 침략이 잦고 일본이 그 야욕을 드러내고 있던 때여서 민초들의 삶도 거기에 따라 흔들리고 있던 시기지만 경남 하동에 있는 평사리는 그런 시대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정신적인 지주인 최참판댁을 모시고 조용한듯 살아가지만 그런 평사리에도 어느샌가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다.
동학운동과 명성황후살해사건으로 의병이 들불처럼 일어나면서 조금식 평화롭던 시골마을에도 신분차이에 다른 격차에 반항하는 마음을 품은 사람들이 생기고 최참판댁에 불만을 품거나 그 재산에 눈독을 들이는 사람이 생기게되면서 불행은 시작된다.
5대독자이면서도 아들을 보지못한 최치수는 아내마저 다른 남자랑 달아나버린 데다 병약하고 귀하게 자란 사람들이 그렇듯 성격이 예민하고 날카로워 인심을 얻지못한 상태인데 자식이라곤 어린 딸 서희밖에 없는 상태..
이런 위태로운 집안을 엿보면서 그 엄청난 재산을 가로챌 흑심을 보이는 조준구일당
그런 일당에 의해 쫒기듯이 간도로 간 서희와 길상은 그곳에서 거상이 되고 다시 돌아와 빼앗긴 땅과 토지를 되찾는데..
긴 세월을 작가와 함게 나이를 먹어간 작품이어서인지 내용이 상당히 방대하고 대하소설답게 많은 등장인물이 나온다.
물론 소설의 중심은 최참판댁 여식인 최서희지만 주변인물의 관계도 역시 세월만큼 복잡하고 방대하다.
아비와 어미의 관계부터 그 자식의 이야기까지 한사람 소홀함이 없이 두루두루 섬세하게 그려놓아서 인물도를 옆에다 놓고서 읽어야할만큼 많은 인물이 나오지만 면면히 각자 개성이 뚜렷하고 애정이 가지않은 캐릭터가 없을 정도로 입체적인 개성을 보여준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이 고종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친만큼 역사적인 사건이나 배경들이 책속 주인공들과 뒤섞여 이야기를 실감나게 얽어가는 부분도 이야기의 흥미를 돋우는 부분이다.서희가 독립군들의 자금을 대준다던가 쫒겨난 서희가 간도에서 큰 거부가 되는 사연 그리고 머슴과 같은 신분으로 대갓집 규슈인 서희와 결혼을 하는등 당시의 혼란한 시대에도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서희라는 인물의 면면은 늘 흥미를 자아내는 부분이였기에 그녀의 속내는 연구대상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시대를 앞서가는 신여성의 표본과도 같다.그리고 또 하나의 흥미로운 캐릭터로는 임이네를 들고 싶은데 지독할만큼 억척스럽고 자기애가 강해서 어디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강인한 인간상을 보여주는데 전혀 다른 유형이지만 강인하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얻기위해선 남의 이목따윈 신경쓰지않는 적극적인 타입이라는 점에서 서희와도 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거부의 딸로 태어난 귀한 고명딸 서희의 파란만장한 삶의 일대기를 보면서 마치 세상물정 모르고 우물안 개구리처럼 산 조선이라는 나라의 운명과 같이 결부해서 보게 된다.
마치 서희가 바로 조선 인것 같이 느껴지는건 나만의 생각일까?
캐릭터의 면면들이 다 개성있고 마치 주변에서 볼수있는듯 실감나는 남도의 사투리들은 정감이 가고 일제 강점기치하의 민초들의 고달픈 삶이나 그들의 생각 그리고 당시의 생활상이나 서민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맛깔스런 표현을 해서 마치 역사를 읽는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 시대의 조선의 위치와 당시의 위태롭던 정치적,외교적 배경에 대해서 잘 알수있게 해준다.
방대한 양임에도 지루하지않고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건 역시 이야기를 끌고가는 작가의 힘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역시 오래도록 소장해서 자식에게도 꼭 읽히고 싶은 자랑스런 책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