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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가 필요해
정현정.오승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옛날 어른들은 오래된 연인은 깨지기 쉽다고...좋은 사람있으면 얼른얼른 결혼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주변에 오랫동안 사귀던 사람들이 결혼을 앞두고 느닷없이 깨지고 그렇게 헤어진 사람들이 금방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는것을 보고 좀 충격을 먹은일이 있다.
알고보니 이런일은 부지기수인것 같은것이 연예인들중에서도 오래 사귄 연인들이 헤어지고는 신문 1면을 장식하다 얼마안가 각자가 다른 사람과의 결혼을 발표하는것을 종종 보는것만 봐도 알수있다.
아무리 사랑하고 오래 사겨도 그사람에 대해 다 알수 없고 언제나 사랑에는 적당한 타이밍이 있는데 그 타이밍이라는 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준다.
이 책 `로맨스가 필요해 `역시 오래된 연인들의 이야기이다.
서로 사랑하다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나도 서로 옛연인을 잊지못해 다시 시작하고 또 헤어지는 일을 반복하는 그런 평범하지만 평범하지않은 사연을 지닌 연인들의 이야기이다.

아주 오래되어 언제 처음 서로를 이성으로 떨리는 감정을 가지게 된지도 모르는 12년차 연인인 석현과 열매..그렇게 오랫동안 사귀며 서로의 모든것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둘은 늘 한 문제에 있어서는 평행선이다.너무 좋아하는 석현과 결혼을 하고 싶은 열매에 비해 석현은 열매에 대해 늘 거리를 두면서 결혼은 생각해본적도 없다는 말로 상처를 주는 석현은 그렇게 말하는것과 별도로 열매의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늘 그녀를 보살펴주는 모호한 태도를 보여 열매를 답답하게 한다.
결국 7번째 헤어짐을 한 지 얼마후 각자에게 새로운 사람이 다가오지만 늘 마음 한켠을 비워두고 있는듯한 석현에 비해 항상 사랑에 솔직하고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열매에게 다가온 사랑은 심상치않다.
그리고 그런 열매의 흔들림에 비로써 자신의 감정을 내보이는 석현
하지만 이제 열매는 석현과의 사랑이 힘들어 지치기만하고 그에 비해 늘 흔들림없는 나무같이 자신을 보살펴주고 사랑을 표현해주는 새로운 남자 지훈이 자꾸 생각난다.
사람은 사랑하는데 있어서 늘 더 사랑하는 쪽이 약자이고 손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니라고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내가 보는 견지에서는 이 말이 맞는것 같다.
이 책에서도 표면적으론 늘 여주인공인 열매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자신을 봐달라고 조르고 있기에 그녀가 사랑에는 약자로 비쳐진다.
그렇게 당당하게 자신의 감정을 속속들이 드러내는 열매에 비해 남자주인공인 석현은 읽는 내내 나로 하여금 갑갑증을 느끼게 할 정도로 늘 막을 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소극적인 자세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고 있다.게다가 그녀가 미련을 끊지도 못하게 냉정하게 차버리지도 않는 석현의 태도는 읽는 내내 나로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비겁하게 비쳐지기에
그래서인지 열매가 옛사랑을 버리고 새로운 사랑인 지훈을 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하지만 늘 그렇듯 이들의 로맨스는 쉽고 편하게 가지않는다.
석현의 말못할 비밀이 드러나고 열매의 선택을 기다리게 하는 상황이 솔직히 너무 통속적으로 가는것 같아 맘에 안들지만 어쩌랴 너무나 현실적인 로맨스는 사람들이 좋아하질 않으니..
사람은 오래 곁에 있다고 그 사람에 대해 다 아는건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가르쳐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