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만 20년째
유현수 지음 / M&K(엠앤케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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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봐서는 한사람과만 연애를 이십년째 주구장창 하는건줄 알았더니..

결혼을 하지않고 오로지 연애만 20년째 하고 있는 대학친구들의 이야기이다.

`연애의 해피엔딩이 결혼은 아니고 연애의 새드앤딩은 이별이 아니야` 라는 말이 묘하게 인상적이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안가본길에 대한 미련이 있어서인지 결혼을 한 상태의 나에겐 결혼은 하지않은채 사랑만 이십년째 하는 이 주인공들의 삶도 그다지 나쁘지않게 보인다.오히려 개인적인 성취감이나 사랑의 유통기한에 있어서는 더욱 기혼자들보다 바람직한 상태가 아닐까? 살~짝 부러운 마음도 든다.

일은 일대로 하면서 늘 연애상태에 있는 사람들...물론 나이듦에 따른 불안감도 있겠지만 솔직히 결혼을 한 사람에게도 나이듦에 대한 불안과 외로움은 공존하는것이기에 이들 주인공들의 삶이 부럽게 느껴지는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주인공들이 대학생활을 하던 때가 나랑 그다지 차이가 없는 시대이기에 그 시대의 문화나 추억이 공감도 가고 그 시절이 새록새록 생각나게 한 책이었다.

 

대학입학을 하면서 알게 된 세친구 보라와 미소, 희재

만나는 첫 순간부터 서로에게 끌린 보라와 진욱은 대학내내 캠퍼스커플로 열렬히 연애를 하지만 연예인이 된 진욱의 인기가 높아감에 따라 따르는 여자도 많고 그런 진욱이 불안해지고 다툼이 잦아지게 되면서 만남과 헤이짐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자유분방한 대학생활과 연애를 하던 미소는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떠나 친구들에게 아쉬움으로 남게 되고 늘 우울한 얼굴과 부정적인듯한 희재는 졸업후에도 진로를 찾지못하고 그저 세월만 보내면서 늙어간다.

이런 그녀들에게 각자 운명의 상대란 보라에겐 첫사랑이자 오랜연인이었던 진욱이었고 말없고 우울한 희재에겐 오랫동안 미련으로 남은 제임스가 운명의 남자였다면 늘 사랑앞에서도 당당했던 미소에게는 사랑이란 항상 그녀에게 상처와 배신으로 남아 그녀를 삶에 지치게 한다.

 

일견 당돌하고 당차게 보였던 세주인공들이 사랑에 울고 힘들어하면서 점점 나이를 먹고 그렇게 영원히 타오를것 같은 사랑의 불꽃도 점점 사그러들면서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에 더 이상 온몸으로 아파하지않는 모습을 보면 마치 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젊을때의 사랑은 나의 전부였고 사랑때문에 아파하며 긴밤을 눈물로 지새우고 하루라도 안보면 보고싶어 미칠것 같이 뜨거웠다면 나이들어서의 사랑은 그저 잔잔하고 상대를 가엾게 생각하며 서로의 입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것 같다.

그리고 사랑만이 전부가 아니라는걸 점점 깨달아가는 게 나이듦의 장점중 하나인것 같다.

젊을때의 그 뜨겁고 휘몰아치는듯한 사랑의 감정이 어느새 나에게서 빠져나간걸 알게 되는건 조금은 아련하고 쓸쓸하지만 뭐..잔잔하고 애틋한 지금의 사랑도 싫지만은 않다.

사랑과 결혼은 늘 별개인것 같다.너무 사랑한다고 그 사람과 꼭 결혼을 하는것도 아니고 첫눈에 반하지않아도 조금씩 조금식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익숙해져 같이 살게 되는 걸 택한 사람도 있고...

인생에 정답이란 없는것 같다는걸 나이들어 체험으로 깨닫게 된다.

그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구이든지 그 순간에 충실할것...

사랑하고 이별하며 아퍼하고 조금씩 성숙해가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진...리얼한 연애소설이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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