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19세의 초상
시마다 소지 지음, 이하윤 옮김 / 해문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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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겐 남의 사생활을 은밀히 들여다보고 싶은 약간은 변태적인 욕구가 있나보다.

이렇게 말하면 정색을 하고 부정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그렇다면 몇년전 모 연예인의 비디오가 유출되었을때 그렇게나 많은 사람이 그 비디오를 봤다는건 무슨말로 설명할수 있을까?

남의 사생활 엿보기는 수많은 영화나 스릴러 소설의 소재로 쓰여왔지만 역시 가장 유명한건 불세출의 명감독 히치콕의 `이창`이 가장 유명하지않을까?

그 영화에서도 다리를 다친 남자가 심심하고 무료하여 이웃집을 들여다보다 그 이웃집 여자가 이쁘다는걸 알게 되고 점차 망원경까지 동원하여 그 집 들여다보기에 빠져드는데..그러다 살인사건까지 목격하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이 책을 본 순간 그 영화가 먼저 생각이 났다.

왜 남의 집을 들여다보면 그 집엔 늘 이쁜여자가 사는걸까?

항상 그게 제일 궁금했는데.. 아마도 이런건 남자들의 마음속에 은밀하게 갖고 있는 욕망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건 아닐까?

우연찮게 들여다 본 남의 집 ..그 집에 사는 여자가 이쁘지않고 그저 그랬다면 더이상 그집을 들여다보는데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고 그러면 더 이상 이야기의 진전은 없으니까...가 정답이 아닐지..

 

오토바이에 미쳐 살던 나는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려보니 중상을 입고 한 외과병원에 입원해 있다.

매일매일 무료한 여름 우연찮게 바깥을 보던 나는 빌딩숲과 같은곳에 둘러쌓여 있는 한 집을 발견하고 그 집에 사는 모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그 집 딸로 추정되는 여자의 탁월한 몸매에 눈이 가고 그녀의 얼굴이 너무 궁금한 나머지 망원경까지 동원해서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그녀의 얼굴에 매료되고 매일매일 그녀를 훔쳐보는게 유일한 낙이 된다.

그녀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뺨을 맞고 있는 그녀와 그의 뒤에서 칼을 들고 접근하는 그녀를 발견하고 그날밤 병원 앞 공사장에서 무언가를 묻고 있는 그녀를 보게 되는데...

 

그날 그가 본 광경이 무얼 의미하는지 그날밤에 그녀가 한 행동의 이면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있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미스터리적 요소와 청춘로맨스물이 섞여있는 이야기구조이다.

다만 명심해야할것은 이 책이 나온게 1980년대 라는거다.

청춘의 방황하는 마음과 자신의 여자를 지키고자 몸을 던지는 주인공의 모습은 확실히 지금의 청춘들보다는 좀 더 치열하고 순수한 열정이 빛나보인다.그래서 나중에 주인공이 회고하듯이 그때가 가장 빛나던 청춘의 시기가 아니었나 하는 말에 공감이 간다.

그만큼 순수했기에 그 사람에 대해 아는것이 없어도 자신의 목숨까지 어찌되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속절없이 끌려들고 사랑의 열병을 앓는 모습이...지금의 자신에게서는 도저히 찾을수 없기에 그 시절 그 아픈 청춘을 그리워하는 거겠지.

그럼에도 이 책을 넘 늦게 읽은탓인지...책속에 몰입하기가 힘든것도 사실이다.

그녀가 필사적으로 숨기고자 한 비밀이 뭔지 미스터리 장르소설을 좀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찾을수 있고 조금은 밋밋한 구조의 스토리는 긴장감을 유지하는 힘이 떨어진다.

아마도 이 책이 처음 나올 당시만해도 참신한 스토리였겠지만 지금은 좀 가볍게 읽을수 있는 청춘 미스터리 그 이상은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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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계곡 모중석 스릴러 클럽 35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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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부터 불어온 유럽 스릴러 소설의 열풍에 힘입어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작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안드레아스 빙켈만 역시 그런 작가중 한사람이다.

맹인소녀의 연쇄실종을 다룬 `사라진 소녀들`로 시작하여 `창백한 죽음`을 연이어 내놓아 심리 스릴러로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빙켈만이 이번엔 기존의 작품과 조금 다른 느낌의 지옥계곡을 들고 돌아왔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상당히 독특한 범죄 이력을 보이고 너무 지나칠 정도로 범죄상황을 묘사해서 가끔씩 거부감이 들 정도로 치밀하게 세밀한 묘사를 해 범죄를 저지르게 된 이유나 원인이 중점이기보다는 마치 남과 다른..특이한 범죄현장을 묘사하는 것에서 차별성을 둘려는것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였기에 심리 스릴러로서는 늘 조금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들이었기에 이번 작품도 그런건 아닐지 조금 우려를 했었다.

하지만 영리하게도 빙켈만은 이번엔 거친 자연환경과 마치 지옥과도 같은 곳에서 은밀하게 벌어진 사건의 이면을 쫏아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 내면의 심리를 파헤쳤다.

눈덮힌 알프스의 산속에서 잔인하고 거침이 없는..마치 지옥에서 온 심판자와 같은 이에게 쫏긴다면 얼마나 공포스러울지...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심판자와 같은 그를 만나보자

 

눈바람이 휘몰아치고 바람이 불어 아무도 산에 오르는 사람이 없을거라 생각한 산악구조대 로만은 우연히 지옥계곡으로 향한 발자국을 발견하고 그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상황을 돕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지만 그를 맞이한것은 다리 난간위에 위태롭게 서있는 한 여자...그녀를 돕기 위해 다가가지만 그녀는 오히려 그의 모습에서 극심한 공포를 표현하며 다리 아래로 뛰어내리고 로만은 간신히 그녀를 붙잡는데 성공한것도 잠시 그녀의 의지로 그의 손을 빠져 나가버린다.

엄청난 충격에 빠진 로만은 왜 그녀가 생전 처음보는 자신에게서 공포를 느꼈는지 의문에 빠지고 딸아이의 자살을 믿기 어려워하는 부모와 만나게 되면서 이런 의혹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죽은 라우라의 아빠가 탐정을 만나 줄것을 부탁하고 그를 만나면서 사건 깊숙히 개입하게 되는데..

 

좀 시니컬한 생각이지만...극한 상황일때 인간의 본성과 추악하고 잔인한 면모가 확연히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든 고난을 겪거나 어려운 상황일때 그 사람 곁을 지키는건 일부 소수의 사람일뿐

이런 상황을 연출해서 인간의 깊숙히 숨겨진 본성을 까발리는 책이 제법 있는데 대부분 재난으로 고립되거나 외부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어쩌면 그곳에 영영 묶일수도 있음을 깨닫는 순간에 인간들이 어디까지 변할수 있는지를 보여줘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등골이 오싹하고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데...이 책 `지옥계곡`도 이미 제목에서 어느정도 짐작할수 있듯이 험난하고 거친 산속의 깊은 계곡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두려운 상황들의 그려놓았다.

도대체 자살 할 이유라곤 없던 라우라가 왜 그렇게 죽기를 고집했는지..죽음 이면에 도사린 진실찾기가 주된 내용인데 그녀의 죽음은 누가봐도 명백히 자살임에도 그녀의 절친했던 친구들이 연이어 잔혹한 죽임을 당하면서 그녀의 자살이 단숙한 죽음이 아님을 보여줄려는 것이 작가의 의도였다면...솔직히 그녀의 자살이유는 그녀의 가족이나 친구뿐 아니라 나 역시도 이해가 가지않았다.

이렇게 되기까지 왜 도움을 청하지않고 그저 편리하게 죽음을 택했는지 솔직히 납득이 가기 어려운 부분이었기에 뒤로 갈수록 스토리의 힘이 약해지고 그 갭을 잔혹한 범죄의 묘사로 메우려는건 아닌지...

게다가 중간이 되기전부터 이미 드러난 범인의 윤곽도 스릴러로서의 장점 (끝까지 범인을 모르거나 혹은 범인의 손아귀에서 아슬아슬하게 쫏기면서 긴장감을 가지게 하는) 을 대부분 잃어버린 결과를 가져온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을 준다.

그럼에도 확실히 가독성과 소재의 차별화만은 탁월한 작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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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 3 - 신세계 질서(NWO)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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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경찰소설을 참 잘쓰는 작가가 제법 있다.

예를 들자면 `스트로베리 나이트`의 저자이자 이 책 지우의 저자인 혼다테쓰야를 비롯하여 올해 `64`로 인기를 끌면서 예전의 책까지 복간되게 만들었던 요코야마 히데오는 물론이고 사사키 조를 거쳐서 곤노 빈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작가가 다양한 시선과 소재로 경찰소설을 출간하고 있어 하나의 장르처럼 형성되고 있을 정도니..그저 일본의 넓은 작가군이 부러울 따름이다.

특히 일본의 경찰소설은 우리로 말하자면 경찰대학이나 정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올라온 커리어와 순경과 같이 현장에서 부터 올라와 경험이 풍부하지만 승진에는 한계가 있는 논 커리어와의 갈등상황이나 대립구도를 사건과 연계하며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사건 해결하는 방법의 차이를 부각하는 것으로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에는 헷갈리던 그런 구도가 점점 다양한 작가의 경찰소설을 읽다보니 이제는 익숙해져서 경찰소설을 읽는 또다른 재미를 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책 `지우` 역시 두명의 여성경찰이 주인공인 만큼 책내용속에 그런 커리어와 논커리어,형사부와 공안부 혹은 특수부와 같은 계파의 갈등상황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범죄현장에 멋들어지게 녹아있어 범죄사견 해결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도쿄도내의 여러곳에서 자행된 아동유괴사건을 추적해나가다 용의선상에 떠오른 일명 `지우`라는 소년이 `니시오이 신용금고인질사건`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고 결국엔 무선폭탄으로 여러명의 사상자를 낸 주범으로 지목된다.

그들 인질을 구하러 들어갔던 SAT멤버들도 모두 죽거나 중상을 입었기에 새로운 대원을 뽑게 되고 현장에서 밀려났던 이자키 역시 복귀하면서 반장이 된다.

그리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신세계`의 미야지는 이자키를 비롯하여 다수의 지지자들과 함께 남들은 생전에 생각도 못한 거대하고 엉뚱한 계획을 세우게 되고 그 결과로 일본의 현직 총리가 대낮에 납치되고 가부키초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장소로 변하는데...

 

지우 3권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범죄의 동기였다.

특히 지우라는 인물은 남의 아픔이나 슬픔은 물론이고 자신의 아픔조차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못하는 현격한 사회부적응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십대의 나이에다 여자같은 외모에도 불구하고 섬뜩함을 불러왔는데 그런 그가 돈에도 혹은 명예에도 관심이 없는듯한 모습을 보여 더욱 더 그가 범죄를 ...그것도 잔혹하기 이를데 없는 범죄를 통해 얻고자 한건 무엇이었는지가 제일 궁금했다.

그렇기에 마지막에 밝혀지는 그의 범죄동기는 충격이었고 결국에는 잔인한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지면서 그에게 인간적으로 동정을 하게 되었다.

어릴때부터 부모로부터는 물론이고 사람들에게서 정당히 받아야할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하고 오롯이 혼자서 외롭고 고독하게 성장했던 한 소년이 왜 이렇게 남들로부터 원망과 두려움,그리고 지탄을 받는 범죄자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알게 된 순간 그에 대해..그리고 그가 느꼈을 절대 고독이 한순간에 와닿을수 밖에 없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지우라는 인물과 책속의 또다른 주인공인 이자키는 형사와 범죄자라는 극과극의 위치이지만 서로가 닮아있다.

자신이 목적한 바만 우직하게 바라보고 나아가는 그들은 그래서 주변사람들과 어울리는게 서툴지만 그런만큼 순수하기에 더럽혀지거나 물들기 쉽고 어떤 목적을 위해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기 쉬운 유형...

그래서 그들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임에도 마지막까지 그들이 살아남기를 마지막까지 조마조마하며 바라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결국에는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끼게 한 `지우`

이제까지 혼다테스야라는 작가가 그려온 히메자와 시리즈와는 또다른 면에서 감동을 주고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기에 주저하지않게 하는 책이었다.

아마도 앞으로 그의 이름이 들어간 작품은 내용에 대한 정보가 없다하더라도 망설임없이 선택하게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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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 2 - 경시청 특수급습부대(SAT)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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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인상적으로 읽고서 이제서야 겨우 2권을 읽었다. 

지우 1권을 너무 긴장감있고 스피디하게 읽었는데 한동안의 텀을 지고 읽게 되어 은근히 걱정이 되었건만 그런 내 우려는 책을 읽자마자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

전편에서는 돈을 목적으로 어린아이들이 잇따라 납치되고 경찰은 물론이고 특수기동대가 출동하고서도 제대로 범인을 잡기는 커녕 오히려 범인의 수에 놀아났을뿐 아니라 돈도 뺏기는 수모를 당하고 겨우 공범관계에 있는 중국인과 일본인만 잡아 들였을뿐인 상태에다

이 사건을 일으킨 문제적 주범인 지우 라는 소년의 신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못한채 끝맺은 상태였다

제대로 된 모습조차 보이지않고서도 상당한 존재감을 보인 미지의 소년 지우..

지우라는 이름조차도 진짜인지조차 모른채 그저 유괴당했던 아이의 입을 통해서 조각맞추기하듯 맞춰 유추해 낸 이름일뿐

1편에선 사실 지우보다는 유괴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을 담당한 경찰의 부서간 갈등이나 경찰청과 그 지역의 경찰간의 미묘한 신경전에다 지극히 성격이나 행동유형등이 정반대되는 유형의 두 여자경찰에 포커스가 맞춰져서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두 여경의 현격한 시각차나 인식차뿐 아니라 더불어 가치관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두 여경이 어떤 모습으로 서로 맞서게 될지 기대를 불러일으켰다면...

이번에는 지우와 같이 공모해서 사건을 일으킨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로 담겨있다.

그들이 사건을 일으킨 배경에는 돈과 같은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욕구가 아닌 더 커다란 이념 혹은 사상과도 같은 개념이 숨어있다.

우리가 늘상 지켜온 모든 사회적 법규와 질서 그리고 도덕적 관념들이 사실은 우리를 위해 만들어진게 아니라 우리를 지배하고 자신들의 뜻대로 더 쉽게 이끌기 위한 도구로서 교육되어왔다는 개념을 전파하며 왜 사람을 죽이면 안되는지 혹은 누구를 위해 법규를 지켜야하는지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얼핏들으면 그들의 사상이나 이념은 혹하게 하는 부분도 있기에 그들이 그런 이념과 철학을 가진채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갈려는 움직임에 동조하는 무리가 여기저기서 등장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단순한 돈을 노린 유괴사건인줄 알았던 사건의 이면이 이렇게 복잡하고 철학적인 메세지가 담겨있다니..그저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 가운데 지우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늘 지우는 독자적으로 행동하고 혼자라고 생각했기에 그런 지우에게 동조하는 무리가 있다는 설정은 생각외의 결과였고 그래서 더욱  이 이야기가 어디로 흐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과연 그들이 주장하는것처럼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일이 지우가 원하는것일까?

이런 의문에 답하려면 일단 이 책을 마저 읽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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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한가운데 밀리언셀러 클럽 134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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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염세적이고도 쿨한 남자 매튜 스커더가 돌아왔다.

`아버지들의 죄`로 상당히 인상적인 등장을 했던 전직경관이자 사립탐정...은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직업을 가진 남자

이번에도 밤거리를 전전하며 한집에서 몰아서 술을 마시지않고 밤새도록 여러곳을 다니며 술을 마시고 삶에 별다른 기대도 희망도 없이 그저 자신이 사는 호텔숙박비와 자신의 마실 술값만 있으면 되는 모습으로 등장하지만..여전히 날카로운 직감과 명민한 두뇌를 가지고 사건해결을 위해 뛰어다닌다.

이 매튜 스커더가 처음 나온 `아버지들의 죄`를 읽었을때 책 소개글이나 작가에 대한 사전 정보도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책을 읽어내려가다가 책내용 중간중간에 어~ 하는 이상한 느낌을 받고 살펴본 결과 요즘 흔하게 사용하는 휴대폰이나 인터넷과 같은 기기가 등장하지않는다는걸 깨닫고 뒤늦게 책의 출간연도를 확인하고선 엄청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만큼 이 책의 문체나 문장등이 지금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만큼 세련되고 속된말로 쿨했던것인데...

미사여구나 군더더기없이..글에다 감정을 싣지않고 덤덤하게 그려낸 문체가 그야말로 하드보일드에 딱 어울릴뿐 아니라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에 나에겐 엄청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우리의 매튜는 상당히 세련된 영국말씨의 콜걸 포샤 카를 만나 그녀가 공갈 갈취혐의로 고소한 현직경관 제리 브로드필드에 대한 고소혐의를 취할방법을 찾던중 갑작스럽게 포샤가 피살되고 하필이면 그녀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바로 그녀가 고발한 제리의 은신처였기에 제리는 꼼짝없이 살인혐의를 받게 된다.

게다가 제리는 모든 경찰동료를 배신하고 특별검사편에 붙어 경찰 내부의 비리를 고발할려던 중이었기에 동료 경철로부터 도움을 받기어려운 상황일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의 무죄를 밝힐 시도조차 않는 상황이기에 다급해진 제리는 매튜에게 도우을 청하게 된다.

매튜는 포샤와 제리의 관계에 대해 조사하던중 포샤의 배후에 누군가가 그녀를 조종해서 제리를 고발한도록 했음을 알게되는데....

 

매튜는 이번편에서도 여젼히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거리의 여자들과 친하고 자신이 번 돈의 일부를 성당이나 교회에 헌금하면서 자신이 지은 죄를 늘 의식하고 사는 남자

그리고 책속에는 늘 거리의 가장 밑바닥인생들을 보여주고있어 왠지 도시의 비정함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늘 술에 취해있고 제대로 정식 탐정자격을 취득하지도 않은 매튜에게 늘 일이 끊기지않는건 그가 경관으로서 탁월했을뿐만 아니라 다른 경찰들과 다른 관점이나 사고로 사건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능력이 있기때문이기도 하지만 늘 거리의 사람들과 친분을 맺어둔 덕택인것 같다.

그래서 그가 맡은 사건에는 늘 양념처럼 거리의 여자나 술집의 여종업원들이 빠짐없이 등장하고 그들의 도움도 많이 받는것 같다.

이번엔 자신이 하지도 않은 죄를 덮어쓸 형편에 이르렀으면서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밀의 패를 보여주지않으려 애쓰는 남자의 비밀을 추적하는 모습이 자못 흥미롭게 전개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경찰 전체를 적으로 돌리고서 그가 얻고자 한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가 그렇게 숨기고자 애쓴 비밀은  또 무엇이었는지...

자못 냉정하고 별다른 감정의 변화없이 덤덤하고 무심하게 사건을 해결하고 오늘도 술 한잔을 마시기 위해 밤거리를 서성이는 매튜의 모습이 여전히 쓸쓸하지만 인상적으로 그려진다.

오늘날의 사건들처럼 엽기적이거나 잔혹한 모습을 보이지않지만 그럼에도 인간들이 갖는 추악함과 욕망 그리고 헛된 욕심과 같이 세월이 흘러도 변치않을 인간들의 기본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어 그 나름대로 묘한 매력이 있는 시리즈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엔 무엇보다도 매튜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인간적이고 마쵸적인 매력이 가장 큰 역활을 한다는건 두말 할 필요도 없는 사실

과연 매튜는 언제쯤이면 죄의식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서라도 그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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