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소녀
미셸 뷔시 지음, 임명주 옮김 / 달콤한책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청난 비극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힘없고 보잘것 없는 존재인가 하는걸 느낄때가 많다.

천재지변같은 엄청난 재앙이나 혹은 비행기 열차 등과 같은 재난사고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많은 사람들이 속절없는 그 많은 희생에 넋을 놓고 있을때 생각도 못한 생존자의 존재란 정말 기적과도 같이 느껴진다.

온국민이 하나되어 그 희생자를 경의에 찬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왠지 깊은 절망속에서 희망을 본 느낌이랄까 마치 구원받은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책 `그림자 소녀` 역시 수많은 희생자가 난 비행기 사고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그녀와 관계가 없는 사람들에겐 그저 기적같은 일이지만 그녀와 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겐 악몽의 시작과도 같은 그녀의 생존...

이 책으로 프랑스에서 최장기 베스트 셀러가 되고 각 종 미스터리 추리분야의 상을 독식하다시피한 미셀 뷔시의 장편소설

우리에겐 그리 친근하게 다가오지않은 프랑스의 추리소설이다.

 

1980년 12월 23일 막 12시를 넘긴 한 밤

이스탄불발 파리행 비행기가 수많은 승객을 태우고 가다 악천후로 사고를 당하고 엄청난 화염에 휩싸인다.그리고 그 비행기에 탔던 승객과 승무원 모두 전멸한다 .단 한명의 승객만 제외하고..유일한 생존자는 생후 3개월 남짓한 여자아이

눈보라와 화염 그리고 비행기의 잔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그 소녀는 금발에 파란눈을 한 아기천사였고 이 소식은 급히 파리를 비롯하여 각지로 타진

그 소녀의 조부이자 엄청난 재력가인 카르빌가의 레옹스가 병원으로 그녀를 보기 위해 찾아오지만 또다른 남자 피에르 비트랄이 그 소녀의 할아버지라 칭하며 나타난다.

이제 한 소녀를 둘러싸고 두 집안의 사람들이 그 소녀의 가족이라 나타난 상황이지만 불행히도 두 집안 어느쪽이 그 소녀의 진짜 가족인지 알수 없었고 이제 그 문제는 재판으로 넘어가 사회적인 이슈가 될뿐 아니라 진흙탕 싸움이 된다.

가진자와 가난한 자의 대결구도로 확장된 재판 그리고 그 재판의 결과로 소녀는 한 집안의 손녀로 가게 되지만 어느 누구도 그 소녀의 진짜 가족이 누구인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재판의 결과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악몽의 시작이었다.

이에 가진자인 카르빌가에서 그녀와 관련된 모든것을 유능한 사립탐정 그랑독에게 엄청난 액수의 돈을 주고 모든 정황과 증거를 찾아 나서지만 그 비밀은 18년이 흐르는 동안 밝혀지지않는데..

 

가족의 비극앞에선 가진자든 가난한 자든 그들이 느끼는 슬픔과 비통함은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진자는 자신들이 좀 더 가져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도 같은 슬픔을 느낄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오로지 자신들만의 비극에 침잠하고 애통해하다 결국엔 분노하고 있다.마치 카르빌이 재판의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곳곳에 비극의 덫을 놓는것처럼

 에밀리일수도 리즈로즈일수도 있는 존재였던 릴리는 그런 비극적인 배경을 가지고 자라야했기에 어느 한곳에 오롯이 소속되기도 힘들고 늘 부유하는듯한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결국 그녀가 그런 선택을 하도록 만드는 단초가 된다.

만약 지금처럼 유전자검사라는것이 있었다면 이런 불행따윈 있을수도 없었겠지만 당시엔 그런 유전자검사가 없었고 그래서 늘 마음한켠에 의심을 담고 있는 삶을 살았던 잠자리 소녀 릴리는 그래서 온전한 삶을 즐길수 없었던것 같다.

책 전체가 그날의 사고와 소녀의 정체를 밝히고자 노력한 사림탐정의 일기와 18년 계약만기를 단 몇분 남기고 찾은 그 날의 비밀을 밝히는 이틀간의 과정을 오버랩하면서 풀어가고 있다.

그날의 비밀의 문이 열리면서 또다른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 살인과 18년전 살인과의 연관관계를 쫏아가도록 되어있지만 엄청난 유혈사태나 잔인하기 그지없는 살인사건따윈 없기에 긴장감이 넘치지않는다.그럼에도 처음엔 별거 아닌것 같은 작은 것들 이를테면 신탁이거나 반지와 같은것이 점차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그리고 부자인 카르빌이 놓은 덫의 영향이 얼마나 강력한지 뒤로 갈수록 명확해지는걸 보면 시대를 막론하고 돈이 가진 힘이란 얼마나 악의적이고 강력한지 새삼 깨닫게 한다.

그저 과연 그날의 비밀은 무엇일지? 우리의 유능한 탐정이 스스로의 삶을 놓을려고 한 몇분의 순간에 마침내 알게 된 건 뭔지에 대한 호기심만 증폭시킬뿐..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인공 당사자이면서도 어처구니없게도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릴리의 삶은 온전한 그녀의 삶을 살았다 하기 어렵다

자극적이거나 잔인한 소설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겐 좀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오늘날 너무나 손쉽게 행해지는 유전자검사라는것이 없어 이렇게 힘들게 진짜 가족을 찾는과정이 좀 어의없을 정도로 심심하기도 하지만 이건 또 이것 대로의 재미가 있었다. 

중간부분의 늘어짐은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그리고 의외의 것들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하고 마르크의 애절하고 간절한 사랑의 감정을 따라가는것도 나름 괜찮았던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폭스 밸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자신의 의도와 달리 최악의 결과만을 얻는 부류가 있다.

재수없다고 할 정도로 불운을 몰고다니는 사람..흔히 이런 사람들에겐 머피의 법칙이 작용된다고 하는데..

이 책 `폭스밸리`에서도 그런 남자를 만날수 있다.

물론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 남자는 분명 범죄자이자 나쁜놈인건 분명하지만 늘 그의 의도보다 과한 결과가 그를 기다리고 있고 마치 늪에 빠진것처럼 불운이 그의 곁을 맴돌고 그는 이 상황을 타계할 방법도 의지도 없는 사람이다.

내용자체는 복잡하거나 범죄의 양상이 완전범죄를 꿈꾸는것처럼 어렵다거나 복잡한 트릭이 나오는건 아니지만...범죄에 노출된 사람이나 피의자의 심리 묘사가 탁월해서 읽는 재미가 솔솔한 책이었다.

이 책은 2천 4백만부나 팔린 독일 최고의 베스트 셀러 작가인 샤를로테 링크라는 우리에겐 낯선 여류작가의 작품인데...등장인물들의 캐릭터 면면이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세심한 묘사로 생동감있게 그려지고 있다.

인생을 늘 되는대로 살면서 설렁설렁 살아오다 자신도 모르는 새 범죄의 길에 들어선 라이언

그는 평소처럼 자신이 갖고 싶어하던 걸 갖고자 직장공금에 손을 대고 그 죄를 덮고자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리는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된다.

덕분에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악질 사채업자의 협박이 두려워 사람을 납치하기로 결심...

그 결심은 우연히 남편과 싸우고 혼자 남아있던 바네사를 발견하면서 실행에 옮겨지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자신만이 아는 동굴에 가둬두고 그 남편과 협상을 할려던 차에 예전에 저지른 죄로 인해 김옥에 수감되지만 자신의 죄가 가중되는걸 두려워한 라이언은 침묵하는걸 선택하고 그로부터 2년 반 후 그가 출소하면서 그의 주변인물들에게 그가 한짓이랑 비슷한 납치사건이 발생하면서 라이언은 두려움에 사로잡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사건은 복잡하거나 미스터리하지않다.

그저 단순한 범죄사건 하나를 던져주고 그 사건이 주변인물 특히 가족이나 연인에게 미치는 파장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사라진 베네사의 남편 매튜

그는 그녀가 사라지면서 자신의 인생조차 사라지고 끝없는 기다림으로 서서히 자아가 말살되는 실종가족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매튜의 경우엔 그녀가 사라지기 직전 부부싸움을 했다는 게 더욱 그에게 나쁜 영향을 미쳐 스스로를 끝없이 자책하고 그때 그랬더라면 달라졌을텐데 하는 후회로 남은 인생을 그 사건이후 단 한발자욱도 나아가지 못한채 그 날에 머무르고 있다.

또 죄를 저지른 피의자인 라이언의 심리묘사 역시 탁월하다

처음엔 반성하며 스스로를 자책하다 그 사건을 자신의 잠재의식에서 몰아내고자 노력하고 끝내는 자신이 가둬둔 그녀 바네사의 생존을 믿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전형적인 의지가 약하고 어떤일이 닥쳤을때 일단은 도망가고자 하는 의지박약형의 인간으로 묘사하고 있는데...주변을 보면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범죄자가 많은걸 알수 있다.

스스로 위기를 정면대응했다면 작게 끝낼수 있는걸 일단 그때를 모면하고자 엉뚱한 사고를 치고 점점 더 사태를 눈덩이처럼 크게 만들어 종래에는 스스로 어떻게 할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하는 사람들...책을 읽으면서 라이언이 악수를 둘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조차 들 정도로 이 남자가 하는 짓이 어처구니없다.

이렇게 단순히 바네사의 실종사건에서 끝내는게 아니라 이 사건과 같은 사건이 연속으로 벌어지면서 과연 이런짓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독자들도 궁금증을 가지게 한다.

따지고 보면 범인이 누구인지 알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사건을 바탕으로 그들 인물들간에 벌이는 심리묘사가 탁월하여 복잡한 트릭이나 완전범죄가 아니어도 재밌게 읽을수 있었다.

사건 중심이 아닌 인물간의 심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괜찮은 선택이 될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유다의 별 - 전2권 유다의 별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한 인물의 도피와 의문스런 죽음으로 인해 온 나라가 들끓는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스캔들의 대부분은 돈이 아니면 섹스가 관련된 것인데 이번엔 전자에 의한 스캔들인것 같다.

더군다나 죽은자가 우리에게도 어느정도 알려진 바 있는 종교사건인 오대양사건과도 관련이 있는 인물인데다 그 죽음마저도 개운치않아 솔직히 진의가 의심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수십년에 한번씩은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종교를 빙자한 사이비종교의 광신도들 사건이 발생하니 나같이 무신론자에겐 그야말로 종교란 모든 사념의 집단처같다는 오해를 하게도 한다

이 책은 이미 남과 다른 특이한 이력을 가진 작가이자 여러권의 추리소설을 쓴 바 있는 도진기님의 신작이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데다 지금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과 묘하게 맞물려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수 있엇다.

지금 세대뿐 아니라 우리세대에게도 낯설기 그지없는 백백교

일제시대때 이미 그 잔혹하기 그지없는 참상과 엄청난 피해자의 인원으로 인해 최악의 사이비종교사건중 하나로 기록이 남아있는 백백교와 그 교주 전용해

여기에 그가 착취하며 걷어들인 엄청난 재산이 어딘가에 아직도 숨어있다는 발상이 이 이야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데..역시 보물찾기처럼 오랫동안 숨겨진 재산을 찾는것만큼 매력적인 이야깃거리도 없는것 같다.

 

전국을 대상으로 이상한 강도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4인조 혹은 5인조가 집안으로 뛰어들어 어떤 띠를 찾는다는것...처음엔 단순강도사건으로 보지만 그 사건이 발생하는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사상자가 나오면서 경찰 특히 광역수사대 이유현형사는 관심을 가지게 되고 마침내 일가족 몰살이라는 참사를 낳는다.

그들이 찾는 끈이란 과연 뭘지 그 끈의 행방을 찾아가던중 그 끈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일본에서 역시 죽임을 당하게 되면서 모두의 관심사가 된 끈

그 끈의 이력을 추적하던 이수현과 고진 변호사는 지금 사람들에겐 이름도 낯선 종교단체인 백백교에 이르게 되고 그 끈에 새겨져있던 문자와 숫자는 그들이 남긴 엄청난 재산임을 유추해내면서 단순강도사건이 엄청난 돈이 걸린 위험한 사건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간파한다.

그리고 그 끈의 행방을 쫒아 가다 드디어 만난 용의자 용해운

그는 그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소수의 집단을 거닌채 원하던 끈을 손에 넣기 위해 살인조차 망설이지 않는 잔혹한 인물이자 매번 눈앞에서 형사들을 농락하는 영리한 인물이지만 현재의 법의 테두리에서는 그를 잡을수 조차 없는데...

 

자신의 전재산을 바치고 그도 모자라 자신의 처와 딸마저도 바치고서 그들이 얻고자 한건 뭐였을까?

요즘에도 사이비 종교에 빠져 전재산을 바치고 집단 생활을 하며 인간으로서의 삶조차도 포기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종종 르포나 뉴스를 통해 들으면 항상 이런 의문이 든다.

과연 그들이 그 모든 걸 갖다바치고서 얻고자 한건 과연 무엇이었을까?

제대로 된 공부는 커녕 글조차도 모르던 옛날이라면 그런 현혹이 가능했을지 몰라도 지금처럼 의무교욕에 대부분 어느 정도의 학식과 지식을 갖춘 현대에서라면 이런 뻔히 보이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 허우적되는 건 어불성설이고 없어야하는게 아닐까 싶지만...현대에서도 이런 일이 번번한걸 보면 나같은 사람은 모르는 그들만의 믿음이나 논리가 있는걸까?

우리 역사에 있었던 참으로 잔혹하지만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겐 낯설거나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은...그래서 더욱 이야기소재로는 멋진 백백교의 이야기

이 책에선 그렇게 전국 각지에서 끌어모은 수많은 재산이 교주인 전용해 사후 제대로 찾을수 없었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는데 당시의 숨겨진 재산이 지금으로 환산하면 수천억에 이른다는...왠만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혹하며 욕심을 부릴수 있는 금액으로 책정하고 그 유혹에 빠져 살인조차도 불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데...역시 이야기꾼 답게 풀어나가는 방식이 자뭇 흥미롭다.

너무나 유명한 사건이지만 오래된 사건이기에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엇던 백백교의 진상과 그 교주 전용해의 머리가 포르말린에 담긴채 오랜세월 보관되었고 그 머리가 드디어 폐기된다는 작은 팩트로 엄청난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는데...이야기를 끌고가는 힘이 대단하다.

등장인물의 캐릭터도 생동감 있고 엄청나게 뛰어나서 생각도 못할 트릭을 밝혀내 오히려 읽는 독자가 왠지 힘빠지게 하는 탁월한 탐정이나 형사도 없어 오히려 현실감있는 고진 변호사나 감정에 치우쳐 실수를 연발 하는 이유현 형사 모두 왠지 인간미가 있다.

그럼에도 밝혀진 진상은...좀 힘빠지게 하는 부분이 없지않다.

좀 지나친 작위적인 상황과 결말은 앞의 물흐르듯이 흘러간 스토리의 흐름을 좀 튼것 같아 아쉽다.

그리고 문득 드는 생각...

사람은 무엇때문에 사는 걸까?

엄청난 재산을 가지고서도 살인을 불사하고서라도 갖고자 원하는게 있을까?

나같은 평범한 범인이 생각하기엔 너무나 심오한건지...결국 인간이란 많은 것을 가졌던 가지지않았던 늘 자신이 가지지못한 무언가를 원하고 갈망하는 존재라는 씁쓸한 자각만 하게한다.

제목이 왜 유다의 별인지는 다 읽고 나면 알수 있듯이 아마도 끝까지 독자를 갖고 논것 같다

가독성도 좋았고 재밌게 읽었지만 뒷맛은 좀 씁쓸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교 입시
미나토 가나에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매년 대입시험치르는 날이면 비행기도 제때 못 날고 난리를 치는 나라

마치 온 국민이 이 날만큼은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하고 초등6년 중,고등6년 자그만치 12년을 이 날 하루를 위해 존재하는 나라...

세상 천지에 이런 나라가 어딨을까?

모든것이 대학 입시를 위해 존재하는것 같은 이 나라의 교육현실이 못 내 답답하고 우리애만큼은 벗어나게 하고 싶어도 생활터전이 이 나라를 벗어나기 힘들어 결국은 이 현실을 받아들이게 하고는 있지만 입시에 대해선 나 역시 우리나라 어느 학부모 처럼 할 말이 많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교육환경이나 사고방식이 유사한 일본의 입시에 대한 이야기가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않고 아마 일본 역시 우리의 입시에 대한 그 난리를 이해하는 나라중 한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 `고교입시`는 제목에서 말해주듯 대입시험이 아닌 고교입시를 치르는 아이들과 그 교육현장에 있는 선생들의 이야기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듯 치열하고 온 가족이 마치 전쟁을 치르듯 하는 입시를 이해하기 힘들지 몰라도 우리에겐 어느정도 익숙하거나 차이가 없는 모습이기에 확실히 이해도는 높았던것 같고 그래서 책을 읽는 몰입도 역시 높았다

 

현의 최고 명문 이른바 이치고라 불리는 학교에 고교입시를 앞두고 학교내엔 긴장감이 흐른다.

모든 현내의 입시생및 가족들이 이 입시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기에 그만큼 모두의 초관심사

실수를 해서도 안되기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전쟁을 치루듯 기다리는 사람들]

하지만 이런 학교내부의 사람들의 긴장은 무시한 채 누군가가 만든 온라인상의 게시판에 이 입시를 망쳐버리자라는 도발적인 글이 올라오고 누군가가 실시간으로 시험문제를 올리기 시작한다.

게다가 생각도 못한 시험시간내 휴대폰이 울리는 일까지 발생하고 시험장 내에 휴대폰 반입은 시험지 몰수및 탈락 처리된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 학생은 무사통과하게 되는데 이 모든 일련의 사건을 누군가가 게시판에 올리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폭증하고 그 학생의 아버지가 현의원이라는 사실까지 까발려지면서 특혜의혹도 일어나는데...

 

시험이라는 건 반드시 필요한것임엔 분명하지만 단 한번의 시험으로 인생의 중요한 어떤것을 결정짓는다는건 어쩌면 너무나 잔인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우리처럼 학연이나 지연이 많은것에서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미치는 사회에서는 특히 그러한데...그래서일까? 책속에 현 내의 이치고출신들의 애향심은 웃기기는 하지만 마냥 웃을수만은 없는 현실을 담고 있다.

어느샌가 그 사람의 내면이나 됨됨이가 아닌 그가 가진 스펙이나 소유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게 당연시 되는 세상을 살고 있기에..살아가면서 그런걸 더욱 절실히 깨달은 어른들은 자신의 아이는 반드시 이런 먹이사슬과도 같은 경쟁에서 이기고 우위에 서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모든걸 아이 교육에 투자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원하는 꿈이나 희망따윈 깡그리 무시한채..

여기서도 이치고에 탈락한 것만으로도 마치 경쟁에서 떨어지는 낙오자 취급하는 부모들의 모습에서 현실의 우리 모습을 비추어보게 된다.

학교에 떨어졌다고 반드시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는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인정하기는 힘든데 어쩌면  좋은 학교를 나와야만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있다는 자기 암시를 우리 모두가 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그만큼 우리는 위태로운 세상을 살고 있다는 반증이랄까?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지는 모습이 거창하거나 짓밟아버리자는 모토처럼 확실한것도 아닌 그저 작은 소동에 불과한데도 이에 대처하는 공무원및 학부모들의 모습은 웃기기까지 한다.

허둥대거나 그저 빠져나갈 구멍을 찾아 자기 안위만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아이들보다 오히려 어른들이 더더욱 학벌이라는 것에 연연하고 마치 구명줄처럼 잡고 있는건 아닌지 의심해보게 된다.

작은 소동을 일으키며 그저 재밌어 하는 아이들 그리고 그런 소동에 익명을 가장한채 남의 마음에 상처가 되는 악플을 별다른 가책없이 올리는 아이들 ...작은 소동에도 아이들보다 더 허둥대면서 우왕좌왕 하며 당황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한편의 코미디같다

엄청난 문제제시를 하거나 또다른 문제해결의 방향을 제시하거나 하는건 아니기에 부담이 없이 읽을수 있었다.

마치 한여름에 벌어지는 가벼운 헛소동같달까?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웃을수 있어도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마냥 웃을수만은 없는...그래서 왠지 답답함을 깨닫게 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현기증
프랑크 틸리에 지음, 박민정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눈을 떠보니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감금되어있다.

나 말고도 다른 사람이 있고 서로를 믿지 못한다

 

이런 포맷으로 된 소설이 몇편있는걸로 안다

대부분 장르소설인걸로 아는데 그들이 왜 이곳에 갖혀있는지를 밝히는것이 가장 중요한 소설의 핵심줄거리인데 이 책 역시 그 원인을 밝혀내는것이 핵심포인트이다.

작가의 이름이 낯선듯 한데 프랑스스소설가이자 얼마전에 `낯선자들의 방`이라는 소설로 우리에게도 알려진 작가이고 이 책 말고도 이른바 3부작인 샤르코 &엔벨 시리즈가 있다.

현기증은 제목이 말해주는 걸로 알 수있듯이 히치콧의 유명한 영화제목인 현기증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광기와 이성의 충돌을 그린 심리 스릴러이자 우리에겐 아직 익숙치 않은 프랑스 스릴러의 묘미를 알려주고 있다.

 

어둡고 어두운 지하동굴에서 눈을 뜬 나 조나탕

어찌 된 영문인지 살펴보기도 전에 내 손에는 족쇄가 채워져있고 나와 같은 처지인 사람이 두사람 더 있다.두 사람 역시 자신들이 이곳에 갖힌 이유를 모른다는 사실

한사람은 아랍계 청년인 파리드이고 그에겐 발에 족쇄가 또 한사람 미셸은 덩치가 큰 남자이자 얼굴을 알아볼수 없게 철가면이 씌워진 상태..무엇보다 무서운것은 철가면의 남자와 서로에게서 50미터 이상 떨어질 경우 폭탄이 터진다는 메세지가 있다.

왜 자신들이 갖혀있는것일까? 진짜 폭탄은 있는걸까?

다른 두 사람은 믿을수 있는 사람들일까?

게다가 서로의 등에 섬뜩한 글이 쓰여져있다.

누가 도둑인가? 누가 거짓말을 하는걸까? 누가 살인자일까?

이 문구는 서로를 의심하도록 만들고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가운데 얼굴이 망가진 상태로 발견된 남자의 시체 한 구

먹을거리도 없이 갇힌 상황은 모두를 서서히 한계로 몰아가고 견딜수 없는 긴장감이 조성된다.

나 조나탕에게는 이식수술을 받지않으면 죽을 아내가 있고 도대체 내가 왜 이런곳에 이 사람들이랑 갖혀있게 된 건지 짐작조차 할수 없는 가운데 굶주림은 세사람 모두를 점점 피폐해지게 하는데...

 

단 세 사람의 남자만 등장하고 한구의 말없는 시체와 한마리의 늑대개가 있다.

단촐한 등장인물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상황이기에 그 긴장감은 오히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사건이 연속으로 터지는 것보다 더 강렬하고 예리하다.

어떤 것이 사람들을 못견디게 할까?

굶주림? 의심? 혹은 빠져 나올수 없을거라는 공포?

이 들 세사람 역시 조난당한 채 살아남은 사람들이 겪는 일련의 형태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서로를 의심하고 먹을것을 서로 나누기 위해 어쩔수 없이 동맹하지만 믿지는 않기에 깊은 잠을 자지도 못한채 동굴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철가면의 사나이인 미셀의 노동력에 의지해야만 하는 상황,심지어 미셸은 그들을 속이고 먹을걸을 강탈하기도 한다...무간지옥과도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

죽을 듯한 굶주림은 결국 가족과도 같았던 애견마저 사냥하게 만들고 그 고기를 먹는다는 데 저항감마저 사라져 버릴정도로 정신은 피폐해지지만 그들의 선택으로 굶주림은 물러간다.

조금씩 대화를 통해 혹은 잠꼬대나 환각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약간의 사정을 미뤄 짐작하게 하지만 작가는 끝까지 호락호락 쉽게 그 속사정을 밝혀주지않는다.

조금씩 그들의 대치상황이 지루해 갈 즈음에 조나탕과 그들의 연결점을 조금 알려주지만 환각과 혼잣말 혹은 애매한 묘사와 같은 표현이라는 친절하지 않은 방식을 통하고 있다.

다른 두 사람보다 주인공인 조나탕의 정신세계가 점차 환각과 현실과의 괴리가 없어질 즈음에 밝혀지는 사건의 전말

이 마지막의 반전을 이야기하고자 많은 장치를 하고 긴장감을 끌고 갈려고 하지만 그 긴장감이란것이 세사람이 갖혀있는 장소의 특성상 소재가 한정될수밖에 없었다는 점이 결국 밋밋한 결과를 만들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또한 프랑수와즈가 누군가의 피앙세였다고 표현했다가  다음엔 아내로 표현하기도 하는 등 번역상의 문제는 거슬렸다.

마치 한편의 연극같은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