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살인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일본은 추리 소설이 하나의 장르가 아닌 듯하다. 그 자체로 일본의 독서 세계에서 뺄 수 없는 영역처럼 보인다. 전 세계에서 어쩌면 가장 많은 추리 장르가 출간되는 국가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정작 일본의 이미지는 범죄도 별로 없는 살기 좋은 국가인데 말이다. 역설적으로 상상으로 현실에서 잘 안 벌어지는 일을 펼쳐 내는가라는 생각도 든다. 한국에도 일본 추리 소설이 워낙 많이 소개된다. 일본에서 번역된 책의 최소 50%는 추리 장르가 아닐까한다.

이런 저런 추리 소설을 읽었는데 몇 권을 읽다보니 '이 미스터리가 대단한다'와 같이 독자들이 뽑은 추리 소설 순위같은게 재미가 보장되었다. 한국에서는 이런 작업을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아마 하더라도 닫르 어딘지 젠체하는 책이 뽑히지 않을까싶기도 하다. 여하튼 잘 모르지만 '제3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 들 정도니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끝없는 살인>이다. 딱 연쇄살인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제목이다.

소설이 시작하자마자 살인 사건이 나온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어느 여성을 대상으로 벌이는 살해 시도였다. 여성이 집에 들어갈 때 따라 들어와 살해하려했지만 실패하고 만다. 잽싸게 경찰에 신고해서 목숨은 살렸고 범인은 이미 현장에서 도주한 뒤였다. 범인은 고등학생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집에서는 가출했고 - 딱히 문제아는 전혀 아니었다 - 학교는 나간지 오래되었다. 여기까지 경찰이 밝힌 내용이었다. 그 뒤로 범인을 잡으려고 했지만 오리무중이었다.

범인을 잡지 못하고 몇 년이 흐른다. 당시 여성이었던 고즈에는 후로도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함께 제대로 살아가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한 경찰이 자리를 마련한다. 범인이었던 구츠와 기미히코는 연쇄살인을 기획했다. 게다가 연쇄살인 대상자를 한 명씩 살해했고 마지막이 고즈에였다. 여기가까지는 구츠와가 갖고 있던 수첩을 통해 알게 되었다. 문제는 도대체 미리 계획했던 연쇄살인 대상자 명단은 어떤 식으로 선정했느냐다. 거기에 그 이유도.

이 사실을 밝히려 유명한 추리소설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자 추론을 한다. 새롭게 드러난 정보와 각자 조사한 바를 근거로 무엇보다 먼저 구츠와는 어떻게 되었는지 밝히려 한다. 여기에 무엇때문에 대상자를 선정했는지 하나씩 밝힌다. 끝으로 연쇄살해를 하려는 그 목적이 무엇인지 밝히려 한다. 본격적으로 각자 자신이 내세운 가설을 근거로 하나씩 당일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부터 시작한다. 도대체 몇 년이 지나도록 구츠와는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무엇보다 당일에 도대체 구츠와는 살해시도를 한 후에 깜쪽같이 사라질 수 있느냐가 핵심이었다. 살해 시도 현장은 1층이었고 통로에는 비명 소리를 듣고 나온 이웃집 사람이 있었다. 복도를 통해서는 도망갈 수 없었다. 바로 옆 호실이 공실이긴 했어도 깜쪽같이 사라지는 것은 도저히 방법이 없는 듯보였다. 이런 것을 비롯해서 구츠와가 이제는 살지 않고 죽은 게 아닌가하는 추론까지 했다. 이런 다양한 설정에 대해 각 소설가들이 서로 각자의 이야기를 한다.

소설을 읽다보니 책은 한 권이지만 몇 권의 추리 소설 내용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이미 벌어진 사건은 하나다. 그 이유와 이후에 벌어진 사건은 물론이고 이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각자 설명하는데 여러 상황이 나오게 된다. 그런 걸 읽으며 무엇보다 작가가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과 상황을 설정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어떻게해야 이런 다양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내용을 전개하는지 읽으면서 감탄하면서 읽으며 신기했다.

여러 소설가가 각자 추론을 통해 살해 이유와 목적 등을 설명하니 매 챕터마다 소홀히 읽기가 힘들었다. 전체적인 내용이 전개되면서 여기에 각자 이전에 펼쳤던 추론이 하나씩 얹어진다. 조금씩 조금씩 각자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그 안에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린다. 공통점을 찾아내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되는 전개를 반박하면서 풀어낸다. 내용이 전개되면서 거의 마지막까지 갔지만 딱히 사건의 해결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모임은 그대로 끝나는 듯했다.

마지막이라 생각되는 부분은 다소 실망이었다. 겨우 이거라는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상당히 타이트하게 치밀한 분석이 이뤄졌는데 '에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 내 착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전이 그 안에 다시 있었다. 엄청난 충격까지는 아니어도 마지막으로 다시 감탄하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마지막으로 끝낸다는 것도 다소 좋았다. 익숙하지 않은 결말로 끝내다보니 말이다. 이 부분은 내가 추리소설을 엄청 많이 읽지 않아 정확하지 않지만. 여하튼 추리소설다운 전개와 내용이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머리 나쁘면 못 쫓아 갈수도.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하나의 사건에 몇 개의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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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이탈해도 괜찮아
오세진 지음 / 프레너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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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이라는 표현에는 어딘지 자유라는 단어와 꽤 잘 어울린다. 내가 좀 삐딱한지 몰라도 이탈보다는 일탈이 좀 더 자유와 어울리는 느낌이 강하다. 사실 이탈에 비해 일탈은 안 좋은 의미로 쓰인다. 책 제목인 <자유롭게 이탈해도 괜찮아>에 들어간 이탈보다는 일탈이라는 단어가 좀 더 어딘지 와 닿는다. 이왕이면 이탈보다는 일탈이 좀 더 강한 느낌도 들지만 내 취향에 맞다고 할까. 이렇게 표현하면 말도 안 된다고 하겠지만 원래 사람이란 그렇듯 하다.

틀에 박힌 일을 하면 안정적일 수 있지만 다소 지루하고 답답한 느낌이 든다. 이럴 때 이탈은 뭔가 자유로움을 준다. 그런 면에서 적당한 안정과 이탈은 오히려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너무 잦은 이탈은 안 좋을 수 있어도 말이다. 사람들은 살다보면 하나의 루틴이 생긴다. 이를 벗어나는게 쉽지 않다. 여기에 이탈을 꿈꾸지만 막상 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하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걸 한다는 게 쉽지 않다. 이 말은 안정을 버린다는 뜻과 비슷해진다.

위험을 감수해야 할 필요는 없다. 지금처럼 한다면 특별한 일이 없다면 편하게 할 수 있는데 그걸 벗어난다는 건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롭게 이탈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저자는 그런 의미에서 이탈해도 좋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인가도 한편으로는 중요해 보인다. 이런 표현은 저자에게 실례가 될 듯하다만. 정규 직장을 다니지 않고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다.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게 교통사고이기도 하다. 몇 번의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표현을 한다.

그로 인해 세상 보는 시선이 다소 달라졌다고 한다. 몇 번이나 그런 언급을 하니 도대체 어떤 교통사고가 어느 정도로 다쳤는지 무척 궁금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알려주지 않아 아쉽긴 했다. 이탈은 한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남들이 한다고 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나부터 출발해야 한다. 현재 내가 하는 일이 단순히 싫어서라면 그건 다시 생각해야한다. 누구나 자기 일이 좋아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테니 말이다.

책이 에세이라서 어떤 주제를 갖고 올곧게 주장을 내 세우는 건 아니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내용 전체가 자유와 이탈이라는 단어에 맞는 듯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것도 있다. 그게 바로 에세이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이다. 에세이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편하게 할 수 있다. 굳이 주장을 위한 뒷받침이 필요한 건 아니다. 데이터가 없어도 이야기할 수 있다.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바로 에세이가 갖는 장점이 아닐까한다. 여러 면에서 책은 그렇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크게 강연을 하고 글을 쓰고 있다. 에피소드 중에 기억나는 것은 강연 약속이 잘 못 기입되어 강연 당일에 강연장에서 연락이 왔다. 강연 1시간 전에 담당자에게 연락이 온 후에 깨닫고 부랴 부랴 갔으나 1시간이나 이미 늦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강연장에 들어갈 때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어떻게 된 것일까. 평소에도 강연장에 1시간 전 도착해서 기다렸다고 한다. 이를 눈여겨 본 담당자가 청중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라고.

그 에피소드를 읽으니 나도 강의를 하긴 하는데 그렇게 1시간 전까지 도착한 적은 없어 더 기억에 남는다. 나는 강연장에 늦은 적은 없지만 - 라고 쓰고 보니 1~2번 있었다 - 그 정도까지 간 적은 없다. 물론 나도 외부 강연에 초청받으면 20분 전에는 최소한 도착하긴 한다. 여하튼 평소의 그렇게 쌓아 놓은 이미지 덕분에 전화위복이 되었다는 사연이다. 저자는 그런 면에서 일반적인 직장에서 이탈했을지라도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서 프로답게 했다.

이탈은 자유라는 단어가 따르지만 그만큼 책임이 더 강하게 필요하다. 평소에 잘 한 사람만이 이탈을 해도 사람들은 좋게 받아들인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했을 때 이탈이 아닌 일탈이 되어 버린다. 그런 상황과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면 이탈은 그저 일탈로 끝나버리고 원래의 나로 돌아가고 만다. 책의 저자는 단순히 일이 아닌 여행도 무척 많이 다닌 듯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도 자주 다닌다. 그런 부분은 나에겐 이탈이다. 나는 그런 식으로 여행을 가 본적은 없기 때문이다.

그보다 근본적으로 여행을 꼭 가야하나라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긴 해도. 매일같이 새벽에 일어나 오전까지 글을 쓰고, 책을 쓸 때면 강의도 전부 접고 책 쓰는데 전념한다는 걸 읽으니 대단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단 한 번도 그런 식으로 글이나 책을 써 본적이 없어서다. 언제나 시간나고 틈날때 글을 쓰고 책을 펴냈다. 그래도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최소 5년 넘게 글을 썼으니 그걸로 자체 위안을 한다. 책 제목처럼 이탈해도 된다. 맞다. 그렇게 한다고 갑자기 큰 일나지 않는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용의 핵심은 잘 안 들어왔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삶에는 이런 방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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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없다
조영주 지음 / 연담L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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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반전이 없다>이다. 이 소설의 장르가 추리인데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반전이 없다니 이게 말이 되나. 추리 소설을 읽는 건 반전의 묘미가 아닐까. 추리 소설을 읽게 되면 주인공이 범인을 찾는 과정이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작가와 독자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작가는 될 수 있는 한 범인이 누구인지 끝까지 숨기려 한다. 읽는 독자가 일찌감치 범인을 눈치채면 그것만큼 김 새는 일도 없다. 그렇게 될 때 독자는 오히려 작가를 놀리면서 작가 머리위에 올라선다.

이미 눈치 챈 범인을 알면서 작가가 숨기려 하는 수많은 요소를 비웃으면서 읽게 된다. 얼마나 범인을 잘 숨기느냐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주 다양한 힌트를 숨기거나 눈치 채지 못하게 한다. 일부러 범인같은 인물을 내세워 독자들로 하여금 착각하게 만든다. 반전이 극적일수록 독자입장에서는 '이 소설 정말 재미있다!'는 감탄사를 외치게 마련이다. 최근 추리류의 장르 소설이 다소 잔인하고 범인의 심리를 묘사하며 무섭게 가는 측면이 있다.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를 대중화 시킨 것은 아래도 코난 도일과 아가사 크리스티가 아닐까 한다. 내가 추리소설 장르를 탐독하며 읽은 것은 아니라서 확신할 수 없지만 대충 맞지 싶다. 두 작가의 특징은 철저하게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게 숨기며 독자로 하여금 함께 추리하게 만든다. 반전이 없더라도 치열한 두뇌싸움만으로도 읽는 재미를 독자에게 선사한다. 최근에 내가 읽은 추리 소설은 거의 대부분 반전으로 독자를 놀라게 하거나 범죄 심리를 묘사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반전이 없다고 대놓고 책 제목에서 알려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꾸로 생각할 때 반전이 없다면 전개되는 내용 자체만으로도 독자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내 편견일 수 있는데 장르 소설은 다소 블럭버스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초반에 독자를 집중하게 만들고 흡입력있게 몰입하지 못하면 실패다. 일반 소설은 내용이 전개되면서 서서히 빠져들어간다면 말이다. 그런 점에서 장르 소설이나 블럭버스터 영화는 초반에 독자와 관객을 사로잡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초반에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솔직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다소 주저스럽다. 이 소설을 집필한 조영주 작가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어 편향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절대로 그렇지 않다. 그런 걸 다 떠나서 너무 재미있었다. 소재도 흥미로웠고 작가와 내가 접점이 있어 그런지 몰라도 배경도 무척이나 반갑고 친숙했다. 주인공은 친전이라는 형사인데 현재 휴직 상태다. 그런 이유가 안면인식장애가 있어서다.

초반에는 전혀 추리 소설같지 않게 시작한다. 친전은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휴직상태라 손녀의 어린이 집에 늘 아이를 데리러 간다. 손녀는 무척이나 무서워한다. 우비를 입은 할아버지가 출몰하기 때문이다. 한 달 전부터 출몰하던 무섭게 생긴 할아버지가 우비까지 평일에 입고 다녀 아이들이 무서워 했다. 친전에게 찾아달라는 의뢰를 한다. 여기서 그 우비입은 사람은 살해된 걸로 발견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추리 장르로 돌변해서 내용이 전개된다.

단순히 추리 형식을 띌 뿐만 아니라 흥미롭게도 친전은 형사임에도 추리 소설 마니아다. 보통 대부분 형사는 어딘지 모르게 단순무식하거나 모든 두뇌가 범죄를 잡는데 쓰는 인물로 그려진다. 친전은 형사라는 특성상 오히려 추리 소설을 안 읽은 것도 같은데 추리 소설 마니아다. 그런 점이 아니러니하게 느껴졌다. 형사도 하나의 직업이니 취미생활로 추리소설을 읽을 수도 있으련만 괜히 어색했다. 거기에 각종 추리 소설이 소개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도 알려준다.

의례 그렇듯이 살인 현장에서 시작되었는데 연쇄살인 사건으로 커진다. 천진의 파트너로 나영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소설이 끝날때까지 개인 비밀이 드러나지 않는다. 무엇인가 있는 것처럼 뉘앙스를 풍기고 만다. 반면에 천진에 대한 것은 모든 것이 다 드러난다. 연쇄살인이 생겼지만 독특하게도 책과 연관이 있다. 아직까지 출판되지 않은 책인데 관련된 출판사가 연결되면서 관련 인물이 한 명씩 살해된다. 내용이 진행되는데도 누가 범인인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보통은 책 중반 정도부터 대략 누구인지 눈치를 채거나 3분의 2 정도 지나면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는데 이 소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어차피 소설 속 캐릭터 중 한 명이니 그걸 못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다소 긴가민가 할 뿐이다. <반전이 없다>는 그런 면에서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여러 명을 범인으로 생각을 하다보니 솔직히 형사인 나영도 범인 중 한 명으로 생각할 정도였다. 그만큼 소설은 상당히 흥미진지하게 내용 전개가 벌어진다. 범인이 오리무중이니 끝까지 범인 찾기를 했다.

확실히 추리 소설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범인을 유추할 수도 있었다. 그건 마지막에 가서 범인이 드러날 때 깨닫게 된다. 작가는 범인이 누군인지를 진작부터 독자에게 힌트를 주고 있었는데 나만 몰랐다. 책 제목은 그런 점에서 역설적이다. 반전이 없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가서 반전이 나온다. 그런 의미로 작가에게 난 철저하게 농락당한 독자다. 작가가 의도한대로 완전히 끌려다녔으니 말이다. 이전에 읽은 <붉은소파>가 다소 어두웠다면 이번 작품은 훨씬 더 가볍고 밝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소설 속 캐릭터가 꽤 매력적이라 시리즈물로 내도 충분할 듯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작가와 두뇌싸움에 졌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무척 재미있는 장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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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집 사고 싶어요 - 10억으로 강남 아파트 사는 법! 자식을 100억 자산가로 키우는 법!
오스틀로이드 지음 / 진서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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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상승기라 부동산 책이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정확히는 나왔다. 최근에는 다소 주춤한 듯하다. 어느 정도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은 거의 대부분 이야기한 듯하다. 여전히 대기자들이 있긴 하겠지만 얼마나 다른 이야기를 할련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부동산의 끝판왕은 누가 뭐라고 해도 강남이다. 그저 강남으로 지칭되는 지역은 부동산 투자 하는 사람들에게 종착역처럼 느껴진다.최종적으로 강남에 입성했다는 책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정작 강남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펴 낸 부동산 책은 드물다. 재미있고도 흥미롭게도 강남은 거주하는 사람에 비해 부동산 관련 글이 엄청나게 많다. 정작 강남에서 살지 않는 사람들도 강남에는 반강제적으로 강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쩔 수 없이 강남에 있는 아파트가 현재 얼마인지 언론에서 나오는 뉴스를 보게된다. 강남에 있는 어떤 아파트가 현재 어떤 상황이고 재건축이 진행되는지 여러 부동산 카페만 가도 다양한 정보를 보게 된다.

한편으로는 정작 부동산 관련 책을 쓴 사람 중에는 강남에 거주하는 사람은 또 드물다. 강남에 그 큰돈을 깔고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맞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강남에 대해 모든 부동산 관련 책이나 글에서 언급을 하지만 실제로 강남 부동산만 다루는 책은 없는 듯하다. 강남에 진입하기 위한 대기수요는 이제 전국적이다. 이게 뭐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지방을 내려가 어느 정도 자산있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도 그렇다. 재건축 아파 하나 구입을 고려한다.

재테크 측면에서도 가장 확실하다는 믿음도 있지만 정 뭐하면 자신의 자녀를 그곳에 거주하게 만들려는 뜻도 있다. 자녀가 취직 등으로 서울에 거주할 때 강남에 살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처럼 강남은 확실히 욕망의 가장 큰 덩어리가 되었다. <강남에 집 사고 싶어요>의 저자는 거의 대부분은 강남에서만 거주한 토박이다. 책에서는 강남을 서초구와 강남구까지만 한정한 듯하다. 송파구도 아주 가끔 언급은 나오지만 책 마지막에 아파트 소개할 때 송파구는 없는 걸 보면 그렇다.

아무래도 저자가 편하게 에세이식으로 책을 쓰긴 했지만 나이가 좀 있다보니 선배가 후배에게 이야기하는 식으로 책이 써져 있다. 나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책 내용을 보면 50대 중후반 이상인 듯하다. 거기에 다른 건 몰라도 중고등학교와 학업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알고 있는 듯하여 저자가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직장은 선생님이 아닐까한다. 알기론 강남 대치동 쪽 엄마들의 정보력이 뛰어나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탑인 분들이 있다고 하는데 말이다.

아마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역사 속 변천을 자료나 숫자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저자가 직접 그 현장에서 살아가며 느끼고 봤던 이야기를 추억과 함께 설명한다. 그것도 주로 강남 주요 핵심지만 쏙쏙 이야기한다. 대치동, 압구정, 반포, 삼성동은 따로 섹션을 할애해서 이야기를 한다. 이 정도면 강남에서도 강남이라 할 수 있는 지역이다. 솔직히 이런 글을 볼 때마다 다소 판타지 로맨스를 읽는 느낌도 들기는 하지만 말이다.

생각보다 강남에 입성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들보다 입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90%는 넘는다. 그렇기에 판타지 로맨스라고 표현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책은 전체적으로 본인이 강남에 거주하며 투자했던 몇 몇 사례와 지인들이나 블로그 이웃으로 대표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상담 사례다. 여기에 어떤 식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복잡하고 신박한 이론같은 설명없이 담백하고 담담하게 안방에서 이불 덮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저자의 투자 방법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남들이 투자를 꺼려할 때 과감하게 매수했다는 점이다. 워낙 오래 전 구입한 것들이 많아 갭이 적었다는 점에 주목하기보다 말이다. 무엇보다 실행력이 꽤 장난아니다. 주저하고 망설일 때 과감히 실행을 한다. 그게 전부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하다. 저자 자신도 고민하는 것보다 그게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여기에 부동산 상승기에 아파트를 구입하기보다는 상승기 전에 구입해서 상승기에 충분한 상승을 누린다.

그렇다고 전업을 권하지 않는다. 그저 천천히 자신의 일을 하며 투자하라고 한다. 어차피 꽤 오랜 기간 보유해야 하는 부동산의 특성상 생각보다 할 일이 많지는 않다. 투자 자체가 즐겁고 행복한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저자의 방법이 맞다. 단순 투자가 아닌 실거주까지 포함한 투자다 보니 몸빵에 대한 설명도 나온다. 투자할 아파트를 구입하고 부족한 금액을 위해서는 월세로라도 살면서 기다리라고 알려준다. 보유한 아파트가 강남이니 전세는 오른다.

전세 상승에 따른 여유자금은 다시 다른 곳에 투자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꽤 시간이 지나면 자산 축적을 이룰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시간은 최근 투자자들처럼 단기가 아니다. 대체로 10년 정도는 감안해야 할 듯하다. 서울은 힘들게 되었지만 부동산 투자를 거의 2년 만에 사고 파는 경우가 많다. 당장 환급성은 있겠지만 제대로 된 수익은 충분히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큰데 저자도 그 점을 설명한다. 대체로 책 자체가 강남 아파트를 근거로 투자 방법과 원칙에 대해 아는 누나가 커피숍에서 조근조근 설명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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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최유리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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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볼 때 난 내가 직접 옷을 사 입은 적이 거의 없다. 대부분 누군가 사 준 옷을 입었다. 나 스스로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거나 마음에 드는 옷을 사 입은 적은 기억에 없다. 옷 사는 걸 좀 아깝게 여겼다. 그러니 대부분 누군가 준 옷을 입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님이 주신 옷을 입기도 하고 아무거나 사다주면 입었다. 다행히도 패션 테러리스트라는 말을 듣지는 않았다. 아마도 내가 입은 옷에 대해 사람들이 평 자체를 할 존재가 아닌 사람이었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옷은 그저 입으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딱히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다만 좀 이런 스타일이 맞지 않다는 생각은 했다. 그래도 있는 옷을 입었기에 그다지 개념치 않았다. 그러던 내가 지금은 직접 옷을 사서 입는다. 대략 3년 정도부터 그랬던 듯하다. 이전과 달리 직접 옷을 사 입다보니 다소 내 스타일을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청바지는 딱 달라붙는 바지를 선호한다. 스키니라고 하는 옷이다. 내가 직접 옷을 고른다고 하지만 그때마다 옷을 사지 않고 한꺼번에 고른다.

패스트 패션 매장으로 들어가서 마음에 든다 싶으면 그냥 같은 옷을 색깔별로 구입했다. 더 신경 쓸 필요도 없이 요일별로 입으면 되었다. 그렇게 3년 전부터 하나씩 구입하다보니 올 해는 딱히 옷을 더 사지는 않았다. 이미 있는 옷이 충분하니 더 구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대신에 몇 몇 옷을 사는데 아무래도 여름 반팔은 계절이 지나면 계속 입기 힘들어 2년 지나면 새로 사긴 한다. 예전에는 겨울에 반팔을 아주 싸게 패스트패션 매장에서 팔기에 10장 정도를 색깔별로 미리 구입한 후에 여름에 입었다.

패션에 대해 딱히 관심이 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잘 입고 싶다는 정도의 욕망은 있다. 지금은 그래도 강남역을 지날 때 패스트패션 매장을 몇 군데 들러 다소 저렴하게 나오면 구입할까 고민하는 정도다. 그래봤자 대부분 여러 장을 사도 10만 원이 넘어가질 않는다. 이런 내가 명품을 알리가 없다. 명품의 가치는 명품을 알아보는 사람이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명품을 모르니 누군가 명품을 갖고 있어도 그게 좋은 것인지 전혀 모른다.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기에 그렇다.

아마도 그 사실만큼은 앞으로도 변함은 없을 듯하다. 굳이 명품이라는 걸 추구하지도 않고 갖고 있어야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각자 물품 등은 그 용도에 맞으면 될 뿐 명품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그런 것에 내 인품이나 사회적 지위나 신분을 드러낼 이유도 전혀 없다. 나라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말을 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면도 있다. 왜냐하면 내가 명품을 살 정도의 능력이 있느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런 걸 살 능력이 있는데 안 사는 것과 살 능력이 없어 못 사는 것은 다르다.

그런 면에서 난 자존감이 높다고 할까. 재미있는 점은 스스로 자존감은 높다고 생각하는데 자신감은 부족하다. 말 장난 같은데 스스로 남을 의식하고 살아가는 편은 아니지만 내가 하는 일에 있어 자신있게 사람들에게 과시하거나 자랑하지 않는다.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많다는 걸 알기에 함부로 자랑을 못하겠다.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의 저자는 명품을 추구했다. 자신의 존재감을 명품에 일치시켰다. 샤넬백이라 대표되는 가방에 자신이 모든 걸 걸었다고 할까.

스스로 자존감이 낮았다고 한다. 선생님도 했었고 대학원에 진학해서 박사과정도 밟았는데 포기했단다. 게다가 서울대 출신이다. 어떻게 보면 무엇하나 아쉬울 것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남들이 보는 것과 달리 스스로 한없이 나약했다. 저자는 이를 글쓰기로 극복했다고 한다. 나도 자주 이야기한다. 글쓰기는 자신을 만날 수 있다. 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자신을 찾고 자존감도 회복할 수 있는 최대의 무기다. 저자가 그렇게 글쓰기를 통해 샤넬백에서 벗어났다.

박사과정을 굳이 포기할 이유까지 있을까라는 생각도 난 들었지만 그마저도 포기했단다. 그러면서 사람들과 글로 만나고 패션을 조언해주기도 했다. 책에서도 크게 두 부분을 나뉜다. 에세이 형식으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주변 상황과 변한 모습을 설명한다. 각 장마다 패션에 조언해 주는 면이 있다. 솔직히 내가 패션에 대해 딱히 관심은 없어서 그 부분은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나야 어차피 패션에 그다지 큰 욕심도 없다. 물론 이왕이면 더 잘 입고 멋지게 보인다면 좋겠지만.

더구나 워낙 많은 조언을 해 주고 있어 그걸 전부 지키기도 힘들 듯하다. 내 입장에서는 될 수 있는 한 아저씨나 되지 말자는 정도로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싶다. 그렇게 볼 때 나이를 먹을수록 오히려 패션에 더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편인 듯하다. 젊을 때는 그 자체로 멋지지면 이제는 그 대신에 패션으로 가린다고 할 수 있다. 라고 쓰지만 그런 이유로 젊을 때 인기가 없었나라는 생각도 든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관심조차도 없었으니 말 다했다. 그러면서도 있는 옷으로 잘 입으려 하긴 했다.

쓰면서 생각해보니 1~2개의 옷이라도 괜찮은 옷으로 코디를 했으면 차라리 좋았을텐데 별로 인 옷을 다양하게 입어도 별로다. 이렇게 쓰고 보니 지금은 엄청나게 패션너블하게 입는 듯 착각하게 썼다. 여하튼 책은 패션보다는 자신이라는 사람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 자신을 예를 들면서 좀더 몰입하며 읽게 해준다. 어떤 거창한 이야기보다는 소소한 일상으로 설명하고 있어 더 좋았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솔직히 고백하고 현재의 자신에 대해 담담히 알려주고 있는 면이 나름 읽는 재미였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패션에 대한 면은 난 그다지.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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