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이탈해도 괜찮아
오세진 지음 / 프레너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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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이라는 표현에는 어딘지 자유라는 단어와 꽤 잘 어울린다. 내가 좀 삐딱한지 몰라도 이탈보다는 일탈이 좀 더 자유와 어울리는 느낌이 강하다. 사실 이탈에 비해 일탈은 안 좋은 의미로 쓰인다. 책 제목인 <자유롭게 이탈해도 괜찮아>에 들어간 이탈보다는 일탈이라는 단어가 좀 더 어딘지 와 닿는다. 이왕이면 이탈보다는 일탈이 좀 더 강한 느낌도 들지만 내 취향에 맞다고 할까. 이렇게 표현하면 말도 안 된다고 하겠지만 원래 사람이란 그렇듯 하다.

틀에 박힌 일을 하면 안정적일 수 있지만 다소 지루하고 답답한 느낌이 든다. 이럴 때 이탈은 뭔가 자유로움을 준다. 그런 면에서 적당한 안정과 이탈은 오히려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너무 잦은 이탈은 안 좋을 수 있어도 말이다. 사람들은 살다보면 하나의 루틴이 생긴다. 이를 벗어나는게 쉽지 않다. 여기에 이탈을 꿈꾸지만 막상 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하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걸 한다는 게 쉽지 않다. 이 말은 안정을 버린다는 뜻과 비슷해진다.

위험을 감수해야 할 필요는 없다. 지금처럼 한다면 특별한 일이 없다면 편하게 할 수 있는데 그걸 벗어난다는 건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롭게 이탈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저자는 그런 의미에서 이탈해도 좋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인가도 한편으로는 중요해 보인다. 이런 표현은 저자에게 실례가 될 듯하다만. 정규 직장을 다니지 않고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다.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게 교통사고이기도 하다. 몇 번의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표현을 한다.

그로 인해 세상 보는 시선이 다소 달라졌다고 한다. 몇 번이나 그런 언급을 하니 도대체 어떤 교통사고가 어느 정도로 다쳤는지 무척 궁금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알려주지 않아 아쉽긴 했다. 이탈은 한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남들이 한다고 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나부터 출발해야 한다. 현재 내가 하는 일이 단순히 싫어서라면 그건 다시 생각해야한다. 누구나 자기 일이 좋아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테니 말이다.

책이 에세이라서 어떤 주제를 갖고 올곧게 주장을 내 세우는 건 아니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내용 전체가 자유와 이탈이라는 단어에 맞는 듯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것도 있다. 그게 바로 에세이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이다. 에세이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편하게 할 수 있다. 굳이 주장을 위한 뒷받침이 필요한 건 아니다. 데이터가 없어도 이야기할 수 있다.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바로 에세이가 갖는 장점이 아닐까한다. 여러 면에서 책은 그렇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크게 강연을 하고 글을 쓰고 있다. 에피소드 중에 기억나는 것은 강연 약속이 잘 못 기입되어 강연 당일에 강연장에서 연락이 왔다. 강연 1시간 전에 담당자에게 연락이 온 후에 깨닫고 부랴 부랴 갔으나 1시간이나 이미 늦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강연장에 들어갈 때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어떻게 된 것일까. 평소에도 강연장에 1시간 전 도착해서 기다렸다고 한다. 이를 눈여겨 본 담당자가 청중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라고.

그 에피소드를 읽으니 나도 강의를 하긴 하는데 그렇게 1시간 전까지 도착한 적은 없어 더 기억에 남는다. 나는 강연장에 늦은 적은 없지만 - 라고 쓰고 보니 1~2번 있었다 - 그 정도까지 간 적은 없다. 물론 나도 외부 강연에 초청받으면 20분 전에는 최소한 도착하긴 한다. 여하튼 평소의 그렇게 쌓아 놓은 이미지 덕분에 전화위복이 되었다는 사연이다. 저자는 그런 면에서 일반적인 직장에서 이탈했을지라도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서 프로답게 했다.

이탈은 자유라는 단어가 따르지만 그만큼 책임이 더 강하게 필요하다. 평소에 잘 한 사람만이 이탈을 해도 사람들은 좋게 받아들인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했을 때 이탈이 아닌 일탈이 되어 버린다. 그런 상황과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면 이탈은 그저 일탈로 끝나버리고 원래의 나로 돌아가고 만다. 책의 저자는 단순히 일이 아닌 여행도 무척 많이 다닌 듯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도 자주 다닌다. 그런 부분은 나에겐 이탈이다. 나는 그런 식으로 여행을 가 본적은 없기 때문이다.

그보다 근본적으로 여행을 꼭 가야하나라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긴 해도. 매일같이 새벽에 일어나 오전까지 글을 쓰고, 책을 쓸 때면 강의도 전부 접고 책 쓰는데 전념한다는 걸 읽으니 대단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단 한 번도 그런 식으로 글이나 책을 써 본적이 없어서다. 언제나 시간나고 틈날때 글을 쓰고 책을 펴냈다. 그래도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최소 5년 넘게 글을 썼으니 그걸로 자체 위안을 한다. 책 제목처럼 이탈해도 된다. 맞다. 그렇게 한다고 갑자기 큰 일나지 않는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용의 핵심은 잘 안 들어왔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삶에는 이런 방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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