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의 소크라테스 - 사람이 있다
곽경훈 지음 / 포르체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라마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르 중 하나가 의사나 변호사가 나오는 작품이다. 의사는 응급실이나 수술을 주로 하는 외과가 특히 그렇다. 워낙 촉각을 다투는 경우가 많이 나오니 그렇다. 하루 하루가 긴장의 연속일 것이라 생각이 든다. 엄청나게 익사이팅하게 느껴진다. 막상 그럴까라는 생각도 든다. 익사이팅한 것도 있지만 매일같이 다르지만 같은 일의 반복이라는 점은 다른 직업의 업무와 같지 않을까. 드라마에서는 좀 더 강력하고 흥미있는 에피소드만 모아 그럴 듯하다.

최근 들어 의사들이 펴낸 에세이가 많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정신과 의사인 듯하다. 편견일 수 있으나 가장 시간을 활용하기 편하고 다양한 환자와 만난 이야기도 있고 자신의 사례도 전한다. 이번에 읽은 <응급실의 소크라테스>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응급실 의사이야기다. 여기에 소크라테스라는 다소 철학적인 느낌을 주는 제목이 들어갔다. 저자 약력 설명이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5분 후 상황도 예측할 수 없는 응급실이 매력적이라 응급의학과를 택했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그게 싫어 기피하는 걸로 아는데 말이다. 예전에 만났던 사람 중에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가 있었다. 워낙 힘든 업무라서 꽤 월급이 크다는 이야기를 했다. 40대 후반에는 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다. 실제로 그때까지 자기는 열심히 일을 하고 그만 두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책을 읽으니 별의별 사례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인간이 갖고 있는 온갖 군상을 만날 수 있는 직군이 응급실에서 일하는 분들과 경찰이 아닐까한다.

응급실은 가장 극한의 상황이라 인간이 갖고 있는 본연의 모습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럴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인간의 생명 자체가 반드시 구해야 할 일이지만 누군가는 돈이 걸린 문제다. 그로 인해 생기는 상황이 많은데 이 책에서도 그런 사례를 읽을 수 있다. 처음에 읽을 때는 제목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응급실보다는 소크라테스에 좀 더 방점을 찍었다. 의사가 다양한 환자와 함께 삶의 의미와 철학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라 생각을 하며 읽었다.

처음 에피소드부터 뭔가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결이 완전히 달랐다. 병원에 입원시켜 달라는 알콜 중독자였다. 그는 대형 병원이 아닌 중소병원에 입원하며 치료도 받고 술도 마실 계획이었다. 이를 간파하고 입원 시켜 주지 않으려고 했다. 그 후에도 다양한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거의 대부분 다소 무겁고 강한 내용이었다. 응급실 다운 내용이라고 할까. 3분의 1정도를 읽고 이 책은 소크라테스가 아닌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주라는 걸 알았다.

다른 것보다 저자가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응급실 의사라는 점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책에는 단순히 환자들의 사례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환자는 대부분 가명이고 잠시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니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함께 근무했던 의사 등에 대한 에피소드도 있다. 당연히 실명은 아니고 별명이나 닉네임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래도 그다지 좋은 이야기가 아니다. 응급실 의사로 병원에서 벌어지는 일에 있어 환자가 우선이라는 관점에서 에피소드를 밝혔다.

어떤 의사는 자신의 안전만 생각한다. 어떤 의사는 중소병원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곳이라 생각하며 근무한다. 어떤 스타 의사는 명성이 대단하고 일부러 찾는 환자들도 있다. 누구도 감히 그 의사의 권위에 토를 달지 않는데 저자는 자신이 생각할 때 아니라고 생각한 것에 대해 설명을 했다. 해당 의사는 이를 부정하고 자신이 하는 걸 다르게 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결국에는 저자의 판단이 맞았는데 아무런 표현도 없었고 다시 대형병원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런 에피소드가 꽤 있는데 해당 의사가 이 책을 읽으면 어쩌려고 그러나..하는 걱정을 했다. 시대에 뒤쳐졌지만 기계나 로봇보다는 자신이 직접 칼을 갖고 수술을 하는 훌륭한 의사에 대한 에피소드도 있다. 갈수록 그런 의사가 사라지고 있다는 안타까움과 함께. 여러 환자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책을 읽으면 저자는 상당히 냉정하게 이야기를 한다. 물론 환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은 아니고 의사라는 직업이 어쩔 수 없이 하는 행동이다. 책을 읽어보면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자신이 쓴 내용이라 철저히 저자의 관점이지만 될 수 있는 한 응급실에서 의사가 하라는대로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물론 어떤 의사는 일부로 과잉진료를 하면서 환자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처방이나 수술도 하는 듯하지만. 책은 아무래도 저자에게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모았을 것이다. 별의별 군상이 다 있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이야기가 좀 없는 건 아쉬웠다. 그래도 응급실은 정말로 긴장을 놓치면 안 되고 죽음이 바로 눈 앞에 있는 곳이다. 꽤 흥미진지하게 읽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따뜻한 에피소드도 많았다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응급실의 리얼 이야기.

함께 읽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넥스트 NFT 레볼루션 - NFT: 거품인가, 혁명의 시작인가?
정재환.이요한.이선민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재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기술은 발전을 거듭해서 최종적으로 NFT까지 왔다. 이게 최종 버전이 될 지 이후 다른 기술이 접목되어 새로운 것이 우리 앞에 등장할 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모든 IT 기업이 너도나도 하나같이 서로 경쟁하듯이 NFT를 기반으로 한 기술을 발전시켜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한다고 앞다퉈 발표 중이다. 이에 발맞춰 사람들의 관심도 NFT에 집중되었다. 무엇보다 까놓고 이야기해서 돈이 된다는 점이 가장 강력한 동인이라 할 수 있다.

NFT로 발행한 작품이 몇 천 만원도 아닌 몇 백억에 팔렸다고 하니 입이 떠억 벌어졌다. 너도나도 NFT를 통한 민팅으로 작품을 발표하는데 관심이 쏠렸다. 크리에이터는 직접 작품을 만들어 민팅(발행)해서 돈을 벌 수 있었다. 특히나 그다지 명성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이 이를 하나의 기회로 보고 작품활동을 했다. 이런 작품을 매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실 이런 작품을 누가 샀는지 여부보다는 얼마에 판매되었다는 점이 더 화제가 되었다.

해당 작가는 큰 돈을 벌었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이를 산 사람들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체적으로 비싼 가격에 산 사람들은 코인 시장의 고래라고 불리는 큰 손이었다. 그렇게 매수한 작품을 얼마전에 다시 팔겠다고 내놨는데 몇 억인가에 산 작품이 30만 원인가에 사겠다고 하여 안 파는 걸로 되었다. 여기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물론이고 솔라나를 기반으로 한 코인 들이 연일 하락 중이다. 그 중에서도 루나는 폭락을 거듭한 끝에 결국에는 상장 폐지가 되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제외한 코인을 알트코인이라고 불린다. 대표성을 지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제외한 알트코인은 엄청나게 다양하고 수많은 코인이 제작되었다. 이것들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왕설래가 많다. 중요한 것은 거래가 된다는 점이다. 대체적으로 거래가 된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를 두는 듯한 느낌이다. 가치여부는 어차피 어느 자산이나 그걸 증명할 수 있느냐 부터 화폐도 그렇게 볼 때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까지 번졌다.

다만 화폐는 개인간의 신뢰가 아닌 화폐를 발행한 국가에서 보증한다는 점이 난 다르다고 본다. 특정 은행이 위기에 처하면 서로 돈을 유출하려고 난리가 난다. 그래서 화폐에 대한 신뢰를 이 책에서도 언급하는데 그 은행이 망한다고 원화를 우리가 버리진 않는다. 은행이 아닌 국가에서 보장을 하기 때문이다. 국가가 망하지 않는 이상 화폐의 가치와 신뢰는 최소한 인정된다. 그것조차도 사람들의 믿음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말이다. 이런 식으로 현재 코인은 말이 많다.

코인이 탄생한 것은 중앙에서 통제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알고 있다. 정작 최근에 코인의 안정화를 위해서 달러와 연동해서 가격이 움직인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중앙 시스템에 연동된다는 뜻으로 읽힌다. 초반에는 코인이 딱히 뭔가를 만든다는 개념이 없었다. 코인은 그저 코인 자체의 기능말고는 뭔가 가치있는 것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 보이지 않았다. 이런 것이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솔라나 등에서 NFT로 민팅이 되면서 작품이 만들어졌다.

더구나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메타버스와 연결된다. 메타버스는 가상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장 앞장서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곳이 현재는 게임업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곳이 메타버스를 궁극적으로 지향한다고 하는데 가장 앞선 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곳도 게임업체다. 최근에 메타버스를 연결해서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것이 게임업체다. 이미 게임에서 보여주는 것이 메타버스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다. 이전과 달리 개인이 게임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각광받았다.

아직까지는 이를 제대로 돈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나 게임을 하며 코인을 얻어 돈을 번다는 것은 코인이 최소한 정상가격으로 거래되어야 한다. 내가 보유한 코인의 가격이 오르면 게임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 최근 코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돈이 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어떻게 보면 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모든 것이 정당화 되었다. 이제는 코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모든 것이 약간 신기루처럼 되는 느낌이다. <넥스트 NFT 레볼루션>에서는 웹3도 함께 말한다.

웹3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개인이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고 수익까지 가질 수 있다. 이 부분은 관련 종사자도 현재 의견이 엇갈린다.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을지라도 개인이 자신이 운영하는 걸 어떤 식으로 사람들에게 알리지 모르겠다. 결국에는 그 부분때문에 어느 정도는 종속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또는 기존 플랫폼이 이를 받아들여 발전해서 계속 머물게 하는 시스템으로 진화정도 말이다. 책은 두껍지 않고 얇아 읽기 좋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딱히 새로운 내용은 잘 모르겠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NFT에 대해 기본적인 내용을 배우려면.

함께 읽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 혁신의 아이콘 마스다 무네아키 34년간의 비즈니스 인사이트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 츠다야라는 서점이 꽤 화제가 되었다. 일본에 있는 서점인데 한국에는 없는 감성과 인테리어와 배치 등으로 화제가 되었다. 아마도 이 책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함께 유명해진 것이 아닐까한다. 워낙 책을 좋아하고 도서관이나 서점도 자주 가는 내 입장에서 꽤 궁금했다. 대형 서점을 가면 무척이나 다양한 책이 있어 참 좋다. 다만 국내 서점은 너무 획일화 되었다는 생각이 크다. 책이 전시되어 있는데 딱히 특징은 보이질 않는다.

어느 대형 서점을 가도 데코레이션이 비슷하다. 해당 서점만 갖고 있는 특징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한 때 교보문고가 매장 내부에서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아주 커다란 나무 책상과 의자에 앉아 사람들이 편하게 독서할 수 있게 했다. 시도는 좋았지만 사람들이 매장에 있는 책을 잔뜩 쌓아놓고 자리를 독차지 했다. 잠시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하루 종일 자신의 독점 자리인양 이용했다. 여러 문제가 있어 결국 지금에는 의자를 치웠다.

그런 시도가 츠차야 서점을 통해 들어온 것이 아닌가한다.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책을 읽어보니 그렇다. 책은 스타야 서점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자세히 설명되지는 않는다. 책 내용 자차게 마스다 무네아키가 블로그에 10년 동안 쓴 글을 모아 그 중에서 나름 비슷한 주제를 묶어 펴낸 책이다. 책이 꽤 인기가 있었는데 지금에서야 보게 되었다. 뭔가 괜히 기대를 갖고 읽었는데 생각보다는 다소 못 미쳤다. 아무래도 블로그에 올린 글이라 체계가 좀 없는 느낌이었다.

뭔가 하나의 주제를 갖고 하나씩 차례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랬던 듯하다. 그래도 책에서 보여주는 사진에 눈이 더 갔다. 츠타야 서점을 얼핏 보여주는데 한국의 서점과는 다른 느낌이 컸다. 더구나 서점의 얼마나 큰지 놀랐다. 몇 층 건물이 전부 서점이기도 했다. 서점 내부도 한국의 뭔가 천편일률적인 서점 느낌이 아니었다. 책을 읽어보면 고객을 오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한다. 서점마다 각자 특징을 키워 거기에 맞는 컨셉으로 오게 만들었다.

노령층이 편하게 오도록 서점 구조를 만들었다. 초창기부터 잘 된 것이 아닌 서점을 처음 만들 때부터 어떻게 하면 고객이 서점으로 오게 만들것인지를 고민하고 연구하고 시도를 했다. 책을 읽어보면 꼭 서점이라고 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서점을 기본으로 지금은 무척이나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책에서는 츠타야보다는 CCC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곳은 츠타야 서점을 넘어 마케팅 회사라고 할 수 있다. CCC기업이 아닌 그룹이라고 표현한다.

CCC그룹에는 무려 65개의 기업이 있다. 모든 회사를 총괄하고 있는데 그 안에는 상당히 많은 기업이 있는데 꼭 버크셔 헤서웨이식이다. 스스로 기획을 통해 기업을 발전시킨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서점을 출발했지만 이렇게 기업을 성장시킨 것도 참 특이하다. 그렇게 볼 때 아마존도 처음에는 인터넷 서점을 출발했지만 지금은 인터넷 서점도 있다. 서점은 출발점이었을 뿐 종착점도 아니다. 한편으로는 서점으로 이렇게 큰 회사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아마도 그럴 수 있던 것은 일본이 한국보다 인구도 많고 독서를 하는 사람도 많아 그랬을 듯하다. 한국만 해도 대형서점이 많은 것이 꼭 좋다고 할 수 없지만 서울을 제외하면 대형 서점이 많지 않다. 대형 브랜드 서점이 있긴 해도 그다지 크진 않다. 이러다보니 한국에서는 서점을 시작으로 생존도 벅찬 실정이다. 대형 서점도 최근에 망해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책에 나온 서점 사진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사람들이 일본을 갔을 때 츠타야 서점을 가보라고 한 이유가 있었다.

책 내용은 마스다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만 보통 '나는' 이라고 표현하는데 자기 자신을 마스다가..라고 표현한다. 아마도 한국에서 편집할 때 그러지 않았다면 자신을 스스로 이름으로 표현하는게 무척 낯설었다. 스스로를 기획자라고 정체성을 갖고 있다. 이를 근거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걸 읽는데 의의는 있었다. 책 제목처럼 사람들의 취향을 파악하게 오게 만든다. 또는 스스로 취향을 설계해서 오게 만든다. 그런 점이 츠타야 서점이 갖는 매력이라 한 번 가보고 싶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크게 인상적이진 않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츠타야 서점은 배워야지.

함께 읽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부터 인간이 인간인지 아닌지를 자각하기 위해서는 인조인간이 필요하게 되었다. 아직까지 인조인간은 우리 인류에게 등장하지 않았다. 초기의 AI정도가 우리 주변에 있다. 학습된 알고리즘에 의해 인간과 말을 하기에 깜짝 놀라긴 하지만 어느 정도 규격화된 틀 안에서만 대화가 가능하다. 문학작품이나 영화, 드라마에서는 현재 인간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도구(?)로 인조인간이 활용된다. 인간은 어떤 걸 해야 인간인지에 대해서 묻는다.

인간과 인조인간을 구별하는 것을 겉으로 볼 때는 알 수 없다. 똑같은 대화를 한다고 해도 알 수 없다. 인간은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감정이 있다. 아마도 감정이 인간을 구별짓는 것 중 하나다. 여기에 인간은 이야기를 믿는다. 상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도 하나의 알고리즘에 의해 움직인다. 어떤 패턴이 있어 그대로 의식하지 않고 움직인다. 특수한 상황이 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행동할 때가 있다. 짜여진 알고리즘에 의해 저절로 움직인다.

알파고와 바둑 대결했을 때 수많은 데이터를 스스로 돌려가며 기보를 형성했다. 이걸 인간은 생각이라고 한다. 알파고가 한 걸 생각이라고 하진 않는다. 이런 차이점에 대해 인간은 구별할 수 있을까. 우리도 어떤 이야기를 할 때 의식하지 않을 뿐이지 우리 뇌 속에 있는 수많은 데이터가 작동해서 그 중에 가장 근사치와 가까운 걸 말하게 된다. AI에게 물어봐도 그가 뱉는 말은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뽑은 것이다. AI가 한 것은 데이터의 가공이고 인간은 생각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맞는 것일까.

인류는 인간상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제는 인간과 인간을 비교하며 설명하기 보다는 오히려 인조인간을 내세워 고민한다. 아직까지 인조인간은 실질적으로 작품에 나오는 것처럼 발달하진 않았다. 인조인간이 더 인간답게 행동하는 걸 작품에서는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게 감정이 없지만 그가 하는 행동은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올바른 것만 하도록 프로그램 되어있다. 예측불허한 인간은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인조인간이 그런 면에서 오히려 더욱 인간처럼 느껴진다.

재미있는 것은 너무 올바르고 예측 가능한 행동만 할 때 오히려 인간답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인조인간의 그런 행동을 보고 인간은 오히려 무서워한다. 가장 인간답게 설계되어 알고리즘에 의해 행동하는 인조인간을 보고 정이 없다는 말을 한다. 이렇게 볼 때 인간은 참 복잡다단하게 설계되었다. 인간이 인간같지 않은 행동을 할 때 금수보다 못하다고 하지만 그게 인간이다. 지극히 인간답게 행동하는 인조인간을 보면서 인간미가 없다고 하는 아이러니다.

김영하 작가가 전혀 몰랐는데 9년 만에 장편 소설을 썼다. 아마도 본인 이외는 누구도 의식하지 않았을 듯하다. 그동안 계속해서 에세이도 쓰고 여행기도 쓰면서 꾸준히 작품 활동은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볼 때 소설을 쓰는 작가였는데 정작 소설을 쓰지 않고 있었다. 이것도 꽤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번에는 <작별인사>라는 작품으로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탐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인조인간인 휴먼노이드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이 철이라는 인물이다.

철이는 인간인지 휴먼노이드인지에 대해서 자신의 존재를 몰랐다. 정확히는 인간으로 살고 있다. 작품 속 세계는 정확히 몇 년인지는 알지 못한다. 남북이 통일된 시점이고 휴먼노이드가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 애완용으로 살고 있는 휴먼노이드도 있다. 나이든 분들을 케어하는 휴먼노이드도 있다. 이들은 인간을 돌보고 보완하는 역할도 하지만 인간이 못하는 것을 하는 휴먼노이드도 있다. 인류는 점차적으로 사라지고 살아가는 것도 버거운 존재로 남아있다.

철이는 우연히 길에서 국가에서 관리하는 사람들에 의해 시설로 옮겨진다. 아빠와 함께 살았지만 미처 손 쓸 틈도 없이 벌어진 일이다. 그곳은 폐기된 휴먼노이드가 주로 모여있다. 인간을 닮은 휴먼노이드는 똑같이 먹고 자고 인간과 같다. 특수 목적 휴먼노이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지만 인간 휴먼노이드를 아주 싫어한다. 특히나 인간이라고 우기는 휴먼노이드를 팔을 제거하는 등으로 자신의 실체를 깨닫게 해준다. 그럴 때마다 휴먼노이드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깨닫고 상실감을 느낀다.

소설은 대략 이런 식으로 전개된다. 책의 내용은 신박하진 않다. 이미 꽤 많은 작품에서 이를 다뤘다. 솔직히 그런 작품에서 뭔가 더 나아가는 전개는 없었다. 대신에 이런 작품을 읽을 때 결국에는 육체는 필요없고 정신으로 간다는 전개가 꽤 많다. 그로 인해 어떻게 보면 영생을 얻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무한동력이라는 것이 있다. 에너지를 스스로 계속 만든다.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유한하다. 그것은 에너지가 무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한다.

태양이 그런 역할을 첫번째로 한다. 그로 인해 지구 위에 있는 모든 존재는 에너지를 서로 주고 받으며 살아간다. 어떻게 볼 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시치미를 뚝 떼고 이야기한다. 에너지를 어떤 식으로 조달받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육체가 없어도 네트워크 상에 존재해도 그마저도 에너지가 있어야 기능할 수 있다. 이 책과 같은 분야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꽤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한다. 실제로도 재미있다. 마지막 부분도 나름 참신하다면 참신하게 끝맺는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뭔가 한 발을 더 가긴 역시 힘들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인간의 존재에 대한 탐구.

함께 읽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싱크 어게인 - 모르는 것을 아는 힘
애덤 그랜트 지음, 이경식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싱크 어게인>이다. 영어로 써 있어 별 생각없이 읽다보니 무슨 뜻인지 몰랐다. 책을 읽으니 초반에 개념이 나오는데 단어 뜻 그대로다. 생각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고정관념에 대해서도 말한다. 대체적으로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은 틀리지 않다고 믿는다. 세상에 수 많은 것들이 과학이 발전하면서 변한다. 한 번 머리에 들어온 상식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명왕성은 지금까지 행성이라고 알고 있었다. 과학을 포기한 나지만 그 정도는 상식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들어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명왕성은 행성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아마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내가 어디가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대부분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나는 과학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아마도 콧방귀를 뀌면서 웃고 말지 않을까. 내가 관련 분야 종사자라면 내가 말한 걸 받아들이긴 하겠지만 말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분명히 누군가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면서 딴지를 건다. 그 사람과 나는 서로 열심히 토론인지 배틀인지를 하더라도 상대방은 절대로 지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다. 이게 바로 우리가 싱크 어게인을 해야 하는 이유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자처럼 생각해야 한다. 과학은 언제나 검증 가능한지를 밝혀야 한다. 검증이 되든가, 검증이 되지 않든가.

이를 위해서는 내가 오늘 알고 있는 것이 잘 못 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자신의 자존심을 해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누군가 아니라고 하면 의견일 뿐인데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다. 서로 자신의 의견을 나누고 잘 못 되었는지에 대해 확인을 하고 검증하면 된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 자아와 일치를 시키려 한다. 솔직히 이를 벗어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상하게 어렵다. 분명히 새로운 것을 알게 된 것인데 말이다.

모든 과학자가 다 그런 것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 자신이 연구한 것이 무조건 맞다고 하는 과학자도 분명히 있다. 과학자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인식하고, 무엇을 모르는지 인정한다. 아는 것을 의심해서 틀릴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인다. 모르는 것은 호기심을 갖고 알려고 노력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관련 데이터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내 앎의 영역도 넓힌다. 어떻게 보면 이를 위해서는 늘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감보다는 겸손함이 더 도움이 된다. 자신감은 분명히 좋은 삶의 태도다. 무엇을 하든지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자신감에 넘치는 삶은 좋다. 문제는 이들의 이런 자신감이 틀린 것에 대해서도 똑같이 행동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옳다고 판단한다. 자신과 다른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것이 아닌 틀린 것으로 받아들인다. 겸손은 언제든지 자신이 아는 것에 대해 자신하지 않는다. 알고 있는 것이 시간이 지나고 많은 연구를 통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인다.

의외로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이 꽉 막혀있을 때가 많다. 지식이 그에게 오히려 교만을 갖게한다. 지식은 남들보다 더 알고 있다는 뜻이 된다. 지식을 더 많이 알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젠체하게 된다. 이럴 때 주변에 누구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도 모르게 다 아는 것처럼 행동한다. 흔히 박사를 대단하다고 하지만 거꾸로 볼 때 박사를 얻은 분야 이외는 바보와 같다는 말도 한다. 자신 분야 아니면 그저 동네 아저씨나 마찬가지라는 걸 겸손히 받아들여야 한다.

사실 알면 알수록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아는 사람이 제일 교만하고 자신감에 넘친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이며 모든 것이라고 확신한다. 유유상종이라고 내가 알고 있는 정도만큼 확신하며 그런 사람만 만난다. 그 이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만나려 하지 않는다. 지식이 있지만 더이상 배우려 하지 않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제일 위험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절대로 싱크 어게인을 하지 않는다.

책에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이 콜럼버스가 아니라고 알려준다. 아메리카 이름에 이미 발견한 사람의 힌트가 있는 걸로 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어제 알고 있던 것이 오늘 달라지는 것이 생각보다 많다. 문제는 과거에 내가 알게 된 지식과 상식이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며 더이상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연한 사고와 겸손히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고 어떤 걸 하더라도 슬기로운 사람이 될 듯하다. 책에서 나온 토론에서도 똑같이 말이다. 늘 싱크어게인 하도록 해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초반에 나올 내용은 다 나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늘 싱크 어게인해야겠다.

함께 읽을 책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달 2022-05-20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