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의 소크라테스 - 사람이 있다
곽경훈 지음 / 포르체 / 202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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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르 중 하나가 의사나 변호사가 나오는 작품이다. 의사는 응급실이나 수술을 주로 하는 외과가 특히 그렇다. 워낙 촉각을 다투는 경우가 많이 나오니 그렇다. 하루 하루가 긴장의 연속일 것이라 생각이 든다. 엄청나게 익사이팅하게 느껴진다. 막상 그럴까라는 생각도 든다. 익사이팅한 것도 있지만 매일같이 다르지만 같은 일의 반복이라는 점은 다른 직업의 업무와 같지 않을까. 드라마에서는 좀 더 강력하고 흥미있는 에피소드만 모아 그럴 듯하다.

최근 들어 의사들이 펴낸 에세이가 많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정신과 의사인 듯하다. 편견일 수 있으나 가장 시간을 활용하기 편하고 다양한 환자와 만난 이야기도 있고 자신의 사례도 전한다. 이번에 읽은 <응급실의 소크라테스>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응급실 의사이야기다. 여기에 소크라테스라는 다소 철학적인 느낌을 주는 제목이 들어갔다. 저자 약력 설명이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5분 후 상황도 예측할 수 없는 응급실이 매력적이라 응급의학과를 택했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그게 싫어 기피하는 걸로 아는데 말이다. 예전에 만났던 사람 중에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가 있었다. 워낙 힘든 업무라서 꽤 월급이 크다는 이야기를 했다. 40대 후반에는 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다. 실제로 그때까지 자기는 열심히 일을 하고 그만 두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책을 읽으니 별의별 사례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인간이 갖고 있는 온갖 군상을 만날 수 있는 직군이 응급실에서 일하는 분들과 경찰이 아닐까한다.

응급실은 가장 극한의 상황이라 인간이 갖고 있는 본연의 모습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럴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인간의 생명 자체가 반드시 구해야 할 일이지만 누군가는 돈이 걸린 문제다. 그로 인해 생기는 상황이 많은데 이 책에서도 그런 사례를 읽을 수 있다. 처음에 읽을 때는 제목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응급실보다는 소크라테스에 좀 더 방점을 찍었다. 의사가 다양한 환자와 함께 삶의 의미와 철학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라 생각을 하며 읽었다.

처음 에피소드부터 뭔가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결이 완전히 달랐다. 병원에 입원시켜 달라는 알콜 중독자였다. 그는 대형 병원이 아닌 중소병원에 입원하며 치료도 받고 술도 마실 계획이었다. 이를 간파하고 입원 시켜 주지 않으려고 했다. 그 후에도 다양한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거의 대부분 다소 무겁고 강한 내용이었다. 응급실 다운 내용이라고 할까. 3분의 1정도를 읽고 이 책은 소크라테스가 아닌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주라는 걸 알았다.

다른 것보다 저자가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응급실 의사라는 점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책에는 단순히 환자들의 사례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환자는 대부분 가명이고 잠시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니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함께 근무했던 의사 등에 대한 에피소드도 있다. 당연히 실명은 아니고 별명이나 닉네임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래도 그다지 좋은 이야기가 아니다. 응급실 의사로 병원에서 벌어지는 일에 있어 환자가 우선이라는 관점에서 에피소드를 밝혔다.

어떤 의사는 자신의 안전만 생각한다. 어떤 의사는 중소병원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곳이라 생각하며 근무한다. 어떤 스타 의사는 명성이 대단하고 일부러 찾는 환자들도 있다. 누구도 감히 그 의사의 권위에 토를 달지 않는데 저자는 자신이 생각할 때 아니라고 생각한 것에 대해 설명을 했다. 해당 의사는 이를 부정하고 자신이 하는 걸 다르게 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결국에는 저자의 판단이 맞았는데 아무런 표현도 없었고 다시 대형병원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런 에피소드가 꽤 있는데 해당 의사가 이 책을 읽으면 어쩌려고 그러나..하는 걱정을 했다. 시대에 뒤쳐졌지만 기계나 로봇보다는 자신이 직접 칼을 갖고 수술을 하는 훌륭한 의사에 대한 에피소드도 있다. 갈수록 그런 의사가 사라지고 있다는 안타까움과 함께. 여러 환자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책을 읽으면 저자는 상당히 냉정하게 이야기를 한다. 물론 환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은 아니고 의사라는 직업이 어쩔 수 없이 하는 행동이다. 책을 읽어보면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자신이 쓴 내용이라 철저히 저자의 관점이지만 될 수 있는 한 응급실에서 의사가 하라는대로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물론 어떤 의사는 일부로 과잉진료를 하면서 환자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처방이나 수술도 하는 듯하지만. 책은 아무래도 저자에게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모았을 것이다. 별의별 군상이 다 있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이야기가 좀 없는 건 아쉬웠다. 그래도 응급실은 정말로 긴장을 놓치면 안 되고 죽음이 바로 눈 앞에 있는 곳이다. 꽤 흥미진지하게 읽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따뜻한 에피소드도 많았다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응급실의 리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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