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비전
리차드 미들톤 & 브라이안 왈쉬 지음, 황영철 옮김 / IVP / 198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                     

 

     공저자인 저자들은 세계관이란 무엇인지 설명한 후(1부), 기독교 세계관의 요점들에 관해 간략히 언급한다(2부). 이어지는 3부에서는 이원론을 중심으로 현대 문화의 주된 세계관을 분석하고, 기독교 세계관이 이런 현대의 우상숭배적인 문화를 어떻게 극복해 낼 수 있는지 이론과 (약간의) 실제를 제시한다(4부).

 

 

2. 감상평 。。。。。。。                  

 

     기독교 세계관에 관한 또 한 권의 고전이다. 제임스 사이어, 아더 홈즈, 알버트 월터스토프 등과 함께 이 책의 공저자인 브라이언 왈쉬나 리처드 미들톤 같은 저자들도 이 분야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들이다. 우리나라에도 세계관 운동을 하는 이들이나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책을 읽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이름이다.

 

     책이 고전이라는 말은 담겨진 내용의 적시성이 좀 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책이 나온 뒤 이에 관련된 수많은 책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으니, 여기에 담겨 있는 내용은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간략하고 충분히 발전되지 못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면 기초부터 시작하는 것이 정도(正道). 게다가 현재 나와 있는 많은 책들도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들보다 훨씬 더 진보했다고 말하기 힘든 상태다.

 

     이 책은 일종의 분석서이다. 저자들은 세계관이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현대 사회의 지배적인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를 다시 한 번 분석한다. 하지만 책에도 언급되어 있는 것처럼 세계관이란 전(前) 이론적인 것이기 때문에 분석이 끝났다고 해서 확실한 이론이나 대안이 바로 튀어나오는 것은 아니다. 저자들도 말했듯 이 책은 바른 세계관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세워야할 건물의 청사진을 조명하려는 것이지 구체적인 시방서를 그리려는 게 아니다.(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다른 세계관 관련 책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지닌 가치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 능력과 자원이 있어도 제대로 된 방향을 잡지 못해 엉뚱한 짓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보는 건 너무나 쉬운 일이니까.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이론적 토대를 구축한 후, 그것이 어떻게 실제 사회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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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아버지가 운영하는 도시락 가게에서 배달일을 하고 있는 티엔커. 어느 날 청각 장애인 선수들이 연습하는 수영장으로 배달을 갔다가 양양을 만나 첫눈에 빠져버렸다. 청각 장애 수영선수인 언니 샤오펑이 훈련에 전념하도록 자신은 온종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고 있는 양양은 잘생긴 티엔커에게 매력을 느끼기도 하지만, 연애 같은 걸 하기엔 너무 바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그 역시 수화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이 아닌가.

 

     활짝 갠 하늘 아래서 젊은 두 남녀가 벌이는, 조금은 애틋하면서도 흐뭇한 애정행각의 이야기.

 

 

 

2. 감상평 。。。。。。。                   

 

     좋다. 이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잘 생긴 두 주인공이 서로를 배려하며 아끼는 모습은 그 자체로 예쁜 그림 같다.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었던 ‘장애인’이라는 소재가 중심에 있었음에도, 감독은 여성 특유의 감각을 발휘해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밝게 그려내는 데 성공한다. 등장인물들의 고민은 위기로까지는 치닫지 않고 적당히 장애물을 형성하는 데서 그친다. 밝고 가볍다.

 

     대만이라는 작은 섬나라에서 제작된 영화이기 때문에선지 이제까지 본 대만 영화들은 대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맛이 두드러졌다. 이 영화도 다르지 않아서, 크지 않은 거리를 주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과장이 없어서 좋긴 하지만, 영화 말미의 작은 반전부까지 배치했을 정도로 충분히 스토리적인 재미도 있다.

 

 

 

 

     '사랑과 꿈은 기적이다'라는 마지막 문구가 인상적이다. 꼭 한 번 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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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영국 정보부(일명 ‘서커스’) 고위직 요인들 중에 소련과 내통하고 있는 스파이가 있다. 고급 정보를 가지고 있는 헝가리 장군을 망명시키는 작전이 실패하자, 정보부 총 책임자인 ‘컨트롤’은 사임을 하게 된다. 그와 함께 백전노장인 스마일리 역시 은퇴하지만, 실패의 원인이 정보부 안에 심어져 있는 스파이 때문이라는 첩보가 입수되면서, 이를 비밀리에 조사하기 위한 책임자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자신의 실제 목적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옛 동료들을 상대로 그 안에서 내통자를 잡아내야 하는 지능 플레이가 그렇게 시작된다.

 

 

 

2. 감상평 。。。。。。。                     

 

     스파이 게임이라는 놀이가 있다. 정해진 인원이 둘러 앉아 미리 선정된 스파이를 찾아내는 게임이다. 스파이가 아닌 사람들은 대화와 행동을 바탕으로 누가 스파이인지를 추리해 내야 하는데, 스파이는 역시 티를 내지 않고 일반인들을 제거해야하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숨기고만 있을 수 없다는 데 게임의 묘미가 있다. 종종 그저 감으로 결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역시 잘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 작은 단서로부터 어떻게 진실이 밝혀지는 지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국 정보부 내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이 영화는, 그렇게 게임처럼 조직 내의 스파이를 잡아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굉장히 재미있을 만도 한데, 막상 생각만큼 즐거움을 주지는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조직에 스파이가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데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그 정도의 사실이야 영화 포스터만 봐도 떡 하니 써 있어서 보는 사람도 전제하고 들어갈 이야기인데, 굳이 천천히 스파이가 정말로 존재했다는 이야기를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서 반복적으로 해 줄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여기에 지나치게 올드한 스타일도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 복장과 배경을 재현해 낸 것까지는 좋았지만, 영화의 스타일까지 올드하니 빠른 전개와 액션, 치밀한 논리적 전개에 익숙해진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은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등장만으로도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아무에게서나 볼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분위기만 가지고 영화를 이끌어가는 건 이제 좀 힘들어 보인다. 보는 내내 좀 더 친절한 설명과 선명한 전개가 간절했다. 게임만큼만 재미이었어도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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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혼외정사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사회학과 교수 이혜정. 그리고 그녀의 논문을 돕기 위해 들어 온 심리학과 학생 이우상. 결혼은 했지만 별거 상태인 혜정은 나이와 신분(교수/학생)의 차이를 의식하면서도 조금씩 우상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뜻밖의 장소에서 우상을 만나면서 둘 사이의 관계는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변해간다.

 

 

 

2. 감상평 。。。。。。。            

 

     이 어설픈 영화는 뭘까. 사물의 비밀이라는 적당한 제목을 붙여서 복사기와 디카의 눈으로 사건을 비춰보겠다는 의도는 곧 복사기와 디카가 있는 곳에서만 사건을 진행시키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실제적인 문제에 부닥치면서 간간히 극의 맥을 끊는 내레이션 정도로 전락해 버렸다. 여기에 극의 전체 구조와는 거의 동떨어진, 그저 알몸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밖에 안 보이는 뜬금없는 정사신과, 멜로도 아니고 불륜의 최후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려는 것처럼도 보이지 않는 어설픈 장르 설정 등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그냥 수많은 졸작 중에 하나를 만들어내고 말았다.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 하나인데(이런 걸 집중력 있다고 해야 하는지 그냥 단순하다고 봐야하는지),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네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 다 하며 살아라 라는 굉장히 나이브한 세계관에 대한 변호이다. 최소한 이런 도전적인 제안을 하려면 영상 안에 어느 정도 그에 대한 (극 내부에서라도 공감이 될 수 있는 논리적인) 근거 따위는 하나 쯤 제시해 주어야 할 텐데 그 또한 없으니 참 영화 보기 힘들다.

 

 

 

     이것저것 적당히 구색은 맞춰놓은 듯하나, 작품성이란 건 여배우 옷 좀 벗겨 놓고 감정놀음 좀 한다고 해서 생기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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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04-20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순간인가부터 작품성이 유명 여배우가 옷을 벗고 열연을 펼쳤다는 말을 의미하기 시작했네요. 도무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노란가방 2012-04-20 12:53   좋아요 0 | URL
그냥 돈때문이겠죠. 저예산으로 볼거리 만들어서 적당히 벌겠다는 의지의 표현.. 근데 돈이나 벌릴까 모르겠어요;;
 

 

1. 줄거리 。。。。。。。                   

 

     유능한 펀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케이트. 하지만 그녀는 단지 직장에서 일만 잘 하면 되는 것 아니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이기도 했기 때문. 정신없이 진행되어 가는 일상들을 그저 따라가는 것만 해도 어떻게 저렇게 여러 가지 일들을 동시에 할 수 있을까 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그녀. 하지만 새로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서 점점 바빠지는 아내와 엄마는 늘 가족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모습으로만 보이게 되고..

 

 

 

2. 감상평 。。。。。。。                    

 

     소위 워킹맘이라고 불리는 기혼직장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직장과 가정 양편을 챙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드라마로 잘 보여준다. 익숙한 얼굴의 배우인 사라 제시카 파커가 주연을 맡아서 일단 관심이 갔고, 우리의 일상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 묘사에 어느 정도 공감도 갔다. 다만 역시 영화는 영화인지 가사업무와 직장업무 양쪽의 상황은 영화적 이미지에 맞게 손질이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저글링 하듯 양편의 요구에 겨우겨우 부응해 나가려고 애쓰는 주인공의 이미지만 보일 뿐 좀 더 리얼한, 그래서 종종 사람을 궁지로까지 몰고 가기도 하는 그런 종류의 위기들은 보이지 않는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두 가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들을 보내는 건 개인적으로 나에겐 맞지 않는 것 같다. 사회적 성취이라는 가치가 어떤 사람에게는 크게 작용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가정의 완성이라는 가치가 더 크게 와 닿을 수도 있다. 다만 어느 쪽이든 그저 저글링 하듯 당면한 문제들을 다시 위로 던지기만 해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속 케이트는 다행히 둘 모두에 성공한 것처럼 그려지고 있지만, 사실 그녀와의 정서적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이들과 남편은 이미 지속적인 소외감을 느끼고 있기에 앞으로도 문제가 재발될 소지는 다분하다. 또, 회사로서도 필요할 때 가족을 이유로 번번이 빠져나가는 그녀를 언제까지 너그럽게 봐줄 지도 모르고.

 

  문제의 해결을 - 여성이 더 많이 사회적 진출을 할 수 있도록 - 국가가 육아와 교육에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고대 스파르타와 같은 강력한 국가주의적 사회를 구성하자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성장이란 단지 기능적인 차원에서의 향상만을 가리키는 건 아니니까. (물론 보육과 교육에 들어가는 지나친 비용들의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행해져야겠지만.)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자본주의적 사고에도 동의할 수 없지만, 개인의 성장에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 곧 국가가 한 개인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조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 사회주의적 발상도 역시 매력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가사분담 같은 주제는 문제의 본질에 관한 내용이 아니다. 사실 이 부분은 가정과 국가의 기능과 구조에 관한 기본적인 문제, 즉 일종의 세계관적 질문에 대한 답이 선행되어야 풀릴 수 있는데, 지금과 같이 사회적 성취가 한 개인에게 있어서 최고의 성공과 그것을 평가하는 잣대로 여겨지는 사고 안에서는 딱 두 가지 결론 밖에 없을 것 같다. 모두 애 낳기를 포기하고 사회적 성공을 위해 직장전선에 뛰어들어 40년 후 인류가 동시에 멸망하던가, 아니면 일부의 지속적인 희생과 좌절감 위에 이 불안한 구조를 계속 진행하든지.

 

     결국 인간의 성장(이건 단지 유아와 아동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은 먼저 성장한 누군가가 진심을 갖고 도와주어야 하는 건데, 그래서 나는 소위 ‘가사노동’과 육아 같은 일들을 일종의 전문적인 일로 평가하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세상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언제부터 그랬는지, 왜 그렇게 생각해야만 하는 지에 관한 문제가 정리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문제의 해결은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는 한 두 마디 이야기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이쯤에서 줄이자.)

 

 

     제법 길게 떠들어 댔지만, 영화 자체에서 이런 고민들을 찾아보는 건 불가능하다. 그저 일종의 응원이나 격려 같기도 하고, 또는 그렇게 이룬 성공에 대한 과시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독의 시선은 가볍고 명랑한 영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었기에, 괜한 위기를 조작해내거나 하는 짓은 저지르지 않았다. 딱 그런 마음으로 보면 될 영화다. 그런 밝은, 그리고 바른 시선 자체는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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