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잭 - CARJAKED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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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우유부단함의 극치를 달리는 로레인은 여덟 살짜리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는 이혼녀다. 심지어 이혼을 한 뒤에도 여전히 전 남편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연발하고 있으니 옆 사람 보기에 참 답답한 성격이다. 그러던 어느 날 상담모임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 주유소에서 은행 강도 로이에게 납치를 당하고, 그가 요구하는 곳까지 동행을 시작한다.

 

 

 

 

2. 감상평 。。。。。。。                    

 

     제목처럼 차량강도 이야기. 다른 점은 일반적으로 차량강도들은 차만 가져가는데, 이 영화에서는 차 주인까지 함께 가져가려 하고 있다는 부분. 덕분에 영화는 시작될 수 있었다(잃어버린 차를 찾아가는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기가 좀 그럴 테니까). 결국 이야기는 납치범과 납치된 사람이 차 안이라는 한 공간에 있게 되면서 주고받는 심리적 변화를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통적인 기법이면서, 잘 만들면 작품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냥 ‘볼 것 없는’ 영화가 되고 말 수도 있는 시도다.

 

     감독은 우유부단했던 주인공이 강도를 만나고, 자신과 (특별히) 아들을 지켜내기 위해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내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그림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어 가려면 역설적으로 악역인 강도 역시 매력적인 인물이어야 하는데, 그의 연기력을 문제 삼는 건 아니지만, 그냥 평범한(?) 은행 강도일 뿐, 딱히 공감이나 감정적 교류를 이룰만한 부분들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극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데 실패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여기엔 주요 흐름과 더불어 중간 중간 삽입해 재미를 더해주는 부 소재들의 부족도 한 몫 했다고 본다.

 

 

 

 

     영화가 확실히 보여주는 한 가지는 역시 ‘어머니는 강했다’일까. 납치라는 공포 속에서도 아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평소와는 다른 놀라운 지혜와 용기를 발휘하는 모습은, 언젠가 들었던, 불난 집에서 아이를 구하기 위해 냉장고를 들었다는 엄마나 깔린 아이를 위해 자동차를 옮겨냈다는 이야기를 떠오르게 한다. 모성(母性)이라는 게 이렇게 참 강한 건데, 요새 간간히 뉴스에 나오는 것들을 보면 이 너무나 원초적인 성품마저 점차 힘을 잃어가는 것 같아서 겁이 난다. 그 뒤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어머니는, 그냥 대단한 것 같다. 생각 난 김에 몇 달 못 뵌 어머니한테 전화라도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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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자는 나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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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1. 줄거리 。。。。。。。        

 

     소방대원으로 일하고 있는 구상은 어느 날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첫 출근을 하다 회전문에 다리가 끼어 울고 있는 순영을 구조하게 되고, 그게 인연이 되어 결국 결혼에 골인한다. 사고 후유증으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순영과 둘 사이에서 낳은 예쁜 딸은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 하지만 이미 구상은 뇌종양을 안고 있었고, 남은 가족을 자신과 가장 가까운 후배이자 그 역시 순영을 맘속으로만 좋아하던 석우에게 맡기기로 결심한다. 

 

 

 

 

2. 감상평 。。。。。。。         

 

     확실한 최루성 영화. 처음부터 비극적인 결말을 예고하고 있는 줄거리였다. 단란한 가족의 모습에 대한 강조는 영화 말미의 결말을 더욱 비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고, 어린 딸과 세상물정 잘 모르는 아내의 존재는 주인공과 함께 영화를 보는 이들 또한 안타깝게 만드는 요소. 아끼는 후배가 남몰래 자신의 아내를 좋아하고 있음을 알고, 그에게 남은 가족을 맡기겠다는 결심은 딱 비극의 주인공이 할 만한 종류의 것이었다. 여기에 남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소방관이라는 직업적 배경은 공들인 사전작업의 정점.

 

    이런 식의 그림은 일본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들인데, 대개 그쪽은 이런 배경 위에 아찔하게 아름다운 배경장면을 넣거나 인상 깊은 음악을 삽입해서 그들 나름대로의 느낌을 주곤 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그런 임팩트가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쉽게 말해, 보고 난 후에 기억에 남는 장면이 별로 없다는 것. 인물들의 성격과 그들 사이의 관계가 평명적인 것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서로에 대한 마음씀씀이를 좀 더 극적으로 보여줘야 코끝이 찡한 감동 같은 걸 느낄 텐데 너무 서술적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전반적으로 약간 들떠 있었고(그래도 서지혜는 예뻤다), 덕분에 비극의 비극성이 살아나지 못했다. 극 전반의 무게를 잡아줄 수 있는 배우의 부재가 아쉬웠다. 소재나 연기면이 좀 부족했다면 뭔가 스토리에 특별함을 더하기라도 했어야 하는데,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런 건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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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 I Wish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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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예정


1. 줄거리 。。。。。。。        

 

     가정 생계에 무책임한 아빠로 인해 결국 별거까지 감행하게 된 코이치 가족. 아직 초등학생인 코이치의 가장 큰 소망은 지금 살고 있는 동네의 화산이 폭발해서 다시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이다. 아주 빠른 속도로 달리는 두 대의 신간센이 교차하는 곳에는 특별한 에너지의 흐름이 생겨 기적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코이치는 저마다의 소원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소원대장정을 떠난다. 초등학생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성장 드라마.

 

 

 

 

 

2. 감상평 。。。。。。。         

 

     어린 아이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시종일관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영화였기에 흐뭇한 미소가 지으며 볼 수 있다. 화산이 터지게 되면 별거 중인 엄마가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을 떠나 다시 아빠에게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다소 엉뚱한 소원을 품고 있는 코이치도 그렇지만, 유명한 여배우가 되고 싶고, 죽은 강아지를 살리겠다는 꿈을 빌기 위해 야구선수가 되겠다는 소원을 포기하고, 혹은 그저 빨리 달리고 싶다는 소원을 비는 다른 아이들의 모습도 귀엽기는 마찬가지다.

 

     엄청나게 빨리 달리는 두 대의 열차가 스쳐지나갈 때 뭔가 특별한 에너지의 흐름이 발생해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꽤나 그럴듯한 설정은 자칫 이야기를 삼천포로 빠져버리게 만들 수도 있었지만, 감독은 중심을 잘 잡으면서 종반부에는 주인공의 성장까지도 그려낸다. 좋은 영화.

 

 

 

     영화 포스터 전면에 오다기리 조가 등장해서 눈길을 끌지만, 이 영화에서는 거의 특별출연 정도의 분량이고 다른 성인 연기자들도 조연으로 아역 배우들을 받쳐주는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덕분에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아역 배우들의 연기가 묻히지 않고 잘 살아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추운 겨울,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예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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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교수의 철학이야기 - 데카르트에서 칸트까지
강영안 지음 / IVP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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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부제가 붙어 있는 대로 ‘데카르트에서 칸트까지’ 이어지는 서양철학사의 흐름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유사한 종류의 책들이 많지만, 저자는 특별히 기독교적인 관점으로 각각의 철학자들을 살피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독특함이다. 책의 결론부에는 근대철학이 다루고 있는 주요 주제들 - 전통과 혁신, 신앙과 이성, 자연과 자유 -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하면서 기독교적으로 가능한 대답이 무엇인지에 대해 짚고 있다.

 

 

2. 감상평 。。。。。。。                  

 

     책의 서문에 이 책이 목적하고 있는 주요 독자층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35세가량의 기독 청년’이 그 대상인데, 이것저것 조금 빠지긴 하지만 얼추 비슷한 독자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내가 보기엔 좀 어렵다. 그나마 대학시절 철학 강의를 몇 개 들었기에 여기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과 용어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내가 공부를 제대로 안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어려운 이야기를 들으면 보통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하나는 지레 겁을 먹고 더 이상 알기를 포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무비판적으로 상대의 말과 생각을 받아들이는 반응이다. 철학이라는 영역이 자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런 반응들을 불러일으키곤 하는 분야인데, 한국에서도 손꼽히는 저명한 철학자인 저자는 분명한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철학자들을 분석해내고 있다. 저자가 가진 기본적인 전제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큰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이 기독교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각각의 철학자들의 사상을 기독교의 교리에 비추어 옳다 그르다 쉽게 단정 짓는 형식은 아니다(아마도 저자 자신의 학자적 양심이 그런 걸 용납하지 못할 것이다). 저자는 각각의 인물들을 충분히 분석하되 그것들이 갖는 유익과 (특히) 한계를 언급하면서 그것들을 극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으로서 기독교적 가치들을 제시하고자 애쓴다.

 

 

     간만에 읽은 철학 관련 책이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적어도 이름 있는 철학자들은 단지 그들의 철학을 사유의 세계에만 내버려둔 것이 아니라 실제의 차원까지 적용하려 애썼던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로만 진리를 떠들고 정작 삶에서는 내키는 대로 살아가는, 그러면서도 딱히 부자연스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어떤 신앙인들보다 그들이 이런 면에서는 더 멋있어 보이는 이유다.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귀한 가치에 대해서는 딱히 흠잡을 부분은 없다. 다만 제목에 ‘이야기’라는 좀 부드러운 단어를 붙이기 위해서는 조금 더 쉬울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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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 3D - The Lion King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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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초식동물들을 잡아먹되 동시에 그들이 살 수 있는 환경까지도 배려를 해야 하는 정글의 왕이라는 자리. 오랫동안 왕으로 있었던 무파사가 어린 아들인 심바를 구하던 중 죽자, 모든 것을 뒤에서 꾸몄던 무파사의 동생 스카가 대신 왕위에 오른다. 아버지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고 자책하며 은둔하던 심바는 스카의 전횡에 관한 소식을 듣고 아버지를 대신하는 좋은 왕이 되기 위해 다시 돌아온다.

 

 

 

 

 

 

2. 감상평 。。。。。。。         

 

     대단히 간단한 스토리에 선과 악의 선명한 이미지, 잦은 노래의 삽입은 전형적인 어린이 영화의 공식을 따라간다. (물론 여전히 영어대사를 다 알아듣는 건 불가능했다;;) 이런 애니메이션을 보고 줄거리의 개연성이 어떠네, 반전이 뻔하네 하는 식의 평가를 하는 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개그일 거다.

 

     어린 시절 한 번쯤은 봤던 익숙한 내용이지만, 이 나이에 다시 한 번 보니 좀 다른 각도로도 영화가 보인다. 우선은 생태계 보호에 관한 필요성에 관한 언급이 그렇고, 여전히 남아 있는 정령숭배의 자취들이 눈에 들어오며, 이야기 하나를 만들어놓고 이렇게 오랫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차 달이듯 우려먹는 미국기업의 상술에 감탄하게 된다.

 

 

 

 

     백수의 왕인 사자는 단지 강한 힘과 최고 포식자라는 위치 때문에 왕으로 불리는 게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유지에 신경을 쓸 때만 진정한 왕이라고 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어린 아이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듯싶다. 스카가 나쁜 왕인 건 생태계를 파괴시켰기 때문이었다. 물론 세계 영화계라는 정글에서 미국이라는 막강한 힘과 저작권법이라는 발톱을 앞세워 모두를 고사시키고 있는 게 헐리우드 영화사들이고, 그 중 하나인 월트디즈니사(社) 역시 소멸되어가는 미키마우스에 대한 권리를 연장시키기 위해 저작권보호기간을 늘리려는 로비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지만. 월트디즈니는 무파사일까 스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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