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펜실베니아 북부 한 철도 조차장에서 일어난 어이없는 사고. 기관사가 조정실에서 내려 철로변경 레버를 움직이려 하는 순간, 열차의 브레이크가 풀렸고 달리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열차에는 폭발성 물질로 가득 찬 탱크가 연결되어 있었다. 열차를 세우거나 차선책으로 탈선시키기 위한 모든 계획들이 수포로 돌아갈 무렵, 강제 퇴직을 앞두고 있던 프랭크와 그에게 일을 배우고 있던 윌이 열차를 세우기 위한 마지막 작전에 돌입한다.

 

 

 

 

 

2. 감상평 。。。。。。。                     

     위험한 물질을 가득 실은 열차를 세우기 위한 영웅들의 이야기라면 처음부터 속도감을 잘 살려내는 게 영화의 관건이었다. 감독과 배우들은 어느 정도 이 미션에 성공을 한 듯하고, 덕분에 영화를 제법 몰입도 있게 즐길 수 있었다. 어차피 인물들 사이의 심각한 내적 갈등이나 복잡한 인간관계 같은 걸 중심으로 삼지 않았기에 머리 아플 일도 없다. 그냥 편하게 즐기면 되는 영화. 1억 달러 이상의 엄청난 자금을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현장 제작에 쏟아 부어 만든 영화답게, 요즘 자주 보이는 식의 인위적인 영상과는 다른 아날로그적 향기가 듬뿍 느껴진다.

 

     영화 속 사고의 원인 물론 기관사의 부주의 때문이기도 하지만, 첨단 기술에 대한 과신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열차의 운행과 관련된 모든 통제를 컴퓨터를 이용해 중앙에서 완전히 컨트롤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정작 사고가 나고 나서는 무용지물로 변해버렸다. 자동으로 운행되는 열차 시스템은 인간으로부터 비롯되는 부주의와 실수를 방지해주기도 하지만, 역으로 기계와 기술로부터 비롯되는 문제를 막아주지는 못하는 거였다.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는 반론은, 요점을 잘못 짚은 것.

 

     약간 옛날식의 영화긴 하지만,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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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어느 날. 자체적인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 주식회사인 ‘타마린(Tamerlane)’은 중동의 가상 국가 투라키스탄를 폭격해 초토화를 시킨 후, 재건을 명분으로 박람회를 열어 개발이권을 팔아넘기려 한다. 하지만 여기에 귀찮은 존재가 나타났으니 오마 샤리프라는 이름의 석유재벌이 투라키스탄 전역에 송유 파이프관을 설치하고 있었기 때문. 재주는 자신들이 넘고 돈은 엉뚱한 사람이 가져가는 걸 막기 위해 파견된 전문 킬러 브랜드 하우저. 오마샤리프를 제거하기 위해 파견된 하우저가 좌충우돌 벌이는 약간은 어설픈 활약기.

 

 

2. 감상평 。。。。。。。                  

 

     "악당을 없애기로 계약했는데 병원 노동조합원, 기자, 농업회사, 가톨릭 해방신학자, 몰락한 콜롬비아 커피 농부 이들이 야만인이고 타락한 문명 반대자들이라고? 우린 중앙아메리카를 묘지로 만들었어요."

 

     영화 속에서 브랜드 하우저가 했던 대사 가운데 한 부분인데, 이 영화의 주제를 드러내주는 핵심적인 내용이다. 기존의 가장 큰 준거집단이었던 국가에 대한 소속감이 점차 약화되면서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조직이 바로 기업이다. 다국적 기업이 확산되면서 더 이상 특정 국가에 소속되지 않게 된 그들은 오로지 ‘이익’만을 위해 일하는 조직으로, 당연히 정의나 평화와 같은 가치들은 안중에 없다. 이런 조직들이 권력을 잡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영화는 여실히 보여준다. 얼마든지 전쟁을 일으키고, 이익을 가로막는 사람들은 암살해버리면 그만이라는 식의 태도. 개인의 자아실현의 기회는 사라지고 오로지 힘과 물질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이 모든 것을 조종하는 세상.

 

 

     다만 이 괜찮은 주제를 가지고 영화를 이렇게 밖에 만들 수 없었나 싶은 생각에 아쉬움이 많이 든다. 일단 영화의 장르 자체가 대단히 모호해져버렸는데, 영화 전체에 걸쳐 등장하는 풍자와 조소(嘲笑)는 너무나 자주 등장하는 어설픈 코미디와 연출 + 연기로 인해 가벼워져버렸다.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실제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볼 때 충분히 진지하게 만들어도 될 것 같았는데 말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잘 만든 영화라고는 하기 어려울 듯.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장르의 영화는 아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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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미래의 어느 세상. 아주 나이가 많은 노인 하나가 의사 앞에 앉아 있다. 자신의 이름을 네모 노바디(Nobody)라고 소개하는 그는, 이름 그대로 자신이 ‘아무도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이상한 것은 노인이 자신을 서른네 살이라고 소개하고 있다는 것.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신기술로 인해 누구도 죽지 않게 된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자연사를 앞두고 있던 그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 한 명이 병원으로 잠입을 하게 되고, 네모는 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영화가 좀 어렵다. 노바디가 풀어 놓는 이야기를 듣고 기자가 내뱉은 말처럼, 그의 이야기는 너무나 모순되고 말이 되지 않는다. 동시에 이 사람이 되기도 하고, 다시 저 사람의 삶을 살고 있기도 하다. 그의 이야기 속에서 각각의 네모들은 어린 시절 동네에서 만난 애나, 앨리스, 진이라는 세 명의 친구들과 결혼을 하고 그에 맞는 삶들을 살아간다. 공교롭게도 각각의 이야기 속 네모들은 모두 삼십 대 중반 죽음을 맞는다. 그렇다면 지금 남아 있는 노인 네모는 누구인가?

 

 

 

     영화의 키워드는 역시 ‘선택’이다. 어떤 것을 선택하고 결정하느냐에 따라 각각의 삶의 모습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 결과를 완전히 알 수 없다는 것. 어느 것이 과연 최선일까? 이럴 때 그 옛날 일밤에서 이휘재가 열연했던 ‘인생극장’처럼 두 선택지의 삶을 다 살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고 편할까.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이 그랬다. 그는 각각의 삶을 다 살아보았다(이 말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느냐, 비유적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영화의 내용에 대한 이해가 약간 달라질 수 있다). 영화 속 ‘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 본 뒤에야 비로소 여기까지 왔다.’라는 구절은 바로 이걸 가리킨다. 그런데 문제는 앞서 언급한 대로 그 모든 삶들의 결론은 삼십 대를 채 다 살지도 못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 그렇다면 어떤 선택을 하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영화 속에는 초끈이론이며 평행우주, 빅크런치 같은 물리학 이론들이 잔뜩 등장하면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현대물리학 속에서 찾으려고 시도하는 듯하지만, 사실 이것들은 답이 아니다. 나는 여기에 있는데, 다른 평행 우주, 혹은 다른 선택 속의 나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때문에 영화의 결론부에 가서 각각의 선택에 따른 결과들은 나름대로 가장 최선의 것이 아니겠는가라는 선문답 같은 대답이 주어지는 것도 나름 이해가 간다.

 

     결국 중요한 건 그 선택들의 결과로 있는 지금의 나일뿐이다. 모든 삶을 다 살아본다고 하더라도 어떤 하나의 길이 완전하고 완벽할 수는 없다는 거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좌우되지 말고(영화 속에서 중요하게 반복되는 장면 중 하나인, 이혼하려는 부모 사이에서 누구를 따라갈까 고민하는 장면은 이 점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좀 더 주체적인 사고와 판단으로 지금을 살아가는 게 최선일 뿐이다. 적어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말이다.

 

 

     간만에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괜찮은 영화를 봤다. 어떤 것이 최선인가를 고민(만)하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을 살라는 메시지가 강렬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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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회빈 강씨 - 소현세자 부인
김용상 지음 / 멜론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1. 요약 。。。。。。。                    

 

     불만세력들의 쿠데타로 광해군을 몰아내고 임금의 자리에 오른 인조. 하지만 통치능력은 별 볼일 없었는지 병자호란에 크게 패하고 소위 삼전도의 굴욕을 맛본다. 이후 그의 두 아들은 청나라로 끌려가게 되는데, 그 중 세자인 맏이의 아내가 바로 민회빈 강씨다. 소설은 강씨가 겪어야 했던 파란만장한 이야기들을 역사적 기록들에 의거해 재구성해냈다.

 

 

2. 감상평 。。。。。。。                  

 

     어린 나이에 세자빈으로 간택되지만 청나라의 볼모로 끌려가게 되는 세자를 따라 타지에서 많은 고생을 하고, 귀국 후 세자의 급사(急死)오 이어지는 시아버지 인조의 핍박으로 결국 죽음을 맞게 되는 비극적인 일생을 살다간 민회빈에 관한 이야기다. 객관적으로 그녀가 살았던 인생 자체가 순탄치 않았으니, (더구나 그녀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으니) 동적적인 시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건 이해가 간다. 한 편의 비극적 이야기로서 충분히 소재가치가 있는 소설이다.

 

     다만 저자는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그녀를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한국 여성의 표상’으로까지 떠받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 점은 충분히 공감하기 어렵다. 저가가 꼽고 있는 이유로는 민회빈이 당시의 여성에 대한 시각과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농사와 장사 등에 힘을 쓰고 개혁과 개방에 관심을 갖고 일을 꾸려나갔다는 건데, 왜 모든 여인들이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남자든 여자든 나름대로 살아가는 이유와 가치들이 있는 건데, 다들 부지런히 만들고 꾸미고 계획해야만 좋고, 옳은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듯해서 말이다. 근대화, 현대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부분도 그렇고.

 

     성리학의 명분에 매달리는 태도가 국가의 운영에 큰 타격을 주었음을 인정하더라도, 당시의 정치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단순한 (그리고 부정적인) 분석만을 드러내는 것도 그렇다. 허구한 날 싸움만 했는데도 나라가 250년을 더 버틸 수 있었던 건 설명하기 어렵다.(그 정도면 중국에서는 한두 개 왕조가 교체될 기간이다)

 

 

     소설로서는 충분히 즐길 만하다. 재미도 있다. 다만 뭔가 교훈을 주려 했다면 조금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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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다시 전편에서 이어가는 이야기. 세 명에 대한 살해 혐의를 뒤집어쓰고 쫓기던 리스베트.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결국 경찰에 체포되어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된다. 실체가 불분명한 조직은 끊임없이 리스베트와 그녀를 도우려는 밀레니엄 지(誌)의 미카엘 기자를 제거하려 하고, 또 한 편으로는 그녀를 정신이상으로 몰고 가 정신병원에 가두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법정투쟁.

 

 

 

 

2. 감상평 。。。。。。。                        

 

     밀레니엄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전편에서 누명을 쓰고 도망 다니던 리스베트가 이제는 법정에 서서 자신의 죄를 변호한다. 공권력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가지고 있었던 그녀였지만 이제는 별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적대자들에 의해 재판도 점점 잔인해지기 이를 데 없었다. 나름 다른 재미가 있다.

 

     하지만 극의 구성 자체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전편부터 이어져 온 스토리 라인이 계속 이어져 오는데, ‘비밀 조직’을 지나치게 비밀스럽게 만든 나머지 등장인물들만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까지 너무 감춰버린 게 문제다. 그들이 리스베트의 생물학적 아버지인 살라첸코와 손을 잡고 무슨 나쁜 짓을 했는지 언뜻 언급되기는 하나, 영화라는 게 말이 아니라 눈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어린 리스베트를 정신병원에 가두는 짓을 벌이는 짓을 한 건 분명 문제지만, 너무나 비밀스러웠던 탓에 이제 다 늙어 죽을 날만 기다리게 된 그들인데, 조용히 숨어 살아도 될 일을 굳이 일을 크게 벌이는 이유도 모르겠고.

 

 

 

     2편에 이어 계속해서 미카엘의 매력은 줄어들고 있다. 1편에서 정의로우면서도 어렵게 꼬인 문제를 분석해내는 기자 역할이었던 그가 점점 고집불통으로 변해간다. 여기에 특별히 조직된 수사관들이 없었다면 사건 해결은 요원해졌을 것을 생각하면, 이번 영화에서 그가 한 일은 거의 없는 것 같고.. 캐릭터가 확실하니 이 부분을 좀 잘 살려서 1편과 같은 독립적인 에피소드들로 이야기를 만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시리즈 중 1편이 가장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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