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유능한 펀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케이트. 하지만 그녀는 단지 직장에서 일만 잘 하면 되는 것 아니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이기도 했기 때문. 정신없이 진행되어 가는 일상들을 그저 따라가는 것만 해도 어떻게 저렇게 여러 가지 일들을 동시에 할 수 있을까 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그녀. 하지만 새로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서 점점 바빠지는 아내와 엄마는 늘 가족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모습으로만 보이게 되고..

 

 

 

2. 감상평 。。。。。。。                    

 

     소위 워킹맘이라고 불리는 기혼직장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직장과 가정 양편을 챙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드라마로 잘 보여준다. 익숙한 얼굴의 배우인 사라 제시카 파커가 주연을 맡아서 일단 관심이 갔고, 우리의 일상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 묘사에 어느 정도 공감도 갔다. 다만 역시 영화는 영화인지 가사업무와 직장업무 양쪽의 상황은 영화적 이미지에 맞게 손질이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저글링 하듯 양편의 요구에 겨우겨우 부응해 나가려고 애쓰는 주인공의 이미지만 보일 뿐 좀 더 리얼한, 그래서 종종 사람을 궁지로까지 몰고 가기도 하는 그런 종류의 위기들은 보이지 않는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두 가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들을 보내는 건 개인적으로 나에겐 맞지 않는 것 같다. 사회적 성취이라는 가치가 어떤 사람에게는 크게 작용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가정의 완성이라는 가치가 더 크게 와 닿을 수도 있다. 다만 어느 쪽이든 그저 저글링 하듯 당면한 문제들을 다시 위로 던지기만 해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속 케이트는 다행히 둘 모두에 성공한 것처럼 그려지고 있지만, 사실 그녀와의 정서적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이들과 남편은 이미 지속적인 소외감을 느끼고 있기에 앞으로도 문제가 재발될 소지는 다분하다. 또, 회사로서도 필요할 때 가족을 이유로 번번이 빠져나가는 그녀를 언제까지 너그럽게 봐줄 지도 모르고.

 

  문제의 해결을 - 여성이 더 많이 사회적 진출을 할 수 있도록 - 국가가 육아와 교육에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고대 스파르타와 같은 강력한 국가주의적 사회를 구성하자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성장이란 단지 기능적인 차원에서의 향상만을 가리키는 건 아니니까. (물론 보육과 교육에 들어가는 지나친 비용들의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행해져야겠지만.)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자본주의적 사고에도 동의할 수 없지만, 개인의 성장에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 곧 국가가 한 개인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조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 사회주의적 발상도 역시 매력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가사분담 같은 주제는 문제의 본질에 관한 내용이 아니다. 사실 이 부분은 가정과 국가의 기능과 구조에 관한 기본적인 문제, 즉 일종의 세계관적 질문에 대한 답이 선행되어야 풀릴 수 있는데, 지금과 같이 사회적 성취가 한 개인에게 있어서 최고의 성공과 그것을 평가하는 잣대로 여겨지는 사고 안에서는 딱 두 가지 결론 밖에 없을 것 같다. 모두 애 낳기를 포기하고 사회적 성공을 위해 직장전선에 뛰어들어 40년 후 인류가 동시에 멸망하던가, 아니면 일부의 지속적인 희생과 좌절감 위에 이 불안한 구조를 계속 진행하든지.

 

     결국 인간의 성장(이건 단지 유아와 아동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은 먼저 성장한 누군가가 진심을 갖고 도와주어야 하는 건데, 그래서 나는 소위 ‘가사노동’과 육아 같은 일들을 일종의 전문적인 일로 평가하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세상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언제부터 그랬는지, 왜 그렇게 생각해야만 하는 지에 관한 문제가 정리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문제의 해결은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는 한 두 마디 이야기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이쯤에서 줄이자.)

 

 

     제법 길게 떠들어 댔지만, 영화 자체에서 이런 고민들을 찾아보는 건 불가능하다. 그저 일종의 응원이나 격려 같기도 하고, 또는 그렇게 이룬 성공에 대한 과시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독의 시선은 가볍고 명랑한 영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었기에, 괜한 위기를 조작해내거나 하는 짓은 저지르지 않았다. 딱 그런 마음으로 보면 될 영화다. 그런 밝은, 그리고 바른 시선 자체는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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