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팟캐스트 불금쇼에 나가서 메갈리아를 옹호한 후 받은 댓글입니다. 이 댓글에 나온 문장들 중 가장 잘못된 것은 무엇일까요?

 

작은 글씨가 안보이는 분들을 위해 전문을 다시 써드립니다. 워낙 명문인지라..

 

[고도발전 남성우위 시대에 온갖 단물이란 단물은 다 빨아놓고 이제와서 여성편을 들며 젊은 남자들에게 니들이 좀 양보하라고 말씀하시는 개꼰대같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여성들을 짓밟고 지금의 위치에 오르셨기 때문에 여성이 굉장히 약자라고 믿으시는 것 같은데 사실 지금 20-30대 남자들은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는 시대라서 교수님의 말씀이 전혀 와닿지 않습니다. 단물을 실컷 빤 건 교수님같은 쓰레기 386 세대인데 양보는 왜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시는 건지 이해도 안 되고요. 블로그 위에 교수님의 역겨운 얼굴을 보니 대패로 밀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조금 드는데 끝으로 교수님께서 아무리 넓은 마음으로 여성들 편을 드는 척해봐야 그들에게 교수님은 재기해야 할 한남충 개저씨일 뿐이고 저 역시 교수님의 이른 재기를 바란다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밀댓글)]

 

1) 서민은 남성우위 시대에 온갖 단물을 다 빨았다

2) 지금 20-30대 남자는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

3) 서민의 얼굴을 대패로 밀어야 한다

4) 여성들에게 서민은 재기해야 할 한남충 개저씨다.

 

 

 

 

 

 

 

 

 

 

 

 

 

 

 

정답은 3. 제 얼굴은 이미 대패로 한번 밀린 거라, 다시 안밀린다

 

* 강의준비를 하다 발견한 추억의 댓글입니다. 저는 이상하게 이런 댓글을 보면 저한테 한 얘긴데도 상처를 받기는커녕 키득키득 웃게 됩니다. 어려서 외모 땜시 너무 놀림을 받다보니 멘탈이 강해진 모양입니다. 글고보면 욕 많이 먹는 것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닌가봐요 ^^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8-07-20 07: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한 남성알라디너에게도 악플이 달렸는데 그 댓글에도 ‘거울로 니 얼굴을 봐라‘고 쓰여져 있더라고요. 실제 얼굴을 본 사이가 아닌것 같음에도(봤을 수도 있고요) ‘못생긴 너는 욕먹을존재‘라는게 글을 쓴이의 뇌에 박혀있는 생각인 것 같아요.

저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그 사람이 무엇을 욕으로 쓰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해요. 꼴페미를 욕으로 쓰면 그건 페미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는 성차별주의자인 것처럼, 못생겼다를 욕으로 쓰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가 남의 외모를 평가하고 그것으로 벌을 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한참 모자란 사람... 욕할 줄도 모르는 사람....

아무튼, 마태우스님.
요며칠 마태우스님 글 읽으니 반갑습니다. 자주 좀 와주세요!

마태우스 2018-07-21 16:44   좋아요 0 | URL
와아 다락방님이닷. 반갑습니다. 근데 못생기면 욕먹어도 된다, 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군요. 그래서 제가 그리 욕을 먹었나 봅니다 하하핫. 근데 이제는 그 욕들이 제겐 별로 타격이 안되는지라 안쓰럽기도 하네요.

stella.K 2018-07-20 1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 누군지 모르겠지만 마태님의 외모 보단 전반적으로
사회에 대한 울분이 있는 사람 같네요.
그런 사람은 무슨 얘기를 해도 올바로 받아들이지 못하죠.
특히 마태님은 남자분이시니 어떻게 하면
말로 상처를 줄까 고민을 참 많이하는 사람인가 봅니다.
그러니 남자가 페미니즘을 옹호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남자는 남자대로 마태님 욕하겠죠?ㅠㅠ

오늘 좋아요는 안 누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이해하시길...
어서 속히 알라딘에도 다양한 감정 이모티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래도 뭔가 미진한 게 있긴 합니다만.ㅋ

마태우스 2018-07-21 16:4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늘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분이 그런 의도였다면 제가 좀 상처를 받아야 하는데 아니어서 어쩌나 싶네요. 글구 남자가 페미 옹호하는 건 여자가 하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한국남자들은 강약약강이라서 남자에겐 죽이겠다, 이런 협박은 못하거든요. 전화해서 저한테 ‘아가리를 찢어놓겠다‘라고 한 사람은 있습니다만 ^^

나비종 2018-07-20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음) 위 페이퍼의 제목은?
(정답) 쓰레기 재활용의 적절한 예

캡처 화면 첫 줄 다섯 글자를 보고 뿜었습니다.ㅎㅎ 인간의 다양성은 넓은 세상을 뛰어넘는군요~^^

마태우스 2018-07-21 16:47   좋아요 0 | URL
와 나비종님 대단.... 정말 적절한 제목을 뽑아주셨네요. 님 짱이어요
 

모 고교에서 과학을 주제로 한 강의가 있었다.

외진 곳에 있는지라 비싼 택시비를 치르면서 그 앞까지 갔다.
경비 아저씨에게 가서 강의 때문에 왔다고 했다.
그가 말한다.
“애들 수업 다 끝나가는데 무슨 강의야?”
그냥 특강이라고, ‘3층 홍보관에서 한다’고 답했다.
그가 한 곳을 가리키기에 그쪽으로 걸어갔다.
경비 아저씨가 쫓아온다.
진짜 강의 맞냐고 묻는다.
맞다고 하면서 계속 갔다.
그는 나를 쫓아 학교 건물 안까지 들어왔다.


2층으로 가는 계단 앞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나: 아니, 강의하러 왔다니까 왜 사람 말을 안믿고 그래요?
경비: 어떤 강의인지 얘기해야죠!
담당 교사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여줬다.
“자, 보세요. 여기 강의 부탁한다고, 3층 홍보관으로 오라고 써있잖아요?”
그는 그런 말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참고 참았던 짜증이 확 터졌다.
“아 진짜. 말하면 좀 믿어야지 진짜. 내가 강의하게 해달라고 빈 게 아니라, 여기서 요청해서 온 거라고요.”
일을 보고 온 다른 경비가 합세했다.
당연히 그는 경비를 편들며 나를 공격했다.
“알았어요. 강의 안해. 안하면 되잖아요?”

결국 난 교문 밖으로 나갔다.
몇 년만 젊었다면 그냥 난 집으로 가버렸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진 않았다.
대신 담당 선생님한테 문자를 보냈다.

놀란 선생님이 달려나옴으로써 이 다툼은 일단락됐다.
경비는, 미안하다고 했다.

속좁은 난 그 사과를 받지 않았다.


그 학교는 남녀공학이었다.
많은 여학생이 있는데다, 남학생이라고 해서 일을 당하지 말란 법은 없으니,
그 경비가 예민하게 구는 건 당연할지도 몰랐다.
강의하러 왔다는 사람을 모두 믿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 이 사태의 책임은 1차적으로 경비실에 미리 얘기를 안해놓은 학교 측에 있다.
내게는 책임이 없을까?
경비가 날 불신했을 때, 담당 선생에게 전화해 해결하는 방법도 있었다.
다른 학교에서 그렇게 한 적도 여러 번이다.
그런데 난 왜 문자만 보여줬을 뿐 그런 방법을 택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내게 잠재해 있던 피해의식이 발동된 탓이리라.
어떤 기준을 들이대도 난 강의를 하고 다니는 사람의 외모는 아니다.
그 경비는 그래서 날 붙잡고 늘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난 그가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나쁜 경비’라고 생각해 버렸고,
내 힘으로 이 관문을 뚫지 않으면 내가 지는 거라는 유치한 판단을 내렸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이 말을 했더니, 아내가 명쾌하게 정리를 해준다.
“야, 니가 어딜 봐서 강의하게 생겼냐? 게다가 그 인형까지 들고서.”
내 팔을 보니, 곰을 닮은 개 인형이 들려 있었다.
난 올해부터 동물보호단체인 ‘케어’의 홍보대사가 됐고,
그 인형은 오늘 열린 ‘개고기 반대 집회’에서 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입양한 개 ‘토리’의 인형이었다.
다시금 정리를 하자.
바바리맨처럼 생긴 중년남자가 곰인형을 팔에 끼고 들어온다면,
그리고 그가 ‘강의하러 왔어요’라고 한다면?
그런 사람을 그냥 통과시켜 준다면 좋은 경비는 아니리라.
그러니까 오늘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토리인형이 져야 한다.

 

자랑은 아니지만, 분실물 신고 땜시 경찰서에 갔을 때

경찰 중 하나가 "어디서 많이 봤는데"라면서 수배자 전단을 확인한 적도 있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lanca 2018-07-27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예요. 마태우스님 강연하시는 분 포스 저는 느껴지는데요. ^^ 경비 아저씨가 너무 일을 열심히 하셨네요. 선생님이 미리 경비실에 연락을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더운 여름 유쾌한 글 잘 읽고 갑니다.

마태우스 2018-07-18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리뷰의황제 블랑카님 간만입니다 저한테서 그런포쓰느끼시다니 넘관대하신듯요ㅅㅅ암튼감사합다 건승하시길

stella.K 2018-07-18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 경비님께선 TV도 안 보시나 봅니다.
요즘 마태님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니...
세상을 몰라도 넘 모르네요.
근데 아내님 말씀이 더 웃깁니다.ㅋㅋㅋㅋ
그냥 최근 마태님께서 동물보호단체 홍보대사가 된 걸
몰랐기 때문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리기로 하죠.
저도 몰랐습니다.ㅠ

근데 토리를 안은 저 사진은 귀여우시긴 한데
어찌보면 의심을 받을만도 한 것 같습니다.3=33

마태우스 2018-07-20 01:15   좋아요 0 | URL
그죠 좀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긴 합니다 ^^ 글구 제가 요즘 TV 잘려서 못나오는데다 작년에 나간 프로들도 죄다 시청률이 바닥이어서, 모를 수도 있죠 뭐.

카스피 2018-07-18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경비원이나 경찰이나 모두 바쁘셔서 TV도 안 보시나 봅니다^^

마태우스 2018-07-20 01:16   좋아요 0 | URL
시청률 높은 프로에 한번 나가면 보시겠죠?? 열심히 하겠습니다

소화제 2018-07-18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웃으면 안될 것 같은데... 웃음이 나요. ^^ 나중에 저도 마태님을 강의로 한 번 모시고 싶어요^^

마태우스 2018-07-20 01:16   좋아요 0 | URL
아 네...웃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ellas 2018-07-20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리 인형.... 안고 계셨군요 ;ㅂ; 그래도 경비아저끼 직업정신은 존경할만 하고. 다만 미리 언질을 주지않은 고교 선생님이 잘못했네요!! 카라 홍보대사되신걸 몰랐네요. 행보에 지지를 보냅니다!!:):):)

마태우스 2018-07-21 16:49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투철한 직업정신은 존중해야죠.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경비실서 학교로 전화해서 확인하는 정도는 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제가 그럴 가치도 없게 ‘아니다‘라고 생각하신 듯하지만요^^
 
뜻밖의 좋은 일 - 책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
정혜윤 지음 / 창비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7월 7일 토요일, 은평구에 있는 서울혁신센터에서는
의미있는 축제가 열렸다.
‘동축반축’이라고, ‘동물축제에 반대하는 축제’의 줄임말이다.
취지는 이랬다.
그간의 동물축제는 해당 동물을 위한 것이 아닌, 오직 인간을 위한 축제였다.
함평 나비축제를 보자.
이 축제는 어린이날이 있다는 이유로 5월 초에 열리는데,
이때는 나비가 훨훨 날기엔 기온이 좀 낮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나비를 잡아다 나비축제를 여는데,
사람들이 돌아가고 밤이 찾아오면 그 나비들은 죽어서 바닥에 떨어지며,
그 수가 워낙 많아 낙엽이 지는 것을 방불케 한단다.
고래축제는 불법으로 잡은 고래를 먹는 축제이며,
산천어축제 역시 당사자인 물고기들이 인간의 노리개 & 먹이가 될 뿐이다.
나비축제가 열리는 함평이나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이 사실은 이들 동물이 살지 않는,
뜬금없는 장소라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동축반축은 인간만을 위한 이따위 축제를 하지 말자는 퍼포먼스였다.


이 축제는 놀랍게도 한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CBS 피디인 정혜윤이 이 축제를 기획했는데,

여기에 동감해준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축제가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었다. 

축제가 제대로 자리잡는다면 축제의 주인공인 동물들이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
정피디로부터 이 축제에 협조하라는 부탁을 받기 전까지
내 꿈은 고래축제에 한번 가보는 것이었다.
고래가 대부분 불법으로 잡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런 데 가서 고래고기를 먹으면 운치가 있을 줄 알았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운데,
이왕 깨달음을 얻었으니 앞으로는 그런 축제가 잘 안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이밖에도 정혜윤은 세월호 가족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가장 애쓴 사람이며,
이 사회의 진보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낸다.
그 비결이 뭘까?
언젠가 정혜윤이 했던 세바시 강연에 그 답이 있다.
책을 읽었으면 이젠 책에서 얻은 지식을 어떻게 실천할지 궁리해야 한다는 그 말에
난 놀랐었다.
내게 책은 지식을 얻고, 그럼으로써 잘난 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었을 뿐,
그걸 가지고 실천할 생각은 안했는데,
둘째라가라면 서러울 독서가인 정혜윤은 책에서 읽은 것들을 실천하며 살고 있다.
동축반축 역시 그 실천의 일환일 터, 어찌 그녀를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혜윤의 신작 <뜻밖의 좋은 일>도 책을 읽는 것이 지적 유희가 아닌,
세상과 맞서 싸우도록 자신의 힘을 키우는 일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가장 공감되는 대목은 다음이었다.
[... 불행을 겪은 사람들은 단 한 단어로 규정된다. 그 사람은 전쟁용사야, 전쟁 때문에 아주 망가졌대...알고 보니 입양아래..성소수자였다는군.
“아, 그래서 그랬구나. 이제 이해된다.”
우리는 한 사람을 얼마든지 축소한다.
그 순간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아, 알겠어. 그래서 그랬군!” (244쪽)]
정혜윤은 그 다음에 쿤데라의 말을 언급한다.
“그는 한 사람의 개성, 정체성, 가치, 이것들을 파괴하여 무의미한 획일성으로 만드는 것이 악마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타인에 대한 존중은 한 사람을 하나의 원인으로, 당위로 환원시키지 않는 것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245쪽)
이것 역시 내가 자주 해오던 것이라, 어쩔 수 없이 진한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워지는 건 나쁜 게 아니다.
책을 안읽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게 나쁜 것이다.
그러니 책을 많이 읽고, 많이 깨닫고, 그걸 실천하려고 노력하자.
그런다고 내가 동축반축을 기획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그 축제에 가서 멋진 연설을 하는 사람은 될 수 있으니까.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실 2018-07-17 0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나비축제에 나비가 죽다니요...
저도 동축반축에 한표!
세상과 맞서 싸우도록 자신의 힘을 키우는 일... 까지는 못해도,
직장내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면 인정하더라구요^^
독서를 통한 유연한 사고도 큰 장점.
더운 여름날 잘 지내시지요?

마태우스 2018-07-17 09: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세실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요즘 저한테 드물었던 댓글까지 흐흐흐 저는 요즘 개 여섯 마리 먹여 살리느라 열심히 알바 중입니다 그래서 더운 것도 모르고 일하고 있어요

stella.K 2018-07-17 10:53   좋아요 1 | URL
ㅎㅎ 아니, 알바까지...?!
그럼 휴가도 반납하신 거 아닙니까?

암튼 정혜윤 PD 정말 잘 하는 거네요.
그런 거 지역 경제 살리겠다고 하는 건데
거기에 동물까지 희생하는 건 온당치 않습니다.
오늘이 초복이라는데 개는 또 얼마나 희생될까요?
아침에 불법도축 현장 보여주는데 정말 끔찍하더군요.
동물협회 사람들과 카메라맨 취재한다고 되려 화를 내는데
어이가 없더군요.
한쪽에선 개고기 반대운동 하고,
그 옆에선 개고기 합법적으로 먹게해서
소고기나 돼지고기처럼 깨끗한 환경에서 도축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는데
국회 발의는 됐지만 벌써 몇년째 계류중이라는데
국회의원 속셈이 뭔지 모르겠어요.
이런 식으로 시간 끌기만 하겠다는 건지.
뭐가 되던지간에 무엇이 개를 위한 길인지 한번쯤 더
생각했으면 좋겠어요.ㅠㅠ

마태우스 2018-07-17 23:17   좋아요 0 | URL
어머나 스텔라K님, 댓글 감사드려요. 개 6마리 키우려고 알바 하고 있어용. 휴가는 무슨 휴갑니까 ㅜㅜ 개들 먹여야죠 ㅠㅠ

암튼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분이라, 정혜윤피디님을 제가 좋아하죠. 개에 대해선....인간의 이기심간의 충돌, 이라고만 정리하고 넘어갈래요.

어린왕자 2018-07-17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수님, <경애의 마음>에 이어 또 저와 같은 책을 읽으셨네요. 찌찌뽕! 제가 사랑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정혜윤의 책. 알라딘 신간에 뜨면 무조건 보관함에 넣지요. 이번 책은 넘나 사랑스러워서 아껴가며 읽고 있습니다~ 저는 수업 마치고 쉬는 시간마다 알라딘에 들어오는데요, 오늘 교수님 글을 보고 울반 여학생에게 ˝ 서민교수님이라고, 아주 유명한 분이 쌤이랑 같은 책 읽고 계셔! 나한테 댓글도 달아 주셨어!˝ 했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덕분에 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아요^^

마태우스 2018-07-17 23:18   좋아요 1 | URL
오모나 정말 찌찌뽕이네요. 이러기가 쉽지 않은데 어쩜... 글구 제가 뭐 유명하다고 그러셨어요 요즘엔 아무리 다녀도 알아보는 이 하나 없는데 말입니다^^ 암튼 님과 저, 그리고 정혜윤 피디 모두 잘되길 빌어봅시당.

북극곰 2018-07-1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몰랐던 사실이네요. 심지어 저는 산천어 축제가 가기까지 했는데. 한마리도 못잡았지만, 피핓이 선연한 채로 투명 비닐에 담겨 사람들 손에 들려다니는 산천어의 모습을 보니 회든 구이든 먹고 싶은 맘이 확 사라지긴 했었어요.

마태우스 2018-07-17 23:1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도 산천어축제 가는 게 고래축제 다음으로 원하던 로망이었답니다. ㅠㅠ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는...

박균호 2018-07-17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통찰을 주는 좋은 책이네요. 저도 읽어볼게요.

마태우스 2018-07-17 23:19   좋아요 0 | URL
앗 작가님이닷! 반갑습니다. 독서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볼 수 있는 책이어요.

hellas 2018-07-20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축제 반대축제 저도 너무 공감해요!! 몰랐던 좋은 정보 잘 알고 있다 기회되면 꼭 참여해보고 싶어요:)

마태우스 2018-07-21 16:48   좋아요 1 | URL
네 내년에도 할 거니까 그때 봬요. 동물축제가 다 없어지는 그날까지 할 듯합니다.
 
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99년, 인천 모 건물 4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계속 번져 2층까지 내려갔는데,

당시 2층에는 호프집이 있었고,

그 안에서는 축제를 마친 중. 고교생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고,

56명이나 되는 사망자 대부분은 바로 그들이었다.

술값을 받지 못할까봐 주인이 2층 호프집의 문을 잠가 버린 탓에

탈출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주인은 불이 커지자 비상구로 혼자만 탈출하는 엽기성을 보였는데,

그 당시 여론은 “술을 먹은 중고생이 문제다.”였다.

정말 부끄럽지만 나 역시 그런 여론에 고개를 끄덕였다.

책이 필요한 이유는 이런 잘못된 생각에 경종을 울려줄 수 있어서다.

 

 

호프집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경애의 마음>의 한 대목.
[맥주를 마셨다는 이유만으로, 죽은 56명의 아이들이 왜 추모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는가 생각했다. 그런 이유가 어떤 존재의 죽음을 완전히 덮어버릴 정도로 대단한가.
그런 이유가 어떻게 죽음을 덮고 그것이 지니는 슬픔을 하찮게 만들 수 있는가. (71쪽)]
이 구절은 유령이 스크루지를 인도하듯 나를 1999년으로 가게 했고,
신문을 보면서 “벌써부터 술 마시고, 싹수가 노랗지”라며 혀를 차던 내 모습을 보게 해줬다.
삶의 대부분을 모범생으로 살아왔다는 자부심이 만들어낸 그 허위의식은
사건의 본질을 보려하지 않고 여론에 편승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난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지 않았을까.


책을 읽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하지 못할 획기적인 표현을 발견할 수 있어서다.
책의 주인공 상수는 재수학원에서 해병대를 나온 조교로부터 혹독한 대우를 받는다.
나태해질 때마다 선착순 달리기나 뜀뛰기 등의 얼차려를 시키는 그 조교에게
상수는 분노와 원망을 느끼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이 이 관계에서 약자이며, 그의 선처와 용서를 바라게 된다는 것을 느낀다.
늦잠을 잔 어느날, 오늘도 또 얼차려를 받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운동장에 나갔더니
조교가 매우 평화로운 표정으로 상수를 대한다.
“제가 지각했거든요”라고 상수가 말하자 조교가 답한다.
자신은 이미 계약이 끝났고, 그래서 더 이상 얼차려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상수는, 좀 더 정확히 김금희 작가는, 여기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이끌어 낸다.
[...결론은 사랑이라거나 연애라거나 하는 것에 복무하는 이들이 일종의 노동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다. 다양한 통로로 물질교환이 일어났으며 권력관계가 조성되었고 결국에는 어느 한편이나 쌍방의 착취로 관계가 종료되기까지 끊임없이 성실과 근면을 강요받았다. (153쪽)]
연애가 노동이고 거기 종사하는 자들이 노동자라니, 이렇게 공감이 갈 수가.
내가 권력자에게 했던 수많은 노동들이 생각났고,
그래서 갑자기 욱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지만,
이 나이에 새삼 욱할 필요가 뭐가 있겠나 싶어서 다음 부분을 계속 읽어 내려갔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뭔가 많이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었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왕자 2018-07-16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수님 글을 오랫만에 봐서 기쁘구요, 저도 요즘 이 책을 읽고 있어서 한번 더 기쁘네요^^ 아직 많이 안 읽어서 화재사건이 등장하기 전인데, 벌써 마음이 저려옵니다. 연애가 노동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말마다 저는 집안일하고, 남편은 베짱이로 변하는 현실이 슬프기는 합니다.(저희 부부는 주말부부인데, 제가 다른 지역에 와서 살다가 금요일에 본집에 내려가서 계속 집안일을 하다 일요일에 오거든요.ㅠ.ㅠ.)

마태우스 2018-07-17 01:52   좋아요 1 | URL
아 네... 곧 화재사건이 나올 겁니다 초반에 나오는데 아직 거까지 안읽으신 듯요. 초반엔 진도가 잘 안나가긴 했어요. 암튼 남자분들은 다 그런 것 같습니다. 부인이 오면 고생했지, 라고 하기보단 부인 없는 동안 자신이 혼자 살아온 걸 인정받으려는 경향이 있는 듯요. -.- 두집살림이 얼마나 어려운데 말입니다.
 
어차피 연애는 남의 일 - 의외로 본능충실 도대체 씨의 일단직진 연애탐구
도대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원할 것 같은 사랑,
하지만 갑자기 이별이 찾아온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그 (그녀)를 원망해 보지만,
그 갑작스러움을 이해할 길은 없다.
그런데 이전에 쓴 일기를 보면 이런 말이 쓰여 있다.
[2월 4일. 차를 마시다가 좀 말다툼을 했다. 별거 아닌 일로 자꾸 삐그덕거리게 된다. 그래도 빨리 기분을 풀어서 다행.]
[2월 7일, 주말 약속을 잡다가 또 서로 기분이 상해서 약속을 취소할 뻔했다.]
[2월 8일, 마음이 식은 걸까...아니겠지?]
그러니까 그 이별은 결코 갑작스러운 게 아니었다.
“내가 애써 모른 척했을 뿐”이고,
서로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둘 다 이전부터 눈치채고 있었으면서도
헤어진 이유를 상대에게만 돌리려고 했던 것이다. (<어차피 연애는 남의 일>, 138-139쪽)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를 썼던 도대체 작가의 새로운 주제는 바로 ‘연애’였다.
모든 연애는 다 다르지만, 그래도 공통적인 부분이 꽤 많이 존재하는지라
연애 관련 책이 필요해진다.
도대체 작가는 사소한 순간을 포착해 공감을 유발하는 글 & 그림으로 승화시키는 재주가 있는데,
이번 책에서도 그의 재능은 여지없이 발휘된다.
하지만 ‘위로’를 바탕으로 한 지난 책에서도 그랬지만
‘연애’를 이야기하는 이번 책도 진한 외로움을 느끼게 해주는데,
그건 지금까지 했던 도대체 작가의 연애가 다 실패로 끝났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이 책은 한창 연애를 하는 사람이 아닌,
솔로들, 권태기 커플, 그리고 헤어짐의 아픔에 괴로워하는 분들이 읽으면 훨씬 더 공감할 수 있으리라.

또 다른 글을 하나 소개하자.
“그대가 내게 전부였었는데”라는 가사가 있다.
그런데 도대체는 누군가가 자신의 전부라고 여긴 적이 없었다.
다만 그가 떠날 때 그런 마음이 들었을 뿐이라고.
이 말을 하면서 도대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함께 있을 때 일부였던 이는 떠나면서 나의 모든 것을 가져간다.” (159쪽)
이렇듯 작가는, 누구나 한번쯤 느껴봤을 이별의 아픔을 멋진 글로 승화시키는 존재다.


팟캐스트와 방송에서 이름을 날리는 박지훈 변호사,
어떤 주제든지 그는 재미있는 말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재주가 있다.
그런 그가 도저히 적응하지 못하는 분야는 바로 연애로,
그가 억지로 끼어들 때마다 분위기가 썰렁해진다.
왜일까.
그는 처음 만나 사귄 허모 여사와 결혼했고, 지금도 잘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별의 아픔을 모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랑의 소중함을 알기 어려우며,
좋은 연애 코치가 되긴 힘들다.
그렇다면 죄다 실패로 끝났을지언정 몇 번 연애를 해본 도대체 작가는
좋은 연애 코치의 자격이 충분하다.
이 책 읽고 연애로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면서
새로운 연애를 준비하는 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