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 아내가 주차하다 입주민 차를 박았다.

범퍼에 기스가 났기에, 아내는 차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중에 차주는 3만원 들여 범퍼를 칠했으니 그 돈을 보내라고 했다.

아내에게 말했다.

"그것 때문에 시간 깨진 것, 그리고 정신적으로 힘든 것까지 다 감안해서 5만원 정도 보내면 어떨까?"

아내는 내 말에 기꺼이 따랐고, 뜻밖의 선물을 받은 차주는 다시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게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닌데, 또 비슷한 일이 생겼다.

아내가 날 데리러 왔다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데,

그게 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저쪽에서 오던 차가 클랙슨을 누른다.

뭐 저딴 애가 다 있나 싶어서 나도 째려보게 됐는데,

그 소리에 놀란 아내가 서둘러 주차하다 에쿠우스 범퍼를 받았다.

이게 다 빵빵 누른 그 차 때문인데,

범퍼의 기스는 다행히 경미했고,

아내가 열심히 닦았더니 보이지 않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연락처도 남겨져 있지 않았다!

그래도 난 '전번을 남기라'고 해서, 책 표지를 뜯어 전번을 쓴 뒤 앞 유리창에 끼워놨다.

연락은 다음날까지도 오지 않았기에 아내는 관리사무소를 거쳐 직접 연락을 했다.

나중에 차주로부터 연락이 왔다.

"어디가 긁힌지도 잘 모르겠고, 차도 오래된 차이니 그냥 넘어갑시다."


그게 너무 고마워서, 나와 아내는 뭔가 특별한 선물을 하자고 했다.

호두과자는 천안 사는 사람끼리 선물할 게 아니어서

목포에 있는 기가 막히게 맛있는 게장을 선물하기로 했다.

전화해보니까 1킬로에 8만원-더럽게 비싸졌다!-이라기에

주문한 뒤 아내가 그분한테 갖다드렸다.

아내와 난 '이래서 우리가 돈이 없는 거야'라고 했지만,

난 아내가 약간의 이익을 탐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더 좋다.

결과도 훈훈했다.

뜻밖의 선물에 그분은 무척 고마워했고, 아내와 15분 가량 있으면서

정을 나눴다고 한다.


이야기의 끝은 이게 아니다.

아내는 게장을 시킬 때 1킬로만 시킨 게 아니었다.

이왕 시키는김에 2킬로를 시켜서 우리도 먹자는 깜찍한 생각을 가졌는데,

요즘 돈도 없는데 그리 비싼 음식을 우리가 먹냐며 난 좀 떨떠름한 생각을 했었다.

오늘 아침, 아내와 난 그 게장을 먹었다.

게장은 진짜, 진짜진짜진짜 맛있어서, 비싼 가격이 흉이 되지 않았다.

원래 아침을 먹지 않지만, 이 게장은 진정한 밥도둑이어서

밥 두공기가 순식간에 없어졌다.

게장집 주인이 보낸 문자는 이렇게 돼있다.

"요새 꽃게잡이 근황이 안좋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11월말부터 알이 꽉차기 시작합니다.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십시오."

알이 안찬 게가 이리도 맛있다면, 알이 찬 뒤엔 얼마나 맛있을까.

돈 좀 아껴서 12월 초쯤 게장을 한번 더 시켜야겠다.


혹시 궁금하신 분이 있을까봐 그 게장집 전번을 남긴다

게장집 이름: 목포에 있는 해원옥 (혜원옥 아님)

전번 061-285-1246


이 집을 알게 된 건 목포의 지인이 선물을 해준 덕분이다.

그때 너무 맛있어서

어머니를 비롯해 다른 분들에게 선물을 한 적이 있는데

반응은 다 별다섯개였다.

게장은 해원옥! 쓰다보니 광고글이 되버렸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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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7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1-17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9-11-17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떡해요. 글도 마태우스님 부부도 너무 귀여워요. 하이라이트는 게장 시키고 싶어진다는 겁니다. 주말 아침부터 웃음 주셔서 감사해요. ^^

마태우스 2019-11-17 14:02   좋아요 0 | URL
오옷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이 나이에도 귀엽단 얘기 들으니 즐겁네요 호호호호.

박균호 2019-11-17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않아도 ‘그 게장집 어딥니까? 같이 좀 먹읍시다’라고 댓글 달려고 했었는데요..ㅎ.ㅎㅎㅎ

마태우스 2019-11-17 14:03   좋아요 0 | URL
그죠그죠 그럴까봐 제가 연락처 썼습니다. 많은 게장집에서 저더러 알라딘에 소개좀 해달라고 했지만 다 거절했는데 이번 집은 진짜입니다. ^^

slobe00 2019-11-17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훈훈한 부부셔요..^^
게장 주문해야겠네요~

마태우스 2019-11-17 14:04   좋아요 0 | URL
원래 먹거리 소개는 극도로 조심하는 게 맞아요. 저는 맛있는데 다른 분들은 안그럴 수 있잖아요. 근데 이집은 쭉 지켜본 결과 검증됐다고 생각해서 소개합니다. 제 이름 대면서 주문하면 서비스가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기대반 추측반 )

카알벨루치 2019-11-17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찜해야겠네요 마태우스님 이름 팔겠습니다 ㅎㅎ근데 진짜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마태우스 2019-11-18 01:10   좋아요 1 | URL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름 파시면 더 맛있는 게장이 갑니다!

무식쟁이 2019-11-17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주문해먹으려고 즐겨찾기 해놨어요. 근데 정확한 식당이름은 해원옥 입니다. ^^ㅋ

마태우스 2019-11-18 01:11   좋아요 0 | URL
윽...가르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직접 가서 먹어본 적도 있는데 오옷...그걸 잘못 알고 있다니 ㅠㅠ 죄송합니다

stella.K 2019-11-18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태우스님 차에 받힐만 한데요?
차주는 생각지도 않게 꽃게를 다 먹게되니 저쪽에선 마태님 차를 행운을 부르는 차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너무 착하신 것 같습니다. 뿌잉뿌잉~
게장 먹고 싶네요.^^

moonnight 2019-11-19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원옥 아님)이라 하셨는데 맨 마지막 줄엔 게장은 혜원옥!이라고 쓰셨어요^^;

아내분도 마태우스님도 참 선하세요. 읽는 것만으로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뭔가 무서운 반전이 있나 긴장했는데요ㅎㅎ^^; 세상이 아직 살 만 한 곳이네요.뭉클ㅠㅠ 저도 마음 고쳐먹고 착하게 살아보겠습니다. 반성^^

마태우스 2019-11-20 23:00   좋아요 0 | URL
아이고 방금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구 제가 선하다는 건 한 부분에서만 그렇구요 다른 부분에선 인간 말종이기도 하답니다 여러 면을 골고루 봐주세요. 달밤님이 종합하면 훨씬 더 좋은 분입니다

야클 2019-11-20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게장 국물이라도 같이 거하게 한 잔 합시다. 얼굴 까먹겠소. ^^

stella.K 2019-11-20 16:15   좋아요 1 | URL
ㅎㅎㅎ 게장 국물이라도.ㅋㅋㅋ
잘 지내시죠, 야클님. 저도 야클님 까먹을 것 같아요.ㅋㅋ

마태우스 2019-11-20 23:01   좋아요 0 | URL
사실 얼굴 벌써 까먹었소..ㅠㅠ 게장 국물이 안주거리가 될까...???^^ 암튼 고맙소.

마태우스 2019-11-20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K님, 저도요..>!
 

 

 

 

 

 

 

 

 

 

 

 

 

 

 

 

설리가 저 세상으로 떠났을 때,

윤지오는 인스타에 글을 올립니다.

설리가 악플 때문에 죽은 것이니,

악플이야말로 잔인한 범죄다,

따라서 자신을 비판하는 악플러들을 선처없이 처벌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여기엔 큰 오류가 있습니다.

설리와 달리 윤지오는 사기를 치고 도망친 뒤

경찰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고 인스타를 이용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는 범죄자니까요.

범죄자를 욕하는 게 어떻게 악플이 될 수 있을까요?

고 장자연을 이용해 돈을 갈취했던 윤지오는

고 설리를 이용해 자신을 합리화합니다.

고인을 이용하는 게 악질적인 범죄라면,

윤지오를 하루속히 송환해 죗값을 치르게 해야지 않겠습니까?

제가 <윤지오 사기극과 그 공범들>을 낸 이유지요.

그 책이 드디어 나와서, 이벤트를 합니다.

윤지오에게 관심이 있는 분이 읽으셔야 더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아서,

간단한 문제를 몇 개 내드립니다.

다 맞추신 분 기준으로 10분께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2개만 맞추셔도 책 드립니다 ㅠㅠ 문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습니다. 죄송합니다.

 

 

1. 윤지오의 본명은?

 

1) 윤지영

2) 윤애영

3) 윤보영

4) 윤희영

5) 윤서영

 

2. 윤지오는 <거리의 만찬>이란 프로에 나왔을 때 이것을 보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이것을 처음 본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나중에 그녀가 이것을 먹는 과거 영상이 공개되자 윤지오는 한국에서 처음 본다는 것이라며 화를 냈는데요, ‘이것은 무엇일까요?

 

1) 마라탕

2) 대만카스테라

3) 티라미슈케잌

4) 호두파이

5) 마카롱

 

3. 윤지오는 스마트워치를 3번이나 눌렀는데 경찰이 오지 않았다며 국민청원을 올립니다. 이로 인해 서울경찰청장과 총리가 사과하기까지 했는데요, 그녀는 그 뒤 라이브방송에서 스마트워치를 누른 진짜 이유를 밝힙니다. 무엇일까요?

 

1) 벽에서 소리가 나서

2) 누군가 문을 두드려서

3) 자다가 자신도 모르게

4) 경찰이 얼마나 빨리 오는지 보려고

5) 환풍기로 탐 크루즈가 들어오는 것을 봐서

 

4. 윤지오는 캐나다로 도망칠 때 어머니 간병을 위해서 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어머니는 한국에 있었고, 그녀 말과 달리 암도 아니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어머니는 어떤 신분으로 위장하고 있었을까요?

 

1) 경호원

2) 요리사

3) 심리치료사

4) 재무관리사

5) 호텔 직원

 

5. 다음 중 윤지오가 한 말이 아닌 것은?

 

1) 장난하세요? 제가 우스우세요?

2) 이게 증인을 대하는 태도세요?

3) 한국언론 너무 창피하다. 앞으로 UN, CNN과만 접촉할 것이다.

4) 제가 책 수익 전액을 모두 다 기부하려고 해요.

5) 저로 인해 상처입은 모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답은 댓글로 달아주십시오. 비공개 공개 상관없습니다. 그럼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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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30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9-11-17 09:12   좋아요 0 | URL
어머나 제가 답도 못드렸네요. 죄송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불끈!

카알벨루치 2019-10-31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제 이벤트 끝났지요? 저때 와서 퀴즈문제 맞출려고 인터넷 서핑하다가 그만 표류해 버렸답니다 전 서민교수님 책인지 첨에는 몰랐다는....ㅎ제가 어떻게든 읽어보겠습니다 ㅎㅎ

마태우스 2019-11-17 09:13   좋아요 1 | URL
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윤지오에 관해 보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썼는데, 생각만큼 관심이 없네요 ㅠㅠ 특히 매스컴이요...ㅠㅠ

2020-04-11 0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20-04-12 21:56   좋아요 0 | URL
후후 100점입니다 근데 마감이 한참 지나서, 선물은 못드립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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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 피해자 없는 범죄, 성폭력 수사 관행 고발 보고서
T. 크리스천 밀러.켄 암스트롱 지음, 노지양 옮김 / 반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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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은 참 특이한 범죄다.

첫째, 피해자를 먼저 의심한다.

절도나 강도를 당한 이는 위로의 대상이지만,

성폭행 피해자는 자신의 말을 거짓이라 여기는 세상의 시각과 싸워야 한다.

평소 행실을 의심받는 것은 물론이고

돈을 뜯으려는 꽃뱀으로 몰리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

둘째, 피해자의 말이 진실로 밝혀지면 그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린다.

강도를 당한 이에게 왜 조심하지 않았냐고 따져묻는 이는 없지만,

성폭행 피해자에겐 왜 그 시각에 거기 있었냐?”고 묻는다.

 

더 이상한 점은 다음이다.

남성들은 성폭행을 저지르는 이가 극히 일부이며,

그런 일이 있다고 해서 남성 전체를 범죄자로 봐선 안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강지환이 같이 일하는 작가 두 명을

자기 집으로 데려가 술에 취하게 한 뒤 성폭행했을 때,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했다.

남자가 있는 집에 따라가는 것 자체가 문제다.”

아니, 강지환쯤 되는 지명도 있는 인물이 잠재적 성폭행범이라면,

이 세상 남자를 다 예비성폭행범으로 일반화해도 되는 것 아닌가?

 

다락방님이 추천해준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거짓으로 성폭행 신고를 했다며 뭇 남성들의 분노를 자아낸 마리라는 여성이

무고로 몰렸다가 가까스로 혐의를 벗는 이야기다.

위탁가정에서 자랐고, 근사한 직업을 갖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마리는 관심을 받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는 의심을 받아야 했고,

경찰은 강압적인 태도로 마리를 위축시켰는데,

이는 마리가 그래요, 다 거짓말이에요라는 자백을 하게 만들었다.

당장의 상황이 힘들어서 한 거짓자백 이후 마리의 삶은 지옥이 됐다.

주위 사람들은 다 등을 돌렸고, 남자친구와도 헤어졌다.

꿈꾸던 대학진학도 포기했다.

그녀는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술을 마셨고, 살이 쪘다...

그녀의 돈을 훔쳐가는 한심한 사람들과 어울렸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남성들은 무고죄에 예민한지라

마리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다.

 

하지만 마리는 운이 좋았다.

그녀의 증언이 진실이라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건 마리가 진실을 위해 투쟁한 결과가 아니라,

그 성폭행범이 연쇄범이었고, 그가 보관한 사진에 마리를 성폭행하는 장면이 있어서였다.

일부 극단적인 사람들은 성폭행에서 무고가 70-80%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무고로 확정된 이들 중

마리처럼 강압적인 상황에 몰려 억울하게 당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지 따져보는 게 순서일 것 같다.

마리에게 또 하나 다행인 것은

미국 경찰들이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는 점,

이 사과는 마리의 인생을 훨씬 더 낫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싶다.

실화를 재구성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웬만한 추리소설보다 훨씬 재미있고,

성폭행이란 범죄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좋은 책이다.

딱 하나 지적하자.

책이 시작되는 13쪽의 부제목에 ‘2010818로 돼있는데

이건 2008년으로 고쳐야 한다.

책 읽는 동안 이것 때문에 시간 순서가 안 맞아 머리가 어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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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9-10-19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재적 가해자‘라는 프레임에 한국 남성이 불알같이 화내는 모습을 보면 괴랄합니다..

마태우스 2019-10-19 20:44   좋아요 0 | URL
앗 곰발님 안녕하세요. 이러다 곰발님한테 그분들이 몰려갈 수도...ㅋㅋ

다락방 2019-10-19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마태우스님의 이 책 리뷰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태우스 2019-10-19 20:44   좋아요 0 | URL
늦어서 죄송해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궁금해서 잠 설치면서 읽었다는....추천 감사.

moonnight 2019-11-19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열 받아가며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에요. 마지막에 지적하신 날짜 틀린 부분, 제가 참지 못하고 출판사에 글 남겼는데 아무 답이 없더라구요ㅎㅎ;;

마태우스 2019-11-20 22:59   좋아요 0 | URL
달밤님도 읽으셨군요! 방가방가입니다. 글구 달밤님도 지적하셨군요. 그게 참 사람 헷갈리게 만드는데...ㅜㅜ 너무하네요 출판사
 
벌새 - 1994년, 닫히지 않은 기억의 기록
김보라 쓰고 엮음, 김원영, 남다은, 정희진, 최은영, 앨리슨 벡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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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덕분에 몇 번 매스컴을 탔다.

기생충을 알릴 수 있어 좋긴 했지만,

이젠 네이버에서 기생충을 검색했을 때 나 대신 송강호. 봉준호. 관객수 등이 나오고

내가 사라져버린 게 아쉽다^^

이 영화가 과연 천만이 들 만한 영화인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출연자들의 연기가 훌륭했다는 데는 백만번 동의한다.

덕분에 영화가 훨씬 더 생생하게 내게 전달될 수 있었는데,

평소 책의 우월성을 강조하곤 하지만,

영화 기생충을 책 대신 시나리오로 봤다면 느낌의 강도가 훨씬 약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책으로 나왔고,

내겐 놀라운 세일즈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충격이다.

무려 34천이나 되니, 이 정도면 베스트셀러 아닌가.

시나리오집의 수요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나 많을까 놀라게 된다.

덕분에 책에서 기생충을 검색했을 때 내 저작물의 순위가 3위로 밀렸다.

참고로 2위는, 기생충과 별 상관이 없는 <사랑하는 기생충>이란 소설이다.

 

8월의 어느날, 지인에게서 <벌새>에 대해 들었다.

자신이 본 영화 중 최고라며 극찬하기에 나도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도저히 영화를 보러 갈 짬을 내기 어려웠고,

내가 사는 동네에선 상영횟수도 많지 않아 결국 못보고 말았다.

그 아쉬움을 달래려고 책 <벌새>를 구입했다.

이 책은 <기생충>을 넘어서 4만이 넘는 세일즈 포인트를 기록 중이었다.

정희진선생님 등 여러 분의 감상평이 있긴 하지만,

이 책은 어디까지나 시라니오가 주를 이룬다.

그런데 배우가 아닌, 글로 전달되는 <벌새>

내 가슴을 별로 울리지 못했다.

영화로 봤다면 나도 내 지인처럼 이 영화의 메시지에 압도돼서

벌새야말로 2019년 한국을 대표할 영화다라고 외쳤을 테니,

책으로 읽자는 내 선택은 그다지 현명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중에 영화가 VOD로 나오면 그때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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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로 옮겨가는 과도기였던 1987,

세 명의 후보가 대선에서 맞붙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에 김종필이 붙은 선거였는데,

김종필은 그 세가 약해서 사실상 3명의 각축전이었다.

후보들은 군중 동원을 통한 세 과시에 주력했기에,

유세장소는 언제나 여의도광장이었다.

후보는 물론 지지자들도 자기네 후보 유세 때 군중이 가장 많이 모였다고 자평하곤 했다.

생각해보면 우스운 일이다.

민주주의는 11표고, 유세장에 나가지 않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데

절대적 지지자 혹은 동원된 군중이 많다고 투표에 이기는 것도 아니잖은가?

하지만 당시엔 TV토론도 없었고, 여론조사도 지금처럼 활발히 이루어진 것도 아니었기에,

후보들이 믿고 의지할 건 오직 군중 동원밖에 없었다.

그 결과 민주진영 후보 둘은 까맣게 모인 군중을 보고 상황을 오판했고,

모처럼 찾아온 정권교체의 기회를 허공에 날린다.

 

32년 전 일을 다시금 떠올리는 것은,

그때랑 똑같은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저쪽이 200만명이 왔다고 기세를 올렸고,

이에 감격한 청와대는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여망이라며 그 모임을 추켜세운다.

그러자 이쪽에선 조금 더 넓은 광화문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세 대결을 펼쳤다.

, 이제 공은 다시 저쪽으로 넘어갔는데, 아마도 더 많은 인파가 나오도록 애를 쓸 것 같다.

아직 무덥긴 하지만 가을은 가을이고,

날씨는 아주 좋았다.

이 좋은 날, 길거리에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여론조사가 뻔질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누가 더 많이 나오는가가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들의 정체야 원래 알고 있었지만,

내가 믿었던 이들도 별반 다를 바 없는 이들임을 알게 된 게 이번 사태의 수확인 듯 싶다.

그간 투표에 한 번도 불참한 적이 없지만,

앞으로는 투표를 하지 말아야겠다, 라고 결심해 본다.

모이든 말든 마음대로 하려무나.

난 야구나 보련다.

참고로 내가 응원하는 두산이 정규리그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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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곤 실례 2019-10-04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놋데야가 꼴찌를 했어요.ㅠㅠㅠ

마태우스 2019-10-04 01:00   좋아요 0 | URL
안타까운 일입니다. 돈도 많이 쓰고, 또 최고인기구단인데 ㅠㅠ 로이스터 감독을 너무 일찍 자른 게 아쉬웠어요. 선수단 전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데 그게 안되는 듯 싶어요. 지금 다시 로이스터 얘기가 나오지만, 그건 뭐 어려운 얘기고....

호랑녀 2019-10-06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응원하는 기아는 올해도 바이바이...
내가 앞으로 투표를 해야하나 생각했는데 같은 생각을 하신분이 계셔 반가운 마음에 훅 댓글 남겨요 ㅎㅎ

마태우스 2019-10-06 21:31   좋아요 0 | URL
그죠? 정당이라곤 딸랑 둘밖에 없다시피해서, 안하는 게 낫겠다 싶네요. 근데 기아는 2년만에 전력이 어케 그리 급전직하했는지....ㅠㅠ 외국인투수 둘만 잘 뽑아도 가을야구는 하는데, 내년에 좋은 투수 뽑으시길 빕니다.

w 2019-10-08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수진영 집회를 통해 노년층들 돈을 잘 챙겨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보고 잇습니다. 보수진영 돈 줄도 나름 줄어들테고... 사고만 안 일으킨다면 괜찮은 문화생활이 될 수도 있겠지요.

마태우스 2019-10-10 00:42   좋아요 0 | URL
글쎄요. 정권 잡았을 때와 달리 지금 그들에게 줄 돈이 있을지 모르겠고요, 지금 조국반대 집회 나가는 이들 중엔 자발적인 참여도 꽤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조국을 지지하시는 듯한데, 그런 위선적인 인물을 편들면서 반대 집회를 비웃을 자격이 있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