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지에서 바닥재를 파는 남동생은 주 업무인 바닥재 말고 다른 걸로 우리를 괴롭힌다. LG 전화기를 사라고 우릴 괴롭힌 게 몇 년 전이고, 휴대폰 번호 이동을 하라고 우리 가족을 들볶은 건 불과 2년 전이다. 결국 난 전화기 한 대를 쓸데없이 사야 했고, 번호를 바꾸면서 단말기까지 LG 싸이언으로 바꾼 엄마는 새 단말기 시스템에 적응을 못해 전공이던 문자메시지를 더 이상 보내지 못하게 되었다 (누나는 둘째아들 명의로 전화기를 사줬고, 여동생은 버티고 안해준 걸로 기억한다). 남동생은 내 친구들 중에 바꿀 사람이 없느냐고, 자기한테 할당이 서른개나 들어왔다고 푸념을 했지만, 멀쩡히 잘 쓰던 전화기를 바꿀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하지만 그런 식으로 LG 직원의 가족들을 괴롭힌 끝에 LG는 가입자 수를 크게 늘렸는데, 해지를 하려고 전화를 할 때마다 “모든 담당자가 통화 중이니 다음에 해라”는 말과 함께 “고객 600만 돌파했다. 고객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는 멘트가 나와 날 어이없게 했다. 동생에 의하면 그렇게 해서 흑자를 봤고, 연말에는 LG 텔레콤 직원들간에 보너스 잔치를 벌였단다.
얼마 전 동생이 또 전화를 걸어왔다. 평소에는 절대 전화를 안하던 동생인지라 가슴이 철렁했는데, 그 예감은 들어맞았다.
“형아, 형 인터넷 지금 하나로 쓰지?”
“응.”
“LG가 파워콤을 인수했거든. 지금 점유율이 5%도 안되는데,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어. 나한테 할당된 게 40개야, 40개.”
“....”
“형은 당연히 바꿔야 하고, 형 친구들까지 동원해야 해.”
“나 약정요금제라 위약금 내야 하는데.”
“위약금도 우리가 다 물어 줘. 일인당 10만원씩 보조해 준데.”
난 할 말을 잃었다. 도대체 엘쥐는 왜 맨날 이렇게 직원들을, 그리고 직원들의 가족을 귀찮게 하는 걸까. 멀쩡히 하나로 잘 쓰고 있는데 그걸 왜 해약해야 하나. 동생은 누나와 여동생한테도 전화를 걸어 인터넷을 바꾸라고 했다지만, 얼마나 협조해줄 지 모르겠다. 사실 요즘 들어 하나로의 써비스에 약간의 불만이 있지만, 메가패스라면 모를까 LG로 가고픈 마음은 하나도 없다. 옛날 온세통신한테 시달린 후부터 영세 업체라면 이를 갈고 있는데, 영세 업체는 대부분 직원들이 몇 명 안되서 서비스가 영 개판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난처한 동생을 생각하면 뭔가 해주긴 해야할 듯 싶어서, 컴퓨터가 없더라도 선만 그냥 들여놓고 몇 달 후 해지하는 게 어떨까 생각 중이다. 돈을 허공에 퍼붓는 거지만 어쩌겠는가.
휴대폰 간에 번호이동이 가능해진 게 나에게 피해를 입힐 줄 몰랐듯이, LG가 파워콤을 인수한 것도 이렇듯 부메랑이 되어 날아온다. ‘LG 가족’ 이래가면서 이미지 광고도 하고 그랬던 LG는 직원들과 그 가족을 괴롭히면서 유지되고 있다. 아는 사람이 LG에 입사한다면 일단 말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