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기간에 짬을 내서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학회나 세미나처럼 공부하러 간 건 절대 아니구요, 순전히 놀러 갔답니다. 홋카이도 근처에서 온천도 하고, 구경도 하면서 보낸 사흘이었습니다. 외국 가는 게 대세인지, 공항에 웬 사람이 그렇게나 많은지요. 비행기가 꽉 차서 자리가 없다보니 세상에, 입석으로 가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앉아서 가는 저는 운이 좋구나 생각했다니까요.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홋카이도로 가는 길에 한장.
"너무너무 기대가 되는 여행이어요!"
홋카이도 지방에선 말을 숭배한답니다. 가이드한테 들으니까 말이 그 지역을 구한 적이 있답니다. 몸이 기름진 천리마가 있었는데요, 다른 지역의 영주가 그곳을 점령한 후 말을 탐냈답니다. 영주가 타자마자 그 말은 쏜살같이 달려서 강물로 뛰어들었고, 그 덕분에 그 지역 사람들이 외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네요. 타보고 싶었는데 너무 높아서 그냥 꼬리만 만졌다는...
말의 기상이 느껴지더라구요
말 머리가 잘려서 다시 찍었어요.
말과 마태우스의 만남^^
공원 입구에 두꺼비 동상이 있더라구요. “말만 숭배하는 게 아니라 두꺼비도 숭배하냐?”고 가이드한테 물었더니 그쪽 지방에 두꺼비를 믿는 종교가 있다네요. 일본엔 워낙 범신론자, 즉 범에 신이 깃들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뇌호흡이나 물이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식의 이상한 과학도 유행하고요. 그래서 두꺼비 앞에서 한 장 찍었습니다.
"저도 믿을래요 두꺼비님! 로또나 되게 해주시죠"
제가 좀 바보같이 나온 것 같아 한 장 더.
색동 전등이 돌아가기에 이발소인 줄 알았는데, 가이드 말에 의하면 안마시술소랍니다. “여기 안마소도 우리나라랑 비슷한가요?” 했더니 가이드가 비싸다고, 가지 말랍니다. 누가 간다고 했나...
순수하게 안마만 해주는 곳이 그립습니다.
이건 일본 최고의 전위 예술가인 하라 다쓰노리의 작품으로, 홋카이도 유원지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이 작품이 세워지자 많은 사람들이 반발했답니다. “뭘 뜻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모양이 불쾌감을 준다.”라고요. 저도 뭔지 잘 모르지만, 원래 현대예술이란 게 사람들에게 난해함과 충격, 그리고 불쾌감을 주는 거 아닌가요? 철거논란이 빚어지다 존속으로 결정이 났지만, 예술에 대한 이해심이 그렇게 없어서야 원....
우주기지 같기도 하고
저게 뭘 뜻하는지는 몰라도 직접 보면 그 웅장함에 숨이 막힌답니다.
다시 돌아온 서울은 무척이나 덥더군요. 여행의 피로를 씻고 내일부터, 아니 이젠 오늘이군요, 활기찬 한주를 시작해야겠어요. 아듀,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