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만 해도 서재순위 30위 안에 드는 분들은 다 알만한 분들이었지요. 그래서 “너도 30등 안에 들었구나? 나도 들었어!” 내지는 “나만 5천원 타서 미안해.” 같은 말을 덕담으로 주고받곤 했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이 엄청 폐쇄된 사이트였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새롭게 등장해 글을 많이 남기시는 분들께 저희는 인사도 가고 댓글도 달아 드리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했지요 (물론 그리 하지 못한 분들이 훨씬 더 많음은 알고 있습니다). 그 시절에도 다른 글을 퍼오거나 별 영양가 없는-두세줄짜리를 의미합니다-리뷰를 쓰면서 5천원을 타는 분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적어도 다수는 아니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웬만큼 해서는 30위 안에 드는 것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서재계의 지존이신 물만두님이 이번주 7위에 랭크되실 정도이니 저같은 열성파가 48위로 밀려나 있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이번주엔 그래도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요. 그러고보니 서재순위를 신경쓰지 않은 것도 꽤 오래 되었네요. 마지막으로 5천원을 탄 게 언제쯤인지 기억도 안납니다. 옛 동지들 중 그런 분들이 꽤 많으신지, 요즘은 서재 달인 운운하는 분을 만나본 적이 없어요.
그 5천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셨던 분도 계시겠지만, 그 돈이 없어도 책을 사보실 수 있는 분들까지 5천원에 목을 맸던 이유는 그게 서재질에 매진하는 동기부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서재달인은 서재폐인의 유일한 보상”이라고 어느 분이 말씀하셨듯이, “밤낮 서재질 해봐라. 콩이 나오냐 팥이 나오냐?”고 핀잔을 주는 사람에게 5천원 상품권을 펴보이는 건 얼마나 뿌듯한 일입니까. 그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어도 우리는 상품권으로 인해 더 즐겁게 서재질을 했습니다. 하지만 본말이 전도되어 5천원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듯한 분들을 우리는 너무도 자주 목격합니다.
상위권에 계신 분들이 다 그런 건 물론 아닙니다. 1위를 달리는 책읽어주는 엄마님은 무척이나 성의있는 리뷰를 올리고 계시거든요. 조금의 성의만 보인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안그런 분들이 너무 많더군요. 아무튼 본말이 전도되어 5천원이 윤활유가 아닌 목적 그 자체가 되어 버리는 서재계가 조금은 싫어집니다. 어느 분이 “5천원 주지 말고 잘 쓴 리뷰에 돈을 주라!”고 하셨을 때 심적으로 반발해놓고 이제는 5천원 제도에 회의를 품는 것은, 그때는 제가 단골 수혜자였고 지금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의 전부일까요. 아마도, 5천원을 주는 제도 때문에 리뷰 수준은 최고라던 알라딘의 명성이 쇠퇴하는 것도 제 슬픔에 일조할 거예요. 읽지도 않고 preview를 쓰는 분들, 그리고 언젠가 문제되었던 알바 리뷰를 무성의하게 쓰는 분들, 이런 분들 때문에 알라딘이 오염되는 게 정말 슬픕니다.
* 이 글을 쓴 계기가 되었던 어느 분은, 새로 서재를 열고 새출발할 것을 다짐하셨습니다. 그 글을 보니 제가 너무한 거였구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상처를 많이 받으셨을텐데 그러기가 쉽지는 않을 텐데 정말 대단한 분이십니다. 앞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 그 분 말씀에 의하면 그분이 그러셨던 건 5천원 때문이 아니라, 땡스 투로 인한 적립금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아, 땡스 투!!! 알라딘의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한다고 생각한 땡스 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