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때 전 수많은 약속들을 다 제끼고 비틀즈 공연을 보러 갔었습니다. 공연 전에 식사를 하는데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습니다. 김연구원의 녹취록이 공개되었다네요. 연구원의 증언이 그 정도라면, 진실은 이미 명약관화합니다. 10개를 11개로 속인 것도 논문취소 사유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2개를 11개로 속였다는 사실 앞에서 할말이 없었습니다. 밥을 먹는 내내 손이 떨렸고, 재미있기만 한 공연을 보면서도 황박사 생각에 집중이 안됐습니다.
불변의 진리라고 믿던 게 틀릴 수 있는 것처럼, 제가 그렇게 믿는 싸이언스에 실린 논문이라고 진실은 아닐 수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뒤늦게나마 피디수첩에 박수를 보내고, 이왕이면 전국민이 볼 수 있게 피디수첩 후속편을 방영해 주기를 바랍니다. 과학에 대해 모르는 건 마찬가지면서 그 업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니들이 뭘알아?"를 외친 것, 정말 부끄럽게 생각합니다.피디수첩은 취재에 들어갈만한 중대한 제보를 받았고, 그런 상황에서 검증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음에도 전 피디수첩이 막연하게 의혹만 제기하고 생떼를 쓴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가지 죄송한 게 많다보니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하겠습니다. 크게 보면 저희 업계 사람인 황박사가 그런 사기를 저지른 것도 그렇고,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적인 옹호를 해댄 것 역시 죄송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날씨가 추워 "거짓이면 삭발한다."는 약속은 날씨가 풀리는 봄으로 미루고, 일단 백의종군하겠습니다. 제 글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들께 거듭 사과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