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가
애덤 윌킨스 지음, 김수민 옮김, 김준홍 감수 / 을유문화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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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하루 수백개의 얼굴을 본다. 보기 좋은 얼굴도 나쁜 얼굴도, 아는 얼굴도 모르는 얼굴도 있을 것이다. 우린 당연하게 이 모든걸 식별한다. 하지만 이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아직까진 우린 인간만큼 다른 인간의 얼굴을 제대로 식별하는 도구를 갖진 못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비슷하면서도 매우 다르다는 것인데 이렇게 재미나면서도 특별한 얼굴에 대해 진화적 관점에서 고찰한 것이 이책이다.

 사실 인간의 얼굴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특별하지만 다른 동물들의 얼굴 자체도 매우 특별하다. 지구상의 모든 동물들중 얼굴을 가진 것은 겨우 포유류와 절지류들 뿐이기 때문이다. 결국 얼굴 자체는 동물들에게 매우 희귀한 기관이며 굳이 없어도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거기에 사람의 얼굴은 더욱 특이하다. 대개의 포유동물의 얼굴은 털로 뒤덮여있고, 주둥이가 나왔으며, 성체가 되면서 어렸을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지는데, 인간의 얼굴은 털이 없고, 주둥이가 없으며, 이미가 넓고 평평하고 높으며, 어릴적의 얼굴 특성이 크게 바뀌지 않는 다는 특이점이 있다.

 그렇다면 얼굴은 어떻게 정의할까? 과거엔 방사형 대칭이나 대칭이 없는 동물도 있었지만 지금 남아 있는 동물은 대부분 좌우대칭형이다. 따라서 얼굴에도 좌우대칭의 특징이 드러나는데 우선 입이 있고, 감각기관이 좌우 대칭으로 달려 있으면 얼굴로 본다.

 그렇다면 얼굴에서 가장 먼저 생긴 기관. 혹은 얼굴의 시작은 무엇일까? 책은 그것을 입으로 보고 있다. 캄브리아기는 동물이 폭발적으로 등장하고 진화하는데, 어떤 학자는 그 요인을 눈의 등장으로 보기도 하고, 어떤 학자는 입으로 보기도 한다. 일단 책은 입에 더 주목한다. 최초의 두개동물이고 작고 턱이 없었던 무악어류가 대충 5억년전에 등장한다. 이들의 입은 여과섭식이어서 입구조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 무악어류에서 유전자 변화, 즉 진화로 유악어류가 등장한다. 턱이 생김으로써 먹이를 더 잘 잡기 위해 이빨이 생겼고, 다른 생물들은 이에 대한 방어를 위해 갑옷을 개발한다. 하여튼 유악어류는 턱으로 인한 먹이 섭취의 효율성 증대로 매우 크게 진화한다. 그리고 충분한 영양공급은 이 생물들에게 다른 가능성으로의 접근을 가능케했다.

 바로 육지로의 진출이다. 육지로 진출한 양서류는 다리가 생기고, 표피가 변하는등 큰 변화가 있었지만 책의 주제인 얼굴엔 큰 변화가 없었다. 얼굴의 변화는 양서류에서 진화한 단궁류에서였는데 단궁류는 이궁류와는 다르게 턱 윗부분에 하나의 활모양 골질 구조물을 가져서 단궁류다. 활이 하나란 이야기다. 모양이 단순해 아래턱에 강한 근육이 붙을 수 있었고, 이로 인해 강한 턱운동이 가능했다. 이로 인해 자연히 머리뼈 전체가 강해져 두개골 구조상 머리뼈가 위로 확장될 진화가능성이 열린다. 즉, 후손들이 두뇌가 커질 생물학적 여지가 열린 것이다.

 단궁류는 턱의 단순함이 주는 강함으로 인해 머리크기 대비 입이 작아질 수 있었다. 즉, 주둥이가 작아질 여지가 생긴 것이다. 주둥이는 많은 동물들이 갖고 있는 것으로 육식동물은 먹이를 잡기위해 튀어나온 것이 매우 유리하고 초식동물의 경우 잎을 섭취하면서 가지가 가시로부터 얼굴의 주요기관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했다. 하지만 단궁류의 경우 입이 작아질 여지가 생기고 이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새끼일때 젖을 빠는데 매우 효율적으로 진화한다. 이때의 진화로 지금도 대부분의 포유류 새끼는 이유기일때 주둥이가 없다가 성체가 되면서 주둥이가 발달한다.(악어 같은 녀석들은 어릴때나 클때나 몸크기 대비 주둥이 비율이 같다) 물론 인간의 예외다.

 단궁류에서 진화한 포유류는 얼굴에서 주둥이가 상대적으로 작아진 것에 털이 생기면서 얼굴이 털에 뒤덮힌다. 또한, 얼굴뼈와 상관없이 움직일 수 있는 얼굴근육이 생겨, 음식 섭취가 더 용이해졌고, 입술과 혀, 연구개를 이용해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의 인간의 얼굴에 보다 근접한 것은 인간의 대충 8백만년 정도 전의 조상인 진원류다. 이들은 초기엔 매우 작았지만 진화하면서 몸체가 커졌고, 두뇌도 커졌다. 두뇌가 커지면서 눈도 커지면서 시력이 발달하는 방향으로 진화의 여지가 생겼는데, 인간이 속한 협비원류는 3원색을 구분한다. 이러한 시력의 발달은 진화상 두가지 이점이 있는데 하나는 숲속에서 잘 익은 열량 높은 과일을 발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뱀같은 잘 눈에 띄지 않는 포식자를 발견해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시력의 이점은 한가지가 더 있는데 바로 같은 동종 무리들 중 서로를 식별할 수 있는 기본 능력이 된다는 점이다. 상당히 당연해 보이는 이 능력을 가진 동물은 인간을 포함한 유인원류와 원숭이 제외하면 개와 양, 소, 돌고래, 코끼리 정도만 갖고 있는 특수스킬이다. 하여튼 이 시력의 발달로 인간의 조상은 눈이 앞쪽으로 모이는 얼굴을 갖게 된다.

 진원류에서 호미닌이 등장하며 두뇌의 크기와 몸집은 더욱 커진다. 손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주둥이는 더욱 퇴화하는데 손과 도구를 사용하면 튀어나온 주둥이로 먹이를 잡을 필요성이 줄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둥이의 퇴화로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이는 입술은 과일을 먹는데 유리했다. 입술이 자유로워지면서 지을 수 있는 표정은 더욱 많아졌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많아짐과 더불어 얼굴의 털이 줄어들어 서로의 표정을 더욱 잘 볼수 있게 되었다. 두뇌가 발달하여 머리는 더욱 높아지고 둥글게 되었다.

 사회성이 더욱 발달하면서 서로의 식별과 얼굴 표정을 통한 상대의 감정 파악과 의사 파악이 중요해지면서 얼굴의 털은 거의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또한 표정과 몸짓 손짓과 더불어 소리를 통한 의사소통능력이 생겨나면서 언어가 발전한다. 서로를 보는 것이 중요해져 동물중에는 거의유일하게 눈에 흰자위가 생겨 상대의 시선을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 길들이기 효과가 더해진다. 인간은 유일하게 스스로를 길들인 동물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인간이 가축화된 동물의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가축화된 동물은 모습이 유순하고, 새끼 시절의 모습을 성체가 되어서도 상당히 유지한다. 인간 역시 그러함 면이 상당하고 이는 얼굴에도 드러난다. 인간의 얼굴표정은 개인차는 있지만 다른 동물에 비해 상당히 유순한 편이며 성적 이형성이 적고, 어릴적과 비교해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는 사회성 발달을 통한 문명화의 결과로 사회성을 높이고 폭력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진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로써 얼굴엔 털이 없고, 눈동자로 상대의 시선을 알 수 있으며, 좋은 시력을 갖고 눈에 앞에 모였으며 머리는 크기 이마는 높고 평평하며, 주둥이는 전혀없고, 다양한 근육과 입을 통해 언어로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인간의 얼굴이 완성된다.

 책은 여기서 더 나아가 얼굴의 미래도 예측한다. 우선 미래에 얼굴은 균질화한다. 아프리카를 떠난후 진화를 커져 어려 인종 및 민족으로 분화하면서 인간의 얼굴과 모습은 상당히 다양화되었다. 그에 따라 성적 매력인 미에 대한 기준도 상당히 달라졌는데 세계가 하나가 되는 세계화 시대가 되면서 미에 대한 기준에 일치화하고 있으며 혼혈도 상당부분 이루어지고 있따. 때문에 미래엔 지역과 관련한 얼굴의 상이성이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른 하나는 얼굴유전학이다. 비교적 적은 대립유전자로 얼굴은 다양성을 띨 수 있는데 아직까진 요원한 일이지만 미래에는 인간 얼굴의 차이를 드러내는 유전자 분석이 가능해질수도 있다. 그렇다면 관상학에서 말하는 얼굴과 성격의 관계, 혹은 얼굴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가능한 시대가 올수도 있다.

 이 책은 무척 흥미로운 주제를 가진 책이었지만 막상 말하고자 하는것에 비해 그것을 근거하는 생물학적 진화론적 설명이 너무 많은 게 단점인 책이다. 쉽게 말해 무척어렵다는 것인데 여러 유전자 용어와 생물학적 설명이 많아 책의 이해를 상당히 방해하는 점이 있었다, 과학전문가라면 모르겠지만 교양서로선 확실히 마이너스인 부분이다. 중간 이후가 되어서야 책의 논지를 간신히 잡을 수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읽는다면 그부분부터 읽기를 추천한다. 앞부분은 굳이 보지 않아도 되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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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사회 놀이터 세트 - 전7권 토토 사회 놀이터
김서윤 외 지음 / 토토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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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위해 만든 놀이터 세트를 보았다. 총 7권인데 제목이 모두 무엇을 만드는 것이다. 내가 가게를 만든다면, 내가 나라는 만든다면, 내가 법을 만든다면, 내가 국제기구를 만든다면, 내가 뉴스를 만든다면, 내가 학교를 만든다면, 내가 은행을 만든다면 이다. 즉, 가게, 은행, 나라, 법, 학교, 뉴스, 국제기구를 만들어보는 활동을 책이 구성된 셈인데, 생각만큼 결코 쉽진 않다.

 실제 어른도 가게를 차리는 과정에서 알아야할 만한게 책엔 빠짐없이 수록된다. 팔 물건부터, 자리, 일할 사람 구하기, 광고, 가격 정하기 등 생각보다 상세하다. 저자들도 만만치 않은데 가령 뉴스 같은 경우는 유명한 손석춘씨가 썼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보고 사회과에서 보조교과서로 사용하거나 교육과정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할 때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 6학년 사회과에서는 법과 헌법에 대해서 배우는데 그 부분을 중심으로 다른 교과와 연계하여 우리 학교 법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역시 6학년 국어교과에는 뉴스의 특성을 알고 만드는 활동이 나오며 다른 학년에서도 신문 기사를 만드는 내용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뉴스만들기 책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가게 만들기 같은 경우는 초등 저학년과 관련이 많아보였다. 내용은 쉽지 않았지만 좀 더 단순화하여 아이들이 직접 가게를 만들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학교를 만든다면은 동아리 활동이나 중등의 자유학기제와 관련 있어 보였다. 요즘 많은 학교들이 학생 주도형 동아리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스스로 동아리를 학교개념으로 만든다면 잘 어울릴 것  같다. 스포츠 학교, 바느질 학교, 요리 학교등 스스로 교육과정과 예산, 규칙등을 제정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이를 심화하나면 자유학기내에서 자신들만의 스몰스쿨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선생님의 도움이 아주 많이 필요하겠지만.

 아이들이 사회과를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용어의 어려움이다. 사회 용어는 대개 어려운데 대충 10년전쯤 한 양반이 초등 학생을 대상으로 사회과 교과서에 등장하는 용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논문을 쓴 적이 있다. 물론 결과를 충격적이었다. 이는 우리 교과서가 자습서형이 아니라는 측면도 있고, 사회교과서의 경우는 활동중심으로 많은 여지를 열어주다보니 글보다는 자료나 그림, 활동제시가 많은 탓도 있다. 정작 내용숙지는 잘 되지 않는달까. 하여튼 이 책은 그런 아이들을 위해 용어정리까지 잘 해놓았다.

 창의적인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해 빅아이디어가 필요한 교사라면 참고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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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을 뒤집다 - 백워드로 통합단원 설계하기
인천초등교육과정연구소 지음 / 박영스토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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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광복후 미군정에 의한 교수요목기부터 지금의 2015개정교육과정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변해왔다. 교육은 막상 크게 변한게 없는 것 같은데 기본설계도이자 철학인 교육과정은 크게 변해온 것이다. 이는 위에서부터 부여된 교육철학은 정작 실행자인 교사에 의해 좀처럼 실행되지 않음을 의미하기에 하향식 교육개조의 문제를 잘 드러내는 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과거엔 미국의 교육사조를 우리 교육과정에 대충 10년정도 뒤쳐져서 적용하다가 5차정도부터는 시간차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이것도 문제인데, 우리만의 풍토와 문화를 반영한 교육철학이 부재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한국 교육의 하나의 큰 전환은 수능의 도입이었다. 단순 지식을 암기하는 것에서 사고력과 대학에서 공부할 능력을 갖추었는가를 평가하고자 하는 시도였기 때문이다. 최근 KBS에서 만든 아카이브 다큐 모던 코리아 3편 수능을 보았는데, 당시 수능의 설계자는 수능을 대학입학을 위한 자격고사정도로 생각하고 기획했다고 한다. 물론 우리 교육계와 대학이 그것은 자격고사가 아닌 사실상의 입학시험으로 받아들이면서 0.1점이 귀중한 상대평가로 변질되고 말았고 수능에서도 암기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놀라운 시험의 변화에 고교현장은 놀랐고, 교사들의 수업은 무조건 암기에서 어느정도 설명과 이해를 요하는 형태로 변모했다. 영어나 국어에서 듣기평가가 시작된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만한 것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등장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큰 변화는 미래사회대비와 개개인의 성장과 그 과정중시, 그리고 실질적인 능력을 가진 인재를 사회가 필요로한다는 점에서 역량이란걸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역량은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실제 맥락에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즉, 실제 문제해결능력이나 업무처리 능력인 것이다.

 때문에 역량중심 교육과정인 2015 개정교육과정은 곧 이해중심 교육과정이기도 하다. 이해중심 교육과정에서의 이해는 사실적인 과제를 가지고 특정상황에서 관련된 지식과 기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해중심교육과정에서 교육과정 재구성 및 디자인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떠오르는게 '백워드 설계'방식이다.

 위긴스와 맥타이가 계발한 이 방법은 기존의 주제통합중심 교육과정 재구성이 주제를 정하고 교육경험의 선정 조직한 후, 마무리로 평가방법을 선정했다면 이름처럼 거꾸로 주제나 목적을 먼저 정하고 이 주제나 목적의 달성에 걸맞는 평가방식을 정한 후, 목적의 달성에 적합한 교육경험을 제공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자연스럽게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일체화가 이루어진 다는 것과 수업의 질 향상, 학생과 교사가 교육목표를 공유하기에 매번 방향을 잃지 않고 목표의식을 갖고 공부해나간다는 점, 수행과제 중심의 수업으로 학생의 참여도와 집중도가 올라간다는 점 등이다.

 방식을 상세히 살펴보면

1. 교육의 목적, 또는 주제 정하기이며

 1-1 은 학교 비전파악이다. 놀랍게도 각 급 단위학교는 나름의 지역실태와 학생실태를 반영한 학교목표나 비전을 갖고 있으므로 주제 및 목적엔 이게 반영되어야 한다.

 1-2는 학년 미션 만들기다. 각 학년별 교육목적이 훌륭해도 학교 비전에 따른 연계성이 없다면 교육효과는 반감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1-3은 통합단원 개발하기인데 단계가 상세하다.

  1-3-1은 통합단원의 주제정하기다. 학교비전, 학년 미션과 관계 있어야 한다.

  1-3-2는 빅아이디어 만들기다. 위 주제가 좀 막연하다면 이것은 사실상의 목표진술인데 '우리 지역의과 나의 관계를 알고 지역과 나 사랑하기' 같은 것이 된다. 궁금적인 목표다.

 1-3-3은 핵심질문만들기이다. 빅아이디어의 실현을 위해 나아가는 질문이다. '지역은 지역에 사는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가?' '지역에 관심을 갖는 것과 나의 삶은 무슨 관계인가?' 등이다. 이런 핵심질문을 만들어봄으로써 평가과제가 완성된다.

 

2. 수행과제 및 그 밖의 평가 만들기다.

 여기선 이 단원설계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루고자하는게 들어간다. 가령 위 빅아이디어라면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신문 만들기, 그리고 그 신문에서 지역민과 나의 가족이 차지하는 위치가 드러나야 함 정도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문기사쓰기나, 지역의 실태조사등이 작은 수행평가로 포함될 수 있다.

 

3. 마지막으로 위의 목적과 그 달성을 확인할 수행과제의 실현을 위한 학습경험과 수업계획이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따라 수업을 배열하고, 재구성하고 배치해야 한다. 국어과에서는 신문기사의 특성과 쓰기에 대해 알아보어야 하고 사회과에서는 지역에 대해서 조사해야 한다.

 

이 책은 이론 반과 실천 반이다. 초등 책이다보니 초등1-6학년 백워드설계방식의 교육과정 재구성 실천사례가 상세히 수록되어 있다. 역량중심교육과정에 대해 이론책이 많은 편인데 실천 책이 드물어 많은 도움이 될 듯한 책이다. 실천한 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백워드 설계방식의 장점으로 국가에서 내려준 성취기준이나 교과 목표를 넘어서서 자신이 빅아이디어라는 목표를 내세우고 이것을 항상 중심에 두어서 길을 잃지 않고 주인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교육목표가 학생과 공유되기에 진행하는 길들이 의미가 있고 겉핣기식이 아니게 된다. 교사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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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종말 -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
토드 로즈 지음, 정미나 옮김, 이우일 감수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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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때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지만 오래전에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이런 경험들을 하셨다고 한다. 훈련소에서 군복을 주는데 개인의 치수에 맞는게 아니라 대충 옷을 던진단다. 서로들 마구잡아 입었는데 옷이 작거나 커서 안맞는다고 하면 조교가 하는말은 즉, 옷에다 몸을 맞추란다. 요즘은 우스개로 할 수 있는 농담이지만 당시 당한 분들은 정말 눈앞이 캄캄했으리라.

 그런데 알고보면 사실 우리도 이와 같은 사회에 살고 있었다. 바로 평균이 지배하는 사회다. 그리고 그 평균이 지배하는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파헤친 것이 이 책 평균의 종말이다. 세계최강을 자랑하는 미 공군은 오래전에 전투기 조종석을 평균치에 맞추어 제작했다. 키나 팔길이 다리길이 손가락 길이, 목의 길이 등등을 평균잡아서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완벽하게 만들어놓은 전투기에서 사고가 많았다. 처음엔 비행기의 기계결함을 의심했고, 다음은 조종사들의 조종실력이었다. 그런데 모두 별 하자가 없었다. 문제가 발견된 곳은 바로 완벽하게 평균적으로 제작된 조종석이었다. 안그래도 수동조종이 많았던 과거에 대부분의 조종사들이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조종실에서 무리하게 조종을 하다보니 사고가 잦았던 것이었다.

 실제로 조종사 2천여명 정도를 조사해보니 조종석 제작에 사용된 신체지수 10개 항목중 임의의 3개만 골라 비교해도 평균에 드는 조종사는 불과 3.5%에 불과했다. 다소 이해가 안되지기 하는 부분이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실제 그러하다. 평균보다 좀 넓게 잡아서 정규분포로 생각해도 평균을 중심으로 표준편차 +-1만큼 떨어진 값에 전체의 68%만이 자리한다. 그렇다면 3개가 연속적으로 평균에서 표준편차+-1정도에 들어갈 확률은 0.68*0.68*0.68로 대충 31%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만약 10개 변수에 표준편차 +-1에 들어가는 경우를 계산한다면 값은 극히 낮을 것이다.(실제해보니 2.1%에 불과하다) 즉, 평균은 가장 대표적인 값이지만 여러개의 변수에서 완벽히 평균에 들어가는 경우란 사실상 거의 없다는 셈이다.

 그런데도 우린 이 평균을 신봉하고 평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살아왔다. 여기엔 악명높은 테일러의 이름이 다시 등장한다. 과학적 관리론으로 유명한 이사람의 철학과 연구는 교육과 산업,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20세기는 물론이고 21세기도 아직 그의 영향력 안에 있다. 테일러는 개인보다는 시스템이 우선시되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위해 표준화가 우선되어 개개인의 특성을 무시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때문에 기업에서는 이 표준화를 제정할 관리하자 사상처음으로 필요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지금처럼 생산자를 기획, 통제하는 관리자가 존재하게 되었다. 교육계에선 이 역할을 교육감이니나 장학사, 정책관, 교장들이 하게 되었다. 테일러는 조직엔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치 않으며 조직에 필요한 것은 표준화를 중심으로한 순종만이라고 믿었다.

 평균의 논리에 기반한 표준화는 자본주의가 지배한 20세기 내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표준화엔 진영논리도 없어 공산주의 진영에도 펴져나갔으며(자유를 무시하는 전체주의이기에 더 잘맞았을 것이다.) 후발산업주자인 아시아에도 퍼져나갔다. 특히, 우리나 일본, 대만같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집단주의 문화와 결합하여 이 지역의 표준화는 더욱 강하고 무자비하게 적용된다.

 물론 평균주의에 기반한 표준화가 나쁜 작용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 기간 내내 미국의 보편적 평균시스템은 여러 계층에게 동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였고, 전체적인 학력수준도 크게 향상한다. 또한 표준적인 생산방식이 낳은 분업의 효율성으로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여 소득이 증가하였고, 이로 인해 부유한 민주주의 수립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대가도 컸다. 평균주의 논리로 인해 우리는 항상 남보다 빠르게 발달하거나 뛰어나야 한다는 강박속에 학창시절과 직장생활 심지어 일상생활을 해야했다. 또한 언제든 대체될수 있는 조직의 시스템의 한 부속품으로 전락하여 인간 존엄성이 훼손되었다.

 저자는 이 평균주의의 맞서 들쭉날쭉의 원칙과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을 제시한다. 먼저 들쭉날쭉의 원칙은 하나의 특성만으로 전체를 생각하는 일차원적 사고로는 복잡한데다 균일하지 않고, 들쭉날쭉한 뭔가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간이 가진 대부분의 특성이 이렇게 들쭉날쭉하다는 점이다. 개인이 가진 학업능력이 그러하고, 성격이 그러하며 심지어 신체지수도 그렇다. 들쭉날쭉의 원칙엔 두가지 전제조건이 있는데 하나의 특성이 반드시 다차원, 즉 여러가지의 요소로 구성될 것과 이 여러가지 요소들 상호간의 연관성이 낮아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학업성적에는 개인의 지능, 다중지능, 과제집착력, 창의성 등 여러가지 요소가 작용할 수 있으며 이들 각 요소들은 서로간의 높고 낮음을 보장하지 않는다.

 다음은 맥락의 원칙이다. 심리학은 특성심리학과 상황심리학 두 가지로 크게 나뉘는데 특성심리학은 개인의 성격을 특정짓는 항구적이고 본질적인 특성이 있다고 전제한다. 외향성이나 내향성, MBTI검사 같은 것이 이런 전제를 반으로 한다. 반면 상황심리학은 본질적 특성보다는 개인이 처한 상황이 개인의 심리성향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한 계층을 죄수로 다른 계층을 간수로 정한 행한 심리실험이나, 보이지 앟는 상태에서 전기고문을 가하는 실험등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맥락의 원칙은 양자를 조합하고 절충한다. 상황에 좌우되지 않는 개인의 특성이란 없으며 상황에만 좌우되는 특성없는 개인은 없다는 것이. 실제로 실험상황에서 개인의 도덕행위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성심리학의 검사에서 0.8정도의 공격성을 보인 두 학생을 비교해보니 한 학생은 폭력성이 학생과 교사를 향해 나타나고 가정과 사회에서는 매우 얌전한 반면, 다른 학생은 학생과 교사에겐 얌전하고 집안가족에게 폭력성을 드러냈다. 개인의 심리란 특성과 상황이 결국 조화된 것이다.

 마지막은 경로의 원칙이다. 평균주의 사고는 정해진 지표나 발달 경로가 있다는 규범적 사고를 사회에 심어놓았다. 하지만 이런 표준적 경로는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개인 삶의 모든 측면에서나 또는 어떤 특정 목표를 향하는 과정에서 좋은 결과에 이르는 점은 여러 경로이며 그 경로는 모두 동등한 가치를 갖는다는것이다. 또한 표준적 경로는 답이 아니며 개인에게 잘 맞는 경로는 오직 자신의 개인성에 의존한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는 고교까진 낙제생이었으며 일찍 결혼해 가정과 아이를 위해 수준 낮은 직업에 전전하다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아 하버드 교수에 이른 인물이다. 분명 사회의 표준적 규범적 경로를 이탈했지만 자신의 경로를 찾아 성공한 셈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나 교육계에서는 표준적 경로만을 규범적으로 강조하며 이에 이탈한 경우 실패한다는 압박을 준다는 점이다.

 이처럼 들쭉날쭉의 원칙과,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에 기반한 개개인의 원칙은 평균주의 원칙을 부정한다.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해 저자는 3가지 변화를 요구한다. 먼저 교육계에서의 변화로 학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자격증 기반의 교육이다. 대학이나 고교, 초중고는 정해진 교육과정을 테일러가 만든 기획자가 짜놓고 사회나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가기 위해 그것을 모두 이수하기를 강요한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 역량을 뒷받침하지 않음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바이며 이로 인해 시간적, 금적적 낭비가 발생한다. 개인의 심리적 좌절과 고통도 물론이다. 때문에 각급학교는 학생이 실제로 필요로 하며 역량을 보장하는 자격증을 각 교육과정에 도입해 학생이 이를 취득해 나가도록 하자는 것이 저저아 주장이다.

 다음은 성적대신 실력의 평가다. 성적은 글자그대로 실제 역량을 반영하지 않으니 사람이 가진 실제 역량을 기업과 학교에서 평가하여 제대로된 기회를 부여하고 사회와 학교에 적절하게 인재를 배치하자는 주장이다. 마지막은 학생들에게 교육 진로의 결정권을 허용하기이다. 학생은 학교를 다니며 자신이 원하는 것 보다는 학교나 대학등 상위기관에서 원하거나 짜여진 경로를 밟아나가야만 하는데 얼마든지 학생이 원하는 진로형태를 보장하자는 내용이다.

 책을 보면서 현재의 세계가 얼마나 평균주의적 사고에 빠져 개인을 억압하고,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는지 느껴볼수 있었다. 20세기는 표준화의 세계였고, 그것이 사회 발전과 기회의 확대및 균등에 기여했음도 사실이다. 그리고 당시는 히 개개인에 주목할 교육방법이나 평가방법, 시야도 부족했다. 하지만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미래는 개개인의 시대가 되었다. 이에 걸맞는 사회적 패러다임 전환도 필요한 시점이며 그에 이 책의 시각이 적절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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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건축가 2019-11-15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평균주의의 맞서 들쭉날쭉의 원칙과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을 제시한다는 글도 인상적이지지만 평균에 대한 고정된 개념들을 생각하게 하는 리뷰 고맙습니다. 읽어봐야겠어요

닷슈 2019-11-15 14:36   좋아요 1 | URL
재미난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빵굽는건축가 2019-11-15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읽어 보려고해요. ^^
 

 건축가 유현준은 책 어디서 살 것인가에서 학교건축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소신을 밝힌 적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학교 건물은 너무 획일적이고 규제가 많으며 변화에 대한 심리적 저항도 강하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을 제외한다면 교사나 학교행정직원, 교장, 교육청등의 생각도 낡은 편인데, 그들 자체가 이런 획일적 학교만 경험한 탓도 있지만 구조적 문제도 많다. 일단 안전지상주의로 모든 안전을 학교에 떠넘긴다. 교육보다는 안전에 대한 책임이 앞서는 상황이니 창의적 설계가 나오기 어렵다. 또한 예산도 적다. 학교건물은 모든 공공기관 건물중 평당 건축비가 가장 낮았다. 거기에 규제도 많다. 안전이나 최소기준등에 대한 규제들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유현준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였고, 아이들의 창의성을 높이는 층고가 높은 건물, 학년에 진급할때마다 다양한 바깥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분리된 학년 건물들. 그리고 언제든지 바로 짧은 쉬는 시간이라도 운동장이나 놀이터로 접근할 수 있는 건축 등을 제시했다.

 이번에 읽은 학교 건축 관련 책은 학교 공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이다. 6명의 건축가와 교육정책관, 교직원의 학교건축 관련 경험을 담은 책이다. 우리나라는 학교건축이 정형화 되어 있듯 놀이터도 정형화되어 있다. 학교 건축이 일자형 복도에 같은 형태의 교실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면 놀이터는 미끄럼틀(slide), 그네(swing), 시소(seesaw)의 소위 3S 형태다. 그리고 역시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 놀이터를 지배한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의 놀이터는 위험의 제거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자연히 크기도 형태도 수준도 7세이하에  적합한 놀이터가 되고 만다. 하지만 책에서 제시하는 일본이나 유럽의 놀이터는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여기엔 안전에 대한 다른 생각이 자리한다.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안전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위험을 제시해 살아 있는 위험을 경험하고 스스로 안전하게 행동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놀이터 안전교육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책에서 제시한 무려 8미터 높이의 미끄럼틀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놀랍게도 올라가는 계단도 위험하기 짝이 없다.

 한국 놀이터의 또 다른 문제점은 놀이터 공간의 대부분과 중앙을 정형화된 조형놀이기구가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모양마저 무척이나 비슷해 문제인데, 그 기능과 놀이 용도가 정해져있다. 즉, 출발과 끝점. 놀이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이다. 이는 획일적 사고를 유도하며 놀이법이 정해진 매우 지시적인 기구다. 놀이터에는 조형놀이기구가 없는 경우가 적합하며, 형태를 다용도 활용형으로 만들어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고안해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고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놀이터는 공공성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다. 놀이에서는 놀이의 형평성이 중요한데, 현재 우리나라의 놀이터는 공공놀이터의 부족으로 그 형평성이 무너지고 있다. 상당수 놀이터는 아파트에 위치하거나 실내테마파트형태로 존재하며 이들은 폐쇄적이고 비용을 요구한다. 때문에 책은 공공영역인 시청이나 구청 주민센터의 빈공간을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어나가는 실내형 공공놀이터의 설립도 주장한다. 참신하다.

 학교건물은 상당히 획일적이다. 일자형이나 기억자 건물이며, 조회대가 있고, 운동장이 있으며 교실은 천편일률적인 모양이다. 복도는 길게 일자형이며, 중앙현관은 권위적이고 대개 학생의 접근을 허용치 않는다. 최근 다양한 모양새의 건물도 짓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짓는 주체가 교육지원청으로 정해져 있고, 속도전으로 짓다보니 학교를 사용하는 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의 생각이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다양한 주체가 학교건물을 짓는다면 좀 개선될 것으로 책은 주장한다.

 학교건물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학생들과 수업을 통해 이를 이뤄나가는 것이었다. 학생은 자신이 사용하는 공간의 주인이므로 마땅히 그것에 대해 주권을 가져야하는데, 이를 공간주권이라 한다. 그리고 이 공간주권에 대한 수업은 민주시민역량함양과 관련한다.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 수업을 거치며 먼저 자신들의 생활을 돌아본다. 어디서 놀았는지, 하루중 학교어디에서 시간을 보냈는지, 어디를 이용하고 가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 어려운지. 이런걸 토대로 공간에대해 연수도 받고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생각이 정리되면 재구성하고자 하는 공간을 정하고 이에 대한 공모전을 갖는데, 심사까지 전교생 앞에서 엄격하게 수행한다. 공모에 당선한 의견은 여러 현실 요건을 고려해 그대로 반영되거나 현실에 맞추어 다소 수정 반영되기도 한다.

 교문을 새로 구축하는 사례가 나오는데 위와 같은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서 안을 정했음에도 갑작스런 소방법의 변경으로 새로 안을 구성해야 했고, 그 사이 정책 변화로 예산도 끊겨서 결국 실패하게 된 사례는 무척 안타까웠다. 이 작업을 학생들과 진행했던 교사는 레고로 교문을 만들 생각을 학생들과 하고 있다는데 정말 기대되는 모습이다. 레고교문을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중앙현관은 나무를 대어 미끄럼틀과 앉을 수 있는 계단 형태로 구축한 사례가 있었다. 권위적인 공간이 학생들이 얼마든지 쉬고 앉아서 놀며 책도 볼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중앙현관 내부가 바뀐 사례도 있다. 이 학교의 학교장은 학교의 부족한 유휴공간확보를 위해 교장실을 과감히 내주고 중앙현관에 통유리창으로 교장실을 새로이 만든다. 그리고 그 옆의 공간들은 학생들이 오가며 쉴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그리고 화초가 놓인 휴식공간으로 변화했다.

 도서관의 사례들도 많다. 기존 도서관은 딱딱한 테이블과 의자에 사방에 책을 많이 넣는 구조였다. 하지만 학생들은 wi-fi가 되기도하고, 만화 코너가 따로 있고, 간단한 음료도 먹을 수 있는 자유로운 형태의 도서관을 원한다. 책에 등장한 사례들은 책을 도서관 사방 벽에 붙박이 장으로 담아내고 주변 공간을 눕기도 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있는 형태로 구축한 사례가 나온다.

 최근 학교 현장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과정의 혁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수업에서 교육과정혁신 그리고 평가로 옮겨지고 이들의 일체화에 신경쓰는 일련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아직까지 교육공간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이런 공간의 재구조화가 이루어질때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학교, 마음껏 노는 학교, 공부가 잘되는 학교, 그래서 창의적이고 역량을 갖출 미래 인재를 배양할수있는 학교가 완성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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