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 - 인간과 바다 그리고 물고기
브라이언 M. 페이건 지음, 정미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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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는 사람이 육식을 시작한 이후 가장 오랫동안 먹은 것들 중 하나일 것이다. 바다는 아니어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호수, 습지, 웅덩이, 강이 있고, 그곳엔 비교적 잡기 쉬운 물고기와 조개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매우 많았었고 어떤 경우엔 거의 줍다시피 잡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여러 가축과 곡물류에 비해 인류 역사에서 물고기는 식량으로써 상대적으로 매우 소홀히 다뤄져왔다. 물고기가 주식인 집단이 적고, 물고기가 문명의 기반인 적도 없으며 이렇다할 고고학적 증거도 별로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싱'의 저자 브라이언 페이건의 생각은 좀 다르다. 그는 물고기가 인류 초기 문명의 발흥에 상당한 역할을 했고, 세계사적으로도 중요한 일을 담당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물고기가 남획의 결과 위기에 이르렀고, 인류의 식량자원으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시점이 다가옴으로써 환경은 물론이고 인간자체도 위기에 빠졌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1.기회주의적 어업과 초기문명

 책은 제법 두꺼운데 절반 이상을 세계의 과거 문명들이 물고기 잡이를 했고, 물고기가 주요 식량이자 급여로서 문명을 지탱했다는 주장을 하는데 할애한다. 인류의 초기 식량획득 방법은 수렵, 채집, 어로인데 이중 어로만이 아직까지 유의미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어로방법은 현대 문명의 이기에 따라 많이 현대화했지만 놀랍게도 초기의 여러 방법이 원시적 형태로 그대로 남아있다.(낚시나, 그물이 그렇다)

 인류는 초기 고기잡이는 기회주의적이다. 이는 큰 목표를 갖고 대량으로 잡아들이기보다는 강의 범람 후 말라가는 웅덩이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녀석들을 잡거나 산란기에 강에 들끓을때 손쉽게 잡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초기 인류 문명은 고기잡이에 많이 의지했는데 물고기는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고, 샤냥이나 채집에 비해 어획량이 어느정도 예측가능해 안정성을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조개 같은 연체류는 더욱 그런 성질이 강했는데 그래서 고대 인류 정착지엔 그토록 많은 조개무지가 남아있다. 물고기가 식량의 하나로서가 아니라 주요 식량원으로 자리잡은 사회도 제법 있었는데 농경이 부족합한 북유럽사회나 앤초비에 의지한 페루지역 등 여러 곳이다. 물고기 잡이는 방하기가 끝나가며 더욱 중요해졌는데 기온이 상승하고, 빙하가 감소하고 따라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대형동물이 감소 및 멸종했고, 어장은 오히려 안정되었기 때문이다.

 초기 문명에 물고기 잡이는 단지 식량의 하나로써만 기여한 것이 아니다.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문명에서는 정착사회가 커지면서 중심지에 군사나, 인부등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들의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먹여살릴 식량이 당연히 필요한데 물고기가 지급식량으로 이용된 것이다. 식량으로 지급되기 위해서는 쉽게 상하지 않고, 정량화되어 있으며, 운반가능해야만 하는데 물고기는 이를 모두 충족시킨다. 물고기를 잡아, 머리를 쳐내고, 반으로 갈라 내장과 등뼈를 제거하고 나비모양으로 말리면 되는데 이  말린 물고기가 가볍고, 상하지 않고 오래가며 운반이 쉽고 규격화되어 있어 지급식량으로써의 조건이 매우 훌륭했던 것이다.  

 또한 물고기는 문명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정착사회가 초기 국가로 발전하려면 체계적인 사회구조가 필요하다. 보통 농경이나 가축을 통해 식량이 충분히 생산되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이렇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진 않다. 오히려 수렵, 채집을 통해 사회가 체계화 된 상태에서 정착사회가 더 체계적으로 촉진되기도 한다. 어로사회도 마찬가지. 물고기가 사회 주식일 경우 사회는 상당한 분업체계를 갖게 된다. 대량으로 잡은 물고기는 빨리 부패하여 먹을 수 없게 되기에 빠른 해체 및 처리와 건조 및 염장처리 유통이 필요하다. 즉, 물고기를 잡는 집단과, 잡은 물고기를 즉시 몽둥이로 머리를 쳐서 죽인 후 내장 및 머리와 뼈를 처리하는 집단, 처리한 물고기를 염장하거나 말리는 집단, 염장이나 말린 물고기를 다른 사회와 유통 및 교역하는 집단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이 모든 복잡한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리더도 마땅히 필요했을 것이나 물고기를 대량으로 하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상당히 체계적이었을 것이고 이런 사회가 곡물이나 가축을 하게 되면서 초기문명 정착사회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저자의 설득력 있는 생각이다.  

 

2. 중세유럽과 물고기잡이

고대로마인들 역시 물고기를 많이 먹었다. 로마의 유명한 소스인 가룸은 생선소스로 물고기를 잡고 남은 피와 내장을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만들었다. 소스의 품질은 생선부위에 따라 달랐는데 참치를 쓴 경우가 최상, 잡어인 경우 하품이었다. 당시 기술이 열악해 해안가 사람이나 어부가 아니면 매우 고위층만 생물 생선을 즐길수 있었다. 로마의 귀족들은 자기 과시를 위해 저택내에 대규모 양어지를 만들어 손님에게 진귀한 생물생선을 대접하기도 했다. 이런 생선사람은 로마의 멸망후에도 이어진다.

 중세엔 물고기 수요가 폭증하는데 여기엔 종교가 한몫을 한다. 교회는 예수의 고통을 함께하고자 육식을 금하는 시기를 늘렸는데 이 기간엔 곡물과 과일 물고기를 먹는 것만이 허용되었다. 이 금식 기간이 제법 길었기에(일년의 40%에 달하기도 했따) 물고기 수요가 당연히 많아졌다. 또한 중세엔 온난기가 찾아오면서 식량생산이 늘어 인구가 폭증한다. 먹는 입이 늘어나니 물고기에 대한 수요도 많아졌고 도시가 성장하면서 식량수요가 더 늘어난 점도 한몫하게 된다. 이래저래 물고기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니 물고기를 잡는 사람도 많아질수 밖에 없었다. 민물고기 중 뱀장어를 많이 먹었는데 구하기가 무척 쉽고 높은 열로 훈제하면 딱딱한 막대기처럼 단단하게 변해 보관기관이 무척 길었기 때문이다. 보관과 이동이 어찌나 용이한지 지역화폐처럼 쓰이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높은 수요로 연어나 철갑상어등 민물고기가 금방 동이났기에 사람들은 두가지 선택을 하게 된다. 하나는 오랜 역사를 가진 양식과 바다물고기 잡이다. 우선 양식이 시작되었다. 물레방아 기술이 발달하면서 내륙사람들은 특권층을 노려 양식을 시작했다. 14세기 중반엔 잉어가 대량으로 양식되었는데, 좁은 데서도 잘 살고, 더러운 물에 강하며 번식력이 뛰어난 잉어의 특성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잉어는 매우 비쌌는데 1kg당 소고기9kg 빵 12덩이의 가치가 있었다고 한다. 이런 잉어양식장은 기술의 발달로 바다물고기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자 사양세로 접어든다. 거기에 종교적 금식기가 느슨해지기 시작하고 잉어의 질퍽한 맛이 바다물고기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어 15세기 이후엔 프랑스에선 잉어양어장이 모두 사라지고 만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바다물고기는 청어였다. 청어는 수가 많고 북해에 무척 많았다. 하지만 기름이 많은 생선이었기에 잡은 후 빨리 부패하는 치명적 문제가 있었다. 특히, 북해는 바람이 춥고 습시가 많이 청어의 건조가 불가능해 염장으로 처리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북해는 소금이 부족하고 질도 낮아 당연히 염장청어의 질도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보관기간도 2주에 불과했다. 하지만 13-14세기 들어 어부들이 청어의 대가리 뒷부분의 아가미를 제거한 후, 바로 그 부분에 소금을 뿌리는 염장방법을 터득하면서 상황이 개선된다. 소금이 피를 타고 내장부위까지 염장하게 되면서 보관기관이 크게 늘었던 것. 이후 통속절임법은 청어잡이를 산업의 길로 이끈다. 통속절임법은 내장을 제거한 청어를 목재의 큰통에 빈틈없이 채우고, 사이사이에 소금을 채우는 형태였다. 소금이 청어의 수분을 흡수하면 청어를 새소금물에 담아 염장했는데 보관기간이 무려 2년에 달했다. 소금한통으로 무려 117kg의 청어통 3개의 처리가 가능해 장거리 교역이 가능해졌고, 품질또한 상당히 균일했다. 통속절임 전반 해도 고기잡이가 주식인 지역을 제외하면 본업이라기보다는 농민들이 농한기에 부업으로 하는 수준이었는데 통속절임법 이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이는 어업산업으로 본격 발전한다.

 하지만 청어가 산업화 되고 남획되면서 청어는 사양길로 접어든다. 또한 1520년경 소빙기가 찾아오자 찬물에 민감한 청어가 사라지게 된다. 이에 유럽인이 뒤늦게 주목한 생선은 대구였다. 대구는 자라면 큰 것은 무려 2m의 길이에 무게는 90kg대까지 나가는 거대한 생선이었다. 또한 살이 희고 단단하며 기름기가 적어 추운 북부에서도 쉽게 건조할수 있었고, 건조한 대구 역시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은 매우 쉽게 잡을 수 있고 개체수 역시 어마어마하다는 것이었다. 대구는 책 '대구'에도 나오듯 삼각무역을 가능케했다. 유럽인들은 북미의 뉴잉글랜드 어장에서 대구를 잡아들인 후, 상품의 대구는 유럽에 수출하고, 하품의 대구는 카리브해의 노예의 식량으로 팔아치웠다. 그리고 카리브해에서 번 돈으로 그 지역의 럼주와 설탕을 구매해 그것을 유럽에 팔고 그돈으로 남아프리카의 노예를 사서 북미에 판매하는 형태였다. 이처럼 대구는 세계사적 악명높은 삼각무역을 가능케했다. 북해의 대구 역시 금방 남획되고 유럽인들은 어장을 옮겨간다. 1412년엔 아이슬란드 수역이었고, 1497년엔 뉴펀들랜드 어장이었다. 대구 남획은 계속되어 18세기부터 그 영향이 가시화 된다.

 

3. 어업의 현대화와 어장 황폐화

대충 2차세계대전 이후 어업은 본격적으로 현대화의 길로 향한다. 여기엔 당연히 과학기술의 힘이 컸다. 먼저 증기어업선이 개발되었다. 증기어업선 이전까지 어업의 한계는 명확했는데 바람이 시속48km이상으로 부는 해역에선 위험으로 조업이 거의 없었고, 조업시간과 공간도 상당히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증기어업선은 거친 환경의 극복을 가능케했다. 수심400m이상의 바다에서도 조업이 가능했고 시간도 길어졌으며 어장도 넓어졌다. 물고기에게 지옥문이 열린 것이다.

 디젤엔진의 개발은 이를 더욱 가속화한다. 석유가 석탄보다 부피가 적기에 내연기관인 디젤엔진의 어업선은 진출범위가 더욱 넓어져 대서양 전역이 어장이 되고 만다. 거기에 배가 커져 잡은 물고기를 바로 처리하고 냉동하거나 어분으로 만드는 배마져 등장한다. 물고기를 에워싼 다음 그물 아래쪽 테두리의 줄을 당겨 자루 모양으로 어획하는 건착망도 이때 등장한다. 오랜 역사의 저인망 어업도 디젤엔진의 강력한 힘으로 더욱 본격화한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로 어업에 본격화 하자 어장은 더욱 황폐화된다. 사람들은 바다는 넓고 물고기는 무한하다는 착각에 빠져있었으며 기존 어장이 황폐화 되면 새로운 어장을 찾아 황폐화 시키는 일을 계속해나갔다. 인간이 조업을 한 일이 거의 없는 남극어장의 경우 발견 후 겨우 15년만에 어획량이 80%감소했다. 또한 유럽인들이 처음 발견하고 대구 밭이라고 까지 생각했던 뉴펀들랜드의 어장의 어획량은 1992년 전성기의 1%까지 추락해 폐쇠되고 만다. 2차대전후 전세계적으로물고기를 대량으로 잡아들인 나라는 일본이며, 한국을 포함한 다수의 인구를 지닌 아시아의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다른 해역의 어획에 나서게 된다. 이에 1970년대 세계 각국은 자신들의 해안선에서 200해리를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선포해 자국의 어업자원 보호에 나서게 된다.

 현재의 바다는 매우 참혹한 상황으로 해양 여기저기에 무차별적으로 그물이 처져 있으며 저인망 어업은 계속되고 있다. 길이 100km에 3만개의 낚시바늘이 달린 지옥의 주낙도 있다고 한다. 어획이 줄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저인망어업과 남획을 계속하는 악순환은 어획의 극적 감소를 낳아 1996년 8600만 톤으로 정점을 찍었던 어획량은 2010년 7100만톤으로 줄어들고 회복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재미로 하는 낚시도 문제다 산업적 어업은 어획량의 급적 감소후 점차 사양세로 접어들고 있으나 취미 낚시는 그렇지 않다. 생업을 위한 개발도상국들의 가내 어업이나 취미 낚시는 어획량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산업적 어업만큼은 아니지만 신경써야 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취미 낚시는 규모가 생각보다 엄청난데 인구만 세계적으로 무려 6000만에 달하고 연간 4000억 달러의 수익과 100만개의 일자리가 이와 관련하기 때문이다.

 하여튼 어획의 감소에 인간이 찾은 해결책 중 하나는 양식이다. 2014년엔 처음으로 양식의 비중이 자연산 어획의 비중을 넘어설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그동안 인간은 먹기만 했지 물고기의 생태에 무지한 편이라 양식은 아직 상당한 한계를 지니고 있는 편이다. 다른 해결책은 어장관리를 통한 회복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이 주요 어장을 중심으로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참혹한 남획으로 어장을 잃은 유럽 각국은 20세기 후반부터 어장 관리에 들어가 어느정도 어획량의 회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아시아의 어려나라들은 인구가 많은 것을 감안할 필요는 있지만 물고기 소비량의 상당부분을 양식에 의존하는 반면 유럽은 양식비중이 18%에 불과하다.

 또한 기후변화라는 위가도 있다. 지구온난화로 각 수역의 온도와 산도가 급변하고 있는데 물고기는 물속에 사는 만큼 산도와 온도에 무척 민감하다. 어장에 닥치고 있고 닥칠 또 다른 위기 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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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의 배신 - 길들이기, 정착생활, 국가의 기원에 관한 대항서사
제임스 C. 스콧 지음, 전경훈 옮김 / 책과함께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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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스도 그렇게 했지만 단선적인 역사관이 지배적이다. 사용하는 도구라면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의 형태, 그리고 경제체제라면 수렵채집-농경-산업형태다. 실제로 이런 라인을 따르지 못하거나 늦었던 민족, 사회, 국가의 운명이 지난 백여년간 어떠했는가를 잘 알고 체험했기에 이 같은 단선적 역사관은 쉽게 옹호되고 받아들여지는 편이다.

 책은 이런 단선적 역사관 중 특히, 농경에 대해 시비를 건다. 사람들이 수렵채집 형태의 생활을 영위하다 가축과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정착하고 국가를 이루어 발전했다는 이야기에 대한 시비다. 물론 농경이 현대 문명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국가의 시초이긴 하지만 그 국가 소속 개별 인간에게 생각보다 많은 악영향을 준 것은 최근 잘 알려져있는 편이다.(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으로 영양실조와 굶주림, 작아진 체격, 농경에 적합하지 않은 신체구조로 여러가지 농경후유증, 충치와 전염병, 신분사회와 가혹한 착취 등).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렵채집의 더 나은 다음 단계가 농경이고, 발전과 생존을 위해 이렇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는 사고가 지배적인데 책은 이를 하나하나 따져본다.

 

1. 착각들 

 우선 지적하는 점은 농경 및 가축의 시작과 도시국가의 탄생에는 생각보다 커다란 시간차가 난다는 것이다. 보통 농경 및 가축의 시작과 정착사회의 탄생을 거의 같은 시점으로 생각하지만 최초의 농경과 초기도시국가와는 무려 4천년의 시간차가 난다. 더 웃긴 것은 농경과 가축  이전에도 도시국가정도의 수준은 아니자민 유의미한 규모의 정착생활은 이미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가축과 농경의 시작이 반드시 대규모 도시국가 형성으로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으며, 가축과 농경전에도 정착사회가 있었던 만큼 둘은 항상 병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두번째 편견은 초기국가문명이 매우 풍요로운 지역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초기 국가에는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수만명의 사람이 몰렸고, 좁은 지역에 갇혀사는 이들을 부양하기 위해선 당연히 지역이 어느 정도 풍요로워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초기국가와 풍요로운 지역은 반비례관계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초기 국가가 형성된 지역은 대개 지금은 건조지역인데 초기 정착이 시작되었을 무렵 이 지역은 지금보다 해수면이 높았고 대개 습지지역이었다. 해수면의 상승으로 유속이 느려져 강하구에 삼각주나 거대습지가 많이 형성되었고 사람들은 대개 이지역에 일부 정착했다. 습지지역은 동물과 식물식량이 풍부했고, 생태적 다양성으로 꾸준히 먹을거리가 교체되어 매우 안정적이었다. 문제는 국가가 생겨나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한군데 잡아놓고, 세금을 징수해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먹이사슬이 매우 단순하고 영양적으로 빈곤해야 가능하다는 점이다. 다양한 먹을 거리는 무엇을 징수해야하는가라는 관점에서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되며, 영양적 풍부함은 굳이 국가사회에 개인이 속박되는데 상당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세번째는 농경을 하는 도시국가와 여러 제국 및 강력한 나라들이 등장했음에도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인류의 또 하나의 생활방식(사실 원래 생활방식이 맞다)으로 수렵채집이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농경사회는 스스로를 문명사회로 칭하고 이들을 야만인으로 대접했다. 실제로 수많은 농경국가들은 이들 수렵채집, 유목사회와 오랜 갈등을 겪기도 했는데 우리로 생각하면 북방민족들이 그렇다고 할수 있다. 이들은 인구수는 적었지만 무력이 강했고, 하나로 세력이 통합될 경우 농경국가를 무너뜨릴만큼 충분히 강력했다. 흉노나 몽골 및 만주족, 게르만족이 세계사에 미친 영향만 봐도 이는 쉽게 알 수 있는 면이다. 농경국가가 이들을 완전히 제압하고 세력권하에 두게 된 것은 1600년 경으로 화약제국의 완성으로 기마병을 제압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부터이다. 세계사적으로 보아도 지금의 영토국가들이 세계의 나머지 부분들을 세력권하에 두기 시작한 시점과 대개 일치한다. 하지만 이들 수렵채집, 유목사회가 농경국가들과 항상 대치했던 것만은 아니다. 농경국가들은 강유역의 농경에 유리하며 부양력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 곳에 대개 위치했으므로 국가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목재나, 모피, 귀금속 등의 산물이 항상 부족했다. 농경국가들에 이런 천연자원들을 교역한 것이 수렵, 유목민족들이다. 이들은  식량 및 가축, 문화재 등의 물품을 받아가고 이런 천연자원들을 농경국가에 전달했다. 전쟁보다는 이런 교역의 역사가 훨씬 컸을 것이다. 실제로 수렵채집, 유목민족들도 한번에 모든 것을 털어가는 약탈과 파괴보다는 장기적으로 꾸준한 이득을 주는 교역을 선호했을 것이다.

 

2. 도무스의 탄생과 도시국가의 탄생

 도무스는 가구를 뜻하는 라틴어로 경작지, 씨앗과 곡식저장고, 사람들과 사육되는 동물들이 전례없이 좁은 한 곳에 집중된 득특한 장소다. 말이 어렵지 농사짓고, 가축치는 농가하나를 생각하면 된다. 인간은 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주변 경관을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인위적으로 불을 질러 다른 잡목을 제거한 후, 식량이 될만한 식물자원의 씨앗을 심어 수확하는 등의 행위다.

도무스는 이처럼 주로 불등을 이용하여 주변 경관을 정리하여 생존에 적합한 동물과 식물을 자신의 주변 근거지에 배치하기를 원하는 인간의 오랜작업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후기 신석기 사회에 등장한 도무스는 또한 그 자체로 하나의 커다란 생태실험장이된다. 자연상태에서 동식물종은 도무스처럼 좁고 인위적으로 조성된 경관하에 집중된 적이 없다. 농경과 가축을 위해 땅을 정리한 결과 토양은 해가 더 많이 비치고 외부에 많이 노출되게 된다. 이로 인해 토양안에 새로운 생태질서가 자리잡게 되며 기존의 동식물과, 기생충, 곤충등은 일종의 교란상태에 빠지게 된다. 생물종이 집중하면서 좁은 자리에 오물이 집중적으로 쌓이게 되며 이는 기생생물의 대량발생으로 이어진다. 질병의 주 매개체인 모기와 절지동물이 이 오물을 번식과 섭식에 용이한 장소로 여기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이 가축과 장시간 밀접접촉하게 되면서 지금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이 창궐하게 된다. 인간은 가금류와는 26가지, 쥐 및 생쥐와는 32가지, 말과는 35가지, 돼지와는 42가지, 염소 및 양과는 46가지, 소와는 50가지, 개와는 무려 60가지의 전염병을 공유한다. 유명한 홍역은 양과 염소의 우역바이러스에서 천연두는 낙타와 소의 설치류 조상에게서, 인플루엔자는 조류에게서 유래했다.

 이 같은 도무스는 동일작물재배의 취약성과 가축 및 인간에 대한 기생생물과 곤충, 전염병의 공격으로 취약하고 생산성이 높지 않았다. 때문에 인간은 앞서 말한 것처럼 도무스를 생성했음에도 오랜 기간 도무스의 자급능력부족으로 수렵채집사회를 유지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대규모 정주생활인 도시국가가 형성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마땅한 설명은 없지만 현재까지의 가장 그럴듯한 대답은 광역혁명이다. 말이 혁명이지, 쉽게 말해 영양의 하향평준화라 할 수 있다. 기후 변화와 아마도 남획으로 고영양의 동물식품이 줄어들었다. 이에 인간은 대안으로 하위 영양수준(그러니까 더 작고 영양가가 적은 동물)에서  더욱 다양한 생계자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된것이다. 이로 인해 수렵채집은 줄어들 수 밖에 없었고, 도무스에 보다 의존하게 되었으며 정착생활은 자연스레 더 높은 출산률로 이어지게 되었다. 즉, 정착과 도무스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광역혁명결과 인간은 땅을 일구어 농사짓고, 가축을 가르는 부단하고 반복되는 고역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영양은 취약해졌고, 건강이 악화되어 사망률은 높아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 정착으로 인해 국가에 속박되기 시작한다.

 

3. 국가의 시작과 통제도구들

 국가는 보통 노동의 분업이 이루어진 상당히 복잡하고 계층화된 위계적 사회에서 행정적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행정력이 미치는 범위가 중요한데 보통 그것이 국가의 영토다. 과거 초기 도시국가는 행정력이 미약했기에 그 범위가 그리 넓지 않았다. 최초의 도시 국가가 형성된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는 기원전 3500-2500년 정도에 해수면이 빠르게 내려가면서 유프라테스 강의 유량이 줄어들었다. 기후가 건조해졌고 강물이 줄어 들면서 다양하고 풍부한 영양을 제공하던 습지가 사라지고 강의 본류만이 남게 된다. 줄어든 강물 탓에 토양이 염류호하여 경작 가능한 땅이 줄었고, 사람들을 부양할 만한 땅 역시 줄어들게 되었다. 이렇게 맞이 한 광역혁명의 결과로 사람들은 더욱 좁은 땅에 노동집약적으로 일하게 되었고, 건조함으로 인해 관개사업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이렇게 곡물과 인력이 소수의 경작가능한 땅으로 집중하자 전유, 계층화 불평등이 발생한다. 국가의 본격 시작인 것이다.

 국가는 사람들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면도 있었지만 좁은 지역에서 사람들을 가둬놓고 착취하는 가혹한 것이었다. 때문에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국가에 얽메이면서도 벗어나기를 희망하며 역으로 국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들을 강하게 통제한다. 국가가 자신을 유지하고 사람들을 통제한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성벽과 세금징수, 글이다.

 보통 사람들은 성벽을 도시국가를 같은 외부의 도시국가나 수렵유목민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도구로 생각한다. 실제로 성벽의 존재는 외부로부터 보호해야 할 소중한 것들이 존재함을 의미하며 이는 주로 백성들로부터 징수한 것들이다. 즉 성벽은 영속적 경작과 식량저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역으로 성벽은 도시국가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들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성문은 주로 낮에만 개방되고 밤에는 차단되었으며 항상 문지기가 있어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었다. 또한 대개의 지역민은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통제되었다. 과연 성벽이 방어만을 위한 목적이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다음은 세금이다. 국가의 유지와 존속에 가장 필요한 것이며 형태를 달리할 뿐 오늘날까지 존속하는 것이다. 세금은 지금은 화폐로 징수하지만 인류역사상 대부분 곡물의 형태로 징수했다. 곡물과 국가사이에는 생각보다 단단한 결합이 있는데 이는 과거에는 오로지 곡물만이 조세의 형태로 이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곡물은 쉽게 눈으로 볼 수 있고, 낟알이 작아 아주 작은 단위로 균일하게 나눌수 있으며 가치 산정이 가능하다. 또한 운송이 쉽고, 배급도 용이하다. 게다가 땅위에서 자라나 눈에 보이는 형태로 거의 동시에 심어 동시에 수확하니 일시에 세금징수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장점이 대수롭게 여겨지지 않는다면 한번 고구마를 생각해보자. 고구마는 땅속에서 자라나니 정확한 수량을 알 수 없고, 주인이 기습적으로 수확하거나 수확량을 얼마든지 속이기에 용이하다. 또한 지금처럼 저울이 일반화되지 않은 과거에는 이를 정확한 수량으로 나누어 주기가 어렵고 단위부피당 무게도 무거워 운송도 쉽지 않다. 도시국가들에서 곡물만을 선호한 이유이며 이런 이유로 카사바나 얌, 고구마 등이 주식인 지여게서 도시국가가 자라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은 글이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한글을 개발했다는 이유는 매우 낭만적이지만 실제 인류문명사회에서 글의 발명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글은 국가형성기에 등장한 것으로 정주 사회의 형성 및 국가의 기원, 운영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앞서 말한 세금의 징수와 인력의 관리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초기 도시 국가들은 고유의 문자를 발명하고 사용했지만 매우 소수의 집권층들만 이를 사용했기에 흔적이 얼마 남지 않았고 도시 국가의 명멸과 동시에 글도 대부분 사라졌다. 중국의 진의 경우 통일을 하고나서 지역마다 다른 독특한 측정관행을 없애고 모든 것을 통일하고자 하였는데 이는 재산과 물산, 인력을 모두 통제하고 징수하기 위함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국가 통치유지를 위한 징수와 착취의 도구로서의 글에 대한 정체성은 피지배민들의 가슴속에도 어렴풋이 이해되었던 것으로 보이다. 농민반란이나 노예들의 반란에서 일번으로 태워졌던 것이 바로 그들의 신분과 재산을 나타내는 문서였으니 말이다.

 

4.초기 국가의 약점들

역사상 농경을 바탕으로 한 왕조들은 그 수명이 그리 길지 못한다. 한국의 왕조들은 갑작스런 백두산 분출과 말갈의 대두라는 진퇴양난으로 200년만에 망한 발해를 제외한다면 세계사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들정도로 그 수명이 길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의 농경왕조들의 수명은 그리 길지 못하다. 길어야 2-3백여년 수준이다. 이는 농경국가가 가진 내재적 취약성 때문인데 책은 3가지를 제시한다. 우선 식량으로 1년에 1번 수확하는 1-2가지의 주요 곡물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이런 단일작물재배는 언급한 것처럼 세금징수와 유통, 관리, 배급에 매우 유용하나 가뭄과 홍수, 병충해에 취약하다. 다음은 도무스 형성과 인구과밀로 인한 전염병 취약성, 마지막은 잉여생산물이 운송체계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이런 미묘한 균형에 약간이나마 균열이 생길 경우 농경왕조는 크게 흔들렸다.

 여기에 외부적 위기도 있다. 바로 환경파괴와 침략이다. 초기국가는 상당한 양의 목재를 소모했다. 작물경작과 가축방목을 위한 토지정리, 조리, 난방, 가마, 주거지 건축, 금속야금, 선박건조, 기념비 및 종교건축, 철제련, 벽돌제조 등. 이 모든 활동엔 열에너지가 필요하고 그것은 과거에 바로 목재를 의미했다. 때문에 초기 국가는 일단 주변의 목재를 빠르게 소모한 후, 자신들이 위치한 강 상류지역의 벌채를 시작한다. 목재는 무겁기에 운송이 간편한 강유역부터 빠르게 목재가 소모된다.

 하지만 대가는 크다. 강유역의 삼림파괴로 하천 유역의 비가 더 빨리 흘러내리고 토사가 빨리 운반되어 격렬한 홍수가 발생한다. 토사가 축적 및 퇴적하면 자연제방이 생기고 장벽이 생겨나 강의 흐름이 이전에 비해 막히고 역류하여 습지가 생기기 쉬운 여건이 된다. 그리고 이런 습지는 모기가 대량발생하기 쉬워 도시에 말라리아를 가져온다. 또한 물의 부족으로 관개농업을 지속할수록 토양엔 염류가 쌓이게 된다. 염류의 제거를 위해 계속 토양에 물을 공급하게 되면 결국 지하수면이 높아져 염분이 있는 물이 작물의 뿌리에 닿게 되어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식량부족이 발생하는 것이다.

 침략 역시 위기를 가져온다. 도시 국가는 아주 풍요로운 지역엔 적합하지 않아도 인구 부양을 위해 적절히 풍요로운 지역이 필요하다. 주로 강하구인데 문제는 이지역이 교통의 요지로 방어엔 그리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때문에 방어를 위해 중심지를 풍요롭지 못한 곳에 두는 경우가 있다. 고구려 역시 초기 도읍이 졸본이었고, 발해 역시 그러했다. 양국 역시 힘을 키워 방어에 자신이 생긴후에야 풍요로운 곳으로 중심지를 이전했다. 이런 생산성의 부족은 국가의 태생부터 위기를 가져온다.

 또한 국가는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식량생산에 투입해야 할 인력의 상당부분을 항상 방어에 투입했다. 이는 생산력의 저하를 가져오며 초기 국가가 인적자원에 매달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지금도 인구는 매우 중요하지만 과거엔 인적자원의 확보가 국가의 성패에 매우 중요했다. 지금의 통념과는 다르게 전쟁 승리의 대가로 상대방의 영토를 취하기 보다는 그곳을 황폐화시키고 인적자원을 노예로 수탈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자신들의 인구로 편입하기 위해 아동이나 인구 생산이 가능한 여성노예를 선호했다. 남성노예는 체제 편입의 어려움과 호전성으로 주로 중심지 외곽에 노예로 생산활동에 이용했다.

 게다가 초기국가는 행정력이 미약하여 영향력이 잘 미치지 못하고 조세의 운송이 어려운 외곽지역에서 세금을 잘 징수하지 못했다.(과거 고려와 조선도 북방지역의 세금은 운송의 어려움으로 자체국방예산으로 사용하게 했다) 때문에 초기국가의 수취는 주로 중심지에 집중되었다. 이에 중심지의 사람들은 착취에 시달렸고, 항상 탈출을 염원하거나 체제에 불만을 갖게 된다. 도시 반란이 잦았던 이유다.

 

이처럼 책은 농경이 자연스레 정착과 도시문명으로 우리를 이끌었다는 통념을 뒤집는다. 농경과 정착간에는 전후로 생각보다 오랜 시간 간극이 있었으며 도시문명이 시작 된 이후에도 세계의 상당부분은 인류 본래적 생활방식인 수렵채집, 유목이 계속되었다. 이 생활은 농경에 비해 인구를 적정히 유지하고 풍족하고 생각보다 안정적이었기에 도무스의 발명이후에도 상당히 오래 지속되었다. 도시문명은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쉽사리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며 도시문명이후에도 1600년까지는 수렵채집, 유목사회가 이들과의 교역을 담당하고 보다 강력한 무력으로 우위를 점하기도 했었다.

 도시문명은 탄생 이후에도 전염병과, 식량위기 및 부족, 외부침략, 환경파괴, 내부갈등으로 상당히 자주 명멸했으며 도시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성벽과 세금징수, 인구자원의 수탈과 확보를 해나갔다. 때문에 인류역사를 농경에서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단선적 세계관과 도시문명에 대한 낭만적이고 당위적 서사를 지적하는게 이 책의 역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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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xing 2020-04-08 17: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한권을 다 읽은 느낌이네요. 깔끔한 요약 감사드립니다!

닷슈 2020-04-08 17:2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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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제법 인기가 있었다. 인터넷 상의 많은 분들이 이 책에 대해서 인상적인 글을 남기셨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구매도 했고, 기대가 컸지만 막상 보니 솔직히 생각만큼은 아니었다. 그의 다른 소설도 보아야 겠지만 상대적으로 비교하며 보았던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이 더 인상적인 느낌이다. 하여튼 기대가 너무 컸었나 보다.

 종이 동물원처럼 이 책도 단편집 모음이었다. 작가는 이 책을 내기전에 상당히 긴 호흡을 가졌던 것으로 보이는데 테드 창에 대해 워낙 몰라 이유는 잘 모르겠다. 창작의 고통은 역시나 엄청난듯하다. 종이동물원은 정작 종이동물원이 가장 별로였는데 숨에서는 숨이 제법 괜찮았다. 학자들은 우리와 여러가지 우주상수나 물리법칙이 다른 우주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숨에나오는 우주가 그런 우주같았다. 우리 우주에서는 큰 질량을 가장 물질들이 생겨나 고온고압의 상태에서 빅뱅으로 짧은 시간내에 전우주가 퍼저나갔다. 숨에서는 이 물질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공기의 흐름 기압차이다. 여기선 웬 로봇 같은 녀석들이 등장하는데 죽을 일이 거의 없지만 이상하게도 시스템 오작동이나 사고로 다시 부팅하면 기억이 모두 사라지며 녀석들은 이걸 죽음으로 생각한다. 한 개체가 자신의 뇌를 직접 해부해보며 공기의 흐름으로 인해 자신들의 기억이 구성되고 언젠가 전우주로 공기가 퍼져나가 압력이 같아지면 공기의 흐름이 사라져 결국 자신들이 모두 죽을 수 밖에 없고 이 우주도 끝장난다는 우주의 비밀을 밝혀낸다. 그래서 제목이 숨이다.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이란 단편에선 역시 좀 비슷하게 평행우주 개념이 등장한다. 이 세계에선 프리즘이란 장치가 발명되는데 이 장치는 다른 평행우주를 서로 연결해서 통신이 가능하게 하는 장치다. 양자역학에 의해 여러 우주로 분기되어 평행우주가 생성된다는 아이디어를 이용한 작품인데 이 프리즘은 통해서 다른 평행우주에 있는 자기 자신과 주변인물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심지어 영상통화도 가능하다. 하지만 데이터에 큰 한계가 있어 프리즘은 오래사용하지 못해 사람들은 간헐적으로 사용하거나 문자적도만 주고 받는다.

 이게 나오니 이상스레 불행해지는 사람이 많았다. 평행우주의 다른 자기 자아가 선택한 것이 지금의 나의 선택보다 나은 경우가 많았던 것. 그 때 그 연인과 헤어진 것, 직장을 그만둔것 혹은 그만두지 않은 것, 혹은 도전을 한거과 하지 않은 것등, 분기상 만들어진 많은 다른 우주의 결과를 보며 현세계의 인간들은 절망한다. 이 프리즘으로 인한 정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임까지 생겨날 정도다.

 또다른 인상적인 단편은 '소프트 객체의 생애주기'다. 가장 긴 분량이어서 좀 짧게 나오면 한권으로도 가능한 분량의 소설이었다. 근미래인데 가상세계에 이미 상당한 수준의 지구의 모습과 환경이 구축된다. 사람들의 일상은 양분화해 실제세계와 가상세계에서의 삶이 비슷한 수준으로 어우러진다. 한 회사가 이 데이터 어스라는 가상세계 플랫폼에 애완동물을 출범한다. 이 녀석들은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 객체로 매우 귀여운 외모로 만들어졌고, 마치 애완동물을 키우는 듯 주인이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여러방향으로 자라나는 다양성을 지녔다.

 초기 큰 인기를 누리던 녀석들은 사람들에게 버림받는 시점이 다가왔고, 개발사는 문을 닫게 된다. 세월이 오래지나 데이터 어스도 차기 플랫폼에 대체되었고, 오래전 만들어진 이 애완동물 녀석들은 차기 플랫폼으로 호환되지 못하는 상태에 놓인다. 무한히 광활한 가상의 지구에 몇몇 자신과 비슷한 개체와 주인들만 남게 된 것. 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인들은 여러가지 방법을 강구해간다.

 다양한 상상이 나온다. 이 애완동물들이 학습해나아가 직업을 갖게 되거나 수익성을 갖게 되는 것, 그래서 법인으로까지 인정이 되는 문제, 그리고 인간과의 섹스가 가능해지는 것 까지 말이다. 이 애완동물 프로그램들은 소설안에서 로봇으로도 이동이 가능해 물리적 세계에서도 생활이 가능하다. 물론 본인들은 오히려 갇힌 기분을 갖고 싫어하긴 했지만.

 다양한 상상과 과학이 가득한 소설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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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 한빛비즈 교양툰 2
솔르다드 브라비.도로테 베르네르 지음, 맹슬기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아주 짧고 간략한 한 권의 만화지만 역사상 여성의 지위변화와 성차별의 역사를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담아냈다. 때문에 아주 많은 내용을 상세히 알 순없지만 그래도 제법 충격적인 사실들이 상당히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여성의 민주시민으로서의 지위 획득은 서구권에서 노예가 얻어낸 것보다 늦었다. 아주 오래전에 본 '컬러 퍼플' 이란 영화는 백인에게서 차별받는 흑인사회내부에서도 따로히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만연한 것을 잘 드러낸 인상적인 영화였다. 

 책 내용은 선사시대부터 시작하는데 여성은 생리를 한다. 강하게 풍기는 피냄새에 사냥감 동물을 자극할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남성이 사냥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역사적으로 공인된 바와 같이 사냥은 성공률이 적어 전체 식량의 대부분은 여성이 채집했고 가족들은 그것에 거의 의지했다. 하지만 지방과 단백질을 대규모로 제공하는 남성의 사냥이 간헐적이었지만 보상효과와 임팩트가 압도적이었다. 고기는 주로 남성이 먹었고 그래서 남성이 더 커졌으며 사냥에도 더 적합해졌다고 나온다. 책에서 가장 동의가 안되는 부분이었는데 뭐 하여튼 그렇단다.

 중세가 가장 기가 막히는데 종교는 왜인지 여성을 탄압했다. 남성성직자로만 구성된 카톨릭에서 여성의 득세는 좀 부담스러웠나보다. 아닌척 하지만 종교는 분명 상당히 남성중심적 집단이다. 여성집단인 수녀가 아무런 권력을 갖고 있지 못함이 증거고 이는 불교집단 역시 마찬가지이며 기독교도 마친가지다. 좀처럼 여성 목사를 본적이 없으며 비구니가 이렇다할 권력을 가진걸 본적이 없다.

 하여튼 중세엔 출산마저 부정히 여겨 출산후 여성은 무려 40일간 교회출입금지였다. 그리고 귀족여성도 그리 대단하지 않아 남편이 전쟁이나 출타중일 경우 영주의 성 탑안에 갇혀 지내야 했다. 그래서 유독 중세유럽 배경의 동화에 등장하는 공주나 왕비가 성탑안에 무척이나 자주 있었나 보다. 중세 영주는 영지내 일반 평민이 막결혼한 경우라도 그 여성을 첫날밤에 먼적 강간할수 있었다. 예전 멜깁슨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서 잉글랜드 귀족들이 스코틀랜드 평민들을 향해 이런 짓을 저지르는 장면이 있었다.  

 중세에 여성을 가장 손쉽게 제압하는 방법은 바로 마녀사냥이었다. 마녀는 표본이 있었는데 머리가 적갈색이고, 지식이 많으며, 28세 이상의 나이가 많은 여자, 사회체제에 불만이 있는 여성들이 그것이었다. 생리통이 심하면 역시 악마가 깃들었다고 믿었으니 많은 여성이 살기 위해 고통을 감내해야 했을 것이다. 마녀 감별법이란게 있는데 기가 막힌다. 당시엔 물이 악을 밀어내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는데(그래서인지 영화 검은사제들에 보면 막판 악마를 제거하려면 악마를 검은 돼지에 넣고 큰 강물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래서 마녀로 추정되는 여성을 꽁꽁 묶어 물에 빠드렸다. 이는 무조건 죽이는 방식이었는데 떠오르면 물이 밀어낸 것이니 악한 마녀로 입증되어 건져서 화형에 처했고, 떠오르지 않으면 마녀는 아니지만 거의 그 사이에 익사하는 셈에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서도 여성의 지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19세기의 나폴레옹 헌법은 근대적인 법으로 전체적으로 추앙받지만 여성에 관해서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그 법에선 여성의 낙태가 금지였고 전체적으로 여성의 지위를 많이 깎았다. 그 법에 의하면 여성은 아버지의  승낙이 있어얌나 결혼이 가능했고, 남편에게 복종해야 했으며 재산도 없고, 직업도 남편의 동의를 얻어 가질수 있었다. 또한 직업이 있었어도 급여는 남편이 받았으며 이동의 자유도 없었고, 자신의 앞으로 편지가 와도 남편이 먼저 본후에야만 읽을 수 있었다.

 이러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는데는 아이러니하게도 두차례의 전쟁이 큰 역할을 한다. 1차대전과 2차대전을 겪으면서 수천만명의 젊은 남자들이 징집되어 갈려나갔고, 남겨진 여성들이 평소라면 절대주어지지 않았을 직업활동을 대신 수행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심지어 전쟁보조역할과 지원 및 군수물자의 생산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 영국에선 1918년에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졌고 1928년엔 모든 여성에 선거권이 주어졌다.

 이로 인해 여성의 지위와 역할은 점차 향상되었지만 갈길은 여전히 멀었다.  프랑스에선 1965년이 되어서야 여성이 자기 이름으로 은행계좌를 가질수 있었다. 1967년에야 1920년에 법으로 금지왼 피임이 합법화하였고, 1975년에 이르러서야 이혼이 자유롭게 허용되었다. 프랑스는 지금은 낙태가 합법이고 심지어 낙태비용도 국가가 모두 지원한다고 한다.

 많은 것이 여성의 지위와 권한이 남성과 비슷해진 현대이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책에 나온 자료에 의하면 대기업 사장중 89%가 남성이고 일부 유럽의 선진국의 경우 국회의원들의 성비를 동등하게 강제하는 동수법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의 33%만이 여성이다. 매년 58만명의 여성이 성범죄에 노출되고 이중 무려 90%가 여러가지 이유로 신고를 하지 않는다. 신고를 해도 처벌되는 경우는 10% 불과하다니 그럴만하다. 어느 정도 범위의 통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년 123명의 여성이 남자친구나 남편에게 살해당하고 6만 2천명이 강간을 당한다. 또한 영화감독중 여성은 단지 20%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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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없음의 과학 - 세계적 사상가 4인의 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김명주 옮김, 장대익 해제 / 김영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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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리처드 도킨스와 크리스토퍼 히친스, 샘 해리스, 대니얼 데닛 4명의 무신론자가 종교에 대해 논한 책이다. 무신론에 상당히 강경한 사람과 좀 유연한 사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종교에 반대한다는 점은 같다. 책은 이들을 판타스틱 4라고 하거나 어벤져스라 하기도 하는데 재밌다. 하여튼 최근 책같지만 대담자체도 2007년으로 오래되었다.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2011년 돌아가셨으니 더 오래된 책이다. 전지구적으로 종교의 여러 폐해와 해결방안을 찾는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종교는 상당한 특권을 가지고 있다.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시스템과 교육시스템이 공식, 비공식적으로 마비되었음에도 종교시스템은 지속 운영된다. 자신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 몰라도 이들 역시 이 나라와 사회의 소속임에도 그렇다. 이 책에서 4명의 저자들은 종교가 역사상 어느 순간 그러한 특권을 얻었다고 본다. 헌법에 종교의 자유를 새긴 것 말이다. 문제는 이들이 이걸 절대시한다는 점인데 사실 절대시되는 법이란 없다. 거의 모든 법의 국가와 사회자체 및 그 구성원들의 수호를 위한 것이고 이것에 어긋난다면 법은 존재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물론 법이 윤리적으로 옳고 그름은 좀 다른문제지만.

 재밌는 점은 중앙집권적 형태를 지닌 천주교나 불교의 경우 비교적 상당히 통제가 잘되고 국가사회에 협조적인 반면 각각 사실상 교주가 따로 있는 것이나 다름 없는 상당수 교회나 여타 종교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점이다. 이들이 좀더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정권이 여당이었어도 지금처럼 행동했을지 상당히 궁금한 일이다.

  종교의 특권은 이 뿐만이 아니다. 책에서도 지적하지만 우리는 어릴적부터 아이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교육하는데 상당한 망설임과 가치중립적인 태도를 취한다. 아이는 생존을 위한 진화적 특성으로 주변 어른으로부터 부여되는 가치와 학습내용을 상당기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내면화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비교적 사회적으로 확실히 동의되는 우리의 전통가치나 민주주의 가치, 도덕성을 제외한다면 다른 것들은 주입이 상당히 금기시되며, 공인된 앞의 것들도 가르치는 방식에 있어서 일방적 주입을 지양하는 편이다. 하지만 종교는 그렇지 않다. 향후 민주시민으로 자라날 아이의 세계관과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함에도 부모에 의한 혹은 주변인에 의한 종교적 세뇌를 축복인것 처럼 허용한다.

 포교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종교의 자유로 허락하는 것인데, 포교를 원하지 않는 상당한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는 형태로 진행된다. 우리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길거리에서 수차례 붙잡혀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남을 매정하게 뿌리치지 못하는 착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의미없는 행동에 수십분의 시간을 혹은 수시간을 빼앗기는 혹독한 결과를 감당해야 한다. 모르긴 몰라도 포교하는 그 사람들도 다른 포교꾼에게 당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서로는 서로를 알아보았을까나.

 종교의 또 다른 문제는 잘못된 지식과 가치를 전파한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는 우리가 믿는 대부분의 지식의 근거를 전문가로부터 얻는다. 이전문가는 선생님이기도 하고 부모님이기도, 주변의 어른이나 언론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몇가진 잘못전해지기도 하지만 그 근거의 근원은 전문가들로부터 온다. 이들이 이를 우리 사회와 인간을 대표해 검증하고 증명하고 비판한다. 사실 엄청나게 철저한 검증을 받은 것들이라 할 수있다. 하지만 종교지도자로부터의 지식과 가치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 근거는 대개 그들의 경전이나 그것에 대한 개인적 해석에 불과할 뿐이다. 때문에 개별 신도들과 달리 종교적 지식과 가치에 대해 입증책임이 있는 종교지도자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에 보다 무게와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다음은 종교에 내재한 절대주의다. 네 사람이 본 종교의 가장 큰 문제중 하나는 인간이 궁금해하고 우주에 만연해 있는 여러가지 들에 대한 답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답이 인간이 우주와 지구에 대해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고대에 정해졌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이 답은 현대과학문명에 걸맞지 않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문제는 답이 정해져 있다는 것자체가 질문과 도전을 금기시하고 절대적이고 영원하며 도전할 수 없는 권위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모든 종교에는 기본적으로 전체주의가 내재되었다고 본다. 실제 역사적으로 종교가 득세한 현실 사회의 정치권은 절대주의와 매우 유사한 형태였다. 현대의 이슬람 정권국가들이 대개 그러하며 2차대전 당시 유럽 파시즘과 가톨릭의 연합이 그렇다.

 책에서 한 가지 재밌던 점은 종교가 우리가 알지 말아야 할 것을 알지 못하게 하는 순기능도 있지 않냐고 한명에 제안했던 것이다. 실제로 현대과학기술이 이룩한 몇몇 파괴적인 그림자들이 드리운 기술에는 차라리 그길을 가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가 싶은 것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일정한 합리적 기준도 없이 여러가지의 것을 알고자 하는 욕구와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금기한다면 그것 역시 정체된 끔찍한 정체된 사회가 아닐런지. 하여튼 다른 세명도 반대했지만 나 역시 동의하기 어려운 생각이었다.

 책은 두껍지 않고 대담이기에 네명 저자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비판적인 이야기나 심도 있는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진 않았다. 좀 실망스러운 부분인데 차라리 네 저자 각각의 책을 보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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