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 한빛비즈 교양툰 2
솔르다드 브라비.도로테 베르네르 지음, 맹슬기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아주 짧고 간략한 한 권의 만화지만 역사상 여성의 지위변화와 성차별의 역사를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담아냈다. 때문에 아주 많은 내용을 상세히 알 순없지만 그래도 제법 충격적인 사실들이 상당히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여성의 민주시민으로서의 지위 획득은 서구권에서 노예가 얻어낸 것보다 늦었다. 아주 오래전에 본 '컬러 퍼플' 이란 영화는 백인에게서 차별받는 흑인사회내부에서도 따로히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만연한 것을 잘 드러낸 인상적인 영화였다. 

 책 내용은 선사시대부터 시작하는데 여성은 생리를 한다. 강하게 풍기는 피냄새에 사냥감 동물을 자극할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남성이 사냥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역사적으로 공인된 바와 같이 사냥은 성공률이 적어 전체 식량의 대부분은 여성이 채집했고 가족들은 그것에 거의 의지했다. 하지만 지방과 단백질을 대규모로 제공하는 남성의 사냥이 간헐적이었지만 보상효과와 임팩트가 압도적이었다. 고기는 주로 남성이 먹었고 그래서 남성이 더 커졌으며 사냥에도 더 적합해졌다고 나온다. 책에서 가장 동의가 안되는 부분이었는데 뭐 하여튼 그렇단다.

 중세가 가장 기가 막히는데 종교는 왜인지 여성을 탄압했다. 남성성직자로만 구성된 카톨릭에서 여성의 득세는 좀 부담스러웠나보다. 아닌척 하지만 종교는 분명 상당히 남성중심적 집단이다. 여성집단인 수녀가 아무런 권력을 갖고 있지 못함이 증거고 이는 불교집단 역시 마찬가지이며 기독교도 마친가지다. 좀처럼 여성 목사를 본적이 없으며 비구니가 이렇다할 권력을 가진걸 본적이 없다.

 하여튼 중세엔 출산마저 부정히 여겨 출산후 여성은 무려 40일간 교회출입금지였다. 그리고 귀족여성도 그리 대단하지 않아 남편이 전쟁이나 출타중일 경우 영주의 성 탑안에 갇혀 지내야 했다. 그래서 유독 중세유럽 배경의 동화에 등장하는 공주나 왕비가 성탑안에 무척이나 자주 있었나 보다. 중세 영주는 영지내 일반 평민이 막결혼한 경우라도 그 여성을 첫날밤에 먼적 강간할수 있었다. 예전 멜깁슨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서 잉글랜드 귀족들이 스코틀랜드 평민들을 향해 이런 짓을 저지르는 장면이 있었다.  

 중세에 여성을 가장 손쉽게 제압하는 방법은 바로 마녀사냥이었다. 마녀는 표본이 있었는데 머리가 적갈색이고, 지식이 많으며, 28세 이상의 나이가 많은 여자, 사회체제에 불만이 있는 여성들이 그것이었다. 생리통이 심하면 역시 악마가 깃들었다고 믿었으니 많은 여성이 살기 위해 고통을 감내해야 했을 것이다. 마녀 감별법이란게 있는데 기가 막힌다. 당시엔 물이 악을 밀어내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는데(그래서인지 영화 검은사제들에 보면 막판 악마를 제거하려면 악마를 검은 돼지에 넣고 큰 강물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래서 마녀로 추정되는 여성을 꽁꽁 묶어 물에 빠드렸다. 이는 무조건 죽이는 방식이었는데 떠오르면 물이 밀어낸 것이니 악한 마녀로 입증되어 건져서 화형에 처했고, 떠오르지 않으면 마녀는 아니지만 거의 그 사이에 익사하는 셈에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서도 여성의 지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19세기의 나폴레옹 헌법은 근대적인 법으로 전체적으로 추앙받지만 여성에 관해서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그 법에선 여성의 낙태가 금지였고 전체적으로 여성의 지위를 많이 깎았다. 그 법에 의하면 여성은 아버지의  승낙이 있어얌나 결혼이 가능했고, 남편에게 복종해야 했으며 재산도 없고, 직업도 남편의 동의를 얻어 가질수 있었다. 또한 직업이 있었어도 급여는 남편이 받았으며 이동의 자유도 없었고, 자신의 앞으로 편지가 와도 남편이 먼저 본후에야만 읽을 수 있었다.

 이러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는데는 아이러니하게도 두차례의 전쟁이 큰 역할을 한다. 1차대전과 2차대전을 겪으면서 수천만명의 젊은 남자들이 징집되어 갈려나갔고, 남겨진 여성들이 평소라면 절대주어지지 않았을 직업활동을 대신 수행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심지어 전쟁보조역할과 지원 및 군수물자의 생산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 영국에선 1918년에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졌고 1928년엔 모든 여성에 선거권이 주어졌다.

 이로 인해 여성의 지위와 역할은 점차 향상되었지만 갈길은 여전히 멀었다.  프랑스에선 1965년이 되어서야 여성이 자기 이름으로 은행계좌를 가질수 있었다. 1967년에야 1920년에 법으로 금지왼 피임이 합법화하였고, 1975년에 이르러서야 이혼이 자유롭게 허용되었다. 프랑스는 지금은 낙태가 합법이고 심지어 낙태비용도 국가가 모두 지원한다고 한다.

 많은 것이 여성의 지위와 권한이 남성과 비슷해진 현대이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책에 나온 자료에 의하면 대기업 사장중 89%가 남성이고 일부 유럽의 선진국의 경우 국회의원들의 성비를 동등하게 강제하는 동수법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의 33%만이 여성이다. 매년 58만명의 여성이 성범죄에 노출되고 이중 무려 90%가 여러가지 이유로 신고를 하지 않는다. 신고를 해도 처벌되는 경우는 10% 불과하다니 그럴만하다. 어느 정도 범위의 통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년 123명의 여성이 남자친구나 남편에게 살해당하고 6만 2천명이 강간을 당한다. 또한 영화감독중 여성은 단지 20%에 불과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