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수다
전김해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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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로 보는 전김해 작가의 책이다. 저번에 본 책은 '사자와 쥐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이었는데 이번에도 어김 없이 사자가 등장한다. 아마도 사자는 작가의 페르소나인 듯 하다. 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사자라는 생물이 가진 두 가지 상반된 면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자는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이며 암사자 무리를 이끌지만, 사실상 혼자 다니는 외로운 존재이며, 언제든지 다른 젊고 강한 외부의 숫사자에 의해 쫓겨날수 있는 불안한 처지에 있다. 이런 사자의 특성 때문에 작가는 사자를 선호하는게 아닐까.

 전김해 작가의 책을 보면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이 재밌다. 전작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좀처럼 같은 사자를 그리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사자는 갈기나 표정, 형태, 크기가 제각각인데 이런 면도 재밌다. 같은 것을 매번 다양하게 그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글 만해도 그렇다. 매번 완전히 다른 장르의 다양한 책을 보려고 하지만 책을 보고 써놓은 나의 글을 보면 나라는 개체를 거쳤기에 하나 같이 똑같다. 무척 아쉬운 부분인데, 때문에 작가가 다른 내용의 글과 그에 맞는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려내는건 쉽지 않았을 것이고 대단해 보이는 부분이다.

 '사자와 수다'에서는 사자의 상반된 특성처럼 인생의 여러 모순되는 장면을 통해 삶에서의 나름의 의미를 찾은 작가의 생각을 드러낸다. 책은 시나 단편처럼 짧은 글로 이루어지는데 '아버지와 아들1'에서는 강하고 위대한 아버지 사자를 닮으려는 아들에게 '나처럼 되지 말고 진정한 너가 되어라'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반대로 아버지와 아들2에서는 아들을 좀처럼 못 놔주는 과잉보호 사자에게 신이 아들을 과감히 내려놓으라고 자신은 그렇게 해서 아들을 한번도 잃어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서로 상반되면서도 같은 이야기를 말하는 연작이어서 재밌었다. 

 '슬픔이의 슬픔'이란 이야기도 좋았다. 큰 기와집 처마 밑에서 작은 슬픔이들이 울며 슬퍼하고 있었는데 왜 그러냐고 사자가 묻자 이 집이 부적을 붙여놓으며 슬픔들을 받아들이지 않아서라고 하였다. 사자는 집안 사람들을 오만하다고 비웃으며 마침 큰 슬픔이 지나가자 집안의 오만한 것들을 한방에 날려버리라고 한다. 하지만 큰 슬픔은 이들이 작은 슬픔을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집이 한방에 무너질수 있고 자신들의 일을 집을 무너뜨리는게 아니고 연약함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라 말한다. 인간에게 실패와 세상사로 인한 슬픔이 그를 무너뜨리기보다는 딛고 일어서고 웬만한 역경을 견디게끔 단련시켜주는 존재라는 이야기다. 

 책을 두껍지 않지만 이솝이야기처럼 큰 5개의 주제아래 여러 이야기가 얽혀있다. 상당히 신박한 것도 다소 평범한 것도 있으며 이야기에 맞춰 다양한 그림들도 있다. 그림은 모두 흑백이고 대부분 거친 펜이나 연필로 그린 듯하다. 무거우면서도 다소 가볍게 생각하고 그림을 같이 그려내며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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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19 1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추석 연휴 동안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해피 추석~


∧,,,∧
( ̳• · • ̳)
/ づ🌖

닷슈 2021-09-19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추석잘보내세요 스콧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