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이 미래다 - 지역의 시민을 키우는 풀뿌리 지역교육
추창훈 지음 / 에듀니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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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는 2020년 교육현장도 휩쓸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되었다는 평이 있긴 하지만 사상 초유의 원격수업은 학력격차와 교사전문성에 대한 의문도 가져온게 사살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교육부의 2학기 강제 실시간 원격수업 지시기 있기전, 80%정도의 교사는 그저 다른 사람이 만든 컨텐츠를 연결, 소개하는 정도의 수업을 했고, 20%정도의 교사가 콘텐츠를 자체제작하거나 여러가지 플랫폼을 이용해 실시간 수업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2학기 상황이 호전되며 등교수업이 전면실시되고, 모두가 강제로 실시간 수업을 하면서 다수 수면아래로 가라않긴 했지만 이 문제는 교사의 전문성은 무엇일까라는 근본적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그저 남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연결하는게 교사라면 그건 누구나 할수 있는 것이고 전문성을 의미하는 것은 당연히 아닐 것이다. 이는 원격수업이 수면위로 끌어올린 것일뿐 실제 교사는 일상적 등교수업에서도 비슷한 정도의 수업을 하고 있었다. 바로 교과서 그대로의 수업이다. 사실 교과서는 교육부에서 일부 교수나 교사에 의뢰해 교육과정 기준하에 제작한 것이다. 그리고 교육과정문서 어디에도 교과서 그대로의 수업을 강요하지 않으며 교과서는 자료의 하나일뿐임을 천명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사는 행정업무의 과중함과 행정인력의 지원미비등 여러가지 이유로 교과서를 그대로 활용한 수업을 한다. 어찌보면 원격수업은 교과서 그대로의 수업을 하던 사람들이 원격수업을 계기로 교과서를 대신할 남이 만든 컨텐츠를 그대로 활용하는 비슷한 장면을 연출케해 이 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린게 아닌가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렇다면 교사가 전문성을 찾는 방법을 뭘까? 아무래도 그것은 교사개인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주어진 교육과정의 한계속에서도 그것의 실현을 위해 교육과정을 자유자재로 디자인 하는 능력일 것이고, 교사 개인이 정한 교육목표 실현을 위해 다양한 학생중심의 교육방법을 실현하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교사 개인의 교육철학과 접목하여 또 다른 차별적 교육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지역교육과정의 수립 및 실천이다. 이것 역시 교사 전문성의 하나가 될 수 있으며 이것을 설명하는게 바로 이 책 '로컬이 미래다'이다 

 한국의 교육과정은 국가중심의 교육과정이다. 이는 하나의 일정한 국민을 양성하기 위해서인데 문제는 그 각각의 국민이 지역사회 공동체의 시민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국가가 목표와 방법을 모두 설정한 교육과정은 국민의 양성은 모르겠지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시민의 양성은 실패할수 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의 지역교육과 지자체는 지역에 남아 지역사회를 이끌어갈 시민보다는 지역을 탈출해 서울 및 중앙으로 진출해 그 지역의 이름만 빛내줄 인재양성에만 총력을 기울인다. 그래서 매년 지역의 고교에는 서울주요 대학으로 진학한 사람의 이름만 내걸고 있으며 지자체 역시 다시 지역으로 전혀 돌아올 가능성이 없는 이들의 숙박 및 장학금 지원에만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이런 현실때문에 교육과정의 지역화는 필수다. 이는 해당 지역에 근무하는 교사의 전문성과 지역의 상생 양자를 도모할 방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이 소멸하면 지역이 소멸하고, 지역의 소멸은 곧 교육의 소멸을 의미하기에 양자는 사실상 운명공동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교육은 이미 혁신교육이 시도하고 있다. 

 혁신교육은 혁신학교, 혁신지구, 마을교육공동체로 나뉜다. 혁신학교는 학교 공교육의 정상화를 혁신지구는 지역단위의 혁신교육 추구를 마을교육공동체는 학교의 교육과정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마을의 교육역량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교육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위해 지자체와 교육청이 분리되어 있다. 하지만 그렇다보니 양자가 서로 다른 목표와 사업을 벌이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교육청 자체만으로는 지역을 바꾸는 교육을 실행할만한 자원과 인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때문에 지자체와 교육청이 함께하는 혁신지구 사업이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역 단위이기에 좀더 읍면동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며 이것이 마을교육공동체이다. 

 저자는 이제 교육의 주도권을 교육에서 지역으로 넘겨야하며 획일적 국가교육과정에서 지역의 다양성과 특수성이 반영된 지역교육과정으로의 변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풀뿌리 지역교육이라는 용어를 제시하는데 이는 지역이 교육의 주체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의 아이는 어떤 아이로 성장해야하는지 그 아이가 자라서 지역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지식과 덕목이 필요한지,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어떤 지역의 교육과정이 학교에 반영되어야 하는지를 담는게 풀뿌리 지역교육이다. 

 풀뿌리 지역교육의 실현엔 로드맵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1. 지역의 교육목표, 방향, 내용, 방법에 대한 토론과 합의

2. 마을과 지역 단위의 거버넌스 및 중간지원조직 구축

3. 학교-교육과정 충실 운영, 지역의 학교로 역할 전환

  교사-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면서 마을과 연계수업 운영

4. 마을-학교의 교육활동을 지원하면서 돌봄과 공동체성 회복

5. 지역-교육지원청과 지자체를 포함한 지역전체가 학교와 마을 지원

6. 청년 지원 정책으로 양질의 일자리와 따뜻한 경제시스템 구축.


저자는 이중에서도 중간지원조직의 구축을 매우 중시하는데 이는 지역내 학교 교육과정 지원, 학교와 마을의 연결, 학교교육과정운영에 필요한 자원, 프로그램, 체험터 등을 발굴하여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곳이다. 실제 학교와 마을은 서로 매우 다르고 상호 몰이해하기에 양자를 모두 알고 연결하는 조직과 상주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간지원조직은 별도의 공간을 갖고 교육청의 지자체 양쪽에서 인원을 파견해 함께 근무하고 무언가를 결정할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실제로 이 조직은 편성되면 방과후 학교, 돌봄교실 진로직업체험, 문화예술교육, 다문화 및 학부모 교육을 담당해 학교 교육 부담을 덜어주고, 지역과 학교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풀뿌리 지역 교육이 일어나면 마을엔 긍정적 작용이 일어난다. 우선 마을엔 항상 잉여노동력과 남은 유휴시설이 있는 편인데 이를 활용하면 교육과 돌봄기능이 강화된다. 또한 유휴공간 활용에 마을 사람들의 인력을 활용하면 인건비 지급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도 일정 부분 일어난다. 우리나라의 지자체는 불가능한 제로섬식 인구유치 계획과 이를 위한 산업체 유치에만 몰두하는데 이는 사실 한국의 산업정체와 지역의 인구정체를 생각하면 불가능한 계획이다. 때문에 이를 철회하고 경제적 이득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질, 관계의 질에 의미를 부여하는 새로운 경제행위에 주목해야 하며 이를 실현하는 방법이 로컬푸드나 협도조합, 재래시장, 독립서점, 로컬카페등이라 말한다.

 로컬푸드하면 흔히 지역 특산물 매장만 생각하는데 이것이 아니다. 로컬 푸드는 소품종 대량생산과 다품종 대량 생산의 한계를 넘어서 소품종 소량생산을 지향한다. 이를 통해 생산과 소비를 일치시켜 로컬푸드 매장에 항상 마트 수준의 많은 제철 식품과 가공식품을 배치시켜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이득을 보는 산업형태다. 저자가 근무하는 완주군이 이것에 성공한 편인데 지역교육을 통해 아이를 지역시민으로 성장시켜도 결국 그 아이가 경제적 생활을 할수 있는 일자리가 있어야만 정주가 가능하기에 이런 로컬 산업은 풀뿌리 지역교육의 완성을 위해서라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마을교육공동체로 일컫는 지역교육이 한국 교육의 미래임을 확신할수 있었다. 교사는 사교육과 대비해 자신의 전문성을 키울수 있고, 학교는 학교만의 지역 특색을 가질 수 있으며 지역의 아이들은 자신의 지역에서 정주하고 살아남을 수 있으며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의 교육과 지역이 동시에 살아남을 수 있으며 한국의 유별난 망국적 수도권 집중현상도 완화할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제 시작단계지만 할일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설치되면 교육부의 역할이 약화되고 시도 및 지역교육청의 역할이 강화되어 이런 지역교육에 순풍이 불거란게 저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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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1-21 19: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시절에 들이 닥친 원격수업
으로 학업의 증진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생활지도에서는 실패한
것 같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학교에 와야 밥을 먹을 수 있는 친구
들이 집에 있으면서 굶어야 했다는 말을
들으니 넘 슬펐습니다.

닷슈 2021-01-21 20:15   좋아요 5 | URL
학업은 당연히 실패입니다. 스스로 원래 잘하던 아이들은 잘했고, 관리 및 지도가 필요한 아이들은 학업성취도가 떨어졌습니다. 특히, 학교에서 교육기기를 빌려주긴 했지만 아무래도 가정에서 테블릿등 기기 지원이 잘 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간 격차가 있었습니다.
생활지도는 의외로 학교에 오지 않아 학교폭력등은 유의미하게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가정내에만 있어 활동량이 적고 부모가 잘 챙겨주지 못해 영양불균형으로 비만 아동이 많이 증가했습니다. 학교 급식도 매우 중요했던 셈이죠.

북다이제스터 2021-01-21 19: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우... 교육에 무지한 제가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실례를 무릅쓴다면 신문이든 어디든 꼭 기고가 필요한 글입니다.
교육철학 필요와 지역 공동체에 적합한 교육 등 절절히 공감합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닷슈 2021-01-21 20:16   좋아요 4 | URL
공감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기고라니...... 과찬의 말씀입니다. 모처럼 교육부와 교육청이 실행은 몰라도 방향은 맞게 잡고 있는데 이를 실천할 선생님들이 아직 시야가 트이지 않은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다른 시민들도 마찬가지구요. 정치권에서도 항상 아이들 대학문제에만 관심이 있지 교육은 후순위라 걱정입니다.

붕붕툐툐 2021-01-21 21: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구절 한구절이 다 공감되네요!!

닷슈 2021-01-21 21:52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