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 김 부장 편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송희구 지음 / 서삼독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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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은 남 일 같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감도 많이 가고, 걱정도 많이 되었다. 다만, 내 경험으로 비추어보아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도 있고,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연차, 외제차, 커피 등의 상황은 내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수시로 조직 문화 조사를 하고 만족도를 수치로 관리하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였다가는 큰일이 난다. 

연차를 내는지 미리 알기도 어렵고, 주차장에는 각양 각색의 외제차가 있고, 가끔 커피를 마실 때 당연히 직원들을 위해 돈을 내야 한다. 정치 이야기는 절대 금물이지만, 주식, 부동산, 재테크 이야기는 환영받는다.  


부장이 되면 두 개의 갈림길이 있을 뿐이다. 임원이 되거나 나가거나. 물론 임원이 되었다고 해도 계약직이므로 매년 쫓겨날까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부장이라고 모두 보직장은 아니다. 보직장에서 내려오는 순간 또는 후배들이 같은 자리 또는 그 위로 올라가야 하는 순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자의 또는 타의로 인해 회사를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두 개의 생각이 든다. 나도 나갈 것을 생각해서 빨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과 나는 괜찮겠지, 나가야 해도 내년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이다. 두 번째 생각은 정말 위험하지만, 대부분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이 편하고, 자기 합리화를 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내가 열심히 하면 괜찮을 거라는 순진한 생각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물론, 보직을 내려와도, 관심을 안 받아도, 누군가 찾는 사람이 없어도 회사를 다닐 수 있다. 하지만, 결단코 힘든 길이다.


<50 이후, 더 재미있게 나이 드는 법> 책에서 50대가 되어 즐겁게 사는 방법으로 7가지를 나온다. 그중에 7번째가 인간 관계이다. 

생각해 보자. 회사 다니는 동안 친했던 사람이 회사를 그만두고 몇 개월 뒤에 갑자기 전화해서 만나자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만나는 것에 부담을 느낄 것이다. 왜일까? 특별히 할 이야기도 없고, 만나야 할 목적도 없고, 왠지 부탁을 받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회사 다니는 동안에 회사 동료와 친하게 지냈다고 공휴일에 마음 놓고, 전화해서 만날 수 있을까? 회사에서 친하다고 밖에서도 친하다는 법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서 만났으면 됐지 굳이 밖에서도 만날 필요가 있을지 생각하지 않을까? 회식하면서 술 마시고 어깨를 감싸며 친하다고 아무리 말해봤자 술자리 또는 회사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회사는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그리고, 경쟁을 유발해서 최고의 결과를 추구하는 집단일 뿐이다.


회사를 나가는 순간 많은 것이 달라진다. 이 사회는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국가에 고마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정직하게 세금 내고, 별로 불만도 안 가지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존재이다. 

하지만, 회사를 나가면,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부터 달라지고, 은행에서도 달라진다. 


이 책의 주인공, 김 부장은 회사를 나가고, 섣부른 판단으로 인해 실수를 한다. 가족 관계가 매우 안 좋아질 수 있는 상황에 놓이지만, 김 부장에게 가장 큰 자산이 있었으니 바로 가족이었다. 그의 와이프와 아들 같은 존재가 옆에 있다면 감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명의 친구와 큰 형도 김 부장에게 엄청난 힘이 되는 존재이다. 


은퇴도 걱정이지만, 은퇴 후 가족과 잘 지낼 수 있을까도 걱정이다. 은퇴는 혼자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 모두가 함께 현실을 직시하고, 준비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면 그동안 외면하고 몰랐던 것들이 나타날 것이다. 불편한 현실이다. 예전처럼 살 수 없다는 현실을 자각하면 어디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과 여건에 맞게 욕심을 버리고,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비울 것은 비워야 한다는 생각이 충돌할 수 있다. 하지만, 제일 처음 할 것은 불편한 현실을 자각하고, 내려놓고, 비우는 것이다. 그 다음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미리 고민하고 생각한 대로 살아야 한다. 이게 순서가 바뀌면 잘못된 판단을 하거나 사기를 당하거나 망할 수도 있다. 


은퇴 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 집안의 가장이니 은퇴를 해도 밖에 나가서 무슨 일이든 해서 돈 벌라고 하거나 이제까지 내가 돈 벌어다 줬으니 이제 네가 나가서 돈 벌라는 식의 접근이 좋지 않다. 은퇴 후 급속도로 나빠지는 가족 관계의 주된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은퇴 전에 내가 아무리 생각하고 미리 준비한다고 해도 은퇴 후 어떨게 될지는 모른다.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이미 은퇴를 한 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들의 생각, 그들의 환경, 처지 등을 나하고 비교해 보고,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남들이 그렇게 했다고 나도 그렇게 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현실에 대한 자각,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중요하다.


이 책을 선택하고, 읽은 이유이다.  


2021.10.06 Ex. Libris HJK


김 부장은 모 대기업에 25년째 근무 중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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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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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작가의 소설은 처음 읽었다. 2일 동안 정말 몰입해서 읽었다. 만약, 회사가 아니었으면 하루만에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비슷한 장르의 다른 외국 도서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다. 섣부르지만, 음악, 영화, 드라마에 이어서 문학도 전세계로 뻗어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이 소설을 정말 잘 표현한 문장이다. 스릴러, 범죄 소설은 어느 정도 인물들을 알게 되고, 그들이 한 짓을 예측하면 흥미가 많이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숨기고, 반전을 숨겨 놓는다. 하지만, 합리적 추정을 통해 대략적인 전개 스토리를 예측할 수 있어도 쉽게 이 책을 놓을 수 없었고, 그 상황에 내가 직접 처했다고 생각하며 몰입을 할 수록 무서웠다. 빨리 상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정유정 작가가 창조한 신유나라는 인물이 내뿜는 서늘함은 이제까지 다른 소설에서도 쉽게 느낄 수 없었다. 

다정하게 다가오지만, 꼼짝하게 만들 수 없는 섬뜩함을 지니고, 가정의 행복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약한 감정을 최대한 이용하지만,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할 지 잘 예측이 안되는 인물이다. 


누군가의 설계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없다. 그런데, 그 누군가가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일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는 순간 이미 때는 늦었다.


2021.10. 03 Ex. Libris HJK


엄마는 오리 먹이를 잘 만든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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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필링스 - 이 감정들은 사소하지 않다 앳(at) 시리즈 1
캐시 박 홍 지음, 노시내 옮김 / 마티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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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캐시 박 홍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부모님은 모범 이민자로 미국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이민자였다.

캐시 박 홍은 대학교에서 미술, 시를 공부하였고, 여러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미국에서 성공한 이민자의 딸이고, 본인도 미국에서 성공한 작가, 시인이였지만, 백인 위주로 돌아가는 미국에서 한국인, 아시아인으로 살면서 느낀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서술했다. 문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 분야에서의 차별이 좀 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본인이 겪은 차별, 사회적으로 유명해진 사건들을 소개한다. 


유대인의 자기혐오나 미국 흑인의 자기혐오에 관한 책은 얼마든지 있지만, 아시아인의 자기혐오에 관한 책은 별로 많지 않다. 인종적 자기혐오는 백인의 시선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것이고, 이것은 나를 자신의 최악의 적으로 만든다. 유일한 방어책은 자기를 심하게 다그치는 것인데, 그러다 보면 이것이 강박적으로 되면서 거기서 위안을 찾게 되고, 결국 자신을 죽도록 구박하게 된다. 자신의 외모도, 말소리도 싫어진다. 아시아인의 얼굴은 마치 신이 형태를 잡다 말고 포기한 것처럼 또렷하지가 않다. 한 공간에 아시아인이 너무 많으면 짜증이 난다. (P.26)


직접 차별와 혐오를 겪지 않아도 미국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을 혐오하게 된다는 사실이 다소 충격적이다. 자기 자신뿐만이 아니고, 자기 인종에 대한 혐오로 인해 아시아인이 아시아인을 더 구박하고, 못살게 굴 수 있다. 백인을 제외하고, 모두 차별을 겪는 흑인, 라틴인, 아시아인들끼리 더 무시한다는 사실을 LA 폭동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이 백인이 아니었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비록 나는 백인은 아니지만, 백인과 근접하기 때문에 너희 다른 인종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어찌 보면 약함에도 불구하고, 강한 자에게 붙어서 약한 자를 괴롭히고, 왕따 시키는 애들의 심리와 같지 않을까


미국의 추한 과거는 이미 많이 알고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을 몰아내고, 많은 흑인 노예를 죽게 만들고, 자기들이 남의 땅을 훔쳤으면서 마치 주인처럼 백인 말고, 다른 인종들을 배척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이 미국인 들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시아인, 특히 중국인들이 당했던 피해와 모욕은 처음 알았다. 


미국에 잔류한 중국인은 인종 청소에 회생되기 쉬운, 움직이는 표적이었다. 자경단이 중국인 가게에 폭탄을 장치하거나 그들이 머무는 막사에 총을 쏘거나, 불을 질러 집에서 탈출하게 만들었다. 미국 서부 해안에서는 중국인 이민자 수천 명이 자신들이 살던 동네에서 쫓겨났다. 1885년 워싱턴주 터코마에서는 백인들이 임신한 중국 여성의 집에 들이닥쳐 그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집 밖으로 끌어내 같은 동네에 사는 중국인 이민자 300명과 함께 차가운 폭우가 쏟아지는 한밤중에 벌판에서 강제로 행군하게 했고, 그러는 동안 그들이 살던 집은 - 그들이 거기에서 살았다는 모든 증거와 함께 - 불타올랐다. 그들은 오갈 데도 없이 영원히 도주하는 삶을 살았다. 또한 1871년 중국이 몇 명이 백인 경찰관을 살해했다는 유언비어에 500명에 달하는 로스앤젤레스 사람들이 떼 지어 LA 차이나타운에 들이닥쳤다. 그들은 중국인 성인 남자와 소년 18명을 고문하고 목매달아 죽였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린치 사건이었다. 그들이 린치당한 거리는 당시 '검둥이들의 골목'으로 불렸다. (P. 41)


이런 역사를 가진 중국인들이 이제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지 않을까 의심해 본다. 중국이 하는 말은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캐시 박 홍이 코미디언이면서 예술가이자 혁명가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의 이름은 리처드 프라이어이다. 그의 스탠드업 코미디는 상당히 유명했다고 한다. 리처드 프라이어가 1979년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공연한 라이브 인 콘서트 영상이 넷플릭스에 있다. 캐시 박 홍이 그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여기에 적기 보다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미국 정서를 잘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어서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가 인종 차별을 코미디로 익살스럽게 표현하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물론, 재미있기도 하다. 다만, 19금 내용이 다수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다음은 캐시 박 홍이 LA 폭동을 바라보는 견해이다. 


나는 흑인, 갈색인보다 유리함을 누려온 집단의 일원이다. 예를 들어 아시아계 미국인은 레드라인(금융기관이 가난한 지역, 특히 흑인 밀집 지역에 경계선을 긋고 그곳 거주자에게 은행 융자나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차별 행위- 옮긴이)이라는 부당한 대접을 흑인만큼 심하게 받지 않았다. 애초에 한국인 이민자들이 은행 융자를 얻어 사우스센트럴 지역에 가게를 열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덕분이었다. 나는 그 한국인 이민자들이 미국 흑인과 백인의 싸움에 말려든 무고한 구경꾼이었던 척할 수가 없다. 그들은 흑인을 상대로 돈을 벌어 궁극적으로 사회적 지워를 상승시켜 - 우리 가족처럼 - 그곳을 떠나 백인들 사이에서 살기를 원했다. 하지만 당시의 폭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층적인 진실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인종 간 주거 분리의 역사, 제조업 일자리의 외주화, 연방 공적부조 제고의 폐지 등도 LA 폭동으로 이어지는 기다란 도화선이 됐다. 그래서 언론이 흑인 분노의 원인으로 한국 상인들을 지목해 편리하게 희생양으로 삼는 것을 보고 나는 화가 났다. 한국 상인들도 간신히 가난을 모면하는 수준으로 살았다. (P.91)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을 하고 있는 중에 아래 문장을 읽고 격한 감정을 느꼈다. 그동안 서양 백인들이 저질렀던 과거를 이렇게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 표현을 알았다는 것이 기쁘다. 

그 표현은 "백인 우월주의의 자본주의적 확장"이다.


가족이 콰테말라에서 왔던, 아프가니스탄에서 왔건, 한국에서 왔건, 1965년 이후의 이민지들이 공유하는 역사는 미국을 넘어서 각자의 출신국으로 확장된다. 그곳에서 우리의 동족들은 서구 제국주의, 전쟁, 그리고 미국이 세우거나 지원한 독재 정권에 의한 대량 살상을 겪었다. 미국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 애쓰느라고 우리는 인생에서 제2의 기회를 선사받은양 황송해한다. 그러나 이민자들이 공유하는 뿌리는 이 나라가 우리에게 부여한 기회가 아니라, 백인 우월주의의 자본주의적 확장이 우리의 조국의 피를 빨아 부를 챙긴 방식이다. 우리가 이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P.126)


저자는 <딕테>라는 소설을 쓴 테레사 학경 차에 주목한다. 한국계 미국인이면서 시인, 소설가였던 그녀가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 받았던 사실을 알고, 그녀를 탐구, 조사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이 정도로 유명했던 그녀의 죽음을 왜 아무도 관심을 안 갖고, 묻었을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의구심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저자는 후반부에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했을 때 미국 본토에서 거주하는 일본인을 수용소에 수감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일본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과 억압을 언급한다. 또한, 베트남에서 한국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미국에 사는 여러 인종들,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그들 스스로의 자기 혐오, 백인이 자행하는 무의식적 차별, 의식적 탄압 등에 대한 내용이 주제이기는 하지만, 일본인이 자행한 여러 악행에 대한 언급은 없다. 백인 우월주의의 자본주의적 확장처럼 일본 우월주의의 자본주의적 확장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혔고, 아직도 일본인들은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고, 끊임없이 도발을 일삼는다는 사실 정도는 표현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책이 끝날 때까지 아무 언급이 없다. 


저자는 한국에 못 산다면서 높은 교육비, 흔한 성형수술, 젋은이들의 취직 어려움 등을 소개하면서 헬조선이라는 말을 인용한다. 물론, 한국의 문제는 많다. 하지만, 이 책이 출간된 2020년 당시에 한국에서 헬조선이라는 말을 썼는지, 그리고 한국의 방역, 문화, 경제적 성과 등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반대로 이야기해 보자. 나는 미국에 못 산다. 허구한 날 총기 사건이 발생하고, 백신을 안 맞겠다고 길거리에서 패싸움하는 그런 동네에서 불안해서 못 살겠다. 하지만, 미국이 정말 못 살 동네인가? 미국의 좋은 점도 분명히 있다. 그런 내용을 언급 안하고, 마치 미국을 깡패라고 부르기만 하면 합당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저자 또한 한국인이라기 보다는 미국에 거주하는 많은 한국계 미국인일 수밖에 없고, 거기에서 마이너 필링스를 느끼면서도 한국에 동화되지 못하고, 그저 한 명의 미국인에 불과하다는 나만의 생각이다. 


2021.10.02 Ex. Libris HJK



내 우울증은 가상의 틱 장애와 함께 시작되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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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병자들> 책을 주문했다. 

1000 쪽이 넘고, 교보 문고 배송 상태가 좋다고 해서 처음으로 주문을 했다.

이전에 집 근처 교보 문고를 방문해서 책을 고른 후에 바로드림으로 구입을 했었는데, 온라인으로 구매한 것은 처음이다.


이제까지 온라인 주문은 알라딘에서 했다. 그런데, 요즘 주문한 책의 배송 상태가 마음에 안 들었다. 

일단 박스 훼손이나, 테이프를 아무렇게나 부친 듯한 모습이 보였다. 


이제 교보 문고에서 주문한 책을 살펴보겠다. 


단상



박스 상태는 양호했다. 배송 정보 스티커를 떼어 내려다가 그만 저렇게 포장 박스 겉면도 같이 뜯겼다. 박스 자체의 흔집이 없었다. 배송 전에 상태 좋은 박스를 쓰고, 배송 업체도 손상없이 배송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박스가 일반 택배 박스와 달리 뚜껑을 여는 방식이다. 그리고, 박스는 큰데, 책이 비닐에 쌓여 있고, 이 비닐이 고정되어 있어서 박스안을 마구잡이로 돌아다니지 않게 되어 있었다. 이렇게 하면, 아마도 책 모서리에 대한 손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책이 비닐안에서 위 아래로 움직일 수는 있지만, 일반 배송 박스에 비해서 현저히 이동을 막을 수 있다.





책 상태는 괜찮았다. 특별히 흠 잡을 곳이 없었다. 


인터넷 업체의 기본 중의 하나가 배송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거 신경 쓰고, 굿즈 기획하기 전에 기본에 충실하면 좋겠다.

책을 읽으면 되지 배송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종이책을 좋아하는 나는 새 책의 냄새와 새 책을 펼칠 때의 느낌, 책의 질감 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말 새 책을 구할 수 없으면 중고 서적을 구입할 때가 있지만, 대부분은 새 책을 사고, 도서관에서도 신간 도서 위주로 대여를 한다. 이런 내가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기분이 그런 것을 어쩌겠는가. 모든 사람을 이해시키면서 살 수는 없는 것이다. 


교보 문고 배송을 비교해 보기 위함 이었기 때문에 다음 도서 구입은 알라딘을 이용하겠지만,

알라딘 서재를 사랑하는 이 곳의 정착민으로서 알라딘이 좀 더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을 잘 지키기를 소망한다. 



2021.09.30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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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2021년 독서 현황은 좋지 않다. 9월까지 33 권을 읽었다. 

애초 계획은 2021년 60 권 이상 읽는 것이었지만, 1월부터 3월까지 3 권만 읽은 것이 컸다. 목표를 세우기는 한 것인지 기억도 안난다.


매달 독서 목표를 채우기 위한 행동도 쉽지 않지만, 쏟아지는 새 책을 보면서 욕심도 생기고, 걱정도 되고, 심정이 복잡하다. 

죽기 전에 한 권이라도 더 읽자는 생각과 어차피 다 못 읽을텐데 아예 신경을 쓰지 말자는 생각이 교차한다. 잠자기 전에, 한 낮에 거실에 누워서,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읽을 때 즐거운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내가 미처 따라잡지 못하는 새 책들의 출판에 주눅이 든다. 어차피 다 못 읽을 거라고 생각하며 마음의 위안을 삼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새 책에 대한 관심을 끄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내가 새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5가지 정도이다. 


1. 회사 도서관

운이 좋게도 매달 회사 도서관에 새 책들이 들어온다. 새 책은 일주일 정도 대여 기간을 가진다. 경쟁이 치열한 책은 예약을 해도 몇 달이나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주로 광고가 많이 되었거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 또는 자기계발 도서 등에 대한 인기가 많기 때문에 인문, 에세이, 사회과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예약을 하면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회사 도서관을 통해서 한 달에 수십 권이 새로 들어오고, 회사 메일로 새 책이 들어왔음을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


2. 부서 비치 도서

회사 도서관 만큼은 아니지만, 분기당 10권 정도의 책을 구매할 수 있는 예산이 있다. 구매 후 부서내 비치를 하고, 이에 대한 관리를 부서내에서 하고 있다. 내가 기획한 것이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관리에도 신경을 쓴다.

회사 도서관보다 대여 기간이 넉넉하기 때문에 부담이 많이 적다. 부서원들의 신청을 받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구매 도서를 자기 계발, 트랜드, 인문, 사회과학, 교양 등의 장르로 제한하고, 소설은 구매하지 않는다.


 3. 인터넷 알라딘

가끔 알라딘에서 인터넷 서핑을 한다. 베스트셀러, 신간 서적 등을 둘려 본다. 분기당 3~4권 정도 도서를 구매한다. 주로 관심있는 분야는 역사, 전쟁사이다. 이런 책은 단기간에 읽을 수 없기 때문에 주로 소장하는 경우가 많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품절이 되고, 다시 출간을 안 하는 경우가 많아서 관심이 있는 책은 사두는 것이 좋다.

중일 전쟁, 피의 기록 스탈린그라드 같은 책은 품절이 되었지만, 중일 전쟁은 다행히 재출간이 되어서 새 책으로 샀고, 피의 기록 스탈린그라드는 재출간이 안 되어서 결국 웃돈을 주고 중고로 구입했다. 중일 전쟁은 대여해서 읽고, 새 책으로 사겠다고 마음 먹고 있다가 놓친 경우이고, 피의 기록 스탈린그라드는 도서관에서 잠시 보고 이 책은 구매해야 하겠다고 마음만 먹다가 놓친 경우이다. 

현재 인터넷 알라딘 보관함에는 수십 권의 책이 있다. 관심있는 책을 모아도는 곳인데, 볼 때마다 압박감도 생긴다. 


4. 집 근처 교보문고

아무리 온라인이 좋다고 해도 서점에서 책을 구경하는 재미만은 따라올 수 없다. 집 근처에 교보 문고가 있는데, 책을 구매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간다기 보다는 책을 구경하러 가는 재미 때문에 방문한다. 물론, 이렇게 방문하면 보통 1~2권 정도 구매한다. 이렇게 구매하는 책은 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집 근처에 알라딘 중고 매장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가끔 중고 매장을 가서 보물 찾아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었는데, 근처에 있던 매장이 없어져서 이제는 어렵다. 중고책을 구하는 재미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 낫다. 비록 온라인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프라인에서 책 상태를 보면서 평소 관심있는 책이 있나 둘러보는 재미는 오프라인 중고 서점만의 장점이다.


5. 동네 도서관

코로나 때문에 가장 아쉬운 부분 중의 하나가 동네 도서관이 닫았다는 점이다. 계속 개관과 폐관을 반복하고 있고, 개관을 해도 책을 대여만 할 수 있고, 그곳에서 머무를 수 없다. 

코로나 전에 일요일 주말 오전을 그곳에서 보냈다. 집에서 걸어서 30분 정도라서 운동하기도 좋았다. 개천을 따라 천천히 구경을 하면서 가는 것이라 30분이 지겹게 느껴지지 않았다. 

도서관 1층에서 토스트와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일요일 오전이라서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이곳에서 대여하는 책은 회사 도서관과 비슷하다. 물론, 회사 도서관보다 훨씬 다양하기 때문에 평상시 관심없는 책들을 접할 수 있는 장소였다. 인기있는 새 책보다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는 책을 주로 대여했다. 


사정 상 내 방에만 책을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책이 많아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잘 실천을 못하지만, 그래도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3개의 책장을 1개로 줄여서 소장하고 있는 책을 줄였다. 일부는 회사 부서내 비치하고, 일부는 중고로 팔고, 일부는 아파트 단지내 카페에 증정했다. 

주기적으로 책장을 보면서 선별하는 작업을 한다. 이상하게 책을 구매해도 한 번도 안 읽은 책들이 있다. 이럴 때마다 고민을 한다. 

전자책에 입문해 보려고 이것 저것 알아보았는데, 그만두었다. 이상하게 전자책은 애정이 안간다. 


머릿속에서 떠돌던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다. 주변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지인은 거의 없다. 알라딘 서재에 이런 글을 쓰는 이유일 지도 모르겠다.





2021.09.26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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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9-26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늘 구름 참 좋네요! 뒤집으면 빙하가 흐르는것 같기도 하구요!ㅎ 즐건 독서하시구요!

아타락시아 2021-09-26 19:32   좋아요 0 | URL
우리 나라 가을은 정말 멋있어요. 오늘 구름은 좀 특이해서 찍어 보았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