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활자본이라는 책 종류가 있다는 것을 오늘 알았다.

평상시 자주 가던 도서관에 신간이 들어와 있었는데, (큰 글씨)라고 설명이 되어 있었다. 도서관 구석에 있었기 때문에 물어서 찾아가서 보니 많지는 않았지만, 큰 책들이 꽂혀 있었다.
큰 글씨이다 보니 책도 크고, 글씨도 크고, 하지만 눈이 편안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혹시 알라딘에서 구매할 수 있을까 찾아봤지만, 비매품으로 도서관에서 배급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활자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추진하는 ‘2017년 대활자본 보급 확대 사업’으로 제작된 것이다. 이 사업은 시력 문제로 독서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떨어지는 어르신과 저시력자를 대상으로 독서를 장려하고 공공도서관의 고령층 독서프로그램을 지원하고자 2011년부터 추진돼 왔다고 한다.




왠지 대활자본이 끌리는 이유가 내 나이 때문일까? 아니다. 난 그저 신기해서 처음 보는 형태라서 관심이 간 것뿐이다.







2017.09.30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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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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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독서법>에서 추천한 해외 소설 중의 하나이다. 200 페이지가 안 되는 분량이지만, 읽으면서 생각을 많이 한 소설이다. 나도 읽어 보고 나니 추천을 안 할 수가 없다. 

한 남자가 있었다. 광고 회사 다니면서 능력도 있고, 외모도 멋있고, 주변에 항상 사람이 모이는 남자였다. 하지만, 몸이 안 좋아지면서 몇 번의 수술을 하고, 은퇴한 후에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인생을 다시 돌아본다. 첫 번째 결혼했던 아내와 두 아이를 버리고, 두 번째 결혼을 하고, 다시 아내와 한 아이를 버리고, 세 번째 결혼을 한 그는 연속되는 수술을 하면서 몸이 안 좋아지면서 결국 세 번째 아내하고도 헤어진다. 세 번째 아내는 무려 20년 넘게 차이가 났으니 누구나 예상하지 않았을까?
전반적인 소설 스토리는 특별한 것이 없지만, 젊었을 때와 노년일 때 인생을 바라보는 그 남자의 생각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 내용은 단숨에 책을 읽게 만들었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 후반부에서 죽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It is Life's change agent. It clear out the old to make way for the new.
Right now the new is you, but someday not too log from now, you will gradually become the old and be cleared away."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 잔인하리 만큼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다. 젊었을 때 잘 나간다고 해도 영원한 것은 없고, 결국 인생을 정리하는 시점이 온다. 
잡스는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열정적으로 하라는 말을 하면서 연설을 마친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그 남자는 은퇴 후 평소에 희망하던 그림 그리는 것에 매진을 한다. 은퇴 후 바닷가에 있는 콘도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멋있게 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 그것은 결단코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그 남자에게 그림을 배우던 한 여자는 척추 손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 자신이 사랑했던 남편만 옆에 있어도 이 모든 것을 극복했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결국 자살로 생을 마친다. 
그 남자에게도 기회가 있었다. 두 번째 아내는 수술을 한 그를 헌신적으로 보살폈다. 하지만, 그는 건강을 회복한 후 또 다른 여자를 찾아 바람을 피우고, 거짓말을 하면서 그녀를 속이고, 결국 그녀와 이혼을 한다. 저자는 돈과 명예가 있으면, 더 젊은 여자를 찾으러 다니는 보통의 남자들, 외적인 환경이 아니고, 마음속에 이런 생각을 품고 있는 남자들을 에브리맨으로 생각한 것은 아닐까?

<탈무드>에서 말한 격언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야 할 때가 너무 늦지 않아야 한다. 곧 치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게 세 친구가 있었다. 제일 친한 친구는 매일 만날 정도로 절친했고, 두 번째 친한 친구는 아주 소중히 여기기는 했으나 첫 번째 친구 때문에 자주 만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세 번째 친구도 아주 소중하게 생각했지만, 앞의 두 친구와 만나는 바람에 거의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 사람이 죽음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가장 친한 친구는 그가 죽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자마자 그의 곁 떠나버렸다. 두 번째 친구는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면서도 그의 무덤까지만 같이 가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마지막 친구는 그가 죽는 순간뿐 아니라 하느님께 인도되는 순간에도 함께 하였다."

여기에서 세 친구는 누굴까? 바로 첫 번째 친구는 돈, 두 번째 친구는 가족, 세 번째 친구는 선행이라고 한다. 
나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설마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필립 로스가 소설 속 주인공 그 남자를 통해 말하고 싶은 아래의 내용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도 전에는 혼자 있을 때면 잠시, 사라진 구성요소들이 기적적으로 돌아와 그를 다시 거역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주고 그의 지배를 재확인해줄 것이라고, 실수로 그에게서 잘려나간 권리가 회복되어 불과 몇 년 전에 중단되었던 곳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수많은 노인들과 마찬가지로 그도 점점 줄어드는 과정에 있었으며, 종말이 올 때까지 남아 있는 목적 없는 나날이 자신에게 무엇인지 그냥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할 것 같았다. 목적 없는 낮과 불확실한 밤과 신체적 쇠약을 무력하게 견디는 일과 말기에 이른 슬픔과 아무것도 아닌 것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일. 결국 이렇게 되는 거야. 그는 생각했다. 이거야 미리 알 도리가 없는 거지."

가끔은 생각한다.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라고. 나이가 들어서 무력감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건강하기 위해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삶이 끝나는 그 시점에도 혼자만 있다는 것은 너무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첫 장면은 묘지이다. 그 남자가 무덤에 안치될 때 그의 곁에 머무른 사람들이 회상을 하면서 시작한다. 인생의 마지막 날. 누가 내 옆에 있을까?


2017.09.30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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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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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홈페이지, 교보문고 강남점 매장, 잡지나 책에 있는 책 소개란에서 많이 보았던 마스다 미리의 산문집이다. 미혼, 44세,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는 그녀는 만화, 산문집 등을 통해 많은 여성들의 공감과 함께 그녀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작가라고 한다. 아직 만화책은 보지 못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마스다 미리 님의 작품을 접했다.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잔잔한 일상의 풍경이 주된 내용이다. 따뜻한 오후 햇살 속에서 소파에 누워 누군가의 일상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다. 40대 중반의 미혼 여성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재미있게 사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어찌 보면, 사소하지만 끊임없이 뭔가 할 일을 생각하며 하나씩 하는 모습이 씩씩하게 느껴졌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걱정이나 소소한 그분의 생각은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옷을 고를 때 나에게 어울릴까 고민하는 부분에서 나만의 고민이 아니었구나 생각했다.
마스다 미리 님은 친구들과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축제 구경하고, 쇼핑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거 같았다. 시간 여유만 된다면, 모든 여성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로서는 음.. 좀 그렇다. 

왜 40대 중반 남자가 잔잔한 일상의 풍경을 다룬 산문집은 없을까? 내가 아직 찾지 못한 것일까?
내가 읽은 에세이는 하나같이 무겁다. 정치, 경제, 사회 고민도 많고,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간 느낌이다. 남자는 뭔가 고상하고, 무거운 주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나마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김중혁 님의 <뭐라도 되겠지>가 그나마 잔잔한 일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나의 관점이니 틀릴 수도 있다.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각종 상황에 대한 소소한 내용에 본인이 생각한 발명품(어처구니 없는 것이 많다.)을 소개하는 것을 보니 역시 남자는 나이 들어도 장난감이 필요하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을 한다. 뭐, 이렇게 말하는 나도 마찬가지이다.  

오랜만에 맛있는 레스토랑을 찾아서 메뉴를 심사숙고하면서 고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어떨까 한다. 전시회도 가보고, 서점도 가고, 커피 전문점에서 잡담을 하며 커피도 마시고. 쇼핑도 하고, 집으로 귀가하면 좋겠다. 
하지만, 이런 걸 같이 하고 싶어 하는 친구가 주변이 있을지 모르겠다. 쩝 


2017.09.24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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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할까요? 2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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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 전에 1편을 읽고, 이제야 2편을 읽었다. 1편을 읽고, 알라딘 블로그에 글을 남겼다. 


http://blog.aladin.co.kr/742713195/7560262



2편도 1편과 마찬가지로 커피를 매개체로 사람들의 사연이 따뜻하게 전개된다. 허영만 님의 만화는 참 좋다. 그림도 편안하지만, 내용도 참 좋다. 나도 드립 커피 장비를 구비해서 도전해 보고 싶다. 

난 주로 여름에는 아이스 에스프레소와 겨울에는 카푸치노를 즐겨 마신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이유는 주로 커피를 식사 후에 마시기 때문에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커피의 맛을 음미한다기보다는 그냥 습관적으로 남들이 마시니 나도 마신다는 느낌이 든다.  
솔직하게 난 맛에 대해서 너무 무관심하다. 잘 구분도 못한다. 그래서, 맛있는 음식도 별로 탐이 안 나고, 요리는 생각해 본적도 없다. 연애한다면, 참 재미없는 사람이다.

그래도 가끔은 커피 공장처럼 뽑아내는 커피 체인점보다 이 책에 나오는 2대 커피 같은 곳에서 천천히 커피를 음미하면서 마셔보고 싶다. 뭐, 맛은 잘 모르지만, 분위기가 멋있지 않을까? 요즘 이런 커피 전문점을 주변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 
플라스틱이나 종이컵에 넣어 테이크아웃 후에 걸어가면서 후다닥 먹는 커피는 음료수 마시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창밖의 날씨 좋은 풍경과 더불어 데미타세에 담긴 따뜻한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여유를 한껏 부릴 수 있는 그런 곳을 찾아봐야겠다.
(책에서 '프릳츠', '노아스로스팅', '후지로얄코리아'을 소개하는데, 역시 집에서 너무 멀다.)


2017.09.23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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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다시 시작하는 글쓰기 - 글포자를 위한 글쓰기 특강
원재훈 지음 / 동녘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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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살아오면서 중단한 것을 다시 시작한 적이 많았다. 운동, 영어공부, 일기 쓰기, 블로그, 책 읽기 등.. 이것들은 매년 연초에 계획을 세울 때 항상 단골 메뉴였다. 책 읽기 같은 경우 알라딘에서 연말에 1년 동안의 구매 내역, 감상문 쓴 내역 등을 보내 주기 때문에 이걸 보면서 자극을 받아 그 다음 해 계획을 세웠다. 2016년에 몇 권 읽었으니 2017년에는 좀 더 노력해서 몇 권 읽어야지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1월 7권, 2월 5권, 3월 1권을 읽다가 결국 4월은 한 권도 읽지 않았다. 물론,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힘든 시기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힘들다는 핑계로 아예 시간을 안 냈던 거 같다. 
그러다, 6월부터 다시 시작했고, 6월 9권, 8월 10권, 9월 현재까지 9권을 기록 중이다. 아쉬운 점은 7월은 해외출장 때문에 3권밖에 못 읽었다. 호텔방에서의 독서는 나에게 있어 쉽지 않았다. 23/9 업무 시간으로 피곤하기도 했지만, 타지에서의 설렘 때문인지 집중력이 부족했다. 

그래도 책 읽기는 다시 시작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글쓰기는 일기, 블로그 정도 쓰는 것이 전부이다. 내가 쓴 일기는 단순하게 그날의 일상만 간략하게 기록했기 때문에 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블로그는 책을 읽고 나서 쓰는 감상문이 주된 내용이다. 
MBC PD인 김민식 님은 매일 한 편의 글을 블로그에 남긴다고 한다. 그분의 블로그를 가끔 방문하는데, 정말 많은 글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좋은 내용도 많았다. 그분은 책을 읽고,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그 책을 소개한다. 놀란 것은 본인의 경험을 어떻게 다 기억하고 있을까 하는 점이다. 
생각해 보니 나의 연혁에 대해서 뭔가 정리한 적이 없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기억나는 유명한 사람일 리 없으므로, 누군가 나의 연혁을 정리해 줄리는 만무하고, 결국 믿을 건 나 밖에 없는데, 나조차 나의 인생에 어떤 일이 언제 들어왔는지 관심이 없다는 것이 참 부끄럽게 느껴졌다. 

나의 몸을 사랑하고,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의 과거를 남기는 자세로 인생을 마주 보아야 하겠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 나의 몸을 주무르면서 수고했어라고 말하고, 잠시 눈을 감고, 나의 마음을 쳐다보고, 오늘 나에게 있었던 일을 기록하면 좋겠다. 나를 아끼는 최소한의 태도가 아닐까 한다. 

소설가 원재훈 님이 쓴 이 책은 글쓰기를 두려워하고, 포기한 사람들에게 다시 글쓰기를 하라는 충고와 도움을 전달한다. 좋은 책들을 인용하면서 여러 글쓰기 관련 생각과 방법을 정리했기 때문에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고, 추천 도서를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다. 
책은 크게 2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2 부분은 '어떻게 쓸 것인가'와 '무엇을 쓸 것인가'이다. 이왕이면, 3 부분으로 나누어서 '왜 써야 하는가'를 추가하면 어땠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물론, 왜 써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도 이미 이 책에 포함이 되어 있다. '왜, 어떻게, 무엇을' 이 3가지를 항상 생각하는 것이 너무 틀에 박힌 진부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글쓰기도 일종의 훈련이라고 말한다. 칼잡이 무사, 펜싱 선수, 권투 선수들이 생각을 하고,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오랜 연습으로 인한 반사작용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요즘 각종 유튜브나 책 소개에서 1년에 몇 권 읽기 등으로 다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콘텐츠가 많다. 1만 7천 권을 소유하고 있는 이동진 님, 1년에 200권 이상을 읽는다는 김민식 님, 1년에 300권 이상을 읽었다는 고영 성남(이 분은 완벽한 공부법의 공동 저자이다.)을 보면, 나는 적어도 1년에 100권 이상은 읽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을 한다. 

그런데, 원재훈 님은 "올해는 100권의 책을 읽겠다"라는 목표보다는 우선 서너 권 책을 신중하게 선택해서 깊게 읽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 안에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권의 책을 빠르게 읽고, 그중에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빠르게 찾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신중하게 몇 권의 책을 읽으면서 음미하고, 사색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두 방법 모두를 해봐야지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지금의 나로서는 판단할 경험과 근거가 부족하다.

또한, 저자는 일기를 강조한다. 하루에 딱 한 줄만 써도 매일매일 반복한다면, 100일이 지나면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 줄을 쓰는 것도 힘들지만, 한 줄만 쓰는 것도 힘들지 않을까 한다. 한 줄을 쓰면, 그다음 내용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축약하고, 한 줄로 표현하는 것도 기술이다.

글쓰기에서 퇴고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부족하지 않다. 나는 블로그에 글을 쓸 때 다 쓴 후에 맞춤법 검사하고, 다시 읽어보면서 가다듬는다. 한 번뿐인 이 작업을 퇴고로 부르기에는 부적합하다. 몇 년 전에 썼던 블로그 글을 다시 읽어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때가 많다.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어봤을 때도 변하지 않은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 좋은 글이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아직도 훌륭한 고전이 사랑받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윤동주의 <서시>와 김춘수의 <꽃>을 외우기로 작정했다. 시에 대해서 정말 아무것도 모르지만, 이 시 두 편은 참 좋은 거 같다. 왜 좋은지는 나도 모른다. 그냥 좋다. 

이 책의 마지막은 글쓰기가 아니고, 말하기이다. 글쓰기만큼 말하기도 중요하고, 일치하는 면이 많다고 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책을 많이 읽었을 것이고, 책을 많이 읽었으면, 말하는 것도 진중할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인생이 연습 그 자체일지 모르겠다. 바람직한 인생은 매일 연습하면서 점차 나아지는 것이 아닐까? 연습이 끝나는 날,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닐까 한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 되기 위해 연습이 필요하다. 물론,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의식적인 연습이 중요하겠지만, 첫 출발은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다.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의식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생각할 것이고, 연습을 보완해서 다시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 우리 인생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2017.09.23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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