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출근하는가 - 매일 아침 되새기는 직장생활의 이유
신현만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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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리더십 책을 읽었다. 꾸준하게 읽어야 하는데, 솔직하게 읽다 보면 매번 뻔한 내용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듯 선택을 못한다. 하지만, 어떤 책이나 배울 것이 있다고 평소에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나의 핑계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헤드헌터 회사 CEO이다. 이 책에서 주로 이직 관련한 내용이 많은 이유이다. 하지만, 이직만을 추천하지는 않기 때문에 그나마 공정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리더십 책을 많이 읽어본 분들에게는 그다지 새로운 내용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계발 관련 책을 읽는 것은 몰랐던 새로운 내용을 배운다는 목적도 있지만,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무심코 지나쳤던 것을 반성하며 다시 마음을 다잡기 위함도 있다. 

역시 이 책에서도 나의 회사 생활을 돌아보며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있었다. 물론, 회사에서 치열하게 열심히 일해야 한다, 참아야 한다. 직장에 전념을 다해야 한다 등 틀에 박힌 내용들도 많다. 뭐, 어찌 보면 이미 정답은 정해져 있을지도 모른다. 단지 좀 더 쉽고, 빨리 가기 위해 지름길을 찾으려는 마음이 정답을 자꾸 외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스타형과 가디언형 임직원을 소개하고 있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기반으로 신규 사업을 개척하는 스타형과 손실을 최대한 피하며,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최우선으로 하는 가이언형 중에 나는 어떤 스타일일까 생각했다. 내가 맡은 업무는 주로 회사에서 신규 개발하는 제품들이었다.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니 스타형으로 볼 수도 있지만, 내 적성이나 성격에는 가디언형이 맞기도 한거 같고, 솔직하게 잘 모르겠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내가 나를 잘 모른다가 아닐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정말 하고 싶은 것, 정말 내가 잘 하는 것, 정말 내가 되고 싶은 모습 등. 
가장 부러운 사람 중의 하나가 자신을 잘 알고,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이다. 

헤드헌터 입장에서 이력서가 중요하니 자신의 역사를 연구해서 기록으로 남겨 놓아야 한다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창피했다. 이 내용을 읽고, 이제까지 회사 생활을 돌이켜보니 뭔가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이 없다. 물론, 프로젝트 산출물이 어디에 있겠지만, 그것이 나의 역사나 기록은 아니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조선시대 3명의 위인 중의 한 명인 이순신 장군님의 난중일기를 우리 같은 사람은 왜 못 남길까? 난중일기를 다시 읽어 보아야 하겠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겠지만, 3명의 위인은 바로 세종대왕, 이순신, 정조이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난다. 회사 규모가 크니 교육, 세미나, 과제 등으로 인해 1~2번 정도 만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만날 때 대충 견적이 나온다. 계속 만날지, 이번만 만나고 더 볼 일 없는지. 하지만, 이것은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다. 회사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다. 그런데, 어떻게 내가 1~2번만 볼지, 아니면, 다시 만나 같은 프로젝트를 할지 알 수 있는가? 이 책에서 '내가 지금 만나는 사람은 평생 단 한 번 만나는 인연이다.'라는 글이 나온다. 앞으로 명심해야 할 내용이 아닌가 싶다.

회사를 10년 넘게 다니다 보니 어느 정도 나에 대한 강점과 약점을 알 수 있다. 그동안 많은 사람의 피드백을 들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일이 이렇게 명확하게 나누어질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관심을 가지고, 노력할 필요는 있다. 이 책에서 '약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강점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성장을 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가 있는데, 이 요소 중의 하나라도 나의 약점이면, 이미 끝난 게임이다. 결국, 강점만 강화해서 성공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이 성과관리가 강점인데, 리더십이 약점이라면, 팀 구성원들은 다 떠날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에게 중한 직책을 맡길 수 있겠는가? 회사 생활이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그래서, 균형을 맞춘 만능형 인재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 처음 접한 매력자본이라는 개념이 있다. 전 런던정치경제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캐서린 하킴이 주장한 개념인데,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과 함께 중요한 자본이라고 한다. 외적으로 풍기는 아름다움(beauty), 섹시한 매력(sexual attractiveness),  성적 능력(sexuality) 뿐만이 아니고, 상대를 즐겁게 하는 사회성(social skill), 건강미가 느껴지는 활력(liveliness), 사회적 표현력(social presentation)을 망라한다. 쉽게 말하면, 만나면 활기차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속성 측면에서 보면, 진실성(truth), 관련성(relevance), 이타성(unselfishness), 단순성(simplicity), 타이밍(timing)을 가진다고 한다. 때에 맞게 진실된 마음으로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쉽고 명확하게 말을 하며 사람을 대해야 한다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참으로 세상 살기, 회사 다니기 힘들다.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정말 많다. 일만 열심히 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자기만 잘한다고 성과를 내는 것도 아니다. 상사, 동료, 후배와의 관계에 매일 치인다. 자기계발은 해야 하면서, 남들을 이겨야 하면서, 이기적이면 안 되고, 그들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이 앞이고, 무엇이 뒤일지, 어느 것이 먼저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위에 이야기한 매력자본을 갖추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할까?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끊임없이 해야 하는 사색과 성찰이 아닐까 싶다. 


2017.11.11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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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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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넬리 책을 처음 읽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대박이다. 스티븐 킹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다는데, 영화를 보지는 않았다. 책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기 때문에 굳이 영화를 볼 생각은 없다. 

책 제목처럼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문재인 대통령 같은 인권 변호사가 아니고, 철저히 수익을 염두에 두고, 변호를 하는 속물 변호사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속물로만 포지셔닝을 하면, 책의 주인공이 될 수가 있겠는가? 이 책의 주인공은 돈을 밝히지만, 의외의 따뜻함이 있는 츤데레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한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재판 준비 과정, 재판 진행 과정, 법정에서 벌어지는 뒷이야기 등을 알기 쉽게, 재미있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증거를 포함한 여러 요인들로 인해 검사와 변호사 간의 줄다리기가 시작되고, 그속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협상을 하는 싸움이 펼쳐진다. 어쩌면 죄의 본질을 파헤치기보다는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재판이 아닐까 싶다. 물론,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당치도 않은 일이지만, 인간이 만든 복잡한 법률과 재판 체계가 이렇다니. 한편으로는 실망도 많이 되었다. 

간결하고, 명확하게 글을 쓰면서 이야기를 긴박하게 전개하는 마이클 코넬리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참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많은 인기가 없는 거 같지만, 마이클 코넬리 책을 좀 더 찾아봐야 하겠다.


2017.11.11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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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도서관 가서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행복이 멀리 있을까요? 
멀리에서 찾지 말고, 주변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주말 오전 도서관 방문은 참 좋습니다. 추천하는 행복 노하우입니다. 
일찍 일어나니 하루도 길어서 오후에 마음먹은 무엇인가를 할 수 있습니다. 
서고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무슨 책이 있냐 찾아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도서관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알라딘 보며 신간 서적도 둘러보고, 책그림 같은 인터넷 사이트도 볼 수 있습니다. 맛있는 샌드위치와 커피는 보너스이죠.
회사에만 얽매인 내가 아닌, 나만의 온전함을 주말 아침부터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다소 속상했습니다. 열람실에 들어온 초등학생 여자아이 2명이 앉아서 뭔가를 만드는 숙제를 하면서 떠들더군요. 물론, 크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계속 속삭이는 목소리가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악의적인 것은 아니고, 몰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서 도서관에서 떠들면 안 된다고 말해 주려고 했는데, 소심한 어른이다 보니 아이들이 속상할까 봐 선듯 이야기를 못했습니다.
저는 열람실을 나갈 생각이라서 그냥 나왔지만, 무엇이 최선이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을 위해서 알려주는 것이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도 욕심을 많이 내었습니다. 
마이클 코넬리 소설을 읽어보고 싶어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대여했습니다. 처음 접하는 마이클 코넬리 소설인데,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1999년 4월 20일 충격적인 테러 사건을 다룬 <콜럼바인>는 왠지 읽으면, 슬플 거 같아서 안 읽으려고 했는데, 사건의 전말이 궁금해서 대여했습니다. 나이 때문에 왠지 읽어야 할 거 같은 논어 관련 책과 요즘 개인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휘게 라이프 관련 책도 빌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과학사 관련 책은 왜 빌렸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


2017.10.28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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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혹은 그림자 - 호퍼의 그림에서 탄생한 빛과 어둠의 이야기
로런스 블록 외 지음, 로런스 블록 엮음, 이진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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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는 '빛을 그린 사실주의 화가'로 유명한 화가이다. 이 책의 표지가 바로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은 미국의 유명한 작가들이 쓴 단편들을 모아 출간한 책이다. 
나는 단편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상상력의 부재인지, 아니면 생각의 짧음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단편 소설로 받은 감동은 기억에 없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선듯 추천하기 어렵다. 그림을 감상하고, 이야기를 상상해 보는 재미는 있겠지만, 그다지 단편을 읽고 나서 줄거리 자체에 재미나 의미를 느끼지 못했다. 뭐,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그림 한 장을 보고,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 소설을 쓴 작가 중에서 내가 아는 작가는 많지 않지만, 그들의 이야기의 재미를 떠나서 그들의 능력에 존경심이 간다. 능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먼저 이 책을 기획하는데 발단이 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부터 이야기하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집, 가게, 방, 호텔, 사무실, 극장 등을 배경으로 1~2명의 사람이 등장한다. 그래서, 그림을 보면, 궁금증이 많아진다. 저 여자는 왜 옷을 벗고 있을까? 그들은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을까? 저 남자는 신문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따로 떨어져 있는 저들은 서로 알고 있는 사이일까? 
그림에 대해 잘 모르지만,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은 그저 궁금증만 표출할 뿐 더 이상 나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들은 다르다. 그림 한 장으로도 저렇게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다면, 그들의 소설은 과연 몇 장의 그림으로 만들어졌을까 궁금하다. 작가들도 직접 손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 뿐 마음속으로 또는 머릿속으로 상상의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추천하기는 쉽지 않은 책이라고 했지만, 몇 가지 단편 소설은 놀라웠다. 저 그림을 보고,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니 말이다. 작가들은 그들의 세계에 이 그림을 담았기 때문에 단편 소설을 읽고, 작가 분위기나 이전 작품들을 연상할 수 있었다. 

1932년작 <뉴욕의 방>은 신문을 보는 한 남자와 피아노 치는 한 여자가 있는 방을 창문을 통해서 들여다보는 그림이다. 얼핏 보면, 편안한 저녁식사 후 한 가족의 모습이지만, 스티븐 킹에 의해 무서운 범죄, 스릴러 소설로 재탄생한다. 
1942년작 <밤을 새우는 사람들>은 심야 식당에서 한 커플과 한 남자, 요리사를 보여주는 그림인데, 마이클 코넬리에 의해 탐정 소설로 재탄생한다. 더구나, 그의 소설 속 유명한 주인공 보슈가 등장하기 때문에 더 반가운 마음이 든다. 
1943년작 <호텔 로비>는 호텔로 보이는 곳에 한 중년 신사와 중년 여성을 보여주는 그림인데, 리 차일드에 의해 KGI가 등장하는 스파이 소설로 재탄생한다. 잭 리처로 유명한 소설 시리즈를 만든 작가이므로 낯설지 않은 스토리이다. 
그밖에 조 R. 랜스데일과 조이스 캐럴 오츠의 단편 소설은 나름 재미있었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 한 장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상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았으면 좋겠다. 예술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댈 필요는 없다. 그저 생각과 사색일 뿐이다.


2017.10.26 Ex. Libir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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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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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선할까? 아니면, 악할까? 집단적으로 인간들이 얼마나 악할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사례는 인류 역사상 너무나 많다. 한 명이 무고한 사람에게 총을 쏴대면, 그 사람이 악하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국가가 집단적으로 잔인한 죄를 방조하거나 획책 또는 직접 저지르는 것을 악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미국이라는 나라도 악한 나라이다. 선량하게 살고 있는 인디언들의 땅을 강탈한 후 모두 죽여버리고, 그 땅에 아프리카 흑인들을 데려다 놓고, 짐승처럼 부려먹은 나라가 미국이다. 자유와 기회의 땅은 유럽에서 떠나온 백인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이었다. 

한 여자가 아프리카에서 납치되어 미국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미국 남부 조지아 주 백인 소유 농장에서 노예로 살던 주인공은 그나마 상식과 존엄성을 가진 백인들의 도움을 받아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로 도망가는데 성공한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흑인 전용 기숙사에서 미국 정부의 감찰 아래에서 노예를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기쁨을 누리지만, 이 주에서 흑인들 대상으로 조직적 불임, 전염성 질병에 대한 연구, 새로운 시술 테스트 등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노예사냥꾼의 끈질긴 추격으로 인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를 다시 탈출하고, 노스캐롤라이나 주로 숨어들지만, 이곳에서는 흑인들의 수가 많아져서 백인들을 쫓아낼까 봐 걱정하는 한심한 백인들에 의해 모든 흑인은 추방되거나 강제로 사형을 당하고 있었다. 주 정부에서 이런 사실을 묵인하고 있는 곳이었다. 끝내 노예사냥꾼들에게 잡히고,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주인공을 도왔던 백인들은 모두 처형을 당한다. 
테네시 주에 끌려온 주인공은 자유를 얻은 흑인들의 도움으로 다시 탈출을 하고, 인디애나 주에 정착해서 자유권을 가진 흑인 농장 사회에서 다시 행복한 삶을 가꿀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각 주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흑인 노예가 머물 곳은 없었다. 잠시 쉴 수 있어도 결국은 계속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 사실을 주인공은 왜 그리 늦게 깨달았을까? 그 당시에 미국이라는 악마 같은 나라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주저했을까? 어쩌면, 인간의 본성은 착하다를 믿었을까? 설마 이 정도까지 할까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일종의 탈출기를 다룬 소설인데, 읽는 내내 조급함이 있었다. 주인공이 여기에서 이렇게 있으면 안 되는데, 빨리 움직여서 사악한 손길로부터 더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에 안절부절했다. 하지만, 힘든 여정을 이어온 주인공은 정착을 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었지만, 결국 또다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의 앞 부분에 미국 동부 지역 지도가 나와 있다. 각 주는 거의 한국 지도보다 크니 주 경계를 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주 경계를 넘어 탈출할 때 지하에 있는 비밀 기찻길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 기찻길을 만든 사람들은 백인이었지만, 워낙 수가 적기 때문에 음성적으로 행동해야 했다. 조금이나마 양식을 가지고, 흑인 노예제를 반대하는 백인들도 테러를 당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에도 이렇게 어딘가로 탈출할 수 있는 지하 기찻길이 있을까? 하지만, 이렇게 탈출해서 도착한 곳은 과연 더 나은 곳일까? 흑인 노예는 분명 탈출해서 도착한 곳이 이전보다 좋았다. 하지만, 안전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한밤중에 외진 곳을 걸어갈 때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또는 그냥 서 있는 낯선 사람을 만나면, 어떤 기분일까? 난 아예 안 만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각박해졌다고 누군가는 말할 수 있지만, 오래전 과거에도 여전히 인간들은 잔인했고, 흉포했다. 개인이나 단체 또는 국가 차원에서 차이점은 없었다. 

일전에 겪었던 씁쓸한 기억이 떠올랐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뒤를 이어서 뛰어온 여자분이 날 보더니 엘리베이터 타는 것을 포기한 것이다. 올라가면서 생각해보니 그때 미처 머리 손질을 못해서 모자를 깊숙하게 쓰고, 감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있던 모습 때문에 그 여자분은 불안한 마음에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은 것이었다. 더구나 근처 편의점에 갔다 오느라 운동복 차림이었으니. 씁쓸하기는 했지만, 그 여자분을 탓할 수는 없었다. 인간의 본성이 착하다는 것을 믿었다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었던가? 인간의 본성이 착하다는 것을 믿는 것보다 악하다는 것을 믿고, 조심하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개개인이 자신의 본성이 착해지도록, 착한 본성이 계속 유지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 악한 인간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중간중간 등장인물들의 과거를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엇나가게 배치했다. 그리고, 중간에 시간을 송두리째 건너뛰기도 했다. 약간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이야기의 추진력을 떨어뜨리는 거 같다. 한창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시점에 갑자기 과거로 돌아가서 설명을 하니, 과거 이야기를 하는 부분은 지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주인공 노예 여자를 따라 미국 동남부 - 동부 - 중부로 긴박하게 여행을 하다 보니 어느덧 책을 다 읽었다. 몰입감이 있는 소설이다. 지금의 미국이 과연 어떤 것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올라타서 짓밟고, 나아갔는지를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소설이었다. 


2017.10.18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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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7-10-18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폴 비티의 <배반>이 나왔는데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와는 어떻게 다른 결
을 보여 줄지 궁금하네요.

카타유 2017-10-18 21:54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배반>이라는 책도 읽어 봐야 하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