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집에 도착하면, 무엇을 버릴까 고민을 한다. 미니멀 라이프가 잡념을 없애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수단인데, 무엇을 버릴까 고민을 하는 것이 스트레스이다. 


아직 부족하지만, 이번에는 책상을 정리했다. 이케아에서 산 책상과 책장을 7년째 쓰고 있다. 이케아 가구 중에 내구성이 약한 것들도 있는데, 내가 산 책상은 정말 튼튼하다. 물론, 세월의 흔적이 있지만, 아직까지 쓰기에 멀쩡하다. 


책장 빈 칸을 모두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깨끗하게 보이기 위해 무인양품에서 수납함도 샀다. 물론, 일본 불매 운동 하기 전이다. 미니멀 라이프에게 있어서 수납함은 정말 피해야 한다. 수납함이 많을 수록 자꾸 안에 기억하지 못하는 무엇인가를 채우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수납함이 저렇게 배치되어 있으면, 뭔가 깔끔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이 사진을 보니 숨이 막힌다. 그리고, 향수 쓰는 것은 하나인데, 예전에 쓰던 것을 그냥 모아놓았다. 좋은 향수도 없으면서 왠지 있어 보인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책상으로 와서 향수를 뿌릴 일이 얼마나 있을까? 

퍼즐로 만든 액자 뒤에는 안 쓰는 외장하드가 있었는데, 보기가 안 좋아서 저렇게 퍼즐 액자로 막아 놓았다. 책상 하단에 안 보이는 곳도 뭔가 가득차 있었는데, 지금은 잘 기억도 안난다.





책장 2칸만 쓰고, 나머지는 모두 비울려고 했지만, 막상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하다 보니 손이 닿을 곳에 필수적인 물품들이 필요했다. 그래서, 노트 한 권, 연필꽂이, 연필깍기, BT speaker 를 두었다. 아크릴 케이스에는 잡동사니를 넣어 두었다. 하단에 안 보이는 칸에는 직장 다닐 때 들고 다니는 가방과 여행갈 때 필요한 물품을 보관했다. 당장 버릴 수 없는 서류와 리갈 패드 등은 수납함에 넣었다. 

책상에서 보는 책은 한 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항상 한 권만 두었고, 나머지 책들은 버리거나 다른 책장으로 이동시켰다. 250G, 500G 외장하드를 포맷한 후 버렸고, 쓰지도 않지만, 조금은 남아 있어서 나중에 쓰겠지 하고 놔둔 향수도 모두 버렸다. 아직 쓰기에 충분하고, 가장 좋아하는 향수만 외출할 때 거울을 보고 뿌릴 수 있도록 자동차 키 등과 함께 전실에 놓았다. 수납함은 옷장으로 이동해서 허리띠나 장갑 등을 보관하는데 이용했다. 


퇴근 후 책상에 앉을 때 아직도 복잡하다는 기분이 든다. 뭔가 더 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2칸만 물건을 남기고, 모든 칸을 비울 수 있다면, 책상과 책장 자체를 버리고, 단순한 책상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미니멀 라이프를 한다면서 기존 가구를 버리고, 다른 가구를 사는 것이 맞을까? 궁극적으로 모든 가구를 버리는 것이 최종 목표일까?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인 사사키 후미로의 19년 인터뷰를 보면, 그의 방에는 침대와 책상이 있었다. 책에 실린 그의 방 사진에 단지 매트와 쿠숀밖에 없었는데, 아마 책을 쓰고, 일을 하려면 책상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일단, 없앴지만, 필요해서 다시 사야 했던 그에게 뭐라 할 생각은 없다. 각자 자기에게 맞는 최선의 미니멀 라이프를 하면 된다.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면서 방에 들어오면, 시야에 보이는 변화 뿐만이 아니고, 방에서 나는 울림이 너무 좋다. 좀 더 잡동사니를 제거하면, 울림이 더 커질 것이다. 말도 울리고, 음악도 울린다. 창문을 막는 아무것도 없어서 책상에 앉아서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볼 수 있는 것도 좋다. 


2020.3.9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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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3-09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방 멋집니다 초 총도요

카타유 2020-03-10 21:1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총은 그냥 장식용이에요. ^^
 

책 정리, 게임 정리에 이어서 도전한 것은 레고 정리이다.

레고를 처음 접한 것은 2012년 12월이다. 그 당시 반지의 제왕에 빠져 있었는데, 우연히 반지의 제왕 레고 시리즈를 보았다. 그때 나를 사로잡은 레고는 An Unexpected Gathering 이다. 그때부터 시작한 레고 취미 생활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아래는 회사에 보관하고 있는 가장 아끼는 레고 중 하나이다.





2012년 이후 레고 제품만 사서 조립하다가 어느 날 원하는 집을 내 손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서 여러 가지 제약으로 원하는 집을 가질 수 없지만, 레고로 만들어 보면 재미있을 거 같았다. 지금은 10년 후 아파트가 아닌 전원주택을 내 마음대로 구상해서 집을 짓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죽기 전에 아파트를 벗어나 나만의 집을 갖고 싶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완성했지만, 왠지 아파트 상가 같은 집을 만들고 말았다. 그래도 내부는 꽤 신경을 많이 썼던 기억이 난다.





암튼 레고 창작에 발을 들어놓으니 벌크를 모으게 되고, 제품들을 사서 벌크화하는 작업도 했다. 매년 나오는 모듈러 시리즈 집을 사고, 벌크도 사고, 벌크화도 하다 보니 브릭들을 보관, 분리하기 위해 수납함도 사야 했다. 창작은 집 하나 달랑 만들고, 전시회 한 번 나간 후에 다시 분해해서 다른 것을 창작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수많은 벌크는 그대로 내 방에 남겨졌다.

책을 구매한 후 읽지 않고, 책장에 꽂아놓은 것처럼 어느 순간부터 레고를 사고, 조립 안한 상태로 보관만 하게 되니 집안 곳곳에 레고 박스가 눈에 보였다. 심지어 조립한 제품들을 나중에 중고로 팔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립한 제품들의 박스도 보관하니 볼 때마다 어디로 숨겨 놓을까 고민을 했다.

레고 박스는 과대 포장의 끝판이다. 브릭들은 박스 공간의 1/2 정도 차지한다. 레고 박스를 모아본 분들은 알겠지만, 엄청난 공간이 필요하다. 레고의 끝은 큰 집이라는 말이 있다. 창고나 컨테니어가 없다면, 조립 또는 미조립한 레고 박스를 집안에 모아 놓기는 쉽지 않다. 레고 전용방이 있으면 그나마 낫다.

책장 정리할 때와 마찬가지로 분류 작업부터 들어갔다. 일단, 조립해서 소장하지 않을 레고 제품의 박스는 무조건 버렸다. 이렇게 버린 대형 박스만 20개가 넘었다. 중소형 박스는 더 많았다.

1. 장식장 안에 보관할 제품은 그대로 둔다.

2. 조립한 제품 중에 마음에 안 드는 제품은 분해한 후에 박스로 재포장해서 당근 마켓에서 매각한다.

3. 벌크는 종류별로 모아서 당근 마켓에서 매각한다.

4. 레고 수납함 중에 비싼 제품은 다른 용도로 전환하고, 싼 제품은 벌크 팔면서 보너스로 같이 동봉한다.

장식장 안에 보관할 제품은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인 모듈러와 장식 효과가 있는 자동차 시리즈, 아이디어 시리즈 정도로 제한했다. 내가 가질 수 있는 최대 레고는 이 공간으로 제약을 했다.




당근 마켓에 매각한 것은 레고 5개이다. 플레이모빌 성 2채도 있었는데, 1 채는 회사에 경매로 내놓았고, 1 채는 지인에게 선물을 했다.





벌크는 싸게 내놓았다. 레고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도록 구매하는 데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싶었다. 올린 후 바로 연락이 와서 판매를 할 수 있었다. 다소 아쉬운 가격이었지만, 깨끗해진 내 방을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꽤 양이 많고, 레고 부품 보관함도 같이 보냈기 때문에 아파트 주차장까지 가져가는 것도 힘들었다.




아직 밀봉인 레고 제품들이 몇 가지 있는데, 나중에 레고가 정말 조립하고 싶을 때를 위해서 옷장 구석에 놓아두기로 했다. 옷을 많이 버렸다. 옷장에 여유가 많아졌기 때문에 보관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레고 브릭을 보관하기 위해 무인양품에서 샀던 고급 아크릴 케이스는 빈번하게 쓰는 개인 생활용품을 넣어두는 것으로 용도 변환했다. 무인양품에서 구매한 것은 약 3년 전이다. 요즘 일본 불매 운동을 누구보다 더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 샀던 것까지 모두 버리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해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최소한은 남겨 놓고 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버리거나 팔기 전에는 온갖 고민을 많이 한다. 없을 때의 감정이나 상황도 시뮬레이션을 한다. 어쩌면 쉽게 버리고, 글 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일단 시야에서 없어지니 더 이상 생각도 없고, 고민도 없어진다. 좀 더 돈을 더 받고 팔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간혹 들었지만, 이 또한 없어졌다.

미니멀 라이프까지 도착하기까지 길은 아직 멀다. 아직 비우지 못한 것이 많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아직 할 것이 많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니멀 라이프로 가는 여정을 즐거운 여행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2020.3.7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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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단순한 PC 게임만 하다가 직장에 취직한 후 처음으로 비디오 게임을 접했다. 직접 번 돈으로 플레이 스테이션 2 게임기를 샀다. 그때 미친 듯이 한 게임이 파이널 판타지 10과 메탈기어 솔리드 2였다. 그 당시만 해도 비디오 게임기는 일본에서 만든 플레이 스테이션이 대세였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비디오 게임을 즐겼다. 게임 매체는 CD에서 블루레이까지 발전했다. 한국 비디오 게임 시장의 메카인 국제 전자센터에 가서 신작 게임을 사고, 가지고 있던 게임을 팔았다. 한정판에도 관심이 많아서 피겨 포함한 한정판도 샀고, 많은 게임을 보유하고 있었다.

어느덧 나이가 들어서 더 이상 일본에서 만든 게임과 게임기에 흥미를 잃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엑스박스 게임기에 빠져들었다. 서양식 RPG와 FPS 멀티플레이 게임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다. 회사를 다니다 보니 그나마 자제를 했던 거 같다. 만약, 학생 때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아찔하다. 


엑스박스 360을 거쳐 엑스박스 원 엑스로 넘어오면서 블루레이 매체를 이용한 게임 진행은 파일을 다운로드 후 내장 하드에 설치해서 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고, 더 이상 블루레이 구매나 중고 거래는 하지 않게 되었다. 더구나 게임 패쓰라는 게임 구독제 시스템이 나오면서 게임 미디어는 더 이상 나에게 필요하지 않았다. 


유부남들이 이런 파일 다운로드 방식을 선호할 것 같은데, 와이프 몰래 게임 구매한 것을 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기를 직접 켜서 다운로드한 파일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카드 구매 내역만 적당히 둘러대면 게임 라이브러리에 늘어나는 게임을 보면서 흐뭇해할 수 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모아 놓은 게임 공략집, 설정집, CD, 블루레이를 모두 버리거나 당근 마켓에 팔았다. 어쩌면 비디오 게임 구매 형태가 바뀌면서 더 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당근 마켓에 팔아서 돈을 많이 벌 생각은 없어서 싸게 넘겼다. 당근 마켓에 올리기 전에 고민했지만, 일단 처리하고 나니 더 이상 생각도 안 나고, 이것들을 지켜보면서 고민하던 것이 없어지니 마음도 편해졌다.




앞으로 구독 서비스,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음악 CD, 영화나 게임 DVD, 블루레이는 소수의 마니아들만 찾을 것이다. 미디어 매체 기준으로 본다면, 미니멀 라이프 하기에 좋은 세상이다. 그러나, 나에게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한다는 기준으로 봤을 때 비디오 게임기, 게임기 전용 TV, 스피커, CD 플레이어 등도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이다. 몇 번씩이나 그냥 없앨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아직 처리를 못하고 있다. 예전보다 게임하는 시간과 CD로 음악을 듣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지만,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다. 만약, 미니멀 라이프가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인생에 자리 잡으면, 이것들 또한 없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전까지 잠시 보류하자는 생각을 한다. 마음 약한 모습이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아래 사진에서 창문을 가리고 있는 TV와 밑에 위치한 게임기, 스피커 등을 버리면, 창문 앞이 훨씬 깨끗해지고, 넓어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어쩌겠는가? 아직 부족하니.




나에게 필요한 것만 가진다는 것이 미니멀 라이프 방향이라면, 필요한 것의 범위가 어디까지일까? 취미 생활을 하고 싶은데, 취미에 필요한 것들을 소유하면 미니멀 라이프가 아닐까? 만약 소유한다면 어느 정도까지 소유해야 할까? 어느 정도이면 만족해야 할까? 좀 더 버리고 나서 다시 생각해봐야 하겠다.


2020.3.4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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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미니멀 라이프 - 쓸데없는 것에 나를 빼앗기지 않을 자유
조슈아 필즈 밀번.라이언 니커디머스 지음, 고빛샘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갖은 후 도서관에서 처음으로 빌린 미니멀 라이프 관련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조슈아 필즈 밀번과 라이언 니커디머스이다. 조슈아 필즈 밀번은 30대 초반에 잘나가고 있던 회사를 나온 후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욕심을 버리고, 글을 쓰면서 살고 있다고 한다. 너무 강조를 해서 어색하게 다가오지만, 그래도 실천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이 책의 저자 2명은 아래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https://www.theminimalists.com




방문해 보니 팟캐스트도 있고, 동영상도 있다. 읽을 것이 생각보다 많아서 천천히 둘러볼 생각이다. 

다시 책 내용으로 돌아와서 미니멀 라이프를 추천하면서 제안하는 방식들이 특별히 새롭지는 않다. TV를 없앤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조슈아는 인터넷도 없앴다고 한다. 인터넷이 필요하면, 인터넷이 되는 곳을 찾아간다고 하는데, 이럴 필요까지 있나 생각이 든다. 이게 효율적일까? 하지만, 미니멀 라이프 초보인 나에게 더 넓은 미니멀 라이프 세계를 보여준 거 같다. 


책 구성은 크게 5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1. Journey into Minimalism

2. Motion & Emotion

3. Taking Action

4. Growth

5. Meaningful Life


책을 읽으면서 단계적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각 장의 내용들이 다소 반복적이고, 구분이 명확하게 안 되어서 이런 구성의 효과를 반감시킨다. 

전반적으로 책 내용이 다소 좋지 않다고 해도 던질만한 내용은 꼭 있다는 나의 믿음에 이 책도 반응한다.

나의 짧은 지식으로 미니멀리즘을 설명하기 힘들지만, 이 책에서 미니멀리즘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 것은 도움이 많이 되었다. 


미니멀리즘은 살아가며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생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주는 도구로서 이를 통해 만족, 충만감, 자유를 찾을 수 있다. 


아래는 무엇인가를 사고 싶을 때 항상 사기 전에 먼저 읽어보고 싶은 내용으로 간직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아래의 내용을 들려주면, 구두쇠로 평가받거나 돈이 없어 핑계를 댄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나에 대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아무렇지도 않게 쿨하게 넘길 수 있는 모습이 바로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의 지향점이 아닐까?


물론 나도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죄악이라거나, 잘못된 일이라거나, 해로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사람들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물건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물건을 사들이는 데 쓰는 돈을 얼마나 힘들게 벌었는지 생각해보라. 그 돈을 벌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빼앗겼는지 생각해보라. 시간은 바로 우리의 자유다. 물건은 우리의 자유를 훔쳐 간다. 그러므로 나는 도둑맞은 것이 맞다. 나는 내 물건에게 도둑맞았다. 내 자유를 도둑맞았다.


저자는 1년동안 아무것도 사지 않는 것을 실천했다고 한다. 나는 2020년 2월 11일에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한 달이 안 되었지만, 알라딘 적립금이 만료되기 전에 알라딘 적립금을 소진하기 위해 책 3권을 주문한 것을 빼고는 어떤 것도 사지 않았다. 물론, 와이프와 딸아이는 아직 미니멀 라이프에 부정적이기 때문에 오로지 나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다. 아무것을 안 사는 것을 얼마나 지속할지 나도 모른다. 그저 시작할 뿐이다.


남과 비교하는 것은 끝이 없다. 남과 비교하는 것은 오로지 나에게만 상처를 준다. 상처를 입을 것인가 말 것인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미니멀 라이프는 단지 물건 버리기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항상 명심하자. 미니멀 라이프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2020.03.02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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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진행 중인 나만의 미니멀 라이프. 사실 미니멀 라이프로 부르기 창피하다. 현재 진행 중이고, 지금까지는 심플 라이프 정도 될까? 어느 수준에서 멈출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포기하고 싶을 때 각오를 새롭게 하기 위해 글로 남기고 싶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가장 먼저 했던 책장 정리이다.




위 사진을 보면, 레고 장식장이 책장보다 많이 앞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방을 더 좁고, 어수선하게 보이게 만들었다. 레고 장식장을 반대편 구석에 넣어서 방에 들어올 때의 시야를 막지 않도록 생각했는데, 반대편 구석 자리에 책상이 있어서 레고 장식장과 책상을 바꾸기 위해 책장 하나를 없앨 필요가 있었다.

책장 하나에 꽂혀 있는 책들을 처리해야 책장을 없앨 수 있는데, 책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결국 방이 심플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책과 책장을 모두 없애기로 했다. 


처음에 한 것은 책 선별 작업이었다. 4가지 기준을 세웠다.


1. 소장할 것

2. 누군가에게 줄 것

3. 알라딘에 중고로 팔 것

4. 버릴 것


계속 내 방에 두고, 나중에 다시 읽거나 펼쳐 볼 마음이 생길만한 책은 남겨놓는 책장에 정리했다. 

소장까지는 아니지만, 다른 곳에 두었다가 나중에 내가 가져올 수 있는 책을 선별해서 회사로 가져갔다. 내 자리 뒤에 작은 책꽂이를 두어서 가져온 책을 넣어 놓고, 부서원들에게 편하게 가져다 읽으라고 공지를 했다. 사내 부서 게시판에 빌린 날짜만 적어 놓기로 했다. 퇴사할 때나 다시 읽고 싶을 때 집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극히 작지 않을까? 약 30권 정도를 이렇게 처리했다.

알라딘에 중고로 팔았다. 아파트 단지 내 있는 편의점 택배를 활용해서 편리했다. 판매 가격은 형편없지만, 그래도 알라딘 캐시로 받아서 나중에 책을 살 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약 30권 정도를 팔았다. 

알라딘에 팔리지도 않고, 한 번 읽었는데, 다시 읽을 생각이 안 드는 책,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쓴 책, 자기 계발서인데, 시대에 뒤떨어지는 책들은 모두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버렸다. 다시 찾지 않을까 고민도 했지만, 일단 버리고 나니 마음이 편했다. 지금은 무슨 책을 버렸는지 기억도 안 난다. 


전쟁사, 로마 역사서, 좋아하는 작가인 유발 하라리, 유시민의 책은 계속 가지고 있을 생각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하기 위해서 모든 종이책을 버리고, 전자책으로 독서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나에게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종이책의 촉감, 냄새, 손으로 만져지는 부피감이 좋기 때문이다. 책 내용이 중요하지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면, 솔직하게 대답할 말이 없다. 하지만, 전자책으로 읽어본 적도 있지만, 도저히 계속해서 읽을 수가 없었다. 책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내가 이상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나만의 미니멀라이프이니 어느 정도 맞추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을 정리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아직 읽지 않은 책인데, 왠지 손이 안 가는 책이다. 아직 읽지도 않았는데, 알라딘 중고로 팔거나 그냥 버리기에도 애매해서 아직 보관하고 있다. 일단,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볼 생각인데, 약 50권이 넘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최신 소설은 동네 도서관이나 회사 도서관에서 얼마든지 빌릴 수 있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 안 읽은 책, 알라딘 보관함에 있는 책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나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구매하고, 바로 읽은 후에 소장, 매각, 버리기를 판단한 후 실천을 해야 하는데, 왜 책을 구매한 후 어루만지면서 기뻐하고 책장에 꽂은 후에 안 읽는 것일까? 사람은 익숙함에 적응을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일단 마음에 드는 곳을 손에 넣는 순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더 이상 내 손에 들어온 것을 찾지 않는다고 한다. 책도 마찬가지일까? 그냥 남에게 나 이런 책을 읽고 있어. 내가 이런 책도 샀지를 알려주기 위해 책을 사는 것일까? 


정말 마음에 드는 책만 소장하기 위해 독서를 더욱 열심히 해야 하겠다. 


2020.3.1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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