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질문 - 내 안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인생의 지혜를 찾아서
다큐멘터리 〈Noble Asks〉 제작팀 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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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인 데니스 노블이 한국의 사찰을 몇 개월 동안 방문한 다큐멘터리 기반으로 만든 에세이이다. <이기적 유전자>를 주장한 리처드 도킨스의 이름은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데니스 노블은 <이기적 유전자> 개념을 비판하는 새로운 생명 이론을 주장한 학자이다. 


처음에는 별 관심 없이 회사 출퇴근할 때 가볍게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독서를 시작했지만, 나에게 있어서 좋은 책이었다. 한 번 읽었다고 섣불리 이해한다고 결코 말할 수 없지만, 모두 이해를 못 할지라도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말씀이 많았으니 앞으로 남은 평생 동안 곱씹으며 이해를 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이번에는 내 생각보다 데니스 노블과 4명의 스님(사찰음식으로 유명한 정관스님도 포함되어 있다.)의 말씀을 그대로 남겨놓는 것이 좋다. 지금은 섣부른 나의 이해를 배제하는 것이 맞다.   

다만, 마음속에 명심하고 싶은 하나의 문장을 정리했다. 앞으로 지켜야 할 규칙, 또는 마음속에 품어야 하는 생각 정도가 아닐까 싶다.



## 첫 번째 화살은 맞을 수 있다. 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말자.


여기 길가에 아름다운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습니다. 누구든지 꽃을 보고 좋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죠. 그걸 첫 번째 화살 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 화살은 누구나 다 맞게 되어 있어요. 부처님도 꽃을 보면서 ‘이야, 저 꽃이 참 아름답다’ 하며 꽃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겁니다. 

그런데 깨닫지 못한 사람들은 ‘이야, 저 꽃이 참 아름답다’ 굼臣 데서 그치지 않고, ‘저 꽃을 꺾어 가져가서 내 방에 놓으 면 더 좋겠다’로 이어지는 거예요. 이게 바로 문제의 두 번째 화살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두 사람만 있어도 서로 꽃을 가져가겠다고 싸우겠죠.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으면 꽃 한 송이로도 칠십억 인구가 그 아름다움을 다 같이 만끽할 수 있어요. 그런데 두 번째 화살 을 맞게 되면 지구 전체가 싸움판이 되어버립니다. 두 번째 화살을 맞는가, 안 맞는가는 완전히 다른 결괴를 가져옵니다. (P. 38 ~ 39)



## 우리는 이미 독화살을 맞았다.


“만약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어디선가 날아온 독화살에 맞았다고 하자. 그런데 그가 화살은 그대로 두고서 ‘이 화살을 쏜 사람은 누구이고 왜 나에게 쏘았을까. 이 화살을 만든 나무 의 재질은 무엇이며 화살촉에 묻은 독의 성분은 무엇일까. 궁금증을 모두 다 해결하기 전에는 이 독화살을 뽑지 않겠다’라 고 한다면 그는 어떻게 되겠느냐." 만동자가 대답했습니다. "독이 온몸에 퍼져 죽게 되겠지요." 

그러자 붓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독화살을 맞은 것과 같다. 너는 먼저 화살을 뽑는 데 애를 쓰겠느냐, 아니면 그 화살을 누가 왔는지부터 궁리하겠느냐."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얼른 화살부터 뽑고 몸안의 독을 빼 내는 치료를 받아야겠죠. 일단 죽음의 위기를 모면하고 살이 찢어지는 아픔에서 해방된 다음, 화살을 쏜 그 끔찍한 인간에 대해 생각해도 됩니다. 이 우화는 인생의 우선순위를 짚고 있습니다. (P.56)



## 모르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그게 가장 큰 병이다.


그래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하게 구별하는 것이 중 요합니다. 그게 깨달음이죠. 참된 깨달음을 얻고 싶다면, 다시 말해 잘 알고 싶다면, 먼저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지금 내가 모르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것이지요. 

요즘 사람들은 너무 많이 알아요. 그런데 너무 많이 알다 보니까, 정작 자신이 어떤 걷 모르는 줄은 모르는 거예요. 쓸데없이 아는 건 많은데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지금 어떤 상태인지는 잘 모르고 살아가죠. 정작 중요한 것을 모르는데, 그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고 있어요. 중요한 건 쓸데없는 걸 많이 아는 게 아닙니다. 내가 모른다 는 것을 아는 것이죠. 모르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그게 가장 큰 병입니다. (P.33)


## 장님이 되어 코끼리를 만지지 말자.


눈먼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집니다. 그런데 코끼리의 생김새에 대해 물으니 다리를 만진 이는 기둥 같다고 하고, 몸을 만진 이는 벽 같다고 말합니다. 모두 직접 만져봤으니 자신의 주장 이 옳다고 강하게 확신합니다. 그래서 열 사람이 만지면 열 사람이 다 싸움판에 휘말리죠. 이렇게 끊이지 않는 싸움 탓에 장님들은 매우 고통스럽고 불행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괴로운 싸움을 끝낼 수 있을까요? 장님들이 눈을 뜨고 코끼리의 실체를 볼 수 있다면 모든 논쟁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겁니다. 바로 이처럼 마음의 눈을 뜨는 것을 불교에서는 깨달음이라고 합니다. 깨달음을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눈을 뜨고 실상을 보는 것이 곧 깨달음이지요. (P.35)



## 있는 그대로 보자.


부처님이 든 꽃과 마찬가지로 세상의 모든 것들을 볼 때 우리는 욕심을 부리거나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추측하고 상상합니다. 그것은 결국 실제를 보는 일이 아니라, 내가 만든 의식으로 보는 것이죠. 내 의식이 아닌 무아적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p.137)



## 인간이 만든 관념에 사로잡히지 말자.


마찬가지로 사람과 사람, 너와 나도 애초에 완전히 분리될 수가 없는 거예요. 이 세상에 오직 혼자 힘으로만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까? 지구상에는 지금도 서로 으르렁거리고 싸우는 나라들이 있는데, 두 나라는 하나입니까, 둘입니까? 민족이나 국가 같은 언어로 규정된 관념에 사로잡혀서 전혀 별개의 존재처럼 구분 짓고 있지만, 사실 둘 다 지구라는 하나의 행성에서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P.94)



## 내 삶의 주인공은 나다.


인간이란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창조주다.

바로 지금 사고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대로 삶은 창조된다.

거짓말을 한다. 그러면 거짓말하는 인생이 된다.

욕설을 한다. 그러면 욕설하는 인생이 된다. (P.197)



##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자.


보통 사람들은 굳이 대도시에 나가서 뭘 해야 대단하고, 저 멀리 외국에 나가서 뭘 해야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내 삶의 터전을 갈고 닦는 작업이 우리가 살고 있는 무대 전체를 좀 더 완성도 있게 만들어가는 가장 대단하고 특별하고 중요한 작업입니다. 그리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죠. 누가 알아 주든 말든 기꺼이 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삶을 살아야 내 삶도 더 좋아져요. 보람을 느끼고 심신이 더 건강해지고 활기를 얻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온 우주를 보살피는 마음으로 내 집 마당을 가꾸고 대문 앞을 깨끗하게 치우는 일들이 사실은 최고의 참선이자 수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발붙이고 있는 삶의 터전, 삶의 현장을 떠난 수행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P.226)


2021.07.17 Ex. Libris. HJK


노블 교수와 스님들이 처음으로 다룬 화두는 바로 ‘고통‘이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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