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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책임 - 한홍구 역사논설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4월
평점 :
한홍구 교수의 글은 재미있다. 한홍구 교수의 책은 우리 마음에 깊은 파동을 일으킨다. 한홍구 교수의 책은 이 시대에 많은 과제를 던진다.
한국 현대사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을때, 한홍구 교수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의 책에서는 그 만의 독특한 위트와 해학이 넘쳐나고, 그 위치와 해학속에는 웃기지만 웃을 수 없는 시대의 아픔과 고민이 담겨져 있다. 무거운 주제를 무겁지 않게 우리에게 던지고, 시대의 한복판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를 그는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 책도 한홍구교수의 그러한 책들 중에서 하나이다. 그리고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한겨레에 연재하던 글들을 한권의 책으로 묶어 놓은 것이다. 역사책 답지 않게 위트있고, 다른 역사책에서 느낄 수 없는 박진감과 재미는 이 책에서도 계속되었다.
EH Carr은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다."라고 말했다. 한홍구교수는 세월호 사건의 뿌리를 과거 이승만 정권시기에서 찾고 있다. 많은 사람들을 공산치하에 살도록하고, 한강철교를 폭파시키고 자신은 대구로,다시 대전으로 도망친 이승만의 모습은, 학생들을 배에 남겨놓고 "가만있으라"라고 말을하고 자신은 배에서 도망친 이준석 선장과 너무도 닮아있었다. 이를 한홍구 교수의 필담으로 재미있고 강렬하게 서술한 것은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대중강연에서 한홍구 교수가 많이 소개하는 '장강일기' 속이야기, 독립운동가 정정화여사를 잡았던 일본 경찰놈이, 다시 정정화 여사를 부역자 혐의로 조사하는 어이없는 현실은 정말 가슴이 먹먹하게 만들었다 또한, 4.19혁명의 기폭제가 된, 김주열군의 시신! 거기에 박혀있는 최류탄은 반민특위에 끌려갔다 풀려난 박종표라는 친일파가 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을때, 너무도 참담했다.
청산하지 못한 역사!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역사는 비극을 낳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우리역사를 통해서 알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는 이승만정권을 넘어서 박정희 정권으로 이어진다.
친일파 박정희가 대통령이 되고, 수많은 용공간첩사건이 만들어진다. 특히 이 책에 따르면 70녀대에 들어서서 북파 간첩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자, 결국 간첩은 남한에서 만들어진다. 고문과 조작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러한 간첩은, 한국 민주주의가 이승만 시대로 회항하는 불행을 낳기도 했다. 조작된 간첩사건, 그리고 그러한 불행한 유산은 김기춘이라는 인물의 끈질기 생명력 만큼이나 계속된다.
한홍구 교수는 한편으로는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가져온 민족사의 비극을 말하고 있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 보수들의 좋은 점만은 제대로 계승하지 않고 있는 지금의 수구들을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박정희 마져도 전시작전권을 가져오려했다는 지적에서 너무도 통렬하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야당의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선명야당을 주문하고 있다. 국민이라는 천리마는 선명야당을 타고 언제던지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선명야당이 나오지 않아서 늙어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한홍구 교수에게 묻고 싶다. 과연 그 천리마는 존재하는가? 고령화의 재앙속에서 60대 이상의 인구가 늘어가는 상황속에서 과연 그 천리마는 존재할까? 그 천리마가 존재하기를 나는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