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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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트럼프의 등장" 어느 외국 기자는 그의 등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k로 시작하는 다양한 우리 문화 상품에 한껏 국뽕이 차오르지만 그를 "k-트럼프"라고 표현한 것을 직면하고는 씁쓸함이 밀려왔다. 나는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가 당선되는 날, 나는 박근혜가 당선되었을 때보다 더 심하게 좌절했다. 앞으로 5년을 어떻게 보내야하는가? 심각한 우울감에 TV뉴스를 보지 않았다. 박근혜 때보다 충격은 너무컸다. 한번은 모르고 그럴수 있다. 그러나 2번은 어리석은 것이다. 난 국민이 현명하다고 믿지 않는다. 박근혜를 뽑은 노인들을 보며, 인생의 지혜를 가진 노인분이라는 편견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깨달았다. 그를 뽑은 국민을 보면서 실수를 통해서도 배우지 못하는 어리석은 존재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땅의 민주화 운동을 하고 시대를 바꾸기 위해서 정치에도 뛰어들었던 유시민은 어떠한 만감이 교차할까? "매불쑈", "다스베이다"에 출현하여 쏟아내는 그의 정치 평론은 때로는 너무도 통쾌했고, 때로는 너무도 탁월했다. 그리고 둘다일 경우가 더 많았다. 그의 비꼬는 형식의 논평은 그에 대한 분노를 삭이며 최대한 냉정을 되찾으려는 몸부림으로 보였다. 그러한 몸부림은 이책의 곳곳에서 느껴졌다. 

  "극단적 무능", "독재자 행태", "학습능력 결여", "비굴한 사대주의", "권력 사유화"라는 그가 인기 없는 이유에 격한 공감이 갔다. 이러한 자가 대한민국의 최고 통치권좌가 되었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겨지지 않다. 아니 그러한 자를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의 어리석음이 이해되지 않는다. 집값이 더 오르길 바라며 그를 뽑은 사람, 집값이 올라서 심판하기 위해서 그를 뽑은 사람, 검찰총장이고 서울대를 나왔으니 잘할 것 같아서 뽑았다는 사람, 그냥 예전대로 뽑던대로 뽑았다는 노인들.... 그들의 어리석은 선택 후에 한국 경제 지표의 추락으로, 한반도 전쟁 위기로 이어졌다. 최고 통치권자는 위기를 예방하고 조정하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그러한 능력도, 의지도 가지고 있는가?

  그를 탄생시키는데 한국 언론의 역할이 컸다. 박근혜의 진면목을 목도했을때, 언론이 박근혜에 대한 마사지를 얼마나 잘 해주었으면 국민이 박근혜의 정신상태를 알지 못했는지 한탄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보수권력 앞에서는 작아지는 한국의 언론은 박근혜의 탄생을 도왔다. 그리고 그의 탄생도 도왔다. 진보 후보에 대해서는 메서운 언론의 칼날을 들이대는데 왜? 보수 후보에 대해서는 그 언론의 칼날을 휘두르지 못할까? 유시민은 한국 언론이 기득권의 일부가 되었다고 단언한다. 그렇다. 그들도 하루하루를 고달프게 사는 회사원일 뿐이다. 그들에게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해서, 사회 정의를 위해서, 이땅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정론을 펼것을 기대한 우리가 죄인이다. 사주의 눈치를 보며, 권력의 눈치를 보며 그들도 하루를 숨가쁘게 살 뿐이었다.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 전통언론이 기득권의 일부가 되었다면, 김어준과 "뉴스타파"로 대표되는 유튜브 기반의 언론인들이 진실의 파수꾼역할을 하고 있다. 기성언론은 김어준과 뉴스타파를 유튜버라고 부를뿐 언론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이 희망이다. 

 트럼프의 당선을 놀라는 언론 기사를 보았다. 트럼프의 당선을 이변이라고 말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보면서, 당신들은 미국 주류언론의 기사를 통역했을 뿐, 진정한 분석을 할 줄몰랐고 하지도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미국 주류 언론은 헤리스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헤리스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문항을 만들었다. 고졸이하의 노동자들을 여론조사에 포함시킬 방법을 강구하지 않았다. 그러니 헤리스와 트럼프가 박빙이라는 어리석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미국은 친민주당 언론이, 한국은 친 보수언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에게 유튜브를 기반으로한 진정한 언론인들은 반기를 들고 있다. 나는 그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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