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도마복음한글역주 3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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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올 김용옥은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마치 니체처럼 기독교는 도올 김용옥이 뛰어 넘어야할 커단란 산줄기였다. 그래서 그는 기독교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탐하는 자에게 강한 독설을 퍼부으면서도 기독교 연구에 수많은 저작을 남겼다. 니체가 '안티크리스트'라는 책을 쓰면서 참된 크리스트인이 되기를 촉구했듯이, 도올 김용옥은 수많은 크리스트교 저작을 통해서 참된 크리스찬은 어떠해야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도올의 도마복음한글역주'는 이런 점에서 도올 김용옥의 탁월한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2권에 이어서 3권을 1년 이상 읽었다. 하루에 한장 혹은 일주일에 한장, 그것도 안된다면 1달에 한장을 읽었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고, 이제 그 대장정을 마친다. 

  도마 복음은 예수의 언행이 이루어진 상황에 대한 설명이 없이 예수님의 말씀만을 모아 놓았기에 서로 다른 해석이 가능한 문헌이다. '논어' 처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에, 어떠한 관점에서 읽느냐에 따라서 서로 다른 진리를 얻을 수 있다. 도올을 통해서 내가 얻은 진리를 소개하겠다. 


1. 우리 모두 길잃은 양이 되자. 

107장

 Jesus said,  (중략) "One of them, the largest, went astray. He left the ninety-nine and sought the one until he found it. After he had gone to this trouble, he said to the sheep, 'I love you more than the ninety-nine."(예수께서 가라사대, (중략) 백마리 중에 가장 큰, 그 한 마리가 무리를 떠났다. 목자는 아흔아홉마리를 버려두고 그 한마리를 찾을 때가지 헤매었다. 그리고 이 모든 수고를 끝내었을 때, 목자는 그 양에게 말했다. '나는 아흔 아홉마리보다도 너를 더 사랑하노라!'


  크리스찬들은 자신을 양에 비유하고 크리스트교를 믿지 않는 사람을 길잃은 양으로 비유한다. 성경에 나와있는 이야기가, 도마복음에는 놀랍게도 길 잃은 양에 대한 칭찬으로 묘사되어 있다. 대중의 무리 속에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양들보다는 무리에서 떨어져서 방황하고 도전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하는 큰 양을 예수는 더 사랑했다. 무리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길을 찾으려하는 모습은 청소년 시기, 자신의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는 학생들의 모습과 유사하다. 미운 7살, 방황하는 청소년 시기에 뇌가 발달하면서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시기이다. 이러한 시기가 부모의 입장에서는 말안듣고 속썩이는 말썽장이 자식의 모습이겠지만, 사실은 도마 복음에서 사랑받는 커다란 양의 모습이었다. 

  도마 복음 속의 예수는 말하고 있다. 99마리의 양들처럼 순응하고 도전하지 않는 삶보다는 도전하며 자신의 삶을 개척하라,  모험을 즐겨라! 


2. 천국은 이땅위에 있다.  

113장

  His followers said to him, "When will the kingdom come?" "It will not come by watching for it.  (중략) Rather the kingdom of the father is spread out upon the earth, and people do not see it."(그의 따르는 자들이 그에게 가로되, "언제 나라가 오리이까?" "나라는 너희들이 그것을 쳐다보려고 지켜보고 있는 그런 방식으로는 결코 오지 않는다. (중략) 차라리, 아버지의 나라는 이 땅 위에 깔려 있느니라, 단지 사람들이 그것을 보지 못할 뿐이니라."

51장 (전략) "What you look for has come, but you do not know it."(너희가 기다리는 것은 이미 와 있노라. 단지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할뿐이니라.)

52장 (전략) "You have disregarded the living one who is in your presence and have spoken of the dead"(너희가 너희 면전에 있는 살아 있는 자를 보지 아니하고, 죽은 자들만을 이야기하는 구나!)


  수많은 크리스찬들이 나에게 전도를 하면서 죽어서 천국가려면 교회나오라고 말한다. 죽어서 천국가기 위해서 교회에 나오라는 그들의 말이 나에게는 강한 반감을 주었다. 내새를 위해서 현새를 희생하라는 그들의 논리가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개똥받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말처럼, 저승보다는 이승에서 행복한을 추구하는 것이 값지지 않을까? 

  그런데, 도마 복음속의 예수님은 철저히 현세에 천국이 있다고 강조한다. 천국이 언제 올 것이냐는 추종자들의 말에, 아버지의 나라, 즉 천국은 이 땅위에 깔려 있다고 말한다. 얼마나 거룩한 말인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에서도 주인공 남매는 파랑새를 찾아서 헤메지만, 파랑새는 남매 곁에 있었다. 단지 파랑새를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 도마복음 속의 예수님도 천국은 하늘에 있는 것도 아니요, 물속에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네 안에 있고 네 밖에 있다. 이 땅위에 깔려 있지만, 단지 사람들이 이를 보지 못할 뿐이다. 

  대학에 가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학에 가니 취직해야 행복할 줄알았다. 취직하니 결혼해야 행복할 줄알았다. 결혼하니 아이가 다 자라면 행복하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는 우리를 보고 나이드신 할머니분들은 "저 때가 행복할 때인데, 그때는 몰랐어"라는 말을 하셨다. 맞다. 행복은 지금 우리 옆에 있다. 단지 우리가 행복을 몰라볼 뿐이다. 내세이서, 다음생에서, 지금 이순간이 지나고 나서 행복을 찾으려는 어리석은 모습을 버리자. 행복은 이 땅위에 깔려 있다. 단지 우리가 알아보지 못할 뿐이다. 


3. 일부 눈먼 목사를 위한 조언 

34장 

Jesus said, "If a blind man leads a blind man, both of them will fall into a pit"(예수께서 가라사대, "눈먼 자가 눈먼 자를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


  서울의 어느 목사와 신도가 신자들을 현혹시켜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결국 코로나 19가 유행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는 언론 보다가 연이어서 등장했다. 도마 복음 속의 예수님은 그들을 '눈먼 자'라고 말할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수많은 신도들을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속에 빠뜨린 눈먼 목사와 눈먼 신도들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할까? 자신의 눈으로 성경을 읽지못하고,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기에 눈먼 목사의 설교를 듣고 구덩이에 빠지는 눈먼자들의 모습을 보며, 예수님은 눈물흘리지 않을까?


4. 선지자는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

31장

Jesus said, "A prophet is not acceptable in the prophet's own town; a doctor does not heal theose who know the doctor."(예수께서 가라사대, 선지자가 고향에서 환영을 받는 자가 없느니라. 의사는 그 의사를 아는 자들을 고치지 아니한다.)


  이 말은 너무도 공감이 가는 말이다. 초등학교 시절의 나를 기억하는 녀석들은 지금의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어렸을 적 그대 그대로의 내가 지금도 계속 되리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지금의 이 사람이 미래에도 이러한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금의 이사람이 과거에도 이러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이라는 엄청난 시간 속에서 잠시 만난 일부분이 그사람 이생의 전부인냥 생각한다. 그러하기에 위대한 깨달음을 얻은 선지자와 탁월한 의술을 가진 의사가 자신의 고향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아이러니컬한 일들이 벌어진다.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에 휩싸여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도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지금 만난는 이 사람도 그사람의 인생속에서는 한낱 찬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그사람의 변화가능성, 성장가능성을 인정하자. 



  도마복음 속의 예수님의 모든 말씀이 이해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너무도 이해되지 않아서 이해하지 않은 채로 넘긴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101장의 내용이다. 


  "Whoever does not hate father and mother as I do cannot be a follower of me, and whoever does not love father and mother as I do cannot be a follower of me. For my mother gave me falsehood, but  my true mother gave me life."(내가 증오하는 것 처럼 아버지와 어머니를 증오하지 아니하는 자는 누구든지 나의 도반이 될 수 없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것 처럼 아버지와 어머니를 사랑하지아니 하는 자는 누구든지 나의 도반이 될 수 없다. 나의 엄마는 거짓을 주었지만 나의 참된 엄마는 나에게 생명을 주었다.)


  101장의 내용을 당신은 이해할 수 있는가? 유교 문화권에 사는 우리에게는 긍정할 수 없는 표현이다. 도올 김용옥은 "세속적 엄마가 문자 그대로 거짓을 준다는 뜻은 아닐것"이라고 설명했지만, 101장의 예수님 말씀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다른 문화권에서 단편적인 말씀만이 기록되어 있는 도마복음의 내용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도마복음이라는 백사장에서 나의 인생을 함께할 조약돌 한두개를 주었다면, 나름 의미있지 않은가! 그래, 도마 복음과의 기나긴 여행이 끝났다. 이제 새로운 책을 찾아서 새로운 길을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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