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즐거운 그림책 읽기
엄혜숙 지음 / 창비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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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문학에 대한 관심이 솟아올라 알맞은 책을 찾던 중에 발견한 책이다.  이론서를 찾고 있었지만 대부분 좋은 책을 추천하는 소개글을 모아놓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 책은 어린이 문학, 그중에서도 그림책 분야에 대한 것이다. 그림책에서 글과 그림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글 뿐 아니라 그림에 대한 분석과 비평도 다루고 있어서 그림책을 읽고 보는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첫번째 그림책 <손 큰 할머니의 만두만들기>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비평과 분석이 페이지를 넘길 수록 무뎌져 그림책 추천서적처럼 변해간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앞에 머리말을 읽어보니 그림책 동인지<꿀밤나무>에 실렸던 글과 웹진'오픈키드'나 월간<열린어린이>에 실렸던 글의 성격이 조금 달랐던 것이 그 이유였다. 

그림책에 대한 분석과 비평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다행인건 처음 어린이문학에 관심을 가졌던 십오륙년 전보다는 어린이문학 이론서가 많이 나와있다는 것이다.  그 때 내가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샘터사에서 나왔던 <어린이와 그림책>이라는 책이 전부였다. 일단 읽을 이론서들이 있고(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좋은 그림책들도 많이 출판되어 있으니 공부해볼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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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즐거운 그림책 읽기
엄혜숙 지음 / 창비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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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킁킁>
루스 크라우스(Ruth Krauss)글/마르끄 씨몽(Marc Simont)그림/ 고진하 옮김/비룡소1997

이 한권의 그림책에는 한 편의 드라마가 들어있다. 그 드라마는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반복적이고 점층적인 글,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그림으로 표현한 그림에 의해 진행된다. 그림은 마치 능숙한 배우처럼 간결한 글이 제시하는 플롯에 풍부한 표정을 담아 표현한다. 글이 서사적, 시간적 진행을 맡았다면, 그림은 묘사적, 공간적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다. -110쪽

<알도>
존 버닝햄 글,그림/이주령 옮김/시공주니어1996

그런데 정말 그랬을까? 어린시절은 모두 행복하고 즐거웠을까? 아니다. 어린이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기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으며, 정말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괴로울 때도 있다. 그런데도 어른이 되면 어린 시절의 어두은 기억을 새까맣게 잊고 밝고 아름답게 기억하고 싶어한다. 왜 그럴까? 나는 생각한다. 그래야만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저지르는 수많은 폭력을 합리화할 수 있으니까. 그래야만 어른이 된 지금은 행복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행복했고 언젠가는 또 행복해질 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으니까.
어른들에게 '실제 어린이는 이렇다'고 문제제기를 하는 그림책이 있다. 바로 <알도>이다. 영원한 어린이 존 버닝햄은 이 그림책에서 어린이의 생생한 생활과 내면을 보여주고, 어린이 눈에 비친 어른들을 보여준다. -112쪽

존 버닝햄이 <알도>에서 보여주는 어린이 세계는 '늘 행복한 어린이'라는 환상을 깬다. 어린이도 이 세계의 일부이며, 폭력에 노출된 존재임을 보여준다. 그런 어린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다. 외로운 존재인 '나'와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나'사이, '현재의 나'와 '내가 꿈꾸는 나'사이에 상상의 친구이자 특별한 친구인 알도가 있다. -118쪽

예술은 '형상적 인식'이라고 한다. 개념이 아니라 감성적 표현을 통해 삶을 인식하게 해준다는 의미일 것이다. <알도>에서 우리는 예술에 다가가는 그림책, 인간에 대한 인식을 풍부하게 해주는 그림책을 발견한다. <알도>는 어린이를 다시, 바로 보게 해준다. -119쪽

<리디아의 정원>
쎄어러 스튜어트 글/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김/시공주니어 1998

관성대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변화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변화는 늘 일어나며 삶에서 피할 수 없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변화는 어떻게 다가올까? 또 아이들에게 변화의 의미는 무엇일까?-120쪽

여기서 리디아의 정원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데, 험난한 세상을 경험한 주인공이 한결 풍부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꽃이 만발한 옥상, 즉 리디아의 정원은 아름답게 성장한 리디아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결국 리디아는 정원을 통해 괴팍한 외삼촌의 마음을 열게 만든다.
주인공 리디아는 일하는 사람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일이야말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자신과 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리디아는 집을 그리워하고 슬퍼하기보다는 낯선 곳에서도 자기가 집에서 즐겨 하던 일을 지속함으로써 자기동일성을 유지한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통해 만들어지고 표현되는 것이다. -129쪽

<곰인형 오토>
토미 웅거러 글 그림/이현정 옮김/비룡소2001

곰인형 오토의 시점을 선택했기 때문에 이 그림책은 아이와 어른이 자기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책이 되었다. 곰인형 오토가 늙어버린 다비드나 오스카처럼 안경을 쓰고 타자기 앞에 있는 모습을 보라. 아이는 어른이 된다는 것, 아이의 세계도 어른의 세계와 무관할 수 없다는 것, 아이 속에 어른의 씨앗이 들어있고 다 늙은 어른 속에 아이같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지 않는가. 긴 세월 속에서 무엇이 변하고 또 무엇이 변하지 않았는지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지 않는가. -163쪽

<프리다>
조나 윈터 글/아나 후안 그림/박미나 옮김/문학동네 어린이 2002

예술이나 예술가에 관한 지식을 담은 어린이책은 많아도 예술과 예술가의 관계를 보여주는 어린이책은 그리 많지 않다. 예술가가 예술과 밀접한 관계를 맺기 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책도 드물다. 예술에 관한 지식보다는 예술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 예술과 예술가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 예술가의 내면 풍경을 보여주는 일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림책 <프리다>는 멕시코 여성 화가인 프리다 깔로(Frida kahlo,1907~54)의 생애를 통해 예술가의 내면 풍경과 예술의 본질을 보여준다. -190쪽

이처럼 프리다는 그림 그리는 일을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예술 행위란 자신을 탐구함으로써 감추어져 있던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일이 아닐까. 새롭게 발견한 삶의 진실을 타인과 공감하는 일이 아닐까. 그러기에 예술 행위는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가장 공공적인 것이다. -196쪽

어린이문학도 문학인 이상 작품의 진실성을 통해 독자를 감동시켜 끼달음을 주고 즐거움을 준다. 이 점에서는 일반문학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어린이 문학은 일차 독자를 거일ㄴ이로 상정함으로써 이에 따른 조건과 제약을 지닌다. 어린이문학의 가장 큰 제약은 어린이의 제한된 생활 경험과 인식 수준일 것이다. 어린이는 성장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어른에 비해 생활 경험의 폭이나 인식 수준이 낮다. 이런 조건과 한계 속에서 어린이 문학은 독자인 어린이의 정신적, 사회적 성숙에 이바지 해야 한다. -236쪽

어린이 그림책이 어른에게 즐거움을 조는 이유는 단순한 형식에 풍부한 내용, 즉 다의성이 있기 때문 일 것이다. 몇장 안되는 글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욕구를 표현되고 삶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것을 본다. 어린이는 덜 자란 어른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 세계를 진솔하게 보여주는 어린이 책은 어린에게도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 어린이만을 다룬 어린이 그림채은 한 권도 없다. 어린이는 어른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림책 속에는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등장한다. 마치 짧은 시 한 편이 삶의 진면목을 순간적으로 드러내는 것처럼 그림책 또한 삶의 한 단면을 압축해서 잘 보여준다. -240쪽

어른과 아이가 이와같이 그림책을 함께 읽는 효과는 무엇일까? 우선 어른과 아이가 함께 책을 읽음으로써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또 어른은 아이의 세계를 잘 이해하게 된다. 아이는 자신과 비슷한 아이를 책을 통해 만남으로써 자신의 욕구를 이해하고 불만을 해소하게 된다. 나아가 좀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을 만남으로써 더 큰 문제를 이해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림책 함께 읽기야말로 '가족 책읽기(Family Reading)습관이 정착되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는 '가족 책읽기'와 가장 가까운 행위가 아닐까. 부모는 그림책을 읽어줄 때는 아이에게 뭔가를 가르치겠다는 의도보다는 아이와 그림책을 읽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려는 의도가 더 크다. 책을 갖고 함께 하는 가족 놀이인 것이다. -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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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즐거운 그림책 읽기
엄혜숙 지음 / 창비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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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이렇게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는 앞서 말한 미덕(함께 일하고 그 결과를 함께 누리는 공동체 생활상)이 있는 반면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우선, 사건이 모두 손큰 할머니의 성격과 의지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주인공 손큰 할머니는 독자가 동일시하기보다는 감탄하고 놀라워하는 대상인데, 이로 인해 독자는 그림책 속에 흠씬 빠져들기 어렵다. 둘째, 글이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해서 상대적으로 그림의 역할이 작다. 셋째, 명절이 배경인 까닭도 있겠지만 음식에 접근하는 방식이 상투적이다. -13쪽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에서 글과 그림의 역할을 살펴보자. 이 그림책에서는 그림보다는 글이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야기성이 강한 그림책은 말(문장)이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때가 많다. 이런 경우에 그림책이라는 장르는 점차 삽화가 들어 있는 그림이야기책이라는 장르로 옮겨가게 된다.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에서는 글이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글과 그림은 동시성을 지닌다. 글로 이야기한 내용이 다시 그림으로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19페이지
글이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더라도 그림표현이 좀더 자유로웠다면 그림보는 재미가 더 컸을 것이다. (중략) 글이 표현하고 있지 않은 것을 상상하고 해석해서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일, 그것이 그림책에서 그림이 할 역할이라고 하겠다. -17쪽

어린이 그림책을 만드는 사람은 어른들이지만 독자는 어린이들이다. 그러므로 그림책에서 어른의 입장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그림책을 즐겁게 보고 그림책 안에서 뛰놀 수 있어야 한다. 어린이 책은 어른이 어린이에게 건네는 말이고 어른이 어린이와 나누는 대화다. 따라서 '어떻게 말을 거느냐'가 중요하다. 독자인 어린이가 '네' '아니오'라는 말밖에 할 수 없는지, 아니면 자유롭고 즐거운 대화가 될 것인지는 말을 건네는 어른의 자세에 달려 있다. 책을 만든 이가 어떤 입장에 서 있는가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19~20쪽

강아지똥은 골목길 담 밑에서 한겨울을 보낸다. 추운 겨울날 강아지 똥은 이렇게 중얼거린다. "난 더러운 똥인데,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을까? 아무짝에도 쓸 수 없을텐데..."(17면) <강아지똥>의 세계에서 '착하다'는 것은 바로 '쓸 수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이것은 우리 전통적 세계관과도 일치하는 대목인데, 예전에는 가장 심한 욕 중의 하나가 '저런 아무짝에도 쓸 데 없는 놈!'이란 말이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에 쓸 수 있어야 착한 것일까? <강아지똥>을 보면, 아름답게 '생명을 살리는 일에 쓸 수 있는 것'이 바로 '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22쪽

<강아지똥>에서 '똥'은 흔히 보는 똥이 아니다. 작가는 강아지똥을 통해 삶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묻는다. 하찮은 강아지똥이 삶의 본질을 묻는 '관념의 똥'이 된 것이다. 아이들은 감각적으로 똥과 친숙하다. 그러나 이렇게 친숙한 똥을 소재로 철학과 교훈을 담아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이런 쉽지 않은 일을 <강아지똥>이 해내고 있다. 관념과 철학의 세계를 아이들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28쪽

<갯벌이 좋아요>는 여러 생물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삶을 보여주는 주제의식, 주인공 꽃발게를 내세운 허구적 기법, 다양하고 재미있는 시각적 표현, 신기한 모습을 한 갯벌생물 등으로 인해 독자의 눈을 끈다. (중략) 그러나 그림작가는 주관성이 앞서는 나머지 글과 그림의 어울림, 화면구성과 화면 전개의 개연성이라는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갯벌이 좋아요>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야기성과 정보를 함께 담으려는 이른바 '다큐드라마'식 그림책이 지닌 문제이기도 하다.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은 이렇게 따져가며 보지 않는다. 그림책에 나오는 갖가지 생물들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기뻐할 것이다. 하지만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그림책을 보고 즐기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35~36쪽

<아씨방 일곱동무> 이영경 글,그림/비룡소/1998
원작(규중칠우쟁론기)에서는 바느질 도구인 '칠우'가 서로 공을 다투다가 주부인이 혼쭐을 내자 잠잠해진다는 데서 풍자성을 보여준다. 또 일하는 사람의 공, 손의 공이 가장 크다고 결말을 맺음으로써 노동의 귀중함을 부각하고 있다. <아씨방 일곱 동무>의 결말은 이와 다르다. 빨강 두건 아씨는 꿈속에서 일곱 동무가 없어지자 바느질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일곱 동무의 공을 깨닫게 되며 다함게 힘을 모아 즐겁게 바느질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그런데 이러한 결말은 교훈적이며, 빨강 두건 아씨가 꿈이라는 계기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과정도 작위적이다. 함께 어울려 일하고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은 분명 미덕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이라 하더라도 풍자와 비판 정신을 담을 수 있고, 그것은 섣부른 교훈이나 화해보다 더욱 값질 수 있다. 우리나라 그림책은 갈등을 보여주다가도 '함께 살면 좋아요'라든가 '함께 하면 좋아요'식으로 끝맺는 경우가 많은데, 상투적인 결말이 아닐 수 없다. 아이의 세계에도 삶의 다양성과 진솔함이 있을 터인데,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어 풍자와 아이러니를 느끼게 하는 것도 아이의 눈을 넓혀줄 수 있는 방식이라고 하겠다.
-38~39쪽

몇가지 아쉬운 점을 짚었지만, 이 그림책은 고전의 패러디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우리 주변 어디에나 그림책거리는 있다. 문제는 상상력이고 해석력이다.' 이그림책을 보면서 내내 떠오른 생각이었다. -44쪽

놀이의 특징은 무엇일까?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논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하곤 했다. 미끄럼틀을 타든, 모래놀이를 하든, 물고인 웅덩이에서 철벙거리든, 빈 병에 웅덩이 물을 담든, 어떤 놀이를 하든지 아이들은 완전히 몰두하여 논다. 놀고 있는 아이에게는 '지금, 여기'야말로 '영원한 순간'이다. 스스로 주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순간, 그 순간 아이는 놀이와 하나가 되어, 놀이 속에, 놀이와 함께 있는 것이다. -45쪽

정보그림책은 정보를 제시하는 형식 자체가 중요하다. 같은 정보라도 어떻게 제시되느냐에 따라 정보에 대한 이해가 달라진다. 정보 제시 형식이야말로 정보그림책에 차별성을 부여하는 요소라고 하겠다. -59쪽

아이에게는 상상이 현실만큼이나 생생하다고 한다. 그러나 상상세계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평소에 겪은 모든 일이 상상의 질료가 된다. 풍부하고 다양한 현실 경험이야말로 풍부한 상상세계를 창조하는 바탕이라는 것을 이 그림책(비가 오는 날에.../이혜리 글,그림/보림/2001)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81쪽

우리에게 사회학적 상상력을 요구하는 것이다...-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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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 -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아이교육
이상금 지음 / 사계절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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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임상 유아 교육 센터는 '학교 성적의 향상은 지식의 축적이나 보다 이른 시기의 독해 능력 보다 오히려 정서적, 사회적 능력에 좌우 된다'라는 연구 보고서를 냈는데 그 속에 초등학교 입학 준비에 필요한 능력을 일곱 가지고 요약했다.
1. 자신 (自信) ; 자신의 신체, 행동 및 주변의 세계를 자신의 생각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감각. '나는 반드시 할 수 있을 거야.' '어른들도 나를 도와줄 거야.'라는 감각
2. 호기심 ; 무엇을 안다는 것은 좋은 일이며 즐거운 일이라는 감각
3. 계획성 ; 주위에 영향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끈기있게 노력하며 또 실제로 영향을 주는 능력. 이것은 자기 능력에 대한 자신과도 관계가 있다.
4. 자제력 ; 연령에 적합한 방법으로 자기 행동과 마음을 조정하는 능력.
5. 또래의식 ; 다른 사람은 나를 이해하고 나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있다는 의식을 가지고 주위 사람들과 사귀는 능력.
6. 의사 소통 능력 ; 언어를 통해 생각이나 기분을 다른 사람과 서로 나누고 싶다는 기대와 능력. 이것은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감과 주변 사람들하고 사귀는 것을 좋아하는 감각과 관계가 있다.
6. 협조심 ; 집단 행동에 임할 때 자기 욕구와 다른 사람의 욕구의 균형을 잡는 능력-79~80쪽

릴리언 스미스의 말을 다시 인용하면 지식의 그림책을 만드는 데 세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지식을 전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한다. 둘째는 지식을 전하는 것과 동시에 그 주제의 본질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경우이다. 셋째는 지식을 전하고 설명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문학 작품으로 완성시키는 경우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지식의 그림책에는 정확한 지식, 명확한 설명, 적절한 표현의 세 가지가 필수 요건이라고 강조한다.
(중략)
앞으로 더 많은 지식의 그림책이 나올 것이므로 좋은 지식 그림책의 특성을 폴 아잘의 말을 빌려 다짐하고자 한다.
"너무 많은 내용을 과다하게 담아 어린이의 마음을 압도하지 말고, 하나의 씨앗을 뿌려 어린이의 마음속에서 자랄 수 있게 하는 그런 지식의 책이 좋다."
"나는 뛰어난 재주로 절도 있게 지식을 전하는 그런 책을 좋아한다."
"나는 지식의 본질에 대해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서 지식이 모든 것의 우위에 있다는 등의 대담한 소리는 하지 않는 그런 책을 좋아한다."-83~84쪽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늙어가는 과정을 두 가지 유형으로 비유한 말이 있다. 하나는 옷갈아입기형이다. 영아기 옷을 벗어던지고 유아기 옷을 입고, 유아기 옷을 벗고 아동기 옷을 입고, 청년기,장년기도 먼저 입던 옷은 벗어 버린다. 그런 사람의 종착역은 늙은 옷 밖에 남지 않는 늙은이일 뿐이다. 다른 하나는 나이테형이다. 지난 세월을 속에 간직한 채 자라는 나무처럼 변해 간다. 나이테의 한가운데에는 언제나 어린이가 있다. 그러기에 나이테처럼 늙는 사람은 영원히 살아있는 어린이를 보듬고 살아간다. -101쪽

유럽에서는 이런 말이 돈다고 한다. "출판되는 책의 반은 팔리지 않는다. 팔린 책의 반은 읽히지 않는다. 읽힌 책의 반은 이해되지 않는다. 이해된 책의 반은 오해되고 있다. "-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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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 -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아이교육
이상금 지음 / 사계절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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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도 하기 전에, 대학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던 그 즈음에 갑자기 난 동화와 그림책에 푹 빠졌었다.  동화와 그림책에 대한 흥미는 이후로도 계속되어 직장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고 첫 아이를 낳고 할 때까지 계속되었는데,,, 그래서 한동안은 동화를 직접 써보겠다고 끄적거리기도 했었고.. 첫아이 첫돌 선물로 "사랑하는 나의 첫아이 유진이에게"라는 헌정의 글을 달아서 동화를 완성시키기도 했었다.

그런데 점점 동화의 세계가 그림책의 세계가 정말 어렵고 복잡한 세계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감히 나 같은 사람은 범접해서는 안될 신성한 땅, 선택받은 몇몇 사람들에게만 허락되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세계였다.  나 같은 사람은 그저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꿈꾸며 그리워해야 하는 세계였다. 

어느덧 나는 아이의 성장에 따라 그림책에서 동화책으로 이제 중1이된 첫아이를 따라 청소년대상의 문학과 과학, 역사서등을 읽으며 그림책이나 동화의 세계와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늦둥이 셋째를 낳고부터 다시 그림책의 세계로 빠져든다. 

예전엔 <어린이와 그림책>이라는 (그것도 벌써 결혼전이던가..) 그림책을 소개하는 글을 읽었었다.  지은이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그전에 읽었던 책도 같은 사람이 썼던 책인 모양이다.  그 당시에는 소개된 그림책이 서점에 나와있지를 않아 안타까워 했었다.  이제 그림책은 넘쳐난다. 오히려 그 안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일이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다행히 요즘은 그림책과 동화책에 대한 이론서와 소개서도 많이 출판된 것 같다.  도전해 볼 맛이 난다. 

저자의 아동.유아문학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애정에 감사드린다.  첫애와 둘째 아이 때 사놓은 그림책을 아이들이 큰 다음에도 아까운 생각에 처분(?)하지 않았던게 참 다행이다.  코끼리왕 바바와 피터래빗, 존버닝햄의 그림책들과 작은 집이야기... 아이와 함께 나도 빠져들어 읽었던 보석같은 그림책들이다.

우리나라 그림책과 동화에대한 소개글도 있었다면 참 좋을  뻔했다.  없지는 않았지만 충분치는 않았다. 그점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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